가와시마 요시코 - 만주 공주, 일제의 스파이
필리스 번바움 지음, 이지민 옮김 / 사일런스북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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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마지막 황제'를 보면 이 책의 주인공인 가와시마 요시코가 등장한다.   그리고 특히 영화

속 그녀는 그 순간의 등장에도 불구하고, 매우 명확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친일파 그리고 민족

반역자!  그렇게 그녀는 오늘날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중화민족을 배신한 많은 구 왕조의 잔재

로 인식되어진다.  


때문에 오늘날에도 요시코의 일생은 불명예스러운 이미지로 얼룩져 있는것이 사실이다.   그러

나 조금만 시선을 달리하면, 의외로 여느 상식과는 다른 또다른 요시코의 모습이 드러나기도

한다.     그렇다! 중국이 그리는 요시코와, 일본이 그리는 요시코... 그야말로 과거 제국주의시

절 몰락한 왕조의 일원으로서, 그리고 곧 세워진 괴뢰국의 일원으로서, 그녀가 양국을 오가며

남긴 파란장만한 삶은 딱부러지게 어떠했다!  라고 정의할 수 없게 만드는 혼돈을 독자

에게 전해준다.


그렇기에 이 책 또한 나름 평전으로서, 객관적인 시선으로 그의 삶을 정리하는데 그 목적을

둔다. 먼저 책은 그녀의 신분부터 시작해서, 그녀가 일본에서 산 대부분의 시간을 정리하며, 스

스로의 기록, 타인의 평가가 드러난 많은 기록들을 참고한다.  그렇기에 나 스스로도 책 곳곳

에 드러난 '공주의 이해 할 수 없는 모습'을 보면서도 그에 대한 타당하고 납득 할 수 있는 이유

또한 발견하게 되었다.    비운의 아리따운 공주가 아닌, 남자같은 외모의 배신자가 된 공주...


이처럼 그녀가 버림받은 이유는 흔히 '마타하리'와 비교되지만, 분명 그 본질은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아니 실제로 중국이 아닌 대한제국의 역사만을 보아도, 약자로서 희생된 왕자와

공주들 따위는 얼마든지 존재하지만, 이처럼 특이한 행보는 달리 그 예를 찾아보기 힘들겠다

는 생각이 미친다.


분명 그녀가 남자같은 외모를 유지하고, 자유롭게 살려고 했던 이유는 과거 그녀에게 드리워

진 잔혹한 기억에 있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그러한 행동이 친일적인 행위로 비추어지는가?

에 대해서는 분명 많은 사람들이 그 의견을 달리 할 것이다. 허나 역사속에서 그녀는 친일파로

판단되어졌다.   양복을 입고, 군복을 입고, 또한 일본의 사회에서 자유를 만끽하며, 거리낌없

는 행보를 이어간 것은 그야말로 가장 가까운 청 왕조의 일원이자 수장이였던 푸이조차도 이해

하지 못한 당시로서는 상식밖의 광기로 평가되었던 것이다.


때문에 중국은 결국 그녀의 목숨을 거두는 선택을 한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난 오늘날 우리들은 알아야 한다.   그 선택의 가운데엔 그녀의 악행보다

는 당시 정치의 비정함이 더 크게 적용했다는 사실을 말이다.   결국 그녀는 반역자로 죽었다.

그의 기록이 어떠하든, 일본에 남아있는 기록과 생존자의 증언들이 어떠하든 그들은 대다수가

믿는 반역자의 오명을 계속해서 쓰고있다.    그렇기에 적어도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그녀의 

삶을 바라보면서, 보다 객관적인 평가를 내리기를 바란다.     


