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 이후의 질서 - 트럼프 경제 패권의 미래
케네스 로고프 지음, 노승영 옮김 / 윌북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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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으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이 책은 미국 아마존 베스트셀러 1위, 2025년 파이낸셜 타임스 주목 도서, 그리고 연준 전 의장 벤 버냉키가 강력 추천한 화제의 경제서다. 저자는 하버드대학교 국제경제학 교수 케네스 로고프(Kenneth Rogoff)로, 그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거시경제학자이자 국제금융 전문가다. 그의 칼럼은 무려 40여 개국에서 6개 언어로 번역되어 소개될 만큼 전 세계 경제 담론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으며, 경제학계에서 석학 중의 석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 책은 단순한 경제 이론서가 아니라 세계 경제의 구조와 패권의 본질, 그리고 달러 중심의 국제 질서가 어떤 힘의 논리로 움직이는가를 치밀하게 해석한 통찰서다. 저자는 미국 달러의 기축통화로서의 위상이 어떻게 형성되었고, 그 위상이 전 세계 정치·경제에 어떤 지배적 영향을 미치는지를 면밀하게 분석한다. 책의 목차를 보면 1부부터 6부까지의 구조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부마다 달러 패권의 역사·현황·미래가 입체적으로 전개된다.

1부에서는 달러의 압도적인 힘과 그 배경이 된 기축통화 시스템의 본질을 다룬다. 세계 경제가 왜 달러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으며, 그 결과 미국이 어떤 ‘통화 특권’을 누리고 있는지, 그리고 그것이 세계 금융의 안정과 위기에 어떤 양면성을 가져왔는지를 분석한다. 2부에서는 특히 중국의 도전을 중심으로 한 현재의 패권 경쟁 구도를 다룬다. 과거에는 소련, 일본, 그리고 유럽의 단일 통화인 유로화가 미국 달러에 도전했지만, 지금은 중국 위안화의 부상이 새로운 국면을 만들고 있다. 중국의 급격한 수출 성장과 그에 따른 외환보유고의 확충, 그리고 디지털 위안화와 같은 신개념 통화전략을 통해 중국이 ‘제2의 패권국’으로 자리매김하려는 시도 속에서 과연 어떤 상황과 국면으로 흘러갈지를 짚는다.

또한 이러한 중국의 부상에 대해 미국이 어떤 방어적 전략을 펼칠지, 그리고 양국 간의 경제 패권 전쟁이 앞으로 세계 경제에 어떤 충격을 미칠지 구체적으로 분석한다. 이 부분은 국제 정세에 관심이 있는 독자에게 가장 핵심적인 챕터라 할 수 있다. 3부에서는 고정환율제와 초인플레이션이라는 역사적 경제 실험을 다루며, 각국이 달러 패권 체제 속에서 어떤 시행착오를 겪었는지를 보여준다. 4부에서는 세계 통화의 개념, 암호화폐의 등장 등 ‘돈의 미래’를 집중 조명한다. 암호화폐가 과연 달러를 대체할 수 있을지, 중앙은행이 직접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가 세계 금융 질서를 어떻게 바꿀지 궁금해진다.

5부에서는 통화 패권이 주는 혜택과 특권에 대해 다룬다. 패권국이 누리는 막대한 이익, 즉 ‘달러 프리미엄’의 존재를 밝히고, 그 뒤에 숨은 불평등한 구조를 지적한다. 미국은 달러를 찍어내는 것만으로도 자국 경제를 유지할 수 있지만, 다른 국가들은 달러를 확보하기 위해 수출·투자·부채에 의존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를 지닌다는 점을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마지막 6부에서는 달러 패권의 정점과 그 이후의 방향성을 논의한다. 저자는 달러의 지위가 단기간 내에 붕괴되지는 않겠지만, 다극화된 금융 질서 속에서 새로운 경쟁 구도가 필연적으로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즉, 달러 패권은 여전히 강력하되, 중국·유럽 등 전세계는 어떻게 반응할 것인지를 보여준다.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저자가 단순히 이론적인 지식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자신의 견해를 명확히 제시하며 현실을 해석하는 힘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케네스 로고프 교수는 학자로서의 엄밀한 분석력과 더불어,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직관적인 통찰을 곁들인다. 경제학의 개념을 설명할 때마다 “이 현상에 대해 나는 이렇게 본다”는 식의 개인적 평가와 논리적 주석을 붙이기 때문에, 독자는 마치 교수님과 식사를 하며 생생한 개인 의견을 곁들인 설명을 듣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특히 저자는 경제학을 단순히 숫자나 통계로 보는 것이 아니라 인간의 행동, 국가의 전략, 정치의 논리와 결합된 ‘거대한 힘의 게임’으로 바라본다.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 자연스럽게 경제를 보는 시야가 넓어지고, 세계사를 이해하는 깊이가 함께 성장한다.

