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나는 누구인가
리하르트 다비트 프레히트 지음, 윤순식.원당희 옮김 / (주)교학도서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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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독일에서 무려 10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다. 저자인 R. D. 프레히트는 현재 독일 대학에서 철학, 미학과 초빙교수이자 철학 분야의 대작가로 널리 인정받는 학자라고 한다. 


철학이란 무엇일까. 대학의 인문대학에 개설된 '철학과'라는 곳에서 배우는 곳이 철학일까. 아니면 고등학생 때 미약하게나마 배웠던 윤리학의 현대의 철학인 것인가. 이 책은 철학이란 무엇인지에 대해 우리가 인지할 수 있는 범위의 해답을 충분히 제시하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이 책에는 수많은 철학자가 등장한다. 데카르트, 쇼펜하우어 등 우리에게 비교적 그 이름이 잘 알려져 있는 사상가부터 현대 의학자나 과학적 성취를 이룬 대학교수들이 등장하며, 이 책이 제시하는 인간의 삶의 조각들을 구성하는 각 토픽들에 대한 철학적 견지를 제시하고 있었다.


내용이 결코 가벼운 책은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한 단어씩 천천히 음미해 가며 읽어볼 만한 가치가 충분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의 다양한 삶의 모습에 대해 우리 인간들이 과거부터 지금까지 바라본 생각과 아이디어의 무수한 파편들이 듬성듬성 조각을 이루며 전달되는 듯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난파되어 바다에 고립된 선원이 육지에 도움을 청하기 위해 유리병에 넣어 띄워 보내는 서신처럼 이야기는 글타래처럼 독자에게 천천히 전달된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새삼 느낀 바가 있다면 철학이란 기본적으로 '생각하는 것'이며, 그 해답은 완벽히 제시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인 것 같다. 간단한 하나의 주제라도 많은 사람들이 서로 주고받는 담론의 존재가 불가피하다.


철학을 논하는 것은 인간의 생각을 논하는 것이고, 인간의 생각은 머리, 바로 뇌에서 이루어진다. 철학적인 고찰은 촘촘한 생각을 이루는 것을 가능하게 하는 인간의 뇌의 놀라운 작용을 통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 책도 철학과 사상은 뇌과학와 밀접한 관련이 있음을 보여주므로 뇌과학과 다양한 해부학적 실험에 대한 과정과 연구 결과를 담아 두었다. 일반적으로 철학은 문과생들이 공부하는 인문학적 지식이고, 뇌과학은 화학과 생물학을 공부하는 이공학도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나의 가장 큰 오판이었다. 철학은 다른 어떤 학문의 갈래보다도 뇌과학과 생물학에 밀접한 연관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뇌과학뿐만 아니라 심리학적 지식에 대한 깨알 같은 내용들도 확인할 수 있었던 백과사전 같은 책이었다고 평해본다. 철학은 인간의 심오한 고찰을 기반으로 하므로 시간을 여유로이 음미하며 깊은 사색에 잠기고 싶은 사람들에게 이 책을 권하고 싶다. 이 책은 인간의 삶의 토픽에 대한 해답으로 근접할 수 있는 경로를 열어주며, 배울만한 과학적 지식을 다량 함유하고 있는 건강한 책이다. 철학 등 인문학과 과학적 소양을 동시에 챙길 수 있는 똑똑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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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조선복지실록 - 단 한 명의 백성도 굶어 죽지 않게 하라
박영서 지음 / 들녘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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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표지와 구성을 디자인 한 디자이너에게 먼저 손뼉을 쳐 주고 싶다. 겉표지도 옛 조선의 책을 만지는 것처럼 종이 재질로 되어 있어서 촉감이 색달랐다. 책을 두르고 있는 띠지도 투명해서 다른 책들과는 달랐던 것 같아 신기하다고 생각했다. 