그렇기에 세상에는 다양한 모습의 가와시마 요시코가 있다.   민족반역자, 청 왕조의 잔다

르크, 마타하리, 그리고 외로웠던공주...  자 과연 독자 개개인에 있어서, 주인공의 모습은 어떻

게 다가올까?  이에 내 생각에 따르면, 그녀는 그저 내리막길을 걷는 큰 부잣집 따님이였을 뿐

이다.    그녀에게는 청 왕조를 되살릴 힘도, 중화민국의 숨통을 조일 힘도 없었다.   그저 주

변 인물들이 그녀를 통해 망상의 시나리오를 격렬하게 쏟아냈을 뿐  그녀는 그저 스스로의 만

족을 위해서 살았고, 또 마지막에 있어서도, 타인의 평가를 비웃은체 자신만의 최후를 설계한

자주적인 인물이였다.   그렇기에 나는 정의한다.  그녀와 비교될 수 있는 인물은 아마 마리 앙

투와네트 정도가 적당하지 않을까? 라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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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의 역사 - 플라톤에서 만델라까지 만남은 어떻게 역사가 되었는가
헬게 헤세 지음, 마성일 외 옮김 / 북캠퍼스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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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삶을 살아가면서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친다.   그렇기에 역사라는 분야에 있어서도 개

인들의 만남이 가지는 영향력은 나름 상당하다 볼 수 있다.    만약 누군가를 만나지 않았다

면?  과연 그것으로 인해서 바뀔 미래와 역사는 그 얼마나 무궁무진할까?   이렇게 나름 발칙

한 상상을 통해 이 책을 들여다보면, 그 재미가 더욱더 커지는것 같다.    


실제로 이 책의 주제는 '인연'이다.  그러나 이 수많은 인연에는 내가 흔히 상상하는 극적인 만

남이나, 평생을 함께하는 끈질긴 인연과는 다른 또다른 모습의 인연도 존재한다.   연인과 스

승 그리고 친구와 라이벌... 그야말로 두사람은 서로에게 있어서 크고 작은 존재로 비추어지

며, 장.단점을 분명히 드러냈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언급한 것과 같이 서로를 인식하고, 인

정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이 영향력이 미치지 못한다는 뜻이 되는것은 아니다.   그 예로서

이 책은 사상과 문학 그리고 과학을 넘나드는 지식의 범위 뿐 만이 아니라, 단순한 취향과 인식

이 같다는 이유로 연결고리가 만들어지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또한 드러낸다. 


그렇기에 독자는 이 책을 통해서 인류의 업적이나, 지식의 범위 뿐 만이 아니라, 인간으로서 삶

을 살며 맞닥뜨리게되는 다양한 질문에 대해서도 그 해답을 발견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생각

이 든다.   과연 사랑은 무엇일까?  그리고 의식과 무의식 사이에서, 인간의 본질은 어디에 있

는가?  이 상당한 질문을 만들어내면서, 과연 두사람은 어떠한 해답을 내놓았을까?


바로 이때 발견 할 수 있는것은 '하나보다는 둘이 더 낫다' 는 가장 기본적인 주장이였다.  물

론 이 둘 스스로가 어떠한 모습과 형태를 취하든 결국 그것은 역사속의 기록속에서 많은 이들

에게 가르침을 주고있다.   비록 이해하지 못했고, 사랑하지 못했고, 또 결과를 이끌어내지 못

했다고 해도, 결과적으로 그것은 보다 큰 기폭제가 되어, 새로운 무언가를 이끌어내는 사실을

만들었다.   그러나 둘이 이해하고, 계승하고, 발전시켜 나아간 무언가 또한 세상에 더욱 더 큰

힘이 되어, 문화,사회,과학에 있어서 기념비적인 업적으로서 기억된다.


이처럼 세상에는 제갈량과 주유같은 인연도 있고,  알렉산더와 아리스토텔레스 같은 인연도

있다.   때문에 인연을 위한조건따위는 없다.   비록 그 과정이 상식과 다르다고 해도, 그것

이 낳은 결과는 결국 역사가되어, 나에게 닿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이 모든 역사는 나름 야사

같이 가벼운 내용들이 많지만, 반대로 그들에게 있어서 더없이 중요한 한 순간이였을수도

있다.   그러니 독자는 이 책을 바라보면서, 보다 자신의 눈을 더욱 더 멀리 내다보려는 마음을

가지기를 바란다.