책의 전반적인 메시지는 명확하다. 달러 패권은 단순한 화폐 문제가 아니라, 세계 권력의 문제라는 것이다. 미국의 경제적 지배력은 달러를 통해 유지되고 있으며, 이를 견제하려는 여러 국가들의 시도는 단순한 환율 전쟁이 아닌 새로운 국제 질서 재편의 전조다. 결국 이 책은 단순한 경제서가 아니라 세계 권력의 본질을 꿰뚫는 인문·정치·경제 융합서다. 독자는 이 책을 통해 경제학적 통찰뿐 아니라 세계 패권의 작동 원리, 그리고 미래의 돈이 어떻게 움직일지에 대한 시야를 얻게 된다.

지금까지의 경제 흐름을 읽는 데 그치지 않고, 앞으로 세계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예측할 수 있는 지적 기반을 마련해 준다는 점에서, 이 책은 돈을 주고도 쉽게 들을 수 없는 귀중한 강의와 같다. 경제학을 공부하는 학생, 투자자, 그리고 세계 정세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에게 반드시 읽어야 할 현대 경제의 교과서이자 통찰서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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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겨울이 온다 - 극한기후시대를 건너는 우리가 마주할 풍경
정수종 지음 / 추수밭(청림출판)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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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으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이 책은 기후 변화라는 인류의 가장 심각한 위기를 다루고 있으며, 단순히 뉴스나 언론 보도에서 접하던 기후 문제를 넘어, 정확하고 구체적인 과학적 사실을 토대로 우리가 앞으로 맞이할 미래의 양상과 그 속에서 인간이 어떤 역할을 해야 하는가를 제시한다. 저자인 정수종 교수는 서울대학교 지구환경과학부에서 박사 학위를 받고, 미국 프린스턴대학교·NASA 제트추진연구소·중국 SUSTech 교수직을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환경대학원 교수로 재직 중인 저명한 기후 과학 전문가다. 그는 정부의 여러 부처에서 과학자로서 실질적인 정책 자문을 맡아온 인물이기도 하여, 이 책의 내용은 매우 신뢰할 만한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한다.

책의 핵심 메시지는 “기후 변화의 중심에는 인간이 있다”는 것이다. 즉, 인간의 활동이 현재의 기후 위기를 초래했으며, 오직 인간만이 이 변화를 되돌릴 수 있다. 정수종 교수는 자연이 보내는 경고 신호를 무시할 경우, 우리가 상상하기 어려운 참혹한 미래가 펼쳐질 수 있음을 강조한다. 꿀벌의 멸종, 산불, 폭염, 폭우, 폭설 등 현실적인 재난을 통해 기후 팬데믹의 가능성을 제시하며, 이러한 재앙을 막기 위해 지금이 인류에게 주어진 마지막 기회임을 강력히 경고한다.

꿀벌의 멸종이 커피의 소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구체적인 예시를 통해, 생태계의 균형이 얼마나 정교하게 맞물려 있는지를 보여준다. 꿀벌이 사라지면 수분 매개 작용이 이루어지지 않아, 식물의 번식은 물론 그에 의존하는 동물과 인간의 식생활까지 무너질 수 있다. 즉, 기후 변화는 단순히 날씨의 문제가 아니라 문명 전체의 존속과 직결된 문제임을 강조한다.





이산화탄소와 메탄 등 온실가스의 급격한 증가가 초래하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다룬다. 현재의 폭염이 이미 견디기 힘든 수준임에도 불구하고, 온실가스 배출이 계속된다면 앞으로의 폭염은 인간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으로 심화될 것이라는 경고다. 정 교수는 이러한 극단적인 기후 변화의 흐름을 늦추기 위해 전 지구적 차원의 협력과 행동 변화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책은 단순히 재앙의 시나리오만을 나열하지 않는다. 오히려 과학자들이 제시하는 현실적인 해법을 통해, 우리가 어떻게 하면 이 위기를 늦추고 지속 가능한 미래로 나아갈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한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의 확산, 친환경 소비문화 정착 등 실천 가능한 전략을 다루며,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한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접근법을 강조한다.

