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정상회담이 끝났다. 작년 이맘때,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리라고 예상한 사람이 있었을까? 트럼프 대통령 당선은 전세계 사람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도대체 최근 20여년간, 미국에 무슨 일이 생겼길래 트럼프가 당선되었는지 이해할 수 있는 책 10권을 선정해 보았다.

 

1. <도널드 트럼프> 강준만

 

 

작년 11월, 미국의 대통령 선거를 전후하여 '도널드 트럼프'를 제목으로 달고 나온 책은 족히 스무 권은 넘을 것 같다. 그 가운데 한 권을 고르자면, 미국사, 미국정치에 대한 책을 꾸준히 집필해 온 강준만의 책을 고르고 싶다. 도널드 트럼프의 인생 역정을 밀도 있게 소개하면서, 미국 정치사에서 그가 차지할 위치까지 그리고 있다는 점에서 도널드 트럼프에 관해서 읽을 만한 최선의 책이라 생각한다.

 

2. <우리는 왜 어리석은 투표를 하는가> 리처드 솅크먼(강순이)

 

 

조지 W. 부시의 당선을 보며 저자는 유권자가 현명하다는 신화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며, 미국 현대사에서 유권자들이 잘못된 선택을 한 사례들을 추적한다. 유권자들은 편향된 정보만을 믿거나 선동당하거나 근시안적 사고를 하는 탓에 선거에서 잘못된 선택을 하게 된다. 민주주의의 꽃이라는 선거에 도사린 함정들을 파헤침으로써 보다 나은 민주주의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가치가 있는 책이다.

 

3.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 조지 레이코프(유나영)

 

 

"코끼리는 생각하지 마"라는 말을 들었을 때, 우리는 코끼리를 가장 먼저 떠올리게 된다! 이것이 인지언어학자인 저자가 주장한 '프레임'이라는 것인데, 최근 몇 년간 한국의 진보좌파 진영에서 주목을 받으며 유행한 담론이기도 한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정치적 논쟁과 선거에서 프레임이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분석한 책이다.

 

4. <왜 가난한 사람들은 부자들을 위해 투표하는가> 토마스 프랭크(김병순)

 

 

가난한 사람들이 왜 그들을 실질적으로 대변할 민주당 대신에 부자들을 위한 정당 공화당에 투표하는가, 라는 질문을 품은 저자는 캔자스의 공화당 지지자들을 취재하여 그들이 왜 "계급배반투표"를 하는지를 분석한다. 이번 트럼프 당선에도 이른바 "러스트 벨트"라 불리는 전통적 민주당 지지 지역의 노동자들이 트럼프를 선택한 것이 큰 요인이었다고 한다.

 

5. <실패한 우파가 어떻게 승자가 되었나> 토머스 프랭크(함규진, 임도영)

 

 

2008년 금융위기라는 큰 실패를 야기한 공화당 정권이 불과 몇 년 사이에 다시 선거에서 승리했따는 사실은 이해하기 힘든 일인 것 같기도 하다. 왜 미국인들은 민주당은 무능하다고 믿는 반면, 공화당의 실패에 대해서는 쉽게 망각하는가? 오바마 정권은 경제적 성과를 냈고, 임기 마지막까지 높은 지지율을 자랑했음에도 불구하고 정권 재창출에 실패한 이유를 생각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

 

6. <그것은 정말 애국이었을까> 클레어 코너(박다솜)

 

 

이슬람, 멕시코인, 이민, 중국, 여성 등에 대한 노골적 혐오발언을 통해 인기를 끌고 당선까지 된 트럼프는 미국의 극우주의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만든다. 이 책은 극우 인종차별주의 단체 회원이었던 저자가 자신의 과거를 회상하며 반성하는 책이다. 적대와 증오, 공포를 선동하는 극우주의에 대한 내재적 접근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7. <다운사이징 데모크라시> 벤저민 긴스버그, 매튜 크렌슨(서복경)

 

 

미국 민주주의가 나빠졌다는 문제의식을 가지고 출판된 책이다. 정치의 장에서 시민이 고객으로 변화하면서 대중민주주의가 개인민주주의가 쇠퇴하는 과정을 민영화, 이익집단, 여론조사, 사법과 시민운동의 다양한 영역에서 벌어진 현상들을 통해 분석하고 있다.

 

8. <보수는 어떻게 지배하는가> 앨버트 허시먼(이근영)

 

 

프랑스혁명 시대부터 현대까지 보수의 수사를 저자는 다음 세 가지 명제로 요약한다. 1.변혁은 문제를 개선시키지 못한다, 2.변혁은 문제를 오히려 악화시킨다, 3.변혁은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문제를 야기한다. 서양사에서 보수의 수사가 어떻게 되풀이되며 등장했는가를 분석하고 있는 책이다.

 

9. <미국의 반지성주의> 리처드 호프스태터(유강은)

 

 

어떻게 트럼프가 클린턴을 이길 수 있었을까? 혹은 어떻게 조지 W 부시가 고어나 켈리를 이길 수 있었을까? 선거의 결과를 이변으로 여기는 대전제는 '유권자는 지성이 더 높은 후보를 선택할 것이다'라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에 한해서는 이러한 대전제가 사실이 아닐 수 있다. 미국사회에 뿌리깊은 반지성주의 때문이다. 반세기도 더 전인 1963년에 출판되었던 반지성주의 연구의 고전이 최근에 한국에 번역되었다. 일독을 권하고자 한다.

 

10. <미국의 민주주의> 알렉시스 드 토크빌(임효선, 박지동)

 

 

마지막에는 최근의 시사적 내용을 다룬 책들 대신에 고전으로 돌아가 보자. 19세기 미국을 방문한 프랑스의 사상가 토크빌은 미국의 민주주의가 가진 특징을 간파했다. 미국의 민주주의가 가진 특유의 의의와 위험성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면 200여년 가까이 읽혀 온 이 책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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