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말엔 무슨 영화를 볼까?> 12월 2주

많은 영화에서 뛰어난 연기력으로 자타가 공인하는 배우의 자리를 확고히 하는 남자 제이미폭스,
그저 예쁘게 생긴 미모를 자랑하는 꽃미남은 아니지만 특유의 카리스마와 남성적인 매력으로 언제나 존재감을 보이는 배우 제라드 버틀러.
이번주에는 우리가 기억하는 두 배우의 모습에서 조금은 다른 모습으로 변신한 이들의 공동작이 개봉했다.
바로 가족을 잃은 한 남자의 처절한 복수를 그린 영화 모범시민이다.

모범시민 - [개봉일] 09.12.10





평온한 가정을 꾸리고 있는 남자 클라이드의 집에 어느날 괴한들이 들이닥친다. 범인들은 곧 잡히게 되지만 계속되는 수사들 사이로 범인들이 명백히 저지른 죄목들이 증명될 길들이 하나씩 사라지고, 검사인 닉은 그들이 풀려나 패소하는 것을 막기 위해 범인들과 거래를 한다. 그리고 마침내 클라이드의 가정을 파괴한 범인들 중 한명은 사형이 집행되지만 나머지 한명은 3년이라는 비교적 가벼운 감옥살이만을 하도록 판결이 난다. 가족을 모무 잃은 클라이드를 현실을 인정할 수 없다는 눈으로 닉을 바라보고, 10년이 지나 클라이드의 가정을 뒤흔든 범인들 중 한명의 사형이 집행된다. 그러나 고통없이 집행되는 사형과는 달리 이날 이 범인은 엄청난 고통을 느끼며 목숨을 잃게 되고, 언론은 사형이 살인이 되었다며 떠들썩하게 떠든다. 한술 더 떠 형을 마치고 출소한 남은 한명의 범인에게도 엄청난 복수가 뒤따르는데, 닉은 클라이드가 연루되었음을 알고 그를 잡아들인다. 하지만 클라이드의 복수는 그저 자신의 가정을 뒤흔든 범인이 아니라 범인들을 향해 정당한 형을 집행해주지 못한 법을 향하기 시작하는데...


모범시민은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있던 한 남자가 괴한들에 의해 가정을 잃고 복수를 위해 오랜 시간을 준비하여 차근차근 그 복수를 진행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잔인하고 무엇보다 고통스럽게 범인들을 향한 복수를 진행한 남자. 하지만 그 남자의 분노는 그저 자신의 가정을 엉망으로 만든 범인들만을 노리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정의를 집행하지 않은 법과 사회를 향하게 된다. 법이라는 구조화된 제도안에서 그 틈을 공략하면 얼마든지 진실을 외면하고 거래가 가능하다는 것. 정의를 위해 만들어졌으나 때로는 정의를 외면하기 위한 도구로 전락하기도 한다는 점에 분노한 클라이드는 스스로 그 법의 모순을 보여주는 범죄자가 되기로 결심하는 것이다. 가족을 잃은 가장이 가족을 지키지 못한 무력감에 빠져 마지막 가족을 위한 보상으로 사회의 모순에 대해 이야기 하고자 하는 것. 그것이 바로 클라이드의 가족에 대한 사죄이자 보상이 되어버린 것이다. 영화적인 재미를 따지자면 그 누군가는 재미가 있다 없다고 간단하게 마무리하고 말아버릴지 모를 영화이지만.. 가족을 잃은 가장의 상실감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죄값을 제대로 치루게 하지 못한 법이라는 구멍난 제도를 되새김질하게 한다는 의미를 본다면 분명 가슴아프고 고민에 빠지게 하는 영화이기도 하다. 게다가 한동안 음악을 주제로 한 영화들에서만 주로 얼굴을 볼 수 있었던 제이미폭스의 모습과 그 굵은 인상 마디마디마다 처절한 고통과 분노를 끼워넣은듯한 제라드버틀러의 인상깊은 모습을 볼 수 있으니 영화만으로도 꽤 즐거운 가치가 있다.

찰스레이의 생을 영화로 만든 영화 레이로 수많은 상을 수상하고 드림걸즈나 솔로이스트등의 여러 음악영화에서 자신의 뛰어난 음악인으로서의 재능까지 보여준 제이미폭스와 300과 어글리트루스에서 때로는 와일드하고 때론 유쾌한 자신만의 선 굵은 인상을 남긴 제라드 버틀러가 출연한다. 