책의 뒷면에서 볼 수 있는 글귀처럼, “지금이 바로 기후 시나리오의 엔딩을 바꿀 마지막 기회다”라는 문장이 특히 인상 깊다. 이 문장은 단순한 경고가 아니라 인류가 행동해야 할 이유와 시점을 명확히 제시한다. 저자는 우리가 지금 선택하지 않으면, 머지않은 미래에 인류 문명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게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기후 변화의 심각성을 깨닫고 행동으로 옮길 수 있는 실질적 계기를 제공한다. 공포를 자극하는 서술에 머무르지 않고, 과학적인 통찰과 희망적인 대안을 제시하는 점이 특징이다. 기후 변화의 과학적 원리를 이해하고, 인류가 함께 나아가야 할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책으로서, 2025년 현재 전 세계 모든 이들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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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바꾼 10가지 감염병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
조지무쇼 지음, 서수지 옮김, 와키무라 고헤이 감수 / 사람과나무사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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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블룸으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이 세상에는 정말 무시무시한 질병들이 많다. 이번에 사람과나무사이 출판사에서 출간한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감염병』은 그런 질병들 중에서도 인류의 역사에 커다란 영향을 끼친 10가지 전염병을 다루고 있는 책이다. 이 책은 기존의 「세계사를 바꾼」 시리즈—식물, 약, 커피, 화학, 맥주, 와인 등에 이어 새롭게 출간된 감염병 편으로, 인류사를 뒤흔든 페스트, 인플루엔자, 콜레라, 말라리아, 이질, 결핵, 천연두, 황열병, 티푸스, 매독 등 10가지 질병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들 질병은 이름만 들어도 낯설지 않지만, 막상 그 역사적 영향력과 세계사적 맥락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단순한 의학적 기록이 아니라, 질병이 세계사를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를 조명하는 역사 교양서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독자는 우리가 얼마나 질병의 역사와 그 영향에 무지했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인류가 어떻게 생존과 싸움을 이어왔는지를 새삼 깨닫게 된다.

특히 패스트, 즉 흑사병의 사례는 그 참혹함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 질병은 중세 유럽 인구의 약 4분의 1을 사망하게 한 최악의 전염병이었다. 당시의 역병 의사들은 부리가 긴 까마귀 모양의 마스크를 쓰고 다녔는데, 이는 역병을 피하기 위한 일종의 방호구였다. 책에서는 이러한 역병 의사들의 복장과 구텐베르크 인쇄술의 발전, 그리고 몽골 제국의 확장이 전염병의 확산에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도 함께 다루고 있다.

또한 말라리아를 설명하는 부분에서는 모기가 주요 매개체라는 사실을 강조하며, 실제로 ‘학질모기’의 그림과 함께 시각적으로 이해할 수 있도록 풍부한 이미지 자료가 수록되어 있다. 저자는 단순히 텍스트로만 설명하는 대신, 13세기 십자군 원정 시기의 지중해 세력 지도, 20세기 초 남아시아 및 동남아시아의 식민 지배 지도, 그리고 유럽인들의 중남미 침략 경로 지도 등 다양한 도판을 제시해 독자들이 감염병의 역사적 흐름을 직관적으로 시각화할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이처럼 이 책은 단순한 역사적 설명서가 아니라, 풍부한 일러스트와 지도, 시각 자료를 통해 역사와 질병을 동시에 탐구할 수 있는 교양서로서의 완성도를 보여준다. 각 질병에 대한 설명 또한 매우 디테일하다. 이를테면 황열병의 경우, 그 라틴어 어원과 의미, 그리고 질병의 매개체임상 증상, 확산 경로, 지역별 감염 양상, 그리고 그로 인해 세계사에 끼친 정치·사회적 영향까지 세밀하게 다룬다. 따라서 이 책은 생물학적인 지식뿐 아니라 역사적 통찰을 함께 제공하여, 감염병이 단순한 의학적 문제가 아닌 문명사의 주요 동력이었음을 깨닫게 한다.




