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월 4주

다른 때보다 조금 넉넉한 설 명절 연휴를 맞아 올 설 극장가는 다른 해 보다 몇배는 풍성한 영화들이 상영관을 채우고 있습니다. 특히 꽤 기대를 모으고 있는 국내 영화 기대작들도 속속들이 개봉을 하고 있는데요. 한 주 먼저 개봉을 한 글러브가 꽤 좋은 성적을 보이는 가운데, 한 주 늦게, 연기력이라면 두말 할 나위 없는 명배우 김명민 주연의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과 황산벌 그 이후의 이야기 성격을 가지는 이준익 감독의 평양성이 개봉을 했습니다. 두 작품 다 오랜 시간동안 보고 싶다는 생각을 가지고 개봉만을 기다리게 하는 작품이었는데요. 저는 그 중에서 김명민 주연의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을 먼저 극장에서 만났답니다.
  

 

 

정조시대, 조정은 공납으로 사리사욕을 채우는 공신들의 비리를 척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합니다. 하지만 언제나 그렇듯, 거대한 도둑들은, 비록 도둑이라 할지라도 그만큼의 무시하지 못할 힘과 지위를 가지고 있게 마련이죠. 개혁을 추구하던 개혁군주 정조는 이 비리를 파헤치기 위해 명탐정을 은밀히 파견합니다. 이 과정에서 명탐정에게는 서필이라는 개장수를 동행으로 삼게 되고, 왕이 은밀하게 보낸 그곳, 적성으로 표면상은 열녀 사찰을 위해 떠나게 됩니다. 물론 본 목적은 공납비리의 진실이지만 말이죠. 적성에서 명탐정은 거대 상단의 아름다운 객주인 한객주라 불리우는 여성을 만나게 됩니다. 한객주와 상단, 공납비리와, 열녀의 자결사건 사이에 묘한 관련이 있음을 눈치챈 명탐정, 위험하지만 그만큼 스릴 넘치는 추리와 모험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을 그린 것이 바로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이죠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은 그 동안 조금은 무겁거나 진지한 캐릭터를 연기해왔던 배우 김명민이 유쾌하고 즐거운 뭔가 만화스러운 캐릭터를 연기한다는 점만으로도 꽤 많은 관심을 모았던 작품이었죠. 언제나 출중한 연기력으로 캐릭터만의 재미와 독특한 이미지를 입체화하는 데에 성공했던, 그래서 연기력만큼은 그 누구도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던 배우. 그런 배우가 연기하는 위트넘치고 웃기는 캐릭터는 어떤 모습일지 사뭇 궁금했었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김명민은 언제나 그랬듯, 캐릭터 자체가 가지는 즐거움과 유쾌함들을 무척이나 잘 살려냅니다. 여기에 오달수라는 걸출한 조연의 양념들이 더해져, 영화를 더욱 풍성하게 해주죠.

또, 한국에서는 그 동안 만나기 힘들었던 탐정물의 이야기라는 점, 또, 의례히 그래왔듯, 사건을 해결하는 주인공은 무게감 넘쳐야 한다든가 혹은 살인사건이 연루되면 잔인하고 심각해야 한다든가 하는 일반적인 분위기를 넘어 헐리우드의 탐정물들이 변화하듯 유쾌하고 즐겁게 이야기를 끌어갑니다. 요소요소에 잘 배치되어 있는 명탐정의 허당스러운 몸개그나 서필과 명탐정 사이의 말장난식의 유머등도 영화를 즐길 수 있게 하는 아주 좋은 포인트이자 양념. 이번 설에 가족들과 함께 영화관람을 계획하신다면, 충분히 즐겁게 보실 수 있을 법한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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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과 비교하여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영화로 가장 먼저 떠오른 작품은 많은 분들이 예상하셨겠지만 09년 12월에 개봉했던 셜록홈즈입니다. 아이언마스크로 최고의 자리에 오른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와 잘생긴 미남 배우의 대명사인 주드로, 그리고 국내에서는 시간여행자의 아내라는 작품에서 순수한 사랑을 보여주었던 레이첼 맥아담스가 출연했던 작품이죠.

알 수 없는 주술과 불길한 의식을 행하며 5명의 여인들을 죽이는 등, 런던을 공포속에 몰아넣은 악마, 블랙우드 경. 그를 잡아넣기 위한 수사를 돕던 홈즈는 드디어 그 주술의 의식이 행해지던 곳에서 그를 잡아 체포합니다. 블랙우드 경에게는 교수형이 처해지고, 그는 교수형이 처해지기 직전까지 감옥에서도 일대의 소란을 일으키며 홈즈를 만나게 해달라고 요구하기에 이르죠. 감옥에서 대면하게 된 블랙우드와 홈즈, 블랙우드는 이제 더 많은 공포가 런던을 뒤덮을 것이며 홈즈의 힘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일이라 경고합니다. 교수형에 처해진 블랙우드 경. 그러나 블랙우드 경은 석판으로 뒤덮인 무덤을 깨고 걸어나와 부활한 악마라는 명성을 얻고, 런던을 다시 공포로 몰아넣는데..
 

