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길이 보입니다 - 국내외 금융기관과 기업체에서 쌓은 부와 경영에 대한 직관과 통찰
최원락 지음 / 모아북스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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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길이 보입니다.(1,500자)
2024. 6. 14(금)

하루 앞만 볼 수 있어도 주식에 투자해 큰돈을 벌 수 있을 터.
어떤 사람은 자신의 생이 어떤 모습일까 궁금해 점집을 찾는 사람도 있다.
미래를 알 수 없기에 현재에 충실하여야 한다.
국가의 정책이나 경제학 등의 학문에서 미래를 예측하고 대비하는 일은 국가나 기업의 존망이 걸린 일이다. 김대중 정부에서 앨빈 토플러의 조언을 받아들여 전자정부를 시작으로 지식 정보화 사회를 만든 일은 한반도 역사에서 가장 탁월하고도 시의적절한 시도였음은 이제 누구나 아는 일이기에 자랑스러워할 수 있다.
갑골문이나 델포이 신전의 신탁 등에서 미래를 예측하는 일은 오래전부터 있었던 일임을 안다. 1950년 RAND사가 개발한 다양한 전문가의 의견에 따른 예측 방법론이 델파이 법(Delphi Method)이다. 관리자가 여러 명의 전문가 의견을 2∼3회 청취하고 피드백을 받아 최종 라운드 예측의 평균값 또는 중앙값으로 결과를 예측한다. 특정 암은 언제쯤 정복할 수 있을까? 혹은 AI가 산업계를 완전하게 바꿀 때는 언제쯤일까? 중국의 경제력이 미국을 추월할 수 있을까? 등 여러 질문을 전문가에게 의견을 들어 예측해보고 대비한다.
『이제 길이 보입니다』는 20세기 변화의 모습을 살펴보고 이를 토대로 변화하는 세상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해결하려는 노력을 담은 책이다.
저자는 국내외 금융기관과 기업에서 업무를 봤던 경험과 세미나, 학회 등 여러 이름으로 부를 수 있는 전문가의 회합을 챙겨보면서 독서와 결합하여 주장을 펼친다. “새로운 사회의 바람직한 인재의 소양들”은 무엇인가에 관한 직관과 통찰을 드러낸다.
저본주의의 변화 속에서 신자유주의에 대해 살펴본다. 책을 읽어가며 Peter Dicken이 지은 GLOBAL SHIFT(세계경제공간의 변동)에서 다룬(지리학 전공책이다) 내용을 만난다. 에너지의 전환, 메타버스, 수요자 중심의 사회, 초고령사회의 문제, 스프트 파워와 산업 한류란 제목으로 우리는 어디로 가야하는가를 생각하자 한다.
저자가 직관과 통찰로 내세우는 바람직한 인재는 상상력과 열정, 도전정신을 갖고 꾸준하게 공부하여야 함이 기본이라 말한다. 직관력과 통찰력 그리고 스턴버그의 지능이론(현대교육심리학에서 다루는 최근 이론이다) 중 맥락지능을 갖춘 융합적 인재를 기대한다. 스턴버그의 실제적 지능을 실용지능으로 표현하며 가장 중요한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부와 경영에서 쌓은 경험은 다양한 분야에 관한 지식을 토대로 지혜를 발휘한 결과임을 저자의 『이제 길이 보입니다』를 통해 배운다. 독자층을 제한하지 않아도 좋을 듯하다.
기억해 두면 쓸모 있을 문장을 옮겨둔다.
“승자의 주머니 속에는 꿈이 있고 패자의 주머니 속에는 욕심이 있다”(p.189)
“인간은 실패하지 않고는 성장하지 못한다. 인간은 패배했을 때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포기했을 때에 끝나는 것”(p. 196)
“나이 들어 배우는 사람은 젊은 아내와 결혼하는 노인과 같다”(P. 199)
“곤경에 빠지는 것은 무엇인가를 몰라서가 아니다. 무엇인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P202)
모아북스 대표 이 박사님으로부터 선물받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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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의 실종 을유세계문학전집 95
아시아 제바르 지음, 장진영 옮김 / 을유문화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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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어의 실종>