책의 저자는 세계사 서적의 전문 작가 조지무쇼, 감수는 오사카 경제법과대학교 경제학부의 와키무라 고헤이 교수가 맡았다. 특히 조지무쇼 작가는 매년 약 30권의 세계사 관련 서적을 출간할 만큼 방대한 연구와 집필 경험을 지닌 저자로, 이번 작품에서도 그만의 정확하고 명료한 서술이 돋보인다.

또한 책 속에서는 단어의 어원과 언어적 유래를 다루는 부분이 많아, 단순히 역사와 과학을 배우는 것에 그치지 않고 외국어에 대한 호기심을 자극하는 지적 즐거움도 제공한다. 예를 들어, 각 질병의 명칭이 라틴어·그리스어에서 어떻게 파생되었는지, 그리고 그것이 어떻게 현대 언어 속에 살아남았는지를 설명함으로써, 언어와 역사, 의학의 교차점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말라리아 관련 장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육군의 세균학 연구나 점령지 내 감염병 확산 문제 등, 전쟁사와 연관된 구체적 사례도 소개된다. 일본군의 세균 실험, 점령 과정에서의 감염병 통제 실패 등은 감염병이 단순히 개인의 질병이 아니라 국가와 전쟁의 운명을 좌우하는 요인이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 부분은 전쟁사와 과학사에 모두 관심이 많은 독자들에게 특히 흥미롭게 다가온다.

이 책은 ‘질병을 통해 세계사를 읽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교양서다. 패스트부터 매독까지, 인류를 고통스럽게 했던 감염병의 역사를 되짚으며, 그 안에 숨어 있는 인간의 생존 의지와 과학의 진보를 함께 조명한다. 『세계사를 바꾼 10가지 감염병』은 단순한 의학적 서적이 아니라 역사, 생물학, 인류학, 언어학이 융합된 종합적 탐구서로서, 지금의 팬데믹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깊은 통찰을 준다. 우리가 이름만 들어 알고 있었던 질병들이 어떻게 인류의 문명을 뒤흔들었는지, 또 그것이 오늘날의 의학과 사회 구조에 어떤 흔적을 남겼는지를 배울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 책을 통해 독자는 질병의 역사를 단순히 과거의 사건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연결된 인류사의 일부로 인식하게 된다. 따라서 이 책은 세계사, 감염병, 인문학에 관심 있는 모든 이들에게 반드시 한 번쯤 읽어볼 만한 가치가 있는 책이라고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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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시계 - 몸의 리듬이 감정을 만든다
강도형 지음 / 쌤앤파커스 / 202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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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이 책은 우리 몸의 리듬과 생체적인 반응이 감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또 반대로 감정이 몸의 기능과 메커니즘에 어떠한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과학적으로 탐구할 수 있는 책이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이자 현재 서울청정정신건강의학과 강남점 원장으로 재직 중인 강도형 교수님이 집필한 이 책은, 前 서울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로서 오랜 임상 경험을 통해 얻은 통찰과 실제 환자 사례를 기반으로 ‘감정과 신체의 상관관계’를 독자들에게 알기 쉽게 설명하고 있다.

저자는 의사로서 수십 년간 환자들을 진료하면서 관찰해 온 몸의 불균형, 통증, 감정의 변화에 관한 경험적 내용을 중심으로, 우리가 흔히 분리해서 생각하는 ‘마음’과 ‘몸’이 사실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설득력 있게 보여준다. 특히 트라우마나 불안장애, 우울증 등 정신적 고통으로 힘들어하는 이들을 많이 만나온 저자의 시선 덕분에, 이 책은 단순한 의학서가 아니라 감정과 정신건강에 대한 현실적인 조언서로도 읽힌다.

오늘날 전 세계적으로 우울증과 불안, 정서적 불균형이 사회 전반을 지배하고 있는 시대에, 이 책은 우리가 감정·건강·의학·생물학을 넘나드는 지식을 통해 자신의 감정과 신체를 보다 과학적이고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감정이란 무엇이며, 그것이 우리 몸속에서 어떻게 작용하는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으로부터 출발하여, 내부 감각과 신체 리듬, 주요 장기의 기능, 일상의 루틴 속 감정 조절법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책에서는 특히 ‘명상’의 중요성도 강조하고 있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본 명상의 효과를 넘어, 저자는 ‘나비 명상’이라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명상법을 소개한다. 이는 단순한 호흡 조절이나 마음 다스림을 넘어, 감정의 생리적 반응을 직접적으로 완화시키는 효과를 낸다고 한다. 실제로 많은 독자들이 이 명상을 실천함으로써 마음의 안정과 감정적 균형을 되찾는 데 도움이 되었다는 평가를 남기고 있다.

