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의 책 읽기 - 대통령에게 권하고 시민이 함께 읽는 책 읽기 프로젝트
이진우.김상욱.김윤태 외 지음 / 휴머니스트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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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파이 이야기>의 작가인 캐나다의 얀 마텔이 캐나다 총리 스티븐 하퍼에게 추천한 책들을 모은 책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를 재미있게 읽었다.

최근에 한국의 지식인 26명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책을 권하는 <대통령의 책 읽기>라는 책이 나왔다. 문학작품들로만 이루어졌던(논픽션도 소수 포함한) <각하, 문학을 읽으십시오>와 달리 문학 작품은 거의 없다. 일단 분류를 해 보자면 동서고금의 명군들이 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 <정조치세어록>, <만델라 자서전> 등이 눈에 띈다. 마키아벨리 <군주론>, <맹자강설>, <징비록>, 토머스 모어의 <유토피아> 등도 리더십과 정치에 대한 고전들이다.

나머지는 중요한 현안들에 대한 책들이 많다. 여성 문제를 다룬 <아내 가뭄>과 <82년생 김지영>, 경제 문제를 다룬 <성장을 넘어서>, <긴축>, <시민권과 복지국가>, 빈곤 문제에 대한 책 <사당동 더하기 25>, 식품 문제에 대한 책 <식품정치>, 대학 문제에 대한 책 <나는 지방대 시간강사다> 등이다.

정치사회적 현안들과는 거리가 있는, 순수학문적 책도 있다. <숲에서 우주를 보다>, <사피엔스>, <삶과 온생명>은 과학의 관점에서, <탁월한 사유의 시선>과 <다른 방식으로 보기>는 인문학의 관점에서 세상을 보는 방법을 권하고 있다.

모두 재미있어 보이는 책들이고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대통령이 과연 이 책들을 읽을까 싶은 생각이 들었다. "서생의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을 겸비해야 한다"는 김대중 대통령의 말이 유명하지만, 대통령은 머리와 손, 발을 두루 사용하지 않으면 안 된다(그러고 보니 "머리는 빌려 쓰면 된다"는 김영삼 대통령의 말도 생각난다). 아무쪼록 문재인 대통령, 혹은 장래에 대통령을 꿈꾸는 이들이 이 책을 읽고 정치와 사회, 인간에 대한 폭넓으면서도 깊이있는 시각을 갖출 수 있기를 바란다.

끝으로 나라면 대통령에게 어떤 책을 추천할까 하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이 책에 거론되지 않은 책 중에서 대런 애쓰모글루와 제임스 로빈슨이 쓴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를 떠올렸다. 왜 어떤 국가는 성공하고 어떤 국가는 실패하는가에 대해서 제도의 관점에서 다룬 좋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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