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민지로서의 몰락.
이처럼 옛 대한제국은 일본제국의 (자칭)보호를 받는 이류국가로 전락했다. 때문에 대한민국
의 역사에서는 자주독립을 주장하며 저항하고, 또 핍박받아 온 무수한 사건들이 드러나, 이를
배우는 후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한다. 바로 이때 역사는 두가지의 이야기를 드러내
왔다. 평화를 앞세운 저항과 폭력을 앞세운 저항! 이에 '나'는 이 두가지 가치중 어느것이 더
바람직하였는가? 하는 결과론을 말하고자 한 것이 아니다. 그저 대한민국의 국민으로서,
또 과거를 기억하고 배우려하는 한 역사쟁이로서, 의외로 외면받아온 조선독립군의 이야기를
풀어가고 싶다.
조선독립군을 접하려면 어디로 가야 할까?
이때 책의 저자는 현재 대한민국의 땅이 아닌, 낮선 중국으로 향한다. 물론 대한민국임시정
부를 비롯하여, 대한독립군의 흔적 또한 중국에 있으니, 어쩌면 당연한 수순일지도 모르겠지
만, 안타깝게도 조선의용군은 위의 두개의 존재에 비교해 분명 주목받아오지 못했다는 느낌이
강하다. 공적은 인정하지만, 굳이 드러내려고 하지 않는 이유... 이처럼 나는 이 여행기를 마
주하며 이같은 의문을 품었다. 어째서 '대한민국'은 이들을 잘 기억하려 하지 않는것일까?
이에 분명 조선독립군은 잘못이 없다.
만약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과거 존재했던 '이념의 충돌'이 격렬했던 탓이다. 실제로 조선독
립군의 활약은 중국 공산군 (팔로군)의 역사와 함께하며, 또 그 거대함 속에 묻혀있다. 그 뿐인가? 갑작스러운 광복과 함께, 대부분의 독립군 중요인물들이 이른바 북한행을 선택했
기에, 남한의 입장에서는 이를 인정하고, 또 기억하기가 껄끄러웠을 것이다. 그렇기에 저자 또
한 이러한 현실을 마주하면서, 상당히 안타까운 마음을 숨기지 않는다. 중국 이곳저곳을 탐
사하며 마주한 진실, 그곳에는 분명 독립을 위해 싸운 흔적이 뚜렷했지만, 이를 추모하고 기
억하려는 '대한민국'의 흔적은 좀처럼 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책은 계속해서 주장한다. 한글로 된 '비석 하나' '안내문 하나' 변변하게 세워주지 못
한 현실이 안타깝다고, 그러나 항일운동을 자랑스럽게 주장하고, 또 함께 한 조선독립군을 기
억하고 인정해주는 많은 중국인들이 참으로 고맙다고 말이다. 그렇기에 이 탐사는 나에게 많
은 여운을 남겼다. 과거 일본제국의 영향력을 벗어나, 저항하고, 싸우며 조국을 꿈꾼 이 많은
사람들을 기억하는 것은 분명 '나'가 아니였다. 그러나 결국 이 책을 통하여 '나'는 이를 기
억하려는 마음을 품고, 또 이렇게 기록을 남기에 했다. 그렇다. 과거 무지했다면, 이제 깨어
나 행동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