코로나19 감염증 사태로 인해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국민들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하고 있다. 국민들을 대상으로 한 재난지원금이 국가적으로 복지의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게 되면서 국가에서 지급하는 이 금액과 제도를 모르는 이가 없는 세상이 되었다. 그렇다면 여러분들은 과연 조선시대에는 재난지원금이 있었을까 하고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솔직하게 나는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재난지원금과 같은 국가 주도의 복지 체계가 조선시대 같은 옛날에 존재할 리가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책에서 저자는 조선시대에도 재난지원금과 유사한 형태가 존재했음을 독자들에게 가르쳐 주며, 과부로 살아가고 있거나, 길에서 굶어 죽어가고 있거나, 동냥을 하거나, 또는 장애를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구제하기 위한 갖가지 정책들이 시행된 바 있다는 새로운 사실을 알려준다. 이처럼 오늘날에는 우리가 당연시하는 국가의 복지 체계가 대한민국 건국 이전의 옛 시절에도 존재하는 개념이라는 것을 일깨워 주는 신선한 접근이라고 생각한다. 흉년이 들어 먹을 것이 없었던 때에 국가에서 곡식을 제공해 주고, 그마저도 곡식의 양이 부족할 때는 심지어 임금의 곳간에서 곡식을 대여해 주기도 했다고 한다. 위기에서 잠시 벗어난 백성들은 추후에 이자를 쳐서 갚을 수 있었다.


이 책은 국민들이 복지 혜택을 받는 과정에서 각 지역의 지방관, 관찰사, 그리고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임금의 감찰관 격인 어사들이 임금과 주고받은 서신의 내용이 담겨 있어서 매우 흥미로우며, 읽을거리가 상당히 많았다. 박지원, 정약용 등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인물들의 편지 또한 수록되어 있고 백성들을 생각하는 그들의 마음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 존재한다. 하지만 역시 탐관오리들과 탐욕스러운 아전들의 횡포는 멈출 수 없는 골칫덩이였던 것 같다. 


전국에서 수많은 아전들과 관리들이 도덕적으로 타락하여 다른 백성들이 먹을 것이 없어 굶어죽는 판국에 곡식을 횡령하고 공권력을 이용하여 횡포를 부리는 등 많은 문제가 있었음을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었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옛날이나 지금이나 나라의 녹을 먹는 자들이 그 권한을 남용하는 사례는 수도 없이 만연했던 것 같았다. 책을 읽는 내내 그들의 악행에 분노를 금하지 않을 수 없었다.  


또한, 코로나19 시기에 보건직 공무원들에게 업무 과중이 생긴 것처럼, 과거에도 흉년이 들면 각 지방의 복지 등을 총괄하여 책임지는 지방관들의 부담이 매우 커서 고뇌하는 모습이 그들이 주고받은 서신을 통해 알 수 있었다. 위기 상황이 터지면 공무원들은 항상 고통받는 직종이었으리라.


이 책에는 잘 알려진 조선시대 인물들뿐만 아니라 수많은 직책에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서신의 내용이 담겨 있어서 그들이 문제를 타개할 해결책을 찾기 위해 고민한 세부적인 정책 내용을 볼 수 있다. 조선시대의 상황과 복지 체계에 대해서 한 번쯤은 공부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 책을 교양적인 측면에서 모든 사람들에게 추천해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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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비정치
강준만 지음 / 인물과사상사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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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전북대학교 신문방송학과 명예교수인 저자가 다가오는 3월 9일에 치러질 대통령 선거를 위하여 대선 후보들 간의 대립이 첨예하게 일어나고 있는 2022년 1월 경의 대한민국의 현 상황과 주요 정치 인물에 대한 평론을 담은 책이다.


이전에도 정치적 인물에 대한 평을 다루는 책은 많은 것 같지만 내가 처음으로 손에 직접 집어 들고 읽어 보기로 결정한 책은 이 책이 최초라고 할 수 있었다. 대선에서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두 후보는 야당인 국민의힘의 윤석열 후보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후보인데, 이들의 지금까지의 행보와 언론이나 지방 등 타 지역에서 발언한 내용들에 대해 저자의 날카로운 시각과 분석을 겸하고 있다. 


