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틀릴 수도 있습니다 - 숲속의 현자가 전하는 마지막 인생 수업
비욘 나티코 린데블라드 지음, 토마스 산체스 그림, 박미경 옮김 / 다산초당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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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해 보면, 나이 마흔을 넘기면서 부터 불안이 마음과 육체를 갉아 먹기 시작했던 것 같다. 불안할 때 드는 생각은 나를 더 초조하게 만들고 불안이 현실이 되는 몇 번의 경험은 마치 불안이 안 좋은 일의 전조라도 되는 듯 나쁜 징크스를 만들어 주었다.

마흔 중반을 넘어서는 지금도 불안과 끊임없이 싸우고 있고 점점 약물과 알콜에 의존해 잠시 불안감에서 해방되는 과오를 반복하는 과정에서 이 책을 만났다.

과거에 관한 생각과 미래에 관한 생각의 무거운 두 짐을 내려 놓고 현재에 충실할 때, 강렬히 열망하거나 집착하던 것에서 자유로워질 때, 겸손하고 너그러워질 때 비로소 불안에서 자유로워 진다는 참 실행하기 어려운 철학.

“내가 틀릴 수 있습니다.” 이 한마디라도 실천하며 지금의 순간에 온전히 몰입하고 나에게 자애롭고 위트있게 다가서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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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별인사
김영하 지음 / 복복서가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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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 문명과 영생을 다루는 여러 미디어들에서 조금씩은 본듯한 익숙한 소재와 철학적 장치들이 이야기 곳곳에 묻어있어 새롭지는 않았지만, 읽는 동안 삶을 대하는 자세에 대한 철학적 숙고를 주제로 저자와 산책하며 얘기를 나눈 것 같은 느낌이 좋았다. 머리속을 떠나지 않는 작중 문구 한 마디가 이 책을 읽은 나의 소회를 모두 대변하는 것 같아 소개한다.

“어차피 우리는 모두 우주의식으로 돌아갈 것이니 살아있는 동안 자기 이야기를 완성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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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실격 (초판본 리커버 고급 벨벳 양장본) 코너스톤 초판본 리커버
다자이 오사무 지음, 장하나 옮김 / 코너스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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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반 전형적인 룸펜의 이야기인가… 왠지 모르게 이끌리는 어색함과 우울한 구석이 있어 여자들이 끊이지 않았고, 그 여자들에게 빌 붙어 살면서 한 번도 내침이 없었지만, 스스로 싫증나거나 주눅 들거나 누구도 강요하지 않은 감상에 빠진채 그 여자를 포기하고 떠나는 룸펜, 그리고 곧 다른 여자에게 기생하며 같은 패턴, 하지만 자신은 느끼지 못하는…

게으른 천재인지, 소심한 미청년인지, 무책임하고 발랑 까진 놈팽이인지(하지만 머리는 좋은게 분명) 모를 룸펜의 짧은 삶을 통해 일본을 배경으로 한 20세기 초 퇴폐적인 분위기를 물씬 느낄 수 있는 작품이었다. 책 읽는 내내 타츠미요시히로의 동경표류기가 생각났다. 독특하고 재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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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룰루 밀러 지음, 정지인 옮김 / 곰출판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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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의 일탈로 연인을 잃고 상실감에 사로잡혀 있던 작가는 분류학자 데이비드 조던의 일대기에서 난관을 돌파할 동력의 실마리를 찾고자 노력한다. 데이비드 조던의 일대기를 조사하던 어느지점에서 그녀가 발견한 한 과학자의 이면에는 미국 과학계와 사회에 어린 어두운 그림자의 시초가 있음을 발견하고 경악하게 된다. 그럼에도 미국 과학계에서 여전히 그가 추앙 받는 모습을 보고 실망하게 되는데, 그 때 그녀의 정신적 승리를 도와 줄 한 과학자의 책을 만나게 된다.

흥미로움과 지루함 사이를 줄타기 한다. 들여다 보고 싶지 않은 일기장을 들여다 본 느낌도 있고, 저자의 정신승리를 과학적으로 잘 엮은 것 같은 느낌도 든다.

번역이 매끄럽지 않아 읽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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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11/22/63 1~2 세트 - 전2권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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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여행을 다룬 소재는 늘 매력적이다. 과거와 미래 그리고 현재의 인과관계가 뒤틀리는 과정도 흥미롭고 주인공이 겪는 문화적 사회적 차이에서 오는 에피소드도 매력적인 소재가 된다.

그 중에 백미는 과거의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스토리다. 이 책은 케네디의 암살을 막기 위해 과거로 뛰어든 사내의 이야기를 다루었지만, 실상은 과거의 여인과, 과거의 따뜻한 사회적 온기와 사랑에 빠져 상처를 치유받는 현재의 외로운 한 남성의 이야기이다. 특히, 과거의 인물들에게 도움을 주면서 스스로를 치유할 기회를 갖게되는 주인공의 인생에 공감하게 된다.

난, 주인공이 58년 데리에서 만난 불타오르는 듯 붉은 머리칼을 가진 소녀와 큰 안경을 쓰고 걸죽한 말투를 뽐내는 소년을 만나는 장면을 이 책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 중 하나로 꼽았다. 역시 킹 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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