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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수용소에서 (양장) - 빅터 프랭클의
빅터 프랭클 지음, 이시형 옮김 / 청아출판사 / 2005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운이 아주 좋아서였든 아니면 기적이었든 살아 돌아온 우리들은 알고 있다. 우리 중에서 정말로 괜찮은 사람들은 살아 돌아오지 못했다는 것을....(29)
'아우슈비츠'라는 단어는 오늘날 인간성의 어떤 극한을 나타내고 있다. 프리모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에서 극명하게 묘사하고 있듯이 나치시대의 유대인 수용소는 모든 인간성을 제거하고 끝끝내 절망 속에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인간사의 최악의 기제였음이 분명하다. 오스트리아에서 정신과의로 일하던 저자 빅터 프랭클은 나치에 의해 유대인 수용소에 수감되어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통을 겪어야만 했다.
가혹한 노동과 감시원들의 구타와 모욕 속에서 유대인들은 삶에 대한 희망을 잃어가고 죽음을 마주한 절망에 빠지게 된다. 그러한 가운데에서도 유머를 잃지 않고, 사소한 것의 행복을 찾아가며 저자는 끝내 살아남았다. 여기에는 운명의 장난이라고 할 수 있는 우연들도 작용했지만, 살아남았다는 사실이 가지는 의미는 무엇보다 큰 것이다. 역설적이게도 인간성이 박탈당한 가장 극한적인 상황에서 오히려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탐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저자는 "왜 사는지 알고 있다면 어떤 역경도 견딜 수 있다"는 니체의 말을 인용하며, 자신의 수용소 경험을 정신의학 이론으로 체계화한다. 프로이트의 정신분석, 아들러의 개인심리학에 이은 제3의 이론체계가 바로 저자가 주장한 로고테라피인데,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주장한다. 그렇다면 삶의 의미는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저자는 어떤 일을 성취함으로써, 혹은 다른 사람과 사랑을 함으로써, 혹은 시련 속에서 찾을 수 있다고 역설한다. 이 부분은 신흥종교나 자기계발 같은 느낌도 들지만, 이 책을 읽고 인생의 의미를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