저자인 강 교수는 당선 가능성이 높은 두 후보들뿐만 아니라 여당과 야당에서 각 후보들과 밀접한 연관이 있거나 영향력을 행사하는 유시민, 이준석, 김종인 등 대선 후보들의 주변 인물들의 정치적 행보와 발언에도 객관적인 시각으로 섬세하게 분석하는 정치적 감각과 이해를 보여준다. 정치 분석의 전문가라고 할 수 있는 저자는 작은 발언 하나라도 대한민국의 상황에 맞게 팩트를 체크하듯 타당성을 따지기도 하며, 그들의 발언과 공약이 앞으로의 대한민국에 불러올 수 있는 여파를 풀어 설명하기도 한다.


비단 대선 후보에만 초점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현 정권인 문재인 정부의 통치 행보와 정책 대한 평가도 아끼지 않으며 저자의 생각을 가감 없이 풀어낸다. 평소에 내가 대선 후보들에 대해서 품고 있던 생각들과 참으로 공감되는 부분이 많아서 상당히 흥미롭게 읽어 내려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점점 정치에 관심을 가지는 국민들이 늘어나는 것 같다. 예전에는 누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상관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꽤 있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유튜브와 SNS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직간접적으로 정치에 참여하는 경향이 있는 듯하다. 정치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대선 후보들과 주변 인물들의 정치적 행보를 분석하는 눈을 기르고자 한다면 저자인 강 교수의 정치 평론을 통해 대한민국 정치를 바라보는 날카로운 시각을 배우기를 다른 독자들에게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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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테틱 경영론 - 뷰티 산업 60개 매장 창업·브랜딩·마케팅 노하우
김진구.김시홍 지음 / 중앙경제평론사 / 2022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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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스테틱은 '미적인(aesthetic)'이라는 의미를 가진 단어로서, 이 책이 말하고자 하는 '에스테틱 경영론'이란 미용 관련 업체를 운영하는 것이고, 저자는 이에 필요한 세분화된 경영 지식을 다양하게 전수해 주는 것 같다. 


내가 이 책을 읽어보기로 결정한 이유는 비록 내가 미용 업계에 종사하고 있는 것은 아닐지라도, 상권 분석부터 에스테틱 지점 관리에 있어서 다른 지점과 경영이라는 주제를 어떻게 바라보는가 그 시각을 엿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치킨 업계에서 '후참잘'이라는 대박 브랜드를 탄생시킨 한 경영자가 쓴 책을 읽어본 적이 있었는데, 역시 어느 한 분야에서 경영자로서 수많은 지점을 관리해 온 사람들의 경영 철학과 마인드는 공통점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낼 수 있었다.


이 책의 저자 또한 전국에 60여 개의 에스테틱 지점을 성장시킨 자질 있는 경영자로서 무엇보다도 테라피스트 및 원장들이 마인드를 강조하고 또 강조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고객을 응대하는 그 마음뿐만 아니라, 에스테틱 업무에 있어서 전문적인 지식의 함양 또한 저자가 몇 번이나 강조하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안경 업계에서 거물이 된 사람이 쓴 책의 내용과도 일치하는 부분도 있었다. 그것은 바로 지점의 지점장이나 원장이 직접 나와서 일을 하며 관리를 하는지, 아니면 직원들에게 단순히 업무나 청소 등 지시만 하고 검사만 해서 직원들이 매장에는 그를 코빼기도 못 보는지에 대한 차이였다. 역시 두 경영자 모두 후자의 케이스는 실패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적한다.


이렇듯 경영 업계에서 여러 거물들이 쓴 책들을 이전에도 읽었던 나는 에스테틱 매장 경영의 거물인 저자 또한 수많은 실무 경험과 전문 지식으로 무장한 사람이라고 느꼈다. 에스테틱이 무엇인가에 관한 기본적인 개념 설명부터, 상권은 어떻게 분석해야 하고 지점장이 고려해야 할 사항들은 무엇이며, 에스테틱 매장에서 매우 중요한 요인으로 지적될 수 있는 인테리어의 선정에 대한 소중한 노하우들을 가감 없이 독자들에게 공개하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지점을 운영할 때 복장이나 말하기 습관 등 매우 디테일한 사항들까지도 빼놓지 않는 모습이다. 


