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연애를 못 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인문학 탓이야
인문학협동조합 기획, 김만석 외 지음 / 알마 / 201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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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랑을 믿지 않으면서 연애를 강요하는"(5) 시대다.

 나 또한 연애를 하지 못해 괴로워하는 사람들 가운데 한 명이기에 <내가 연애를 못 하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인문학 탓이야>라는 도발적인 제목의 책을 손에 들었다. 그런데 이 책을 읽어도 내가 연애를 못 하는 이유가 인문학 탓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물론 '이런 책이나 읽고 있으니까 연애를 못 하는 거 아냐'라고 말한다면 그렇기도 하다.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내가 연애를 못하는 이유는 내가 못나서이지, 이 책에서 나오는 오타쿠나 동성애, 이주노동자의 연애와는 별다른 상관이 없었다.

 이 책의 저자는 연애를 개인적 문제로 접근하는 자기계발식 연애담론에 대해 비판적으로 보며, 사회적 맥락에서의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 그런데 연애를 못해서 괴로워하는 사람들에게 연애의 인문학적, 사회학적 접근이 무슨 소용이란 말인가? 이 책보다는 자기계발식 연애담론이 훨씬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연애란 결국 개인과 개인의 문제이고, 사회적으로 연애담론을 분석해 봐도 연애를 못 하는 개인이 어떻게 연애를 할 수 있게 되느냐하는 문제에는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이다. 저자 중 한 사람인 정지민도 다음과 같이 인정하고 있다.

 매력자본의 부족으로 연애를 하고 싶은데 못 하고 있는 남자를 떠올려본다면 어떨까? 이 남자에게 필요한 것은 후기 근대나 신자유주의에 대한 분석(왜 자신을 포함한 많은 이들의 연애가 어려운지 알려준다)만큼 한 권의 연애 자기계발서(어떻게 하면 연애에 도달가능한지 알려준다)일 수 있다. 요컨대 연애 요강을 둘러싼 것들의 문제성을 아무리 성찰해도 연애 욕망 자체가 사라지지는 않으며, 이는 다른 문제라는 것이다.(63)

 연애를 하고 싶은데 못 하고 있는 남자, 내게 이 책은 크게 와 닿는 책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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