쾌도난마 한국경제 - 장하준.정승일의 격정대화
장하준 외 지음, 이종태 엮음 / 부키 / 200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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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도난마 한국경제>는 지금으로부터 약 10년 전,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시장주의적 경제개혁을 비판한 책이다. 두 경제학자의 좌담을 책으로 엮은 것인데, 한 장이 끝날 때마다 그 장의 내용을 간단히 요약 정리하고 있어서 '경알못(경제는 알지도 못하는 사람)'인 내게는 친절한 책이었다.

사실 한국사회에서 신자유주의 비판은 십여년 동안 거의 클리셰가 되어서 식상한 감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의 신선한 부분은 저자들이 보수/진보의 이분법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흔히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는 좌파와 달리, 저자는 박정희의 반자유주의 정책이 경제성장에 도움이 되었다거나 재벌 체제가 한국 같은 후발국에서는 순기능을 했다고 인정한다. 김대중, 노무현 정부의 신자유주의 노선에 대해서 비판하는 것은 물론 참여연대나 민주노동당 등의 경제 인식도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말하면서, 주주자본주의나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도 비판을 한다.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는 책은 많지만, 이러한 이야기를 속 시원히 하는 책은 이 책 외에는 거의 없는 것 같다.

저자들의 진단에 따르면, IMF 이후 한국에 주주자본주의가 정착하면서, 기업들이 장기적인 투자나 개발 대신 주주들의 단기적인 배당을 위해서만 움직이고, 그 때문에 내부유보나 자사주 매입에 더 많은 자금을 소모한다고 한다. 기업이 투자나 연구 개발을 하지 않으니 경제 성장은 둔화되고, 실업이나 비정규직 양산의 악순환을 낳는다는 것이다. 책의 내용은 이러한 악순환의 메커니즘을 외국의 사례들과 비교하며 상당히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어서 읽으면서 재미도 있고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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