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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한지를 한번도 안 읽어 볼 수는 없잖아 - 열 번은 읽은 듯한 빠삭함! ㅣ 한 번도 안 읽어볼 수는 없잖아
Team. StoryG 지음 / oldstairs(올드스테어즈) / 2025년 11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나는 삼국지는 읽어봤는데 초한지는 잘 모른다. 일반 국민들도 나관중의 『삼국지연의』는 워낙 유명한 소설이라 누구나 알고 있지만, 한고조 유방과 항우의 일전을 그리고 있는 『초한지』에 대해서는 삼국지만큼 잘 아는 사람이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 유방과 항우가 등장한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나 전투의 양상에 대해 잘 알지 못했기 때문에 나는 삼국지보다 초한지를 제대로 알고 싶다는 마음이 컸고, 그래서 이번 기회에 초한지를 처음부터 알아보겠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읽기로 결정했다.
이 책은 ‘지식은 배우는 게 아니라 즐기는 것’이라는 말을 남긴 Team.StoryG가 만든 작품으로, 이전에 필요한 수학 지식을 만화로 풀어낸 베스트셀러 『읽으면 수학천재가 되는 만화책』을 제작했던 팀이 집필했다. 이 시리즈는 일본과 대만 등 여러 나라에도 수출될 정도로 인기가 있었는데, 이번에는 『삼국지』와 『초한지』를 다룬 한 권 교양툰 시리즈가 출시되었다.
나는 어릴 적 『먼 나라 이웃나라』를 읽으며 자랐고, 그 만화를 통해 프랑스나 독일 같은 생소한 서유럽 국가들에 대해 자연스럽게 많은 지식을 얻었던 기억이 있다. 이번 책 역시 『먼 나라 이웃나라』처럼 가볍게 읽히지만, 그보다 더 해학적인 요소가 들어 있어 공부하는 느낌보다는 재미있게 읽히는 책이라는 인상을 주었다. 책의 한 페이지는 8~9개의 컷으로 구성되어 있고, 그림과 글을 함께 읽어나가면서 흥미롭게 탐독할 수 있었다.


각 만화가 끝나는 부분에는 ‘알아두면 쓸데 있는 초한지 잡학사전’이라는 코너가 있다. 이곳에서는 번쾌, 진평, 장량, 항백 같은 인물들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두주불사, 초인목후이관 등 초한지에서 유래된 여러 사자성어·고사성어도 함께 소개하고 있다. 특히 중간중간 등장하는 인물 관계도나 잡학사전 덕분에, 이 책은 단순히 서사만 따라가는 고전이 아니라, 독자가 알면 유용한 여러 지식들을 자연스럽게 함께 익힐 수 있도록 구성된 점이 장점이라고 느껴졌다.
이 책은 유방과 항우, 함양, 진격전, 홍문연, 팽성 대전, 유방의 반격, 광무대치, 해하 전투, 마지막 토사구팽과 천하 통일까지 총 8개의 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사실 초한지 한 권을 줄글로 읽는 것은 부담이 큰 것이 사실이다. 삼국지나 초한지 같은 고전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등장인물이 너무 많고 줄거리도 복잡해 쉽게 혼란스러워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은 만화 형식이기 때문에 인물들을 그림으로 직관적으로 기억할 수 있어, 내용이 섞이지 않고 누가 누구인지 쉽게 구분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그래서 오히려 삼국지나 초한지는 글로 읽는 것보다 만화로 읽는 것이 더 큰 즐거움과 몰입감을 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삼국지는 소설로 끝까지 읽었지만, 이 만화 시리즈로 나온 삼국지도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향후에는 그리스·로마 신화나 『오디세이아』도 출간될 예정이라고 하는데, 그 책이 나오면 바로 구매할 의향이 있을 만큼, 이 책을 통해 초한지의 흐름을 처음부터 끝까지 무리 없이 주파할 수 있었던 점이 매우 고마웠다. 지금까지 초한지를 어렵게 생각하거나 계속 미뤄왔던 사람들에게는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