2024.6.9.(일)
일과 퇴고, 유튜브라는 늪에서 벗어나야겠다고 했기에 일요일 오전에 몰입을 시도했다.
아시아 제바르의 『프랑스어의 실종』을 읽고 소설에 더 잠겨 있고 싶어 <알제리 전투>와 <영광의 날들>을 다시 보아야 한다는 생각에 오후 일정을 바꾼다.
소설은 알베르 카뮈가 『페스트』를 쓴 배경으로 삼은 지중해 남서부 해안, 알제리의 알제에서 서쪽으로 가야 볼 수 있는 오랑이란 도시 근처다. 지역으로 보면 알제가 중심이지만 퀘벡, 모로코 등 프랑코포니 권역이다.
알제리가 프랑스 식민지였기에 독립하기 전 베르칸(여성인 저자가 남성으로 표현한 주인공이다)은 가족으로부터 아랍어를 배웠고, 프랑스 학교에서 프랑스어를 배운다. 아랍어는 구어이고 프랑스어는 문어였다. 알제에서 지배자의 언어와 피지배자의 언어가 대립하고 공존했다. 독립한 알제리의 아랍화 정책은 프랑스어를 할 줄 아는 지식인에게 프랑스로 가라 하고, 프랑스에 망명 중인 알제리인의 내부에서는 알제리로 돌아가야 하는가 두고 갈등한다.
알제리의 역사는 식민지 시대 독립을 위한 투쟁을 소설에서 나지아(베르칸의 아랍 연인) 조부의 삶과 저격을 통해 묘사한다. 영화 <알제리 전투>를 다시 보게 하는 동인이다. 독립 이후 베르칸이 아랍화 정책에 비판적 은둔자의 태도를 보이자 배신자라 평가되며, 많은 이들이 프랑스와 퀘벡으로 몸을 피하는 갈등을 연출한다.
베르칸은 두 여인의 사랑을 받는다. 프랑스 연인 마리즈와 사랑을 나누지만, 육체 교합에서 프랑스어로는 ‘야 하비비’(Ya habibi, 오, 내사랑)라는 아랍어의 느낌을 전하지 못한다. 야 하비비는 절정에 달했을 때 튀어나오는 아랍어인데 이를 프랑스어로 전할 수 없다. 이런 부족함은 조상의 땅인 알제리로 돌아가 글을 쓰라고 부추긴다. 베르칸에게 글을 쓰도록 안내하는 역할을 마리즈가 해낸다.
귀향 후 “문득 그녀에게 성욕을 느꼈다.”(p.120)라는 문장에서 시작하는 소설 전개가 놀랍다. 황당하고 익숙해지지 않는다. 이 문장 이후 베르칸과 나지마의 관계는 급속도로 전개한다.아랍 여인이었던 나지마와 사흘 밤낮에 걸친 사랑을 여러 페이지에 걸쳐 묘사하고, 주인공이 나지마를 잊지 못하는 까닭은 언어에도 그 몫이 있기 때문이리라. 하지만 알제를 떠났던 나지마는 두 해가 지난 뒤 베르칸의 실종을 알지 못한 채 이탈리아 파도바에서 베르칸을 사랑하며 인지 않는다며, 파도바로 찾아 오라는 편지를 보내며 소설은 끝난다.
소설 제목 ‘프랑스어의 실종’은 이베리아반도에서 레콩키스타 이후 이슬람교도가 쫓겨나며 아랍어가 사라졌듯이 알제리가 프랑스로부터 독립하며 프랑스어가 사라짐을 의미한다고 본다. 이를 주인공 베르칸의 실종으로 암시한다고 해석한다. 하지만, 2024년 아직도 알제리는 프랑스어가 제2 공용어인 프랑코 포니 국가다. 오랜만에 소설을 읽는다.
식민지를 경험한 한반도 상황을 알기에 베르칸을 통해 친일 또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변절했던 사람들을 생각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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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기가 만만해지는 이과식 독서법 - 필요한 만큼 읽고 원하는 결과를 내는 힘
가마타 히로키 지음, 정현옥 옮김 / 리더스북 / 201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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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독서법에 관한 책이 많다. 여러 권을 사서 읽어보기도 했다. 첫 책 독서로 말하라를 어떤 온라인 서점에서 독서법으로 분류해 판매한다. ‘독서법이란 문장은 왜인지 콕 집어 말하기 쉽지 않지만, 어색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다. 독서법, 책을 읽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다고 믿기 때문이다. 특별하게 책을 읽는 방법이 좋다는 식의 주장에 대한 거부감이다. 혹은 적지 않게 책을 읽는(‘이라고 쓰고 싶지만, 오만해 보일 것 같아 을 고른다.) 사람에게 생긴 자만일지도 모른다. 이과식 독서법을 읽은 까닭은 사무실 한 귀퉁이에 방치되어 있고 쓰레기로 처리하려는 상황이라 읽고 버리자는 마음으로 선택한다.

