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에 대한 권리
앙리 르페브르 지음, 곽나연 옮김 / 이숲 / 2024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도시에 대한 권리

2026. 4. 11(토)

아파트 가격의 상승으로 재산 증식을 꿈꾸며, 토지 보상으로 수십억의 현금을 만질 수 있는 물질주의 시대를 사는 우리 사회가 성찰하기에 알맞은 책이다. 앙리 르페브르의 책은 쉽게 읽히질 않는다. 『공간의 생산』이 그러했고 『도시에 대한 권리』도 마찬가지다. 마르크스 철학자라는 지위와 불어를 매끄럽게 번역하기 어려운 데다 추상적인 개념이 많기 때문이라 짐작한다. 『공간의 생산』이 번역된 후 지리학을 한다는 사람과 건축학, 도시계획자들 사이에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도시에 대한 권리』는 『공간의 생산』보다 먼저 출간한 책으로 인간의 권리에 사회권(일할 권리, 교육받을 권리, 건강, 주거, 여가, 생활의 권리)이 라는 개념이 들어설 1960년대 후반에 세상에 나왔다. 지리교육을 전공하고 현업에서 퇴직한 2026년에 읽은 