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와 진보, 우파와 좌파 모두가 각기 나름의 역할을 가지고 있는 사회야말로 건전한 사회일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서로 상대방을 "빨갱이"니 "수꼴"이니 매도하며 서로 다투는 경우가 허다하다. 특히 보수주의에 관해서는 태극기집회나 일베, 친일, 독재 옹호 등의 부정적 이미지가 따라다닌다. 실제로 한국현대사에서는 그러한 비판이 틀렸다고 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다. 진정한 보수주의란 무엇이고, 보수주의가 나아갈 길이란 무엇인지 생각해 볼 수 있는 책을 10권 골라 보았다. 

 

1. <프랑스 혁명에 관한 성찰> 에드먼드 버크(이태숙)

 

 

그야말로 진부한, 혹은 보수적인(!) 초이스인 것 같기도 하지만, 역시 보수주의에 관한 책이라면 에드먼드 버크의 책부터 꼽지 않을 수 없다. 자유, 평등, 박애를 주장한 프랑스혁명을 비판한 이 책은 오늘날까지 보수주의의 불후의 고전으로 꼽히고 있다. 역시 보수주의의 기원에 해당하는 버크의 <프랑스혁명에 관한 성찰>을 읽어야 할 것이다.

 

2. <오크숏의 철학과 정치사상> 김비환

 

 

버크와 더불어 보수주의 사상의 대표로 꼽힐 수 있는 인물이 마이클 오크숏이다. 그런데 오크숏의 글이 난해한 탓도 있고 해서 국내에는 잘 소개되어 있지 않다. <오크숏의 철학과 정치사상>은 오크숏에 대해서 치밀하고도 방대한 연구서로 그의 사상을 가장 잘 이해할 수 있는 책이다.

 

3. <노예의 길> 프리드리히 하이에크(

 

 

엄밀히 말해서 하이에크는 보수주의보다는 자유주의 경제학자로 분류되지만, 그의 경제학은 국가에 의한 복지정책을 비판하고 자유방임주의를 주장했다는 점에서 경제적 보수주의의 대표적 선수로 분류되고 있다. 한국의 진보좌파에서는 신자유주의 체제를 주적으로 삼고 있는데, 과연 신자유주의란 무엇인지 하이에크의 대표작을 읽어보자.

 

4. <합리적 보수를 찾습니다> 로저 스크러튼(박수철)

 

 

합리적 보수를 찾는다는 제목은 그만큼 합리적 보수가 보기 드물다는 방증일 것이다. 제목만 보면 보수주의를 비판하는 책으로 보이기도 하지만, 저자는 영국의 대표적 보수주의자라고 한다. 보수주의자가 보기에도 오늘날의 보수는 문제가 많다는 뜻이다. 진정한 보수주의란 무엇인지 이 책을 통해 고찰해 볼 수 있다.

 

5. <품격있는 보수를 꿈꾸다> 김일영

 

 

합리적 보수만큼이나 드문 게 품격있는 보수인가보다. 한국 보수의 이데올로그였던 고 김일영 교수의 칼럼집이다.   

 

 

6. <공부하는 보수> 이상돈

 

 

지금은 국민의당으로 가 버렸지만, 보수 논객으로 이름을 날렸던 이상돈 교수의 서평집이다. 보수의 입장에서 이명박, 박근혜 정권을 날카롭게 비판했던 특이한 포지션이 흥미롭기도 하고, 보수주의에 대한 책들이 많이 소개되어 있어 북가이드로서의 가치도 있다.

 

7. <자유의 적들> 전원책

 

 

인기 프로그램 <썰전> 등으로 유명한 보수 논객 전원책의 책이다. 과격한 주장 때문에 거부감이 들기도 하지만, 보수주의의 관점에서 진보 좌파를 비판한 논점이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을 것 같다.

 

8.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 박지향 외

 

 

흔히 뉴라이트 사관이라고 하면, 친일사관이라는 비판을 많이 받기도 하지만, 민족주의에 경도되어 있던 한국사 이해에 균형을 가져온 긍정적 의의도 있을 것 같다. <해방 전후사의 재인식>은 그런 정치적 맥락과는 별개로 진지하고 새로운 시각의 근현대사 연구라는 점에서 일독의 가치가 있다.

 

9. <한국의 보수와 수구> 이나미

 

 

보수와 수구는 구분되어야 한다고들 하는데, 과연 그 구분은 어떻게 정의되는지를 한국 현대사를 통해서 분석한 책이다. 보수주의의 이념과 역사에 대해서 가장 명료하게 분석한 책이라 할 수 있다.

 

10. <보수정치는 어떻게 살아남았나> 강원택

 

 

최순실게이트 이후로 한국의 보수 정당에게 '보수정치는 어떻게 살아남았나'라는 의문이 절실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전세계적으로 오랜 역사를 가진 당인 영국 보수당의 역사는 배울 만한 점이 많을 것 같다. 공화당의 트럼프나 자민당의 아베보다는 보수당의 메이가 상식인에 가까운 것처럼 보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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