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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마와 화부
문형 지음 / 다차원북스 / 2018년 11월
평점 :
책들을 읽다보면 간간히 무언가 고차원적인 가치를 품은 작품들을 만난다.
쉽게 말하자면 독자들의 눈높이가 아닌, 작가 스스로의 창작욕과 표현력이 두드러지는 작품...
그야말로 함축적인 가치와 줄거리를 드러내 오늘날의 독자를 혼란스럽게 만든 소설! 그렇기에
이 소설 또한 오늘날의 감성이 아닌, 마치 옛 레코드판을 마주하게 하는 나름 높은 허들을 지니
고 있다고 생각되어진다.
때문에 이 책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나름 과거 한국사회에 대한 이해 또한 요구된다. 예들 들
어 판.검사 되겠다며 서울 하숙생활을 감내하는 서생들, 개엄령, 그리고 삼청교육대. 바로 이
러한 소설속 다양한 단어들을 통하여, 나는 이 시대가 가지는 분위기를 파악함과 동시에, 이를
살아간 주인공들의 삶 또한 들여다보면서, 내 나름대로 낮설다는 감상을 감내하려 했다.
그야말로 이 책의 무대는 나의 아버지의 시대이다.
오늘날과는 다르게 문화와 자유가 제한된 시대, 그렇기에 자유에 목말라 학문과 이념의 가치
를 드높여, 정권에 대항한 사람들이 속속 등장하던 바로 그 시대! 바로 이러한 혼란 속에서 주
인공들 또한 현재의 나와 그리 다르지 않은 '욕망'에 순종하는 삶을 살고 있었다. 그렇다! 세
상의 많은 사람들은 욕망에 지배당하며 살아간다. 허나 이렇게 표현하면 나름 거부감을 느낄
사람들도 많다고 생각되지만 어찌할까? 식욕과 성욕같은 원초적 욕구만이 아니라, 성공과 자
아성찰의 숭고한 의식 또한 욕망의 한 부분에 불과한 것이다.
그렇기에 이 소설에도 욕망에 휘둘린 사람이 등장한다. 그는 과거 대한민국의 엘리트로서, 그
에 따른 권력과 힘을 당연하게 휘둘러왔으며, 심지어는 나라(각하)의 방침에 따라 불량하다 '의
심되는'사람까지 싸잡아 잡아넣는 모범적인 검사? 길을 걸어왔다. 때문에 당연히 그가 걸어
온 길에는 타인들이 느꼈을 억울함과 한이 무한이 쌓여있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나 사람
은 타인의 고통따위는 아무렇지도 않게 무시할 수 있다. 아니... 소설속 검사는 그러한 사람
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이 위인에게 '업'의 무게를 더하려 했고, 그것이 바로 독자에게
드러내는 저자특유의 메시지라 본다.
바로 이러한 메시지를 마주하면서, 과연 독자는 어떠한 감상을 받게 될까?
나의 짧은 생각으로는 이는 매우 전형적인 이야기이다. 과거 그리스신화에서도 보여지는 결
말! 바로 운명과 예언의 굴레속에서 죄값을 받는 인간의 모습이 바로 이 소설에서도 드러난
다. 때문에 불같은 삶을 살고, 끝임없는 영달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등장해도, 결국 그 결말은
인생무상의 허무만이 짙게 드리워질 뿐이다. 그래서일까? 이 책은 분명 나름 인생의다양한
모습을 엿본 노련함이 드러나기도 한다. 그리고 그 내용 또한 나름 인생을 살아온 어르신들에
게 큰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도 생각이 된다.
과거 바쁜 삶을 살면서, 외면하고 미루었던 것.
그러나 새삼 그것이 소중하게 다가오는 순간이 오면, 이 책을 다시한번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마치 남은 새로운 길을 가르쳐주는 이정표와 같은 소설, 어쩌면 이 종교와 같은 (참회
의)이야기가, 어느 독자들의 마음을 조금 더 가볍게 할 수 있을지도 모를일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