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대학살 - 프랑스 문화사 속의 다른 이야기들 현대의 지성 94
로버트 단턴 지음, 조한욱 옮김 / 문학과지성사 / 1996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올해 읽은 마지막 책이다. 1984년 원서가 출판된 <고양이 대학살> 현재는 문화사 연구를 대표하는 현대적 고전으로 인구에 회자되고 있다. 이 책에서 저자는 18세기 프랑스 사람들이 듣고, 읽고, 썼던 텍스트들을 토대로 하여 현대인들과는 전혀 달랐던 당시 프랑스인들의 정신세계를 재구성하려고 한다.

우선 가장 주목을 끄는 제목 <고양이 대학살>은 1730년대 파리의 인쇄소에서 있었던 노동자들의 고양이 학대 사건에서 따왔다. 주인으로부터 모욕적인 대우를 받고 있던 인쇄소 노동자들은 모략을 꾸며 주인 부부가 아끼던 애완 고양이를 재판에 처하고 잔혹하게 살해한다. 저자는 이 사건을 통해 다음과 같은 사회상을 드러낸다. 당시에 애완동물을 기른다는 개념 자체가 없던 노동자들이 자신들에 대한 부당한 처우에 대한 상징적 보복으로 주인 부부가 기르던 고양이를 죽인 것이다. 1984년의 저자는 "이것은 현대의 독자에게는 노골적으로 혐오스러운 것이라고 할 수는 없을지라도 재미있는 것이라고 할 수도 없다"(115)는 신중한 표현을 사용하고 있지만, 애완동물을 반려동물이라는 말이 대체하고 고양이 인기가 높아진 2017년의 독자들에게는 노골적으로 혐오스러운 것으로 비춰질 것 같다. 고양이에 대한 노동자들의 폭력성과 잔혹성은 반세기 뒤, 프랑스혁명에서의 학살을 예고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 책은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은 빨강모자, 장화신은 고양이 등을 통해 농민들의 삶을 분석한다. 여기서는 혹독했던 농민들의 삶을 통해 무질서하고 부조리로 가득했던 프랑스 농촌 사회의 균열을 엿볼 수 있다. 2장은 앞서 이야기한 고양이 학살을 통해 도시 노동자들의 삶을 분석한다. 3장은 평민과 귀족 사이에서 부르주아의 기억을 통해 신분제 사회의 혼란과 그에 대한 상류층의 불안을 분석하고 있다. 1-3장을 통해 공고했던 신분제 사회가 불안과 혼돈, 하극상의 전조 속에서 흔들리고 있었음을 알 수 있다.

4-6장은 지식인들에 대한 기록이다. 4장은 특이하게도 경찰관료인 데므리가 당시의 불온사상이라 할 수 있는 계몽주의 사상가들에 대해 기록한 보고서를 분석하고 있다. 5장은 백과전서 서문을 통해 새로운 지식의 체계를 살펴보고 있으며, 6장은 한 독자의 서적 구매 목록을 통해 당시 지식인의 세계관을 분석하고 있다. 특히 당시에 베스트셀러 작가였던 루소의 저작들에 대한 저자와 독자들의 이야기가 자세히 기록되어 있다. 1-6장을 통해 당시 농민, 노동자, 부르주어, 관료, 지식인의 눈을 통해 본 세계의 전체적인 모습이 어느 정도 조감된다고 할 수 있다.

저자는 이 책의 방법론을 역사학에 대한 인류학적 접근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프랑스혁명 직전 18세기 사람들의 세계관은 현재의 관점에서 분석하는 것은 흥미로운 작업이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어려운 내용이 많아서 읽기가 힘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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