"여산의 진면목을 모르는 것은 이 몸이 산중에 있기 때문이다"


역사를 바라보면서 정작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것! 그것은 분명 좁은 시야에서의 개인의 인품

등을 평가하는 것만이 아니라, 그들이 쌓아올린 역사의 의의 또한 중요하게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다.    때문에 이들의 만남은 드라마틱하지 않아도 좋다.  화려하지 않아도 좋다. 그리고 비

극으로 끝을 맻어도 좋다. 그저 만나고 또 남겼다.  바로 그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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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 읽어야 할 삼국유사 - 읽으면 힘을 얻고 깨달음을 주는 지혜의 고전 삶을 일깨우는 고전산책 시리즈 8
미리내공방 지음 / 정민미디어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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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날 많은 한국인들에게 있어서 '국사' 는 나름 보편적인 지식으로서 인식되어진다.

그렇기에 국민들은 그러한 지식을 바탕으로 '공동체'로서의 결속을 다지고, 또한 역사적 사실

로 비추어지는 많은 교훈들을 거울삼아 개인 스스로의 자질을 갈고닦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

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신뢰할 수 있고, 중립적이며, 보다 사

실을 증명 할 수 있는 역사가 밑바탕이 되어 주어야 가능할 것이 분명하다.


부끄럽지만 과거 많은 한국사를 배워가면서, 나 개인또한 오늘날과 비교해 매우 편향되고 또

변질된 역사를 접해왔다.   그렇기에 교과서를 떠나, 많은 '도서'들을 접하다 보면, 기존과 다

른 사고방식과 다른 해석과 주장들이 곳곳에서 눈에 들어오기도 한다.   그렇기에 어떠한 때에

는 이 상식에 가까운 역사에 대하여 의심의 눈초리를 보낼수 밖에 없다.   고조선으로부터 시작

되는 이 유구한 역사를 마주하면서, 과연 어디서부터 어디까지가 '사실'인지 어떻게 알 수 있겠

는가?


그러나 분명 한국의 역사는 (일부분에 한하여) 매우 다양한 유적과 기록문화 등이 계승되어왔다.


때문에 한국인들은 이러한 기록등을 바탕으로 역사를 재구성하고, 또 증명하려 노력한다.   이

때 나는 우연치 않게 이 삼국유사의 이야기를 접했으며,  더욱이 이 기록이 증명하는 한국의 역

사에 대하여 다시한번 생각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었다.   과연 '삼국유사'는 역사에 있어서 어

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을까?   그리고 삼국유사는 그 역사적기록을 떠나, 다른 방향으로서 어

떻게 받아들여지는 일면이 있으며, 또한 그 사실여부는 어떻게 비교 할 수 있을까?

이렇게 이 책은 비교적 자료가 풍부한 조선과 고려의 이야기를 떠나, 고조선과 신라를 잇는

보다 먼 옛 역사의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들려주는 본연의 역활을 다하려 한다.


그렇기에 내가 이 책에서 마주한 것 또한 과거의 지식을 다시 한번 학습한다는 익숙함이 대부

분이였다.   옛날 지식이 아니라, 흥미거리로서 접해왔던 전례동화, 신화, 그리고 나중에 이르

러 교과서를 통하여 배우고 시험보았던 많은 지식의 범위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고대국가

의 형성, 역대 국왕들의 평가,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사건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이야기가 이 책

속에 녹아있었다.  


과거 '우리들'의 민족적 특성이 자리잡고, 또 기록을 '우리것'으로 받아들이기까지!