 

 

 

 

 

 

 

 

셜록홈즈는 그간의 셜록홈즈와는 조금 다른 모습을 가지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작품들이, 파이프 담배를 피우며 고운 모자와 망토를 입고, 의자에 앉아 머리만 굴리는 두되형 수사탐정의 홈즈를 그렸던 것에 반해 이번 셜록홈즈는 뛰고 달리고, 맞고, 때리는 움직이는 격투가능 셜록홈즈이기 때문이죠. 게다가 언제나 총명한 머리로 사건을 해결하고 다른 사람들 입 딱 벌어지게 만드는 상상불가의 추리력을 제공하는것에만 집중되어, 인간적인 빈틈들에 대해 관심을 가져 볼 경황이 없었던 이 역할이, 이번에는 기르던 개에게 약물실험하고, 한밤중에 바이올린 켜대며 사람을 괴롭히고, 파트너가 약혼하며 자신을 떠난다는 사실에 불안해하고 질투를 거듭하는 지극히 인간적인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다시 말해 너무 잘나기만 해서 인간미가 없던 셜록홈즈의 자리에, 허점많고 너무도 인간적이라 애정과 애틋함을 동시에 가질 수 있는 바로 그런 인간 셜록홈즈가 대신 서 있는 것이죠.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의 김명민이 연기한 명탐정과 비교한다면, 탐정이라고 맨날 머리만 굴리는 것이 아니라 가끔은 치고 때리는 액션도 가능한 역동성을 겸비했다는 점, 또 완벽한 지능형 인간이기보다는 허점많고 은근 허당인 인간적인 매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점을 발견할 수 있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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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과 비교하여 보면 재미있을 작품은 바로 멘탈리스트입니다. 멘탈리스트는 영화로 개봉한 작품은 아니지만, 현재 미국에서 인기리에 방영되고 있는 최고의 미드 중 하나이죠. 지금은 시즌3가 방송중에 있는데요. 눈에 보이는 것들을 남들과 다르게 보고, 섬세하게 관찰하여, 일반적인 수사방법으로는 도출할 수 없는 직관적인 추론들을 통해 사건을 해결하는, 극중 CBI라는 기관 소속의 컨설턴트가 주인공인 작품입니다.

멘탈리스트의 멘탈리스트인 CBI 소속 컨설턴트 패트릭 제인은 한 때 영매 흉내를 내며 많은 사람들을 대상으로 일종의 쇼를 하며 인기를 누렸던 경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나름대로 그 방면에 소질이 있었던 패트릭 제인은, 이런 영매행세를 하던 도중, 유명한 연쇄 살인범 레드존에 대한 수사를 도와달라는 요청을 받죠. 모든 것들을 쉽게 생각하고 있던 패트릭 제인은 자신이 쇼를 진행하던 방송에서 레드존을 언급하며 레드존에 대해 비난에 가까운 멘트를 합니다. 불행히도 제인은, 이 몇 마디로 인해, 분노한 레드존의 손에 딸과 아내를 모두 한꺼번에 잃게 되죠. 제인은 이 사건으로 그간 해왔던 영매 행세를 모두 그만두고 CBI 소속의 컨설턴트로 레드존의 수사에 직접 개입하게 됩니다.
 

 

 

멘탈리스트는 수사추리극이긴 하지만, 기존의 수사 추리극과는 조금 다른 형태를 보입니다. 수사관이 주인공이고, 이 수사관이 예리한 추리력이나 과학적인 수사방법들을 기반으로 사건을 해결하는 구조가 아니라, 예측불가능할만큼 직관적이고 감각적인 아주 작은 사물이나 등장인물둘의 행동을 통해 단서를 얻고 사건을 해결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죠. 또, 언제나 철두철미하고 정의감에 불타오르는 형사나 요원이 아닌,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선 때로는 함정수사에 용의자나 증인들에게 속임수를 쓰고, 최면거는 일까지도 불사하는 좌충우돌, 사고뭉치 컨설턴트가 등장하기 때문이죠.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의 주인공인 김명민도 이와 비슷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상대가 보여주는 아주 작은 행동하나, 사물하나를 가지고 사건의 단서를 추론해내고,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함정을 파기도 하는 가끔은 무모한 방법을 동원하는 캐릭터거든요. 아무래도 시리즈물로 진행되고 있는 멘탈리스트에 비해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는 그 에피소드들이 숫자적으로 빈약하긴 하지만, 만약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가 TV시리즈로 제작된다면, 멘탈리스트와 비슷한 사건해결모습들을 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살짝 들기도 합니다.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은 분명, 우리나라 최초의 탐정물이라는 점 만으로도 많은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줄만한 작품입니다. 또, 이런저런 작품들에서 보이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의 모습들을 유쾌하게 재창조하고 있기도 하죠. 셜록홈즈의 액션, 허당 캐릭터와 멘탈리스트의 디테일에 강한 색다른 매력이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에서 조금 더 재미나고 즐거운 모습으로 보여진다고 생각한다면, 조선명탐정; 각시투구꽃의 비밀를 즐기는 또 하나의 즐거움을 더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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