 

몇 해 전 알라딘에서 볼 수 있는 도서 구매 기록을 보니 천만 원이 넘었다. 언젠가 태안에서 사는 최기교장 선생님이 이젠 어떤 책이 좋은 책인지, 읽을 책인지 보인다. “라는 말을 해 주었다. 공감한다. 책을 고를 수 있다는 말은 다년간 독서로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았다는 의미다. 어떤 책은 기존의 지식을 강화하고, 부족한 부분을 알게 해 준다.

이과식 독서법에서 이과식 독서의 특성은 미분(微分)’이라는 문장을 떠올린다. 책은 미분이란 단어를 직접 쓰지 않지만, ”이과계 사람들의 독특한 사고방식 중 하나로요소분해법이 있다.”(p. 88)라고 말한다. 사물을 잘게 분석하는 17세기 철학자 데카르트의 방법서설을 언급한다. 데카르트는 신과 물질과의 분리를 시도했고, 여기에서 현대 자연과학이 출발했다고 본다. 책을 읽을 때 모르는 것은 망설이지 말고 덮어버리기”, “조각내 생각하기를 하자는 것이다.

아웃풋의 질은 지금까지 행해온 인풋의 양과 질에 따라 결정된다. 인풋의 기본은 문장을 읽는 능력이다.

 

저자 가마타 히로키는 적은 투자로 인생이 풍요로워질 수 있다. 책은 굉장히 실속있는 쇼핑 품목이다.” “집세와 관리비에 이어 세 번째로 도서 구매비를 확보해놓는 식으로 우선순위를 두는 게 이상적이다.”라고 말한다.

 

작가가 살던 시대의 사고방식을 미리 알면 그의 작품을 읽기 훨씬 쉽다. 이럴 때 역사적인 지식이 도움이 된다.”는 문··철의 비중이 큼과 역사를 알아야 독서의 뼈대를 잡기 쉽다는 내 지론과 같다. “독서와 사색이 조화를 이룰 때 인생의 달인이 된다.”는 문장은 독서와 만 보 걷기를 병행하며 원고를 쓰는 습관을 갖고 있으니 공감한다. “문과 출신 성인이 고등학교 이과 책을, 이과 출신이라면 청소년용 문과 도서를 입문서 세 권 중 한 권으로 선택해 보자.”도 졸저 독서로 말하라의 맥락과 궤를 같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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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축사회 2.0: 닫힌 세계와 생존 게임 - 글로벌 패권전쟁과 한국의 선택
홍성국 지음 / 메디치미디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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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르는 물에 발을 두 번 담글 수 없다. 모든 것은 변한다. 변하지 않는 것은 모든 것은 변한다는 진리다. 아마도 과학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가 말한 모든 진실은 연속된 오류의 수정이다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대신할 수 있다. 일상에서 체험하는 변화 외에 총체적, 거시적으로 변화를 보는 안목은 누구에게나 허락되지 않는다. 급변하거나 혼란한 사회에서 미래학자라는 이름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글이 많다. 수축사회 2.0 : 닫힌 세계와 생존 게임은 변화하는 모습을 보고 다섯 가지 관점에서 수축사회를 정의한다. 수축사회와 관련하여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베트남, 인도가 흔들리고 있음을 사례를 들어 소개한다. 특히 미국과 중국은 패권전쟁 중이다. ·중 패권전쟁의 네 가지 측면과 변수를 설정하고 패권전쟁을 전망한다. 수축사회를 맞으며 한국인의 눈으로 한국인의 관점에서 세계 경제를 전망한다. 한국의 과제는 무엇인가 고민한 결과를 토대로 미래 경제를 전망하며, 할 수 있다는 자신을 갖자 한다.

 

저자는 수축사회를 과거 디플레이션으로 개념화한 것으로 성장하지 못하고 파이가 정체 혹은 줄어드는 사회로 정의한다. 수축사회를 전 지구적 현상으로 보는 까닭은 기후/안전위기, 고령화와 인구감소, 과학기술의 발전이 만들어낸 3가지 위험이 동시에 다가오기 때문이다. 3가지가 상호의존적으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우리 삶의 기초 환경을 완전히 바꾸고 있다. 미 중간 패권전쟁도 수축사회로 가는 과정이다.