이처럼 삼국유사는 고구려 백제 신라는 물론 그보다 더 오랜 역사를 남의 것이 아닌 '우리

의 것'으로서 받아들이고 정리한 기록으로서 매우 의미있게 받아들여져도 좋을것이라는 생각

이 미친다.   옛 문화의 찬란함, 용맹스러움, 현명함, 어리석음, 그리고 멸망에 이르는 이 모든

가치가 오늘날 대한민국 속의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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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아 이야기
팜 제노프 지음, 정윤희 옮김 / 잔(도서출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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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과 평화 그리고 국방론과 반전 운동


이렇게 세상과 사람들은 각각 전쟁을 받아들이는 법이 다른것 같다.   물론 그것이 최악의 인위

적 재난이라는 상식에는 예외없이 모두가 공감하는 바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전세계의 나라들

이 자신들의 국방론을 대대적으로 수정하거나 긴축하는 일따위는 전혀 찾아볼 수 없다.    그

렇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우리들은 전쟁을 준비하며 살아간다.   그렇기에 각 세상에 드러나

는 반전운동은 정말로 이상주의적인 활동에 불과하지만, 그렇다고 그저 무의미하다고만 생각

할수도 없는 인간의 고귀함 또한 그곳에서 묻어난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이 소설은 반전소설이 아니다.


그러나 줄거리에는 분명 나치라는 잘못된 이데올로기의 형성 가운데서 큰 피해를 입은 많은 사

람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마음만 먹는다면 얼마든지 위와 같은 메시지를 발견 할

수 있을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에 이 소설에 등장하는 두명의 여성 또한 나치독일이라

는 환경속에서 불행을 맛본 가장 대표적인 인물들로서 받아들여지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독자

들이 이 둘의 인생속에서 등장하는 '역사속 사실'을 발견하고, 또 그것을 미래의 경계로 삼아

야한다는 일종의 교훈을 간직하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이 둘의 삶은 분명 거울에 비춘 듯한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단 하나!  

그들이 독일인을 사랑한 점 그리고 본인들이 소위 위대한 아리아인이 아니였다는 공통점은 그

들을 충분히 불행의 늪으로 빠지게 할 수 있는 이유로서 작용되어버린다.    그렇기에 그녀들

은 버림받았다.   그리고 흘러흘러 결국 어느 서커스단에 정착했을때에도 이두 여인은 서로에

게 있어 너무나도 다른 성격과 사고방식때문에, 때로는 적대하고, 또는 서먹한 관계를 이어가

지만, 그래도 버림과 상실이라는 공통점을 공유하여, 서로간의 비밀을 간직한 사이로 발전하기

도 한다.

그렇기에 독일과 나치는 그들의 공통된 적이였다.   그러나 그 적이 너무나도 강대하기에, 그녀

들은 결국 시대의 가혹함속에서 계속해서 무언가를 잃어버린다.  


아이, 연인, 있을곳, 그리고 생명...


이렇게 모든것을 상실한 인생은 너무나도 안타까운 것이다.    때문에 누군가의 옷에서 발견된

한장의 그림(표지의 그림)은 정말로 순간을 살았던 '그녀'를 증명 할 수 있는 세상의 유일한 증

거품이 된다.    어느 평범한 가정의 딸로 태어나 순간의 잘못된 하룻밤으로 인해 모두에게 버

림받은 여자, 그리고 나치의 잘못된 정책으로 아이를 빼앗기고 방황하다 결국 서커스 공중 곡

예사의 길을 걸었던 여자, 그리고 결국 찾아온 사랑조차 완성시키지 못한체 전쟁에 희생된

여자...


이렇게 소설은 한 여성의 많은이야기를 드러내며, 그것을 기억의 저편으로 날려버린다.   그야

말로 허무이자, 찰나의 인연이라 정의 할 수 있지만, 그래도 분명 소설이 주는 메시지만큼은 묵

직하다.    전쟁은 그리고 폭력은 누군가의 모든것을 순식간에 앗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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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스티드 캔들 에드거 월리스 미스터리 걸작선 1
에드거 월리스 지음, 양원정 옮김 / 양파(도서출판)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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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적어도 나에게 있어, 홈즈와 포와로 그리고 미스마플과 같은 추리소설들은 그야말로 오랜 시간

에도 퇴색되지 않는 영원한 명작로서 기억된다.    때문에 최근 접하게 된 에드거 월리스의 이

소설 또한 나름 과거의 기억을 떠올리게 했다는 이유로 인하여, 나에게 있어 매우 가깝게 다가

오는 일면이 없지 않다.


