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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 간 과학자 - 삶과 죽음 사이에서 만난 과학의 발견들
김병민 지음 / 현암사 / 2025년 11월
평점 :

* 컬처블룸으로부터 책을 증정 받아 직접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했습니다.
컴퓨터공학자이자 화학공학자이며, 한림대학교 반도체·디스플레이 융합스쿨에서 겸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김병민 교수님이 쓴 책입니다. 과학 대중화에 힘쓰는 과학 커뮤니케이터로서, 일반인들이 과학을 더 쉽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구성된 책이라는 점이 특징입니다.
목차를 보면 1장부터 8장까지 ‘변하지 않는 것’, ‘손바닥 위의 죽음’, ‘작은 것의 위대함’, ‘고요 속의 소리’, ‘죽음과 생명 사이’ 등 다양한 챕터가 이어집니다. 제목만 보면 병원에서 근무하는 과학자가 질병이나 의학적 요소만 다룬 딱딱한 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
1800년대 과학사부터 시작해 다양한 역사적 사건들, 그리고 철학자들의 사고와 논증을 떠올리게 하는 철학적 내용까지 함께 포함되어 있어 단순한 의학서나 과학 해설서가 아닌, 과학과 철학을 동시에 사유하게 만드는 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과학사 관련 챕터에서는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과학”이라는 단어가 실제로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과학이 되었는지에 대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었어요. 예를들면 X선이 왜 X선이라고 불리는지, 그리고 우리가 왜 과학을 배워야 하는지 등, 과학을 단순히 지식으로 받아들이는 차원을 넘어서 과학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에 대한 관점을 제시합니다.
또한 오래전부터 현재까지 의료계와 과학계에서 일어났던 사건들을 통합적으로 다루고 있어, 역사적 관점에서 과학을 재조명할 수 있는 부분이 풍부합니다. 특히 현대에도 중요한 내용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어요. 요즘 암이 기승인데, 암 치료 파트에서는 양성자 치료기가 어떻게 양성자를 가속해 암세포에 정확하게 에너지를 전달하는지, 이 장치가 어떤 과학적 원리로 작동하여 실제 병원에서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지를 상세히 설명합니다. 즉, 고전 과학사에서 시작해 현대 병원에서 사용되는 최첨단 기술까지 시대 전체를 아우르는 내용 구성이 돋보입니다.
그 외에도 페노바르비탈 같은 물질이나, 후두 경련, 쿠싱 증후군, 무혈성 괴사 등 병원에서 실제 의사나 과학자가 다루는 전문 질병들에 대한 설명이 포함되어 있어, 의료 현장의 생생한 내용을 엿볼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책은 미래의 과학과 의학이 어떤 방향으로 발전해 갈 것인지에 대한 시각도 보여주고 있고 과거와 현재를 넘어 마취의 미래, 기술적 혁신이 의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등 미래 과학의 청사진도 함께 제시합니다.
과학적 원리부터 방대한 과학사, 최신 의료기술과 미래 과학의 방향까지 한 번에 읽어볼 수 있는, 매우 유익하고 폭넓은 관점을 제공하는 교양 과학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