수축사회로 진입하면서 일상적인 삶을 둘러싼 환경이 바뀌자 부적응 한 사람들이 많아졌다. 2000년 통계로 전쟁으로 인한 사망자 31만 명과 자살로 인한 사망자 81만 명을 비교한다. 산업혁명 이후 우상향으로 성장 추세가 계속된 팽창사회가 끝났다. 기후위기는 45억 년 지국 역사 최대 사건으로 본다. 독일의 사회철학자 울리히 벡은 과학기술이 발전할수록 사회가 더욱 위험해진다는 위험사회를 주장한다. 고령화 문제로 모든 사회 시스템이 혼란에 빠지고 있다. 연금, 건강보험 등 사회기반을 이루는 제도가 불가능해지고 있다. 과학기술의 발전은 공급과잉과 중산층의 몰락을 가져왔다. 여기에 AI까지 가세하니 공용이 불안정해지고 제로섬게임, 혹은 토머스 홉스가 주장하는 만인대 만인의 투쟁이 시작된 것이다.

수축사회는 복합 불평등시대가 된다. 소득 양극화가 영향을 준 교육 불평등, 디지털 불평등, 서비스업 불평등, 초저금리가 부른 자산 불평등, 고령자 불평등, 상속 불평등, 코로나 불평등, 지역 불평등은 수축사회의 특징이다. 여러 가지 불평등이 겹쳐서 나타나면서 양극화는 빠르게 확대된다. 이는 전 세계 공통의 현상이지만 한국의 양극화 속도는 너무 빠르다. 이를 해결해야 할 정치는 좌우 양 끝단의 정치적 이념을 자기게 하고 포퓰리즘 시대를 만든다. 경제와 사회의 기초 작동 원리인 자본주의도 전혀 다른 형태로 바뀌고 있다. 모든 재화가 국경을 넘을 자유, 기업이 국가의 통제를 벗어날 자유, 노동운동으로부터 경영의 자유는 신자유주의의 원칙이다. 이는 자본가 중심의 이데올로기로 냉전 종식 이후 파이가 커진 상황에서 가능했다. 실물경제보다 금융경제가 활개를 치면서 자본의 드나듦이 빠르게 경제를 변화시키는 위험을 안고 있다.

 

수축사회를 맞이하며 각국은 자발적 혹은 비자발적으로 미국이나 중국 어느 한편에 서야 하는 국제 질서로 변하고 있다. 미국은 패권을 상실할 수도 있다는 트라우마가 있다. 미국 내 민주주의는 약화하고 중국의 성장과 디지털 군사력 시대로 미국의 군사력은 위협받는다. 과학기술분양에서 미국과 상대국 간 격차는 축소되고, 원자재 시장에서 중국과 중등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고, 기축 통화로서 달러의 신뢰성이 약화하였다. 소프트 파위 분야에서 다양한 문화가 등장하고 미국이 관리하던 글로벌 규칙인 표준화는 패권전쟁으로 사용 범위가 축소되고 있다.

미국이 내부로부터 붕괴하고 있다는 근거로 일곱 가지를 정리한다. 미국은 제조업 없는 과소비 사회다. 빚으로 유지되는 나라다. 중산층이 몰각했다. 인종갈등은 상존한다. 미국의 절대 인구감소와 고령화는 장기적 위험이다. 기독교 바탕으로 세워진 미국이 사회적 갈등과 부적응이 늘어가면서 종교적 성향이 강해지는 것도 문제다. 총기 소유가 자유인 까닭에 내전 중이라고 볼 정도로 치안이 불안하다.

 

세계의 공장이던 중국은 미국에 대항해 맞서는 국가로 성장했다. 중국공산당의 통치체제는 사상통제, 인사 통제, 조직 통제, 경제 통제, 무력 통제 등 5가지 핵심 통제 수단을 기반으로 한다. 이것이 모순적인 듯한 사회주의적 시장 경제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핵심 기반이다. 서구에서는 중국에 위기가 올 것으로 본다. 시진핑 1인 통치의 위험, 중진국의 함정, 인구감소와 고령화, 일자리 부족, 환경과 자원의 역습을 토대로 판단한 것이다. 사회주의적 시장 경제의 모순을 극복하고 불평등을 해소하며, 공급과잉 문제를 풀고 국가 부채의 규모를 관리하며 소프트 파워를 키워야 한다.

