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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라이즌
배리 로페즈 지음, 정지인 옮김 / 북하우스 / 2024년 1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여행과 관련된 서적은 많고도 많지만 그중에 레전드 한 권을 선정해 보라고 한다면 저는 아마도 이 책 호라이즌이라고 말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보통 여행을 많이 하신 분들도 10개 국 이상, 그보다 더 많다면 20개 쯤의 나라를 여행하신 분들은 꽤 많은데요. 이 책은 그보다 훨씬 더 많은 72개 국을 여행하신 분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입니다. 제 경우 저자인 배리 로페즈씨는 '호라이즌'을 통해서 처음 알게 되었지만 이전에도 북극을 포함한 오지를 여행한 기행서 등 여러 책을 출판하신 분이신데요. 2020년에 75세의 나이로 영면하신 이 분의 레전드 작품들은 유작으로서 남게 되었습니다.
이 책 호라이즌은 미국 서부의 파울웨더곶(위치로는 북아메리카 서부라고 표현하면 조금 더 정확하겠네요.)부터 캐나다, 적도 태평양 동부, 오스트레일리아 남동부 등 큼직한 곳은 물론이고 콜론 제도(콜론 제도는 갈라파고스 제도의 또다른 이름이라고 합니다.), 산타크루스섬(길이 200여 미터의 섬) 등 대륙과는 단절된 독립적으로 고립되어 있는 곳에 대한 여행의 이야기도 담겨 있습니다. 책의 후반부인 721페이지부터는 남극에 대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서 눈과 썰매의 세상을 대신 책을 통해서 알아볼 수도 있고요. 특히 여행을 하면서 저자가 보고, 듣고, 느낀 점을 디테일하게 묘사하고 있는데요.
저자가 단순히 여행만 하셨던 분이 아니라 인간의 정체성 문제 등을 다루는 글을 쓰거나 환경운동가 등 여러 분야에 몸담았던 작가로서 일생을 살아왔다는 점에서 글 솜씨가 소설문학을 집필하는 작가들과 견줄 수 있을 만큼 수려한 문체로 되어 있는 책이라는 점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어떤 특정한 장소에 어떤 것이 있다는 사실적 묘사를 넘어서 여행을 하며 자신이 보고 들은 것에 대한 소회도 담고 있어서 저자가 어른으로서의 연륜이 느껴지는 부분도 많이 있었다고 생각했던 책입니다.
전세계 곳곳을 여행하면서 저자가 느낀 점, 중에서 만났던 사람들과 나눈 대화, 그리고 이 모든 것들에 대한 저자의 생각까지 정리되어 있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900여 페이지에 달할 정도로 두툼한 책이고 호라이즌(지평선)이 보이는 아름답고 푸른 바다를 커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 소장용으로도 아주 좋은 책인 것 같습니다. 여행을 그다지 많이 가지 않는 저로서도 자연과 여행의 경이로움을 느끼게 해 준 책인데, 여행을 즐겨 하시는 분들이 보신다면 저보다 몇 배는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아닐까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