그도 그럴것이 이 책은 매우 친숙한 내용과 분위기를 지닌다.    완벽한 겉모습과는 달리, 내면

에 잔혹한 악마를 품고 있는 악당, 그리고 그 악당의 심기를 건드린 주인공과 어느사건, 그리

고 결과적으로 이를 추적하고, 또 진실을 드러내려 노력하는 경찰의 등장과 함께,  무엇보다 뚜

렷한 선.악의 가치관을 드러내 무언가를 '동정하게' 만드는 것은 그야말로 포와로의 오리엔탈

특급살인을 떠오르게 한다.      그렇기에 아주 박하게 말하자면 이 책은 그저 앞선 선배들의 분

위기를 답습한 소설에 불과하다.  때문에 이 작품을 받아들이는데 있어서 가장 인상적이였던

것 또한 내용이 아닌 배경이였다.   안개가 자욱한 빅토리안의 영국이 아닌, 이미 마천루와 자

동차가 도로를 채운 새로운 영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  그야말로 과거 흑백 텔레비젼속에 등

장했던 중절모를 쓴 신사들이 이야기의 구석구석에서 활약하고, 또 등장하는 것이 이 소설의

모든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일까? 이에 나는 이러한 영국의 분위기에는 보다 전형적인 스파이물이나, 마피아의 이야

기가 더 어울린다고 생각한다. 허나 저자는 이러한 새로운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고루한  -몬테

크리스토- 의 이야기를 집어넣었다.    상대가 악마인것 조차 모르던 주인공, 그리고 그러한 주

인공을 농락하고, 함정에 빠뜨리며, 힘껏 좌절과 무력감을 맛보이려 했던 악마.그리고 수수께

끼같은 악마의 죽음과 함께 드러낸 누군가의 양심고백...  그야말로 굳이 힘들여 설명하지 않

아도, 누가 살인의 범인인가? 하는 진실이 드러날 것만 같은 소설이 아닐 수 없다.


그렇기에 개인적으로 나는 이 소설을 결과가 아닌, 과정에 더 집중하라 권하고 싶다.   

실제로 이 소설은 보다 근현대적인 정서와 한계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범죄 수사'의 이야기를

그려내고 있기도 하다.   악마가 너무나도 큰 권력을 쥐고 있기에, 경찰은 곧 그의 본성을 발견

하고, 또 확신해도 주인공의 누명을 그리 쉽게 벗겨주지 못한다.   그리고 이미 상식이 되어 있

는 지문과 같은 과학수사의 개념과 함께, 엄격한 증거주의가 등장하는 것 또한 기존의 선배들

이 보여주지 못했던 새로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문제는 그 뒤에 찾아온 '과거로의 회귀'이다.  


범인은 모두에게 고백한다.  그리고 그럴 수 밖에 없었던 이유와 함께 그가 겪었던 악마의 진

짜 모습을 폭로한다. 그러나 오늘날의 사법은 사사로운 복수를 인정하지 않을 뿐만이 아니라,

야만적인 살인의 행위도 금지하고, 또 처벌한다. 그렇기에 정상적인 이야기라면 그가 저울질되

어야 할 장소는 법정이다.   재판관과 배심원들 앞에서, 그의 가엾은 경험이 드러나야 하고, 동

정받아야 하며, 그리고 용서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같

은 과정을 드러내지 않는다.   물론 주변의 모든 사람들은 그를 용서하고, 또 수사관 또한 못본

척 그에게 자유를 허락하지만,  그러나 그것이 진정 근세에 걸맞는 해피앤딩인지, 바로 그

것이 조금 마음에 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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