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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원택의 영-한 [지구촌] 사전 - Win-Win English-Korean 「Glocal」 Dictionary ㅣ 이원택의 영-한 사전
이원택 지음 / 지식과감성# / 2025년 2월
평점 :


* 출판사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일반적으로 요즘은 인터넷을 통해서 사진을 많이 보는 시대이다. 사람들은 종이를 더 멀리 하고 태블릿을 가까이하고, 아이들도 종이보다는 태블릿에 필기를 하는 것을 즐겨하는 듯하다. 나는 학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도 아이들이 점점 활자에 대한 흥미를 잃어가는 것을 보고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생각했다. 예전에는 다 이 책과 같은 종이 사전 책을 봤었는데 요즘은 많이 보는 사람이 없으니 내심 안타깝다는 느낌이 든다. 하지만 이 사전은 활자 책으로써 종이 사전 삼아 다시 펴서 어학을 공부하는 사람들이 참고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
기존 사전처럼 단순한 영어 단어와 의미만 포함된 것이 아니라 그 영어 단어가 어느 언어에서 유래된 것인지, 이를테면 펀자브어, 라틴어, 히브리어, 그리스어, 프랑스어 등 다양한 언어가 출처임을 함께 보여준다느 점이 매우 새로운 느낌이었다. 그래서 일반적인 단어의 뜻만 표기가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단어의 어원을 파악할 수 있어서 "이 단어가 이런 말에서 유래된 것이구나"라는 생각을 하면서 어학적인 측면에서 큰 도움이 되는 책이다.
영어는 그 발음에 대해 체계 자체가 명확하지 않은 경향이 있는 언어여서 비슷한 단어라고 해도 발음이 완전히 다를 수 있어 난해한 경우가 많은데, 이 책에서는 발음을 우리말 표기로 영어 단어 앞에 적어주기 때문에 먼저 자신이 영어 단어를 읽어보고 발음 표기를 참고하며 정확하게 이 단어를 읽고 있는지를 판단해 보기를 권하고 싶다.
전체적으로 이 사전은 딱딱하다기보다는 유연하다는 느낌을 주는 사전에 가깝다. 표지와 단어가 있고 그 옆에 한글 의미만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단순히 모르는 단어가 생겼을 때 이 책을 펼쳐서 읽는 것으로 활용하는 것에 국한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일반적인 책을 읽는 것처럼 반복적으로 읽고 기억하고 싶은 내용을 표시하면서 읽는 독서하듯 보는 방식도 고려해 볼 만한 가치가 있을 것 같다. 나도 반복해서 사전을 일반 책처럼 끝까지 읽어나갈 예정이다.
이 책을 쓴 저자인 이원택 선생님은 서울대 의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수십 년간 거주하면서 의사로서 활동하고 있는 분으로 원어민과 사실상 차이가 없었을 정도의 영어 실력을 가지신 분인 것 같다. 그는 여러 문인협회 회원이자 문단 활동을 해오신 분이기도 하고, 이 책 영한 지구촌 사전 외에 미한 변형 사전, 미한 원형 사전, 영한 신세대 사전, 그리고 맛보기 스페인어 등 이 책을 포함해 여러 사전을 집필하시고, 스페인어에 대한 책도 출판하신 분으로 언어에 대한 남다른 일가견을 지니신 분인 듯하다.



이 책의 1579페이지부터는 기초 스페인어를 알려주는 파트가 구성되어 있는데, 지금까지 영어만 공부하다가 스페인어가 어떤 언어인지 한번 경험해 보고 싶으신 분들은 이 부분부터 조금씩 읽으면서 스페인어에 대해서 느껴보는 시간도 가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개중에는 변호사, 농부, 도서관, 은행, 공항, 우체국, 비둘기, 곰, 토끼, 오전, 오후, 목, 어깨, 소금, 후추와 같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기본적인 소재들에 대한 단어들도 정리되어 있어서 기본 스페인어 단어를 암기해 보는 것을 도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 같다.
이 사전은 부록이 정말 풍부해서 내가 평소에 알고 싶었던 법정 용어에 관한 내용도 부록19부분에서 찾을 수 있었는데, 이 부분을 보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르겠다. 법학도 공부하면서 법률과 관련된 영어 단어를 알고 싶어서 AI 챗봇에게 물어보는 일은 더이상 하지 않아도 되고 이 사전을 참고하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도 영어를 오래 가르치면서 영어에 대해서 그래도 어느 정도 알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 사전을 보고는 그것이 그저 자만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알고 있는 것은 단순한 표제어에 대한 단어의 의미일 뿐이고, 그 안에 있는 어원이나 뉘앙스 등에 관한 부분은 전혀 알지 못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내가 앞으로 배워야 할 것들이 많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활자에 익숙하고 문해력이 증진되는 바람직한 미래를 원하시는 모든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태블릿보다는 종이 책으로 활자를 직접 읽어 내려가면서 공부하는 것이 절실히 필요해지는 현대사회에서 누군가의 책장에는 반드시 꽂혀 있어야 할 중요한 영한 사전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