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그 시대에 대중을 위한 요리가 등장한다는 것...? 그것은 단순히 대중의 입맛에 걸맞는 요리가 아닌, (과거) 중세의 요리, 귀족의 요리, 파티용 요리 즉 보다 과한 재료와 향신료들이 낭비되는 이전시대의 요리와 길을 달리 하는 현실적인 요리법의 등장을 의미한다. 실제로 과거 영국의 숙녀들이 '부엌에 들어가는 것'을 (몰락과) 수치로 여기고, 반대로 보석과 드레스를 두른 '가문의 여자'가 되는 길을 선택한 결과, 적어도 이 책의 내용에 따르자면, 당시의 여성들은 적어도 과거 부엌의 지배자라는 지위에서 스스로 물러나 '타국의 맛'에 길들여지고, 또한 영국 요리의 발전과 가능성을 소멸시킨 장본인들이 되었다.
각설하고 역사적으로 '일자이저 액턴' 이 그 시대에 어떠한 '혁신'을 불러왔는가에 대해서는 안타깝게도 이 소설에서는 알 수 없다. 다만 저자는 그러한 결과 이전에, 비교적 소외되고 또 사회적으로 이해받지 못하는 선택을 하고, 이를 실현시킨 해당 인물의 삶을 그리면서, 보다 많은 이들이 사회적 요구에 종속되는 삶이 아닌, 스스로 생각하여 하고자 하는 길을 선택하고 나아가는 '야망과 열정의 삶'을 선택하기를 바란 것 같은 감상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