이 책은 에스테틱 매장의 오픈을 계획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 아닌가 하고 감히 생각해 본다. 오픈을 준비하는 원장들뿐만 아니라 미용 업계에 종사하는 모든 사람들이 참고하면 반드시 큰 득이 될 만한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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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학이 일상으로 오기까지 - 공학 없이는 발명도 발전도 없다! 한 번에 이해하는 단숨 지식 시리즈 3
마이클 맥레이.조너선 베를리너 지음, 김수환 옮김 / 하이픈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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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은 역사의 길고도 짧은 시간을 타고 여행하며 인류와 줄곧 함께해 왔다.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하고 있는 바퀴들도 사실 과거의 인류 중 누군가가 머리를 굴려 고안해 낸 공학적인 발명품이었던 것이다. 이 책은 많고 많은 저명한 과학자들이 노력의 결실을 통해 우리 인류가 얼마나 과학과, 그 과학을 응용한 공학 분야의 발전을 이룰 수 있게 되었는지를 알려준다.


챕터는 총 10장으로 되어 있는데, 개중에는 공학에 대한 아주 기본적인 개념부터 시작해서 건축, 동력, 운송 수단, 기계, 화학 공학, 생명 공학, 통신, 그리고 마지막으로 미래에 사용될 수 있는 미지의 공학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인류가 건물을 지어온 것에 대한 설명부터 말을 타고 이동하던 인류가 차량을 개발했고, 현대에는 유전자 가위를 통해 얼마나 생명 공학을 진전시켰는지 설명해 준다.


이 챕터들에서는 공학의 각 분야의 트렌드나 꼭 알아야 할 핫이슈, 그리고 필수적인 역사들을 독자들에게 소개해 주는 듯하다. 공학적인 아이디어의 발현으로 인해 탄생한 소재들에 대해 너무 깊지 않으면서도 중요한 알짜배기 내용들을 비전공자들도 이해하기 쉽게 설명해 주는 교양 과학, 공학 책이라고 보면 될 것 같다.


이 책을 통해 내가 조금이나마 공학에 대해 음미할 수 있었던 점이 많았다. 화학 공학 챕터에서 원자, 분자 등 화학과 관련된 내용도 매우 흥미로웠다. 이 책에서 읽었던 내용 중 기억나는 가장 흥미로운 이야기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승강기의 원리를 도식화해서 이해하기 쉽게 보여줌으로써 매일 우리가 이용하고 있는 엘리베이터가 어떻게 구동되는지 알 수 있었다는 점이고, 나머지 하나는 폭포에서 떨어지는 물의 상층 부분과 그 폭포수가 고여있는 물과 닿은 아랫부분의 온도가 다르다는 점이었다. 


우리가 당연하게 인식하는 것처럼 높은 곳에 있는 폭포수는 중력의 작용으로 인해 아래로 떨어지게 되는데, 이때 높은 곳에 있는 물이 위치에너지를 다량으로 가지게 되면서 낙하하고, 아랫부분에서 물 분자들이 서로 충돌하면서 열에너지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물의 온도가 상대적으로 다르다는 내용이었다. 그리고 그것을 발견한 사람은 스코틀랜드의 과학자 '줄'이고, 지금도 그의 이름을 따서 과학에서는 J라는 단위를 사용하고 있다는 점이었다.


과학과 공학에 대해 몰랐던 점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돕는 책은 무한한 가치를 지닌다고 생각한다. 사실 아무리 기본적인 과학, 공학 상식이라도 평생 그 분야를 전공하거나 관련 학위의 공부를 하지 않으면 죽기 전까지 접하지 못하는 정보가 생기기 마련이다. 나 또한 조금이라도 이공학적 소양을 키우기 위해 이 책과 같은 유익한 도서들을 끊임없이 탐독하고 싶다.


공학의 역사와 우리가 실생활에서 사용하는 각종 물건들의 원리에 대해 쉽게 이해하고 싶은 사람들은 이 책을 선택해 읽으면 된다. 내가 학령기의 아이가 있는 부모였다면 이 책을 구입해서 아이들에게 읽혔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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