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 - 서양 좌파가 말하는 한국 정치
다니엘 튜더 지음, 송정화 옮김 / 문학동네 / 201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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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적을 이룬 나라 기쁨을 잃은 나라>가 너무 좋아서 기대하고 고르 책이 같은 저자의 <익숙한 절망 불편한 희망>이었다. 그런데 한국 정치에 초점을 맞춘 이 책은 전작만큼 뛰어난 책인 것 같다.

 너무나도 당연히 이루어지는 공약 파기, 상대방 진영에 대한 인신공격과 네거티브, 언론의 기능부전, 검증되지 않은 유명인에 대한 무분별한 열광, 정책이 부재한 선거. 한국의 정치현실에 대한 이 책의 비판은 타당하다. 나 또한 저자의 생각에 공감하는 부분이 많았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씁쓸한 정치현실이 얼마나 참담한지는 굳이 이코노미스트 특파원의 고견을 빌어오지 않아도 충분히 잘 알고 있지 않은가. 책의 제목처럼 익숙하고 불편한 이야기들인지라 신선한 부분은 별로 없었다.

 저자 나름대로 해결방법을 제시하고는 있지만, 고양이 목에 누가 방울을 달 것인가의 문제는 다루지 않는다. "한국 민주주의의 경쟁력을 유지하고 정치권의 균형을 잡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새로운 정치세력이 등장해야 한다. 그리고 이들은 우선 새정치연합이 지금 차지하고 있는 자리에 도전해야 한다"(157)라고 저자는 주장하는데, 소선거구제에서 양당제 구도를 탈피하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는 것이 정치적 상식 아닌가. 더구나 새정치연합이 호남이라는 텃밭을 끼고 있는 새로운 야권 정치세력의 대두를 허용할 리가 없다. 

 저자는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 모두를 비판하며, 중립적 태도를 견지하려고 한다. 그러나 새누리당에 대한 비판은 가차없는 반면, 야권의 실패에 대해서는 갑갑해 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차라리 자신의 정파적 입장을 확실히 드러내는 편이 더 나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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