 

일본은 역사상 최초로 수축사회에 진입한 나라다. 아베가 대담한 금융정책, 과감한 재정정책, 투자 촉진책으로 경기를 부양하려고 하였으나 수축사회를 탈출했다고 볼 수 없다. 여전히 진행 중이다. 영국은 제조업이 부진하고 금융으로 먹고살고 있는데 이마저 EU에서 탈퇴하여 생기를 잃었다. 독일, 러시아가 상황이 더 나은 것도 아니다.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여기는 베트남, 인도, 멕시코도 수축사회를 피할 길이 없다.

 

미 중간 패권전쟁은 세계화의 종말일지 모른다. 중국은 세계화 확산이라는 천재일우의 기회를 잘 이용했다. 세계의 자본과 기술이 중국으로 몰리면서 미국의 패권에 도전할 수 있는 조건이 마련되었다. 패권전쟁은 영토를 늘리기 위한 전쟁이 아니라 패권을 차지해야만 생존하고, 패권을 빼앗기면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 패권전쟁은 거의 모든 영역에서 세계의 핵심 국가들이 참여한다. 중국 없이 미국도 살기 어렵다. 과학기술 패권전쟁이 뜨겁다. 미래 권력의 핵심이 반도체에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와 전기차도 중요한 무기다. 금융패권전쟁은 달러 기축 통화를 둘러싸고 중국의 도전이 진행되고 있다. 중국이 사회주의적 요소를 버리지 않는다면 금융 분야의 취약성은 극복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때 2030년경이 중국이 미국의 GDP를 추월할 것으로 보았으나 최근 분석에서 중국의 미국 추월 시기가 점점 지연되어 2035년 이후로 보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저출산 고령화, 기후위기, 과학기술의 발전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나라가 승리할 것이다.

 

저자는 패권전쟁 이후에도 한반도 주변에 늘 무력 충돌의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보고 안미화중(安美和中), 안보는 미궁을 우선하되 중국과는 화목 화평하게 지내는 정책을 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본다. 그 근거로 글로벌 공급망 안전성이 취약하다고 판단되는 133개 품목 중 중국산이 127개로 가장 많았고, 일본산과 미국산은 각각 3개씩에 불과하다(p.349)고 분석한다. 더불어, “가치동맹은 과거에도 없었고, 현재도 없으며, 미래에도 없을 것이다. 인도와 마찬가지로 한국은 한국 편이어야 한다.(p.350)라고 주장한다. 각국 도생, 정책 부재, 물가와 금리 안정, 부실 채권 문제 부상, 한국 금융시장 불안정 지속, 새로운 공급망 재편 시도, 차별화되는 디지털 경제, 일관성이 없는 자산시장, 사회전환 정책의 시행, 경제적 포퓰리즘 확산을 미래 경제를 10개 트랜드로 열거한다. 한국은 수축사회 극복을 위한 대전환을 시도해야 하며 경제 구조 재편을 제안한다. 저자가 제시한 산업 전략 4가지는 반도체, 배터리 등 미래산업에서 압도적인 초격차를 유지하도록 지원해야 한다. 중후장대형 산업을 포기하지 말고 최고의 기술을 활용해 경쟁력을 확보해야 한다. 경쟁력이 없는 산업은 과감하게 아웃소싱 해야 한다. 끝으로 소프트웨어 중심국가로 성장해야 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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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군사관학교 - 그 역사의 뿌리를 찾아서
조승옥 지음 / 글씨앗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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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사에서 정년퇴직한 철학 교수로 조승옥님이 이미 육사 30년사, 50년사 60년사가 있지만, 육사의 뿌리와 정체성을 밝히기에 미흡하여 수년간의 연구 성과를 담아 육군사관학교를 내놓았다.

 

대한제국 무관학교 재학생 출신 10명이 국군 장교가 되었고, 창군과정에서 핵심 역할을 했음으로 대한제국 무관학교가 창군과 무관하다는 육사 30년사와 50년사의 기술은 설득력이 없다고 판단한다. 대한제국 무관학교는 일제 강점기 신흥무관학교와 임시정부 무관학교 등을 통해 그 명맥이 이어졌으며, 독립군과 광복군으로 그 정신과 인맥이 계승되었고, 독립군과 광복군은 대한민국 국군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따라서 일제 강점기 대한제국 무관학교의 명맥이 단절되었다는 주장은 역사적 사실과 맞지 않는다.”라고 판단한다. (P. 470) 저자가 도달한 결론은 대한민국 육군사관학교는 연무 공원을 시원으로 하여 대한제국 무관학교, 신흥무관학교, 대한민국임시정부 무관학교, 독립군, 광복군을 계승한 민족사관학교이다.”

