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을 통해 본 생활 경제학>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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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을 통해 본 생활경제학
왕위 지음, 이지은 옮김 / 시그마북스 / 2010년 3월
평점 :
절판
장사를 하시는 분들을 보면 이런 말이 생각나곤 한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 라는 무시무시한 말.
아무리 나 같은 소비자가 머리를 굴리고, 발품을 팔고, 온라인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싸게 구입한다 해도 상술을 피하지 못할때가 많다는 사실을 인지한다면 말이다.
특히 1+1의 유혹은 그냥 넘기기 힘든 경우가 많은데 이 개념이 중국과 한국은 조금 상이해 보인다. 한국은 한 개를 사면, 한 개를 더 준다는 증정의 개념이 일반적인데 중국은 말장난식으로 많이 속는 것 같다. 책 속에 소개된 경우를 보면, 에어컨 하나를 사면 하나를 준다라는 개념 = 집으로의 배송을 말하고, 냉장고 1+1은 냉장고 2개가 아닌, 냉장고 1+냉장고용 탈취제를 하나 더 준다는 의미다. 내가 고객이라면 참으로 기가차고 화날 노릇이 아닌가.
한국의 경우를 보면 괜히 필요 없는 물건인데도 하나 더 준다는 유혹에 계획에도 없는 소비를 하게 되어 판매자의 마케팅 상술임이 분명해 보인다.
이렇게 이 책을 읽다보면 중국과 한국의 경제,사회,문화가 조금씩 다르듯이 경제생활면에서도 조금 차이를 보이지만 소비라는 측면에서 보면 비슷한 부분도 많아서 읽는 동안 많은 비교도 해 볼 수 있어 신선했다. 책의 초반을 읽어 나갔을 때는 이 책에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했었다. 왜냐하면 이미 시중에는 우리가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경제적 현상의 숨겨진 이면에 대해 다룬 책들이 많이 출간되어 있었기 때문에 솔직히 그런 흔한 책 들 중 하나이겠거니 생각했다.
그러나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중국이라는 특수한 나라의 상황에 대해 알아가는 맛도 꽤나 재미를 주었다. 중국 사람들의 심리나 습관, 생각등이 모두 경제생활에도 반영되어 중국이라는 나라를 이런 방법으로도 파악해 볼 수 있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책 속에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
현재 중국사회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젊은이들로 ‘월광족’이 있다고 한다. 월광족(月光族)이란 매월 받는 월급(月)을 모두 써버리는(光) 성향을 보이는 중국의 신세대를 말한다고 한다. 즉 직장을 가지고 다달이 월급을 받아도 무절제한 신용카드의 사용으로 돈을 전혀 모으지 못하고 오히려 카드빚을 지는 청년들이 늘어난다고 한다. 사실 이 문제는 우리나라의 젊은이들도 해당되는 것인데 자본주의화가 진행된지 얼마 되지 않은 중국이 벌써 이런 사회문제가 생긴 것을 보면 앞으로 경제위기가 닥칠 때 우리가 지나쳐 온 신용카드의 대란을 그대로 답습하지 않을까 싶은 우려도 생긴다.
이외에 대중 교통요금도 버스에 따라 달라서 에어컨이 달린 버스를 타려면 요금을 더 많이 지불해야 한다는 부분도 흥미로웠다. 그래서 중국 사람들은 에어컨 달린 비싼 버스가 그렇지 않은 일반버스보다 너무 자주 온다고 불평도 한다고 한다.
이렇게 그들의 모든 실생활과 연결된 경제학적 행위나 그 이면의 실상을 보여주는 이 책은 독자로 하여금 중국이라는 나라를 다른 측면에서 접근해 볼 수 있는 기회와 함께 경제학적 상식도 제공하는 일석이조의 역할을 제공하고 있는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