감정이라는 것이 단순히 뇌에서만 일어나는 심리적 현상이 아니라, 우리 신체의 거의 모든 부위와 연결된 총체적 반응임을 강조한다. 즉, 인간의 몸에는 감정과 완전히 무관한 기관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하여 책에서는 피부, 편도체, 자율신경계, 내분비계 등의 신체 기관이 감정에 어떤 영향을 받는지, 또 반대로 감정이 이 기관들의 기능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생생한 사례와 함께 설명한다. 예를 들어 편도체의 과활성화로 인한 불안감이나 메스꺼움, 공황 증상의 발생 메커니즘이 서술되어 있고, 이는 단순히 정신적인 불쾌감이 아니라 실제로 몸의 화학적 반응에서 비롯된다는 점을 이해하게 해준다.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통찰은 감정이 곧 생리이며, 마음의 상태가 곧 몸의 상태라는 사실이다. 즉, 우리가 느끼는 불안·분노·기쁨·슬픔은 모두 신체 내부의 리듬과 화학적 반응의 산물이며, 이를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스스로의 감정을 좀 더 주체적으로 다스릴 수 있게 된다.

또한 이 책은 전 서울대 법의학자이자 유튜브 채널 ‘유성호의 데멘톡’(구독자 약 44만 명)을 운영하는 유성호 교수가 강력 추천한 책으로도 유명하다. 평소 유 교수의 영상과 서적을 자주 접해온 독자라면, 그가 추천한 이 책이 왜 특별한지 쉽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책을 읽다 보면, 감정이라는 추상적인 개념이 단순한 철학적 논의가 아니라 의학적·생물학적 사실에 근거한 과학적 영역임을 깨닫게 된다.

특히 이 책은 의과대학에서 배우는 복잡한 전문 지식을 그대로 옮겨놓은 어려운 교재가 아니다. 오히려 비전문가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 쓴 대중 교양서로, 의학적 정확성과 대중적 가독성을 모두 갖춘 점이 돋보인다. 감정과 건강의 관계를 깊이 있게 배우고 싶지만, 전문용어가 부담스러워 접근하기 어려웠던 독자들에게 이 책은 매우 실용적이다.

결국 감정과 몸의 리듬의 측면에서 단순히 감정의 작용을 설명하는 책이 아니라, 우리 몸과 마음의 상호작용을 이해하고, 스스로의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배우는 과학적 안내서라 할 수 있다. 감정이 신체를 지배하고, 신체가 감정을 형성한다는 ‘마음과 몸의 순환 구조’를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더 건강하고 현명하게 살아갈 수 있다.

즉, 이 책은 감정의 본질을 이해하고, 우리 몸을 구성하는 생체 메커니즘과 감정의 연결성을 통해 현대인이 어떻게 하면 더 균형 잡힌 정신과 신체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실질적 지침을 제시한다. 감정에 대한 과학적 통찰을 얻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이 책은 단연코 추천할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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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결 속 나락 - 세계 마약범죄의 동향 및 실태
김용래 지음 / 지식과감성#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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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마약 범죄와 국제적인 마약 조직의 횡포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오늘날, 2025년을 살아가는 현대인이라면 반드시 한 번쯤 읽어봐야 할 책이 있다. 바로 『꿈결 속 나락』이다. 최근 캄보디아에서 발생한 한국인 납치 사건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납치·감금·폭행 등의 범죄에 노출되고 있으며, 그 이면에는 대부분 거대한 국제 마약 조직이 결탁되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고 있다. 케타민, LSD와 같은 마약류는 이미 미국과 같은 선진국들까지 깊숙이 침투해 사회를 병들게 하고 있으며, 미국 정부 또한 이에 강력히 대응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계는 지금 마약과 공존할 수 없는 극단적인 대립의 국면으로 향하고 있다.

