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 - 노희경 원작소설
노희경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10년 4월
구판절판


소설이나 시를 쓰는 작가나, 영화를 만드는 감독의 이름을 듣게되면 떠오르는 일정한 이미지가 있는 것처럼, 드라마 작가에게도 이미지라는 것이 있다. 누군가가 쓴 드라마는 유쾌하고, 누군가가 쓴 드라마는 파격적이며, 누군가가 쓴 드라마는 은유적이다라는 식으로 말이다. 드라마 작가 역시 글을 쓰는 사람들이기에, 단지 그들의 글은 드라마라는 영상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에 다를 뿐, 그들의 손에서 만들어지는 이야기가 일관된 이미지와 느낌들을 가지는 것은 누군가가 만들어낸 소설이 같은 빛을 띄고 있고, 누군가가 만들어낸 영화가 같은 향기를 지니는 것과 다를 것 없는 일이리라. 아니 어쩌면 드라마 작가가 쓰는 글들은 글로 태어나 영상을 꾸민다는 점에서 그 빛과 향기가 더욱 진할지로 모를 일이다

드라마 작가 노희경의 이름을 들었을때, 내가 떠올릴 수 있는 이미지는 선명하지 않았다. 무언가 그녀를 대표할 수 있는 선명한 사물이 떠오르기 보다는 그녀의 이야기는 어딘지 모르게 섬세하고 조근하다는 느낌을 받을 뿐이었다. 아마도 그것이 그녀의 글이 가지는 이미지가 아닐까 생각해본다. 선명히 무엇인가를 떠올릴 수는 없지만 다른 무엇보다 작은 것에 집중하고 섬세한 손길. 우리가 자칫 지나쳤던 아주 작은 것에서도 큰 이야기를 떠올리게 해주는 노희경이라는 이름은, 그래서 섬세함이라고 생각하고 싶었다. 그리고 그녀의 이름앞에 가장 먼저 떠오른 이야기의 제목은 바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이었다. 아직까지도 머릿속에 선명하게 남은 너무도 절절한 가족의 이야기, 그리고 그 안에서 보여주는 어머니의 모습을 가슴아프지만 아름답게 그려낸 바로 그 이야기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이미 오래전에 방영되어 많은 사람들에게 노희경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키고 그녀의 섬세한 이야기들을 다시 되짚어보게 했던 바로 그 동명의 드라마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소설화한 이야기이다.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잔잔하게 물결치는 바다와 같았던 가족의 이야기. 매 순간마다 나보다 가족을 먼저 떠올렸던 바로 그 어머니의 모습을 담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온전한 글로써 만날 수 있게 한 이야기. 그래서 새로운 이야기라고 할 순 없지만 방영당시 그 드라마를 보았던 사람들에게는 당시의 영상을 다시 한번 떠올리며 눈물짓게 할 이야기이며, 드라마를 보지 못한 사람들에게는 글을 통해 가족과 어머니라는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길 수 있게 해주는 이야기이다.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향해, 자신이 죽으면 이제 당신을 돌볼 사람이 없으니 가족들에게 짐이 되지 말고 함께 떠나자 울부짖던 병든 어머니의 모습을 나는 아직도 기억한다. 그 절절한 외침 속에 끝까지 자신보다 가족을 먼저 사랑했던 어머니의 모습이 너무도 진하게 베어들어 있어서, 그리고 그 고통속에 마지막까지 누군가를 지켜주고 싶은 사랑이 남아있어서 말이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드라마의 한장면 한장면을 마치 스틸사진처럼 천천히 보여주며 감동을 배가시키는 느낌이다. 그래서 드라마를 보며 지었던 눈물보다 더욱 진한 눈물을 흘려야만 했던 이야기이기도 하다. 어머니, 라는 이름은 세상의 그 어떤 이름보다 아름답다고 한다. 이미 알고 있던 이야기, 이미 보았던 이야기를 읽어내려가며 여전히 뜨거운 눈물을 흘리는 것은, 아마도 어머니라는 그 이름의 가치가 여전히 우리에게 눈물짓게 하기 때문이리라.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은 바로 그 어머니의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야기이다. 가끔, 당신이 어머니를 잊어버리고 살아간다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을 읽어보길 바란다. 여전히 사랑으로 가득찬 눈으로 가족을 그리는 당신의 어머니가 그 안에 있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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