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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망 너무 사양해 - 행복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꼬마 파리지앵의 마법 같은 한마디
이화열이 쓰고 현비와 함께 그리다 / 궁리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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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부모를 통해서 세상을 본다고 한다. 엄마와 아빠라는 보호그늘 아래에서 세상에 정식으로 발걸음을 내딛기 전, 세상을 보는 방법과 세상과 소통하는 방법들을 배워하나며 유년 시절을 보내고, 그 기초로 세상과 정식으로 소통하며 사회의 일원으로 성장해나간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부모라는 자리는 존재자체만으로 세상이며 하늘이고, 그늘이다.

파리지앵 아빠와 한국인 엄마, 그리고 꼬마 파리지앵들..
<마망 너무 사양해>의 작가 이화열은 한국인 여성이지만 오래전부터 파리에서 가정을 꾸리고 살아가고 있는 여성이다. 그녀는 파리지앵인 남편을 만나 작은 파리지앵들을 둘이나 키우며 살아간다. 전통 파리지앵이었던 남편과는 다르게 한국에서 건너가 파리를 배우며 살아가는 한국 여인. 그리고 태어나면서부터 파리지앵이었던 두 아이들의 조합은 아이들에게는 세상을 배워가는 과정이고, 한국의 여인에게는 파리를 배워나가는 과정이다. 그래서일까? 이 가족의 엄마와 아이들은 일방적으로 한쪽이 한쪽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통해 세상을 배워나가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 아이들은 엄마와 아빠를 통해 어른들의 세상을 배워나가고, 아빠는 엄마를 통해 문화가 다른 한국에 대해 생각해보며, 엄마는 아이들과 남편을 통해 파리에 대해 배워나가는 끝없는 소통과 교감이 있는 가족. 그 소통과 교감은 이들 가족의 가장 중요한 핵심이자 이 책의 주요 내용이기도 하다.

어른, 아이들을 통해 세상을 다르게 보다.
파리지앵 아빠와 한국인 엄마를 둔 9살 단비와 6살 현비는 한국의 아이들과는 조금 다른 모습으로 마망 너무 사양해를 통해 사람들에게 손을 내민다. 무엇이든 경쟁과 승리를 통해 쟁취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살아가게 되는 한국사회와는 조금 다른 듯 보이는 프랑스에서 자라나는 아이들. 경쟁과 승리를 통해 성취하는 것들이 진정한 자신의 것들이라 배우며 자라났던 한국인 어머니의 눈에 자신의 존재를 고민하고 자신이 존재하고 있음을 감사하는 6살 아들과 동생과는 다르게 단호하고 강단있는 모습으로 여장부 같은 이미지를 가지게하는 단비는 그녀가 알지 못했던 새로운 세상에 대한 눈을 선물하고, 그녀는 아이들을 통해 프랑스를 배우고 자신이 그동안 미쳐 깨닫지 못했던 좀 더 자유로운 세상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어른들을 통해 아이들이 세상을 배우듯, 프랑스에서 자라난 자신의 아이들을 통해 그녀 역시 조금 다른 세상을 맛보고 있는 것이다.

자유롭게, 더 멀리
경쟁에서 이긴자만이 승자로 기억된다는 우리 나라. 그래서 아이들은 어려서 부터 친구들과 경쟁하고 세상과 싸워 이겨야 한다는 투사정신에 가까운 압박을 받는다. 학원을 서너개씩 다니고 아침부터 밤까지 한권의 책보다는 수학공식과 싸워야 하는 아이들을 보면 아직 미혼인 나는 결혼후 나도 저렇게 나의 아이들에게 무거운 짐을 강요하는 것은 아닐까 고민하게 될 정도로 말이다.

언젠가 이제는 환갑에 가까운 나이가 되신 엄마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그런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먼저 시집간 여동생이 맞벌이를 이유로 엄마에게 손주 키워달라고 하면 엄마는 어떻게 할거냐고 말이다. 엄마는 빙긋 웃으시더니 조금은 꿈꾸듯이 말씀하셨던 것 같다. "당연히 키워줘야지. 근데 너희들 키우던 것 처럼은 안키울거야. 어릴때는 공식하나 더 외우는 것 보단 책 한줄 더 읽고 자유롭게 생각하는 법을 배우는게 더 나은거라는 걸 너희들 다 크고 나서 깨달았거든. 너희들 키울때 그걸 알았으면 조금 더 좋은 엄마가 됐겠지만 이제라도 알았으니 손주는 그렇게 키워야지."

존재를 고민하고 세상을 꿈꾸는 나이. 그 나이에 맞는 고민하고 꿈꾸는 방법 그녀가 6살 현비와 9살 단비를 보며 충격을 받을 때가 있다고 고민하는 것은 자신은 그 시절에 생각하지 않았던 가장 중요한 것들을 그녀의 아이들은 놓치지 않고 발견하며 살아가고 있다는 것에 대한 놀라움이었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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