이런 시대적 흐름 속에서 『꿈결 속 나락』은 마약을 직접 경험하거나 그 지식을 얻기 위한 책이 아니라, 오히려 마약의 위험성을 인식하고 경각심을 키우기 위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이 책은 연세대학교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법학 박사 과정을 밟은 뒤, 형법·형사소송법 등 형사법 강의를 이어오며 현재 경기대학교에서 형법과 범죄학을 가르치고 있는 김용래 교수님이 집필한 저서다. 형사법의 권위자인 저자가 직접 다룬 국제 마약 조직의 실태와 범죄 구조, 그리고 아편, LSD, 메스암페타민, 코카인 등 세계를 잠식하고 있는 주요 마약 물질에 대한 구체적인 분석이 담겨 있다.

책은 단순히 마약의 개념이나 법적 제재에 그치지 않고, 마약의 약리 작용과 인체에 미치는 생리적 영향까지 상세히 설명하고 있어 학문적 깊이 또한 뛰어나다. 예를 들어, 53페이지에서는 LSD를 처음 합성하고 실수로 흡입했던 스위스의 화학자 알버트 호프만이 1943년 경험한 환각 증세를 생생히 서술한다. 이를 통해 독자는 마약이 인간의 지각과 인지 기능을 얼마나 심각하게 왜곡시키는지를 직접적으로 느낄 수 있다. 이런 생생한 서술은 단순한 지식 전달을 넘어, 독자들에게 강렬한 경각심을 심어준다.

또한 『꿈결 속 나락』은 다른 책들과 달리 단순히 이론적이거나 추상적인 논의에 머물지 않는다. 오히려 세계 마약 범죄의 실제 동향과 구체적 실태를 탐구하며, 언론이나 기존 학술서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현실적이고 세부적인 사례를 풍부하게 제시한다. 이를 통해 독자는 마약이 단순한 개인의 일탈이 아니라, 국가와 사회 전체를 위협하는 복합적 범죄 구조임을 깨닫게 된다.




이 책에서는 형사정책적 관점과 범죄학 이론에 대한 설명도 함께 제공된다. ‘암수범죄 이론’이나 범죄 발생의 사회적 요인 분석 등 범죄학의 핵심 개념이 적절히 녹아 있어, 법학도나 범죄학 연구자에게도 유익하다. 특히 동남아시아의 마약왕 쿤사와 그의 게릴라 조직이 어떻게 국가 체제에 영향을 미쳤는지 등 역사적 사례들도 흥미롭게 다루어진다. 이러한 사건들은 마약이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적 재난 수준의 위협임을 보여준다.

책의 중후반부에서는 우리가 영화나 뉴스에서만 접하던 중국의 삼합회, 일본의 야쿠자, 멕시코와 콜롬비아의 카르텔 같은 세계 각국의 범죄 조직들이 어떻게 마약 시장을 지배하고, 그들의 활동이 국제 경제와 정치에 어떤 파급을 미치는지를 탐구한다. 이러한 내용은 단순한 범죄 스토리가 아니라, 현실 세계의 국제 범죄 구조를 해부한 생생한 기록이다.

『꿈결 속 나락』은 아프가니스탄, 동남아시아, 멕시코, 콜롬비아, 러시아, 일본, 중국, 이스라엘 등 세계 각지의 마약 범죄 현장을 다루며, 단순히 마약 자체의 문제를 넘어 역사·정치·경제적 맥락까지 폭넓게 조명한다. 따라서 이 책은 마약이라는 주제를 중심으로 하면서도, 세계사적 흐름과 사회구조적 배경을 함께 이해할 수 있는 폭넓은 시야를 제공한다.

결국 이 책을 읽는다는 것은 단순히 ‘마약에 대해 아는 것’을 넘어, 마약 범죄의 본질과 그것이 인류 사회에 미치는 전방위적 해악을 직시하는 일이다. 우리가 마약과 마약 조직의 실체를 정확히 알아야만, 그것에 대항할 법적·제도적 장치를 강화하고, 나아가 사회 전체가 마약을 근절하려는 의지를 모을 수 있다. 2025년, 마약이 전 세계를 잠식하며 새로운 사회적 위협으로 떠오른 지금. 마약의 실체를 이해하고, 그 위험성을 자각하고자 하는 모든 사람에게 『꿈결 속 나락』은 단연코 자신 있게 추천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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