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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스튜던트 - 배움의 재발견
마이클 S. 로스 지음, 윤종은 옮김 / 소소의책 / 2025년 11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만약 교육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있거나, 아니면 교사 혹은 교수를 비롯해 누군가를 가르치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 일생 동안 반드시 읽어야 할 책 한 권을 꼽는다면 바로 이 책이 그 조건에 가장 부합한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고대의 자유 교양 전통부터 현대의 원격 수업까지, 인류가 어떤 방식으로 학습해 왔는지, 그리고 ‘학생’이라는 개념이 무엇인지, 더 나아가 수업을 듣고 공부한다는 행위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책이다.
저자인 마이클 에스. 로스(Michael S. Roth)는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역사학자이자 교육자로, 웨슬리언 대학교를 수석 졸업하고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역사학 박사 학위를 받은 인물이다. 방대한 참고 문헌과 깊은 학문적 기반을 바탕으로 이 책을 집필하여 독자들에게 큰 감동과 인상을 주고 있다.
책에서 특히 흥미로웠던 부분은 17세기 유럽의 교육 모습이었다. 당시 사회에서는 교회 공동체 참여가 매우 중요했고, 종교가 지배하던 시대 속에서 학생들은 지금과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교육받았다. 이러한 내용들은 교육이 시대·문화·사회 구조에 따라 어떻게 달라져 왔는지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어느 나라든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학교가 존재하고 그 안의 학생이 존재하며, 교육은 백년대계라고 불릴 만큼 중대한 사회적 시스템이다. 그렇다면 교육이란 무엇이며, 학생이란 무엇이고, ‘수업을 듣는다는 것’의 본질이 무엇인가? 이 책은 이러한 질문들을 인문학적으로 풀어낸 역사서이자 깊이 있는 교양서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한다.
책에는 계몽주의 사상가들, 임마누엘 칸트, 그리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루소와 『에밀』 등 교육 사상에 큰 영향을 준 인물들이 등장한다. 또한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처럼 영문학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사상가들도 함께 다뤄지며, 독자는 인문학에서 철학까지 폭넓은 개념 확장을 경험할 수 있다. 그뿐 아니라 공자, 소크라테스, 예수, 그리고 플라톤, 프랭클린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의 철학자·문헌학자·언어학자들의 이야기와 그들의 저서를 통한 가르침이 이어진다.


교육은 학교에서만 정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다. 예를 들면 전쟁 상황에서의 교육, 혹은 시대적 배경에 따라 변모하는 학교의 구조와 역할 역시 교육의 중요한 한 부분이다. 이 책에서도 전쟁 시기 독일이나 미국 사회에서 학생과 학교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그리고 시대가 바뀌며 교육과 학교가 어떤 양상으로 변화했는지를 흥미로운 시각으로 보여준다.
또한 교육이라고 하면 흔히 초등학교나 중학교 같은 아동 교육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책은 대학생의 학교 생활과 대학 교육의 본질까지 다루고 있어 교육 전반을 폭넓게 이해할 수 있게 한다. 결국 이 책은 교육학 전공자들만을 위한 책이 아니라, 역사와 철학을 넘나드는 깊은 사유를 제공하는 교양서이다. 교양 지식을 쌓고 싶거나 교육의 본질을 고민하는 모든 이들이 참고하기에 매우 적합한 책이라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