 

육사의 뿌리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연무 공원(1888~1894), 대한제국 무관학교(1898~1909), 신흥무관학교(1911~1920), 육군무관학교(1920)와 한국광복군(1940~1946), 육군사관학교(1946~)를 치밀하게 조사하고 분석한다. 신흥무관학교와 광복군은 학교 역사에서 언급되기에 이름 정도만 알던 얕은 역사 지식인지라 연무 공원과 육군무관학교는 생소했으나 상세한 조사결과를 보니 맥이 닿아 있음을 알겠다. 세계적으로 사관학교의 설립이 귀족 사관학교에서 전문 직업 장교가 등장하는 배경과 한국, 중국, 일본의 사관학교 도입 과정은 흥미 있는 교양이 될 듯하다.

 

광무 개혁의 의의는 이미 이태진의 고종 시대의 재조명을 통해 어느 정도 인식하고 있었다. 대한제국 무관학교 설립과 광무 국방개혁의 상세한 내용을 만날 수 있다. 특히 군대해산과 항일무장 투쟁을 상술하고 무관학교 졸업생들이 독립운동에 투신한 내용이 상세하다. 황태연의 갑진 왜란과 국민 전쟁에서 다룬 내용과 다르지 않다. 특히 사료에 근거하여 당시 독립군, 광복군 등의 수를 파악해 제시하였기 때문에 막연한 독립운동을 구체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한민국 임시정부에서 영국과 합작하여 미얀마 전선에서 성과를 내고, 미군과도 협력하였음을 어떤 책보다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육군사관학교에 관한 내용은 비중이 작다. 이는 차남의 조언에 따라 육군사관학교 역사를 후속편으로 집필하려는 뜻이 있다고 밝혀 아쉬움을 달랜다.

 

본문을 통해 지적 호기심을 자극한 내용을 정리해 보면,

프랑스 대혁명을 계기로 귀족이 아닌 사람도 장교가 되거나 사관학교에 입학할 수 있게 되었다. (p.24) 1806년 나폴레옹과 전쟁에서 패한 프로이센은 장교 임용령에서 출신 성분이 아니라 우수한 자질은 장교 임용조건으로 삼았다. (p.26) 전문 직업 장교 제도를 최초로 도입한 프로이센 육군은 프로이센-프랑스 전쟁(1870~1871)에서 승리함으로써 효력을 발휘했다. 중국은 양무운동 과정에서 사관학교 제도를 도입하였다.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이 체결되고 미국인 퇴역 장교를 교관으로 초청한 연무 공원(1888)이 우리나라 사관학교의 효시가 된다. (p.49) 연무 공원이라 한 것은 무술을 연마하는 관립학교라는 의미다. 우리나라가 스스로 장교를 양성하기 위해 설립한 최초의 사관학교다.

춘생문 사건이란 명성황후시해사건 이후 친일세력에 포위되어 신변의 위협을 느끼던 고종 임금을 궐 밖으로 피신시키려다 실패한 사건이다. 이학균을 대한제국 무관학교의 아버지로 평가한다. 교장으로 재직하며 미군의 전술교재, 훈련규칙을 번역하고 교재개발, 교과과정, 교육방법 등을 제정해 교육체계를 확립했다.

 

대한제국 무관학교는 수많은 독립운동 지도자를 배출했다.

대한제국 시기에 아리토모 일본 외무대신이 조선을 북위 39 도선에서 나누어 러시아와 일본이 점령하자고 제안했다. 이에 러시아 외무상 로바노프가 대안으로 러, 일 양국 군대의 충돌을 예방하기 위하여 중립지대를 설정하자고 제안하여 이를 비밀 조항으로 채택하였다.”(p. 86) 한반도가 지정학적으로 얼마나 불리한 처지인지를 확인한다. 강대국의 힘은 한반도를 38, 휴전선으로 남아있고 남한은 섬과 같은 처지다.

서울이 근대 도시로서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1896년부터 1899년까지 한성판윤으로 재직한 이채연에서 비롯된다. 1899년 전차가 개통되어 운행을 시작하였다. 동양에서는 도쿄, 홍콩, 상하이, 베이징보다 먼저 서울에서 전차가 운행되었다.

