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르시아의 종교 살림지식총서 383
유흥태 지음 / 살림 / 201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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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읽은 문고본. 술술 익히는 느낌이 좋다. 깊이 고민하지 않아도 되고 더구나 길지도 않아 편하다. ㅎㅎ 하지만 좋은 문고본을 만나는 것은 좋은 사람 만나는 것만큼이나 힘들다. 그만큼 문고본의 특성상 내용이 소략하고 깊이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에 읽은 <페르시아의 종교>는 내가 거의 무지한 분야의 책이라 실망감보다 기대가 컸다. 역사를 가르치며 교과서 내용만을 떠벌인다는 것에 많은 부끄러움과 자괴감을 느껴왔는 데, 이 책을 통해 페르시아의 종교,특히 조로아스터교나 마니교에 대해 약간이나마 설명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

조로아스터(혹은 짜라투스트라)에 의해 시작된 조로아스터교,태양신을 믿지만 조로아스터교와 관계가 깊은 미트라교, 조로아스터교 사제가 만든 마즈닥교, 조로아스터교.기독교.불교가 융합된 마니교. 페르시아라는 국가가 지금의 이란에서 서아시아 지역을 지배하던 시절 큰 영향력을 발휘했던 이 종교들은 지금의 우리와 깊은 관계가 없다. 그러다보니 연구도 연구자도 드문 실정이다(저자 유흥태는 그런 의미에서 매우 독특한 이력의 존재라고 볼 수 있겠다). 그런데 지금의 이란이 과거 페르시아의 후예란 점을 안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페르시아는 아리안족(인도와 페르시아의 선조)의 후예로, 1935년 팔레비 왕조는 수천 년간 사용하던 페르시아라는 국호를 이란으로 바꾼다. 이란은 아리안족의 후예라는 뜻이다. 이 이란에게서 대한민국은 약 10% 가까운 석유를 수입하고 있다. 그리고 이란은 시아파의 핵심 국가로 이슬람권에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란을 깊이 알기 위해 그들의 원류이자 바탕인 페르시아의 종교에 대한 기초 상식을 쌓는 일도 나름 의미가 있어 보인다.

이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종교를 일일이 축약해 쓰자니 얇은 문고본을 너무 길게 소개하는 것 같아 이번에는 그 작업을 생략했다. 혹 읽으려는 사람들에 대한 약간의 배려이자 쓸데 없는 오해를 삼가기 위해서 말이다. 페르시아의 종교를 단순히 소개하는 책이기에 깊은 감동이나 울림은 없다. 다만 미지의 세계에 대한 약간의 갈증은 해소되리라 본다.

이 책을 읽다보니 인도인들만큼이나 이란인들도 종교적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지금이야 이슬람교를 거의 대부분 믿고 있지만 과거에는 수많은 신들을 섬겼고 그 신앙심이 지금에도 이어져오기 때문이다. 이란에 대한 많은 궁금증이 차오른다. 그러자니 의사가 독서량을 줄이라던 말이 떠오른다. 힘든 일이다. ㅎㅎㅎ

TIP - 영어 mania의 어원이 마니교의 mani란다. 첨 알았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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