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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법학 입문
박정인 지음 / 지식과감성# / 2025년 10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법이라는 것은 굉장히 다사다난한 분야이고, 또한 이 법이란 국회, 즉 입법부에서 만든다는 정도는 대부분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법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어떻게 시행되는지에 대해서는 사실 자세히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이름만으로도 굉장히 고귀하고 국가에 기여하는 듯한 느낌을 주며 신뢰감과 웅장함을 함께 지닌 책이라고 생각한다. 제목은 입법학 인문으로, 역시 법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주는 웅장함을 담고 있는 책이었다.
이 책의 저자인 박정인 교수님은 법학박사이자 단국대학교대학원 과학기술정책융합학과 연구교수로, 과거 특정한 소수만 입법을 담당하던 시대에서 벗어나 민주국가에서 보편적으로 이루어지는 입법 과정을 중심으로, 크게 법령 입안, 기본 법령 입안, 심화 정책, 법제도 전략 수립 및 관리, 관리 방안이라는 세 개의 큰 챕터 안에서 입법학의 개념, 입법 정책 결정론, 입법 논증론과 같은 이론을 설명한다.
그리고 심화 단계에서는 국민주권주의, 법치주의, 기본권 보장주의와 같은 헌법의 기본 원리를 다루고, 제3장에서는 급변하는 미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AI 기반 행정의 개념, 배경, 활용 사례까지 설명하며, 입법에 관해 우리가 알아야 할 기본적인 교양 지식부터 심화된 내용, 나아가 입법학의 미래까지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
기본적으로 헌법이나 민법 같은 책은 보통 수백~수천 페이지에 달하는 매우 방대한 분량의 책이지만, 이 책은 그런 두려움을 주는 타입이 아니라 260여 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어서 조금만 집중하면 한 권을 충분히 정독할 수 있는 만족감을 주는 책이다. 입법학과 관련된 여러 가지 원리나 개념을 설명해 줄 뿐만 아니라 헌법 조문과 같은 법조문들을 함께 보여주는 부분도 존재하고, 법제처의 역할과 같은 국가 법률 기관의 정체성도 확실하게 인식할 수 있게 한다. 또한 여러 사례를 통해, 이를테면 개발제한구역 고시 사건과 같은 법령 심사 실패 사례 등을 분석해 나가는 부분도 있어 매우 흥미로웠다.


특히 대법원 판결과 같은 판례들도 상당히 포함되어 있어서, 단순히 법을 만드는 입법 과정만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헌법재판소 판결, 비례의 원칙(과잉금지의 원칙) 등 상위 헌법기관의 판단과 논리를 함께 다루고 있다. 이렇듯 이론뿐만 아니라 실제 사례까지 모두 담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책이다. 그래서 이 책은 단순히 입법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로스쿨 재학생, 현직 법조인, 그리고 법조계와 관련이 없는 일반인들까지도 법률 교양 지식을 위해 충분히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고등학생부터 성인까지 법에 관심이 있다면 누구라도 읽어볼 만한 책이다. 이 책에서 다루는 사례들은 매우 다양하고 많은 분량을 차지하며, 특히 이 사례들은 다른 나라가 아닌 대한민국에서 실제로 발생한 사건들이기 때문에 폭넓은 법적 지식과 교양을 쌓기 위해 결코 간과할 수 없는 내용들이다.
우리가 보통 헌·민·형 기본 3법과 같은 대중적인 법률 체계에 대해서는 익숙하지만, 행정규제기본법이나 기타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법률들에 대해서는 현직 법조인이라 해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부분이 많을 수 있다. 이 책은 바로 그 점을 보완해 주며, 특히 3장의 정책 법제도 전략 수립 및 관리 방안에서는 공공기관에서 AI를 도입하려는 과정이나 인공지능 규정이 어떻게 정해지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부분이 매우 흥미롭다. 또한 보조금 관리에 관한 법률 등 존재 여부조차 잘 몰랐던 다양한 법률들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었다.
진짜 법률 전문가인 박정인 교수님이 직접 들려주는 입법학자의 설명은 미래의 법학도, 정치인, 그리고 모든 성인들의 법적 교양을 위해 매우 유익하고 실제적인 도움이 되며, 꼭 한 번 정독해 봐야 할 책이라고 추천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