광무 개혁으로 1900년대 초 중앙에 4개 연대 9,000명과 지방에 6개 연대 18,000명의 병력을 보유하게 되었다. 자주독립을 지향하던 시대적 여망에 부응했다고 본다. 일본의 방해 공작으로 우여곡절을 겪었으나 1903년까지 대한제국 군대가 보유한 소총은 최소 3만 정 이상이 되었을 것이다. (p.119)

 

군대해산 과정에서 서울 시위대의 항전은 단 하루 만에 끝났으나, 이 항전은 이후 계속될 지방 진위대 해산계획에 차질을 빚게 하였을 뿐만 아니라 의병봉기의 도화선이 되었다. 이날의 항일 투쟁은 이후 의병-독립군-광복군으로 그 명맥이 이어졌다(p.144) 영국의 맥켄지 기자는 해산군인들이 조직하고 훈련한 의병들이 일본군에게 타격을 주고 있다고 듣고, 이를 양평에서 의병부대를 직접 만나 확인하였다. 우리나라 역사 교과서에 나오는 의병 사진은 이때 맥켄지가 촬영한 것이다. (p.146) 이 같은 의병 투쟁을 황태연은 갑진왜란과 국민전쟁에서 국민전쟁으로 명명한다. 외국에서도 이를 의병투쟁이 아닌 전쟁으로 평가하고 있다. 비록 대한제국 무관학교는 일제의 강압으로 문을 닫았지만, 무관학교의 자주독립 정신을 이어받아 일제 강점기 만주의 신흥무관학교, 북로군정서 사관연성소, 신민부 성동사관학교, 상하이 대한민국임시정부 육군무관학교 등을 통해 그 정신을 이어갔다. 그리고 해방 후 태릉 육군사관학교로 그 명맥이 이어졌다.

 

임시정부 군무부장 조성환은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체코군과 무기 구매 협상을 통해 북로군정서 독립군에게 충분한 무기를 공급해 북로군정서 독립군이 청산리 전투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청산리전투는 홍범도 연합부대와 김좌진의 북로군정서 독립군이 대첩을 거둔 전투였다. 무기와 훈련이 부족한 900명의 독립군이 일본 정규군 5,000명을 상대로 싸웠다. 일제에 강제 해산된 대한제국 군인들이 일본군을 상대로 한 설욕전이었다.

 

193810월 김원봉은 중국 국민당 정부의 지원을 받아 조선의용대를 창설했다. 광복군보다 2년이나 앞선다. 이후 김원봉은 한국광복군에 합류하여 광복군 부사령관과 임시정부 군무부장을 역임했다. 독립군 대장 홍범도는 대한민국 정부가 1962년에 건국훈장 대통령장을 추서했다. 반공을 국시로 내세웠던 5.16 군사 정부에서 수여한 것이다. (p.277) 2021년 홍범도 장군의 유해는 서울로 봉환되었고, 최고 훈격인 건국훈장 대한민국장이 추서되었다. 이런 정황에서도 홍범도 장군의 동상을 육사에서 없애려고 시도하는 사람은 누구인가? 홍범도 연구가들은 홍범도를 영웅적 항일투사로 평가한다. (p.279) 김좌진 장군은 공산주의자에게 암살당했다. (p. 281)

 

임시정부 무관학교는 수명은 짧았지만, 대한제국 무관학교의 정신을 계승하여, 일제에 빼앗긴 조국의 자주독립을 쟁취하고자 대한민국임시정부가 세운 무관학교였다는 점에서 역사적 의미가 있다. (p.332) 중국 시안은 화베이 지역에 이주해 있던 20여만 명의 한인 동포를 대상으로 모병 활동을 할 수 있었던 요충지었다. (p.346)

 

1940915일 대한민국임시정부는 한국광복군선언문을 발표했다. 이날 조소앙 외무부장이 낭독한 광복군총사령부성립보고서릍 통해 한국광복군은 일찍 190781일 군대해산에 이어 성립된 것이다. 바꾸어 말하며, 왜적이 우리 국군을 해산하던 날이 곧 우리 광복군 창설 때인 것이다.”라고 하여 광복군이 대한제국 국군의 항이 투쟁 정신을 이어받은 의병-독립군-으로 이어진 맥을 계승하고 있음을 천명하였다. (p. 350) 


(이하 생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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