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토에 다녀왔습니다
임경선 지음 / 예담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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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교토에서 7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을 보냈던 지라 교토에 대한 애착이 각별한 편이다. 교토를 다룬 여행기 <교토에 다녀왔습니다>라는 책이 나와서 반갑게 읽어 보았다. 교토는 일본에서 여섯 번째로 큰 대도시로 백화점, 영화관, 대형 서점 등등 있을 것은 다 있는(반대로 말하면 있을 것만 있고 없을 건 없는) 도시다. 도쿄대학의 라이벌로 알려진 교토대학을 비롯해 대학이 많은 것 역시 특징이다. 그렇지만 뭐니뭐니 해도 교토는 천년의 역사를 가진 고도(古都)로 수백여 개의 절을 비롯한 여러 문화유산들이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나는 도쿄 같은 번화하고 휘황찬란한 대도시보다는 조용하고 고즈넉한 교토가 더 좋은데,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은 모양이다. <교토에 다녀왔습니다>의 저자는 "도쿄가 감각의 도시라면 교토는 정서의 도시"라고 말한다. 이 책에는 교토 특유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서점, 카페, 빵집, 식당, 여관 등이 소개되어 있다. 이 책에 소개된 가게들은 크기가 큰 것도 아니고, 경제적으로 큰 성공을 거둔 것도 아니지만 가치와 신념을 지키며 장사를 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사실은 가이드북에 소개된 숙소나 식당, 관광지만 다니다보면 알지 못하는 교토가 이 책에 나와 있다. 나 역시 교토에 오래 살았지만, 슈퍼에서 장을 보고, 식사 역시 프랜차이즈 식당 등을 이용하다보니 이 책에 나온 곳들은 들어본 적이 없는 곳이 대부분이다. 그런 의미에서 교토의 전통이 빚어낸 가치는 대량생산 대량소비를 전제로 하는 자본주의의 대척점에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교토는 전세계에서 수많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방문하는 도시고, 대학이나 회사 때문에 오는 외지인도 많은 도시지만, 천년 이상 이어져 온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커뮤니티가 존재한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처음 오는 손님은 받지 않는다"는 식당이나 가게들이다. 단골 손님의 추천이 없으면 가 볼 수 없는 곳들이 있는 것이다. 홈페이지도 없는 숙소가 있는가 하면 손님이 너무 많이 오는 게 싫어서 간판을 눈에 띄지 않게 하는 서점도 있다. 이러한 가게들은 돈을 많이 버는 것도 목표로 하지 않고 편리함이라는 가치를 추구하지도 않는다. 직설적인 화법을 하지 않고 돌려서 말하는 것 역시 교토 사람들의 특징이다.

이러한 교토 특유의 문화에 대한 평가는 사람마다 다를 것이다. 저자는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교토 문화에 대한 반감도 생겼다. 직설적인 화법을 사용하지 않고 은근히 돌려서 말하며 비꼬는 교토식 화법도 무섭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교토는 내가 좋아하는 도시지만, 폐쇄적이고 배타적인 문화는 좋아할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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