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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승기신론 입문
목경찬 지음 / 불광출판사 / 2018년 11월
평점 :
대승기신론 (大乘起信論) 입문
2023.3.12.(일)
대승기신론에서 대승은 큰 가르침 혹은 전체적인 큰 틀이라는 뜻이 아니다. 대승은 중생심(衆生心)이다. 중생의 마음이 본래 부처의 마음이고, 괴로움 덩어리인 중생의 모습에서 부처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과정과 방법을 설명한다. 부처님의 마음으로 돌아가는 방법은 신심과 수행이다. 비트켄슈타인의 「논리철학논고」를 읽다가 지쳤던 기억이 되살아나게 만든 까닭은, 대승을 진여, 여래장, 법계란 생소한 용어로 설명하고 이들이 대승과 같은 의미라고 설명하기 때문이다. 행과 법의 의미, 유위법, 무위법, 유식무경, 제8 식, 제7 식, 일심, 이문, 심진여문, 심생멸문, 염정생멸, 염정훈습, 체대, 상대, 용대 등의 용어는 생소하여 자꾸만 읽기를 중단시키니 철학으로서의 불교 공부가 잘 될 리가 없다. 겨우 훈습의 뜻만 알고 있었을 뿐이다. 원효 대사의 대승기신론소를 바탕으로 풀어주는 책이므로 원효의 높은 수준에 머리를 조아린다.
제1부는 대승기신론의 이름을 풀어주고, 구조와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 준다. 제2부는 대승기신론을 읽기 전에 알아둘 부처님의 말씀을 소개한다. 연기법과 마음 작용 간의 관계, 行과 法의 의미, 연기와 열반, 분별과 무분별지 그리고 방편, 일체유심조, 마음의 분류와 제8식, 제7식, 보살의 계위를 다룬다. 연기는 「불교를 철학하다」에서 배운 것이라 받아들이기 쉽다. 그러나 연기법에 대한 내용은 자세하지 않다. 이 책을 처음 접한 독자가 연기법을 이해할 수는 없게 풀어놓아 아쉽다. 一切唯心造는 대중들이 많이 아는 부처님 말씀이리라.
다른 사상과 구별되는 부처의 가르침은 연기법(緣起法)이다. 연기를 보는 자는 법을 보고, 법을 보는 자는 연기를 본다고 한다. 법은 진리를 말하고, 법을 보는 자는 깨우친 자이니 부처님을 본다는 말도 깨우쳤다는 말과 동의어란다. 연기법을 알려면 자신의 견해를 내려놓고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내가 아는 게 다가 아닐 수 있기 때문이다. 연기법을 ‘세상 만물은 홀로 존재하는 것이 없고 서로 관계하여 존재한다’라고 이해해야 한다. 불교는 마음공부다. 연기법은 마음 작용에 대한 관계성에 중심을 두는 가르침이다.
12 연기의 지분은 무명(無明 : 잘못된 의견이나 집착 때문에 진리를 알지 못하는 마음의 상태로 모든 번뇌의 근원이 된다), 행(行), 식(識), 명색(名色), 6입(六入), 촉(觸), 수(受), 애(愛), 취(取), 유(有), 생(生), 노사(老死)이다. 이러한 어리석음으로 인해 괴로움을 받게 되니, 수행을 통해 어리석음을 없애면 결국 괴로움이 사라지고 열반을 얻을 거라는 말이다. 행은 사물의 운동이 아니라 마음 작용이다.
제행무상이란 모든 것은 변한다, 즉 내 앞에 드러난 세상은 내 마음 작용으로 이해된 세상이기에 분별하는 내 마음 작용에 따라 흘러간다는 뜻이라. 법은 세상 그 자체를 말함이 아니라 여러 여건 속에서 마음 작용에 따라 나에게 드러난 세상을 말한다. 보고 듣고 느끼고 아는 마음 작용과 판단 등을 총칭하여 불교에서는 분별이라 한다. 당연히 분별은 각자의 정보와 각자 분석한 조건을 근거로 분별한다. 당연히 그 분별은 절대적이지 않다. 이심전심이란 것은 진리의 세계는 언어로 전할 수 없으므로 쓴다. 마음의 분류 중 제8식과 제7식은 알 수 없다. 이해하려 하지 않았다. 보살의 계위를 표로 정리하고 있으나 관심을 두지 않았다.
훈습이란 향을 싼 종이에 향냄새가 스며들 듯이, 마음에 깨끗하거나 더러운 것이 스며든다는 뜻이다. 세간의 옷에 실제로는 향기가 없지만, 사람이 향으로 스며들어 배이게(훈습) 하므로 향기가 있다.
이진경의 「불교를 철학하다」가 쉽게 철학으로서의 불교를 안내한다.
제3부가 대승기신론을 본격적으로 살펴보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귀경게, 인연분, 입의분, 해석분, 일심과 이문의 관계, 심진여문, 심생멸문, 대승의 의미와 삼대, 그릇된 집착을 다스림, 도에 발심 수행하여 나아가는 모습, 신심을 닦아가는 부분(수행신심분), 이익을 보여 수행을 권하는 부분, 회향게로 구성하여 핵심내용을 설명한다. 제3부 대승기신론의 내용은 턱없이 부족하게 이해하였으니 메모한 내용은 당연히 이미 알고 있던 내용이 중심이다.
밑줄 친 내용을 옮겨본다. 대승기신론을 쉽게 풀이하면, 대승에 대한 믿음을 일으키는 것을 논하는 글, 즉 우리가 믿음을 일으키게 함과 동시에 믿음의 대상에 대승[진여]을 포함한다. 귀경게, 본론, 회향게로 구성된 것으로 귀경게는 삼보에 에를 올리는 게송(부처의 공덕을 찬미하는 노래)이다. 대승불교의 중심 사상은 일승(一乘) 사상이다. ‘우리가 바로 부처’라는 말이다. 주된 내용은 일심(一心) 즉, 중생심, 이문(二門) 즉, 심진여문과 심생멸문이다.
삼대(三大) 즉, 체대(자체), 상대(공덕), 용대(드러난 작용)다. 예로써 자동차(자체)의 특징과 기능은 상이고, 특징과 기능이 드러난 작용을 용이라 한다.
사신(四信) 즉, 네 가지 믿음은 근본에 대한 믿음, 부처에게 한량없는 공덕이 있다는 믿음, 가르침에 큰 이익이 있다는 믿음, 승가는 바르게 수행하여 자신도 이롭고 남도 이롭게 한다는 믿음이다.
오행(五行) 즉, 보시, 지계, 인욕, 정진, 지관이란 다섯 가지 수행의 방편을 말한다. 바라밀은 ‘미혹의 이 언덕에서 깨달음의 저 언덕에 이른다는 뜻으로 도피안(到彼岸)으로 번역한다.
육자(六字) 즉, 아미타불을 오로지 생각하라(나무아미타불)는 염불 수행에 관한 내용이다.
마지막의 회향게는 논을 설한 공덕을 중생에게 돌리는 것이다.
부록으로 대승기신론 우리말 번역을 싣고 있다.
대승기신론을 100% 이해하려면 스님의 강설을 여러 번 듣거나 집중해 가르침을 받아야만 가능한 일이라 판단한다. 용어가 생소하여 참으로 읽기가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