데이비드 게일 - [개봉일] 03,03,21
 



 

 대학의 교수인 데이비드 게일은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데스워치라는 이름의 단체에 소속된 단원이다. 많은 사람의 존경을 받고 그 안에서 나름의 행복한 생활을 누렸지만 어느날 자신이 가르치던 한 학생을 성폭행한 혐의를 받게 되고 이후 그가 누리던 수 많은 혜택과 행복들이 사라지기 시작한다. 학생들의 존경도, 가족의 사랑도 사라진 그의 주변에 남은 것은 데스워치의 단원인 콘스탄스 뿐이다. 그의 곁에 마지막으로 남은 동료 콘스탄스는 그러나 백혈병이라는 병을 얻게 되고 그마저도 성폭행을 당한 후 살해된 시체로 발견되게 된다. 이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은 데이비드가 과거에 성폭행으로 기소되었던 사실을 떠올려 그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콘스탄스의 몸에서 그의 정액을 발견하는 것으로 그의 범죄를 확정된 사실로 받아들이게 한다. 그리고 그는 사형을 언도 받는다.




데이비느 게일은 개봉한지 꽤 오래된 영화이다 그리고 나는 이 영화를 극장이 아닌 집에서 보았다. 케이블 채널 어딘가에서 하는 이 영화를 보면서 내가 받았던 충격은 상당히 강력한 것이었는데, 그도 그럴것이 사형제도를 반대하던 단체의 회원인 두명의 대학교수가 그들이 주장하는 사형제반대라는 것이 왜 타당한가를 밝혀내는 일련의 과정들이 너무도 처절하고 공포스러울 지경이었기 때문이었다. 물론 사람이 신념이라는 거대한 믿음앞에 자신의 목숨을 버릴 수 있다는 것은 어찌보면 그 자체로 존경받을만한 것이겠지만 이 영화가 그 과정들을 보여주는 모습은 조금은 잔인하다 싶을만큼 충격적이었기 때문이랄까? 이미 죽을 목숨인 백혈병 환자 콘스탄스와 자신이 범죄자가 아님에도 사형당할 수 있음을 보여주기 위해 스스로 사형대에 서는 데이비드의 모습은 사실 정의를 위한 순교(이건 영화내의 표현이다.)라기 보다는 광기에 가까워 보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아..저럴수도 있구나.."라는 치밀한 내용의 전개는 충격적이면서도 동시에 생각할 여지를 주기에 충분했던 영화이기도 하다.

스스로의 목숨을 담보로 사형제 폐지를 주장한 데이비드 게일 역에는 반전 전문 배우 케빈 스페이시가 그가 무죄임에도 죽음을 선택했다는 것을 깨닫고 그를 살리기 위해 뛰는 여인은 케이트 웬슬렛이 맡았다.




레인 메이커 - [개봉일] 98.08.29





이제 법대를 막 졸업하고 사회에 발을 내딛을 준비를 하는 루디, 그는 어느날 보험회사를 상대로한 사건의 변호를 맡게 된다. 피고를 백혈병에 걸린 아들을 둔 어머니로 원고는 거대 보험회사인 그레이트 베네핏이다. 한 개인이 거대한 보험회사를 상대로 낸 이 소송은 누가 보아도 이길 확률이 거의 없어보이지만 설상가상으로 이 사건에 연관한 모든 증인들이 사라지기까지 한다. 소송을 준비하는 동안 백혈병에 걸린 도니와 친구로서의 관계가지 형성하게 된 루디는 거대한 조직인 그레이트 베네핏을 상대로 친구를 위한 처절한 변호를 준비하는데..

레인메이커는 우리가 살아가면서 한번쯤 고개를 돌리게 되는 조직과 개인관의 불평등한 관계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영화이다. 개인 대 개인에서도 서로 균형이 맡지 않는 사회에서 조직과 개인의 관계는 그 차이를 더하게 되는데 이런 공정치 못한 관계에서는 대부분 늘 힘없는 개인에게 모든 책임과 피해가 돌아가게 마련인 사회. 인정하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는 사회의 진실인 부분을 백혈병에 걸린 도니와 이 질병에 관해 보험료를 지불해야하는 거대 보험회사 그레이트 베네핏을 통해 볼 수 있는 것이다. 레인메이커는 부조리한 그러나 그것이 존재하고 있는 사회의 어두운 진실과 거기에 맞서야만 하는 단 한명의 젊은 법조인을 들어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을 진행시킨다. 힘의 관계를 따지자면 단연 기우는 이 싸움. 그러나 사람들의 마음에 언제나 기다리고 있는 정의라는 마음이 골리앗을 이기는 다윗으로 모습을 드러내길 바라며 이 영화를 본다면 거기에서 즐거움과 희망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영화이기도 하다.

사건을 담당하게 되는 젊은 변호사 루디역에는 맷 데이먼이 그를 도와 사건의 조사를 돕는 덱 역에는 언제나 즐거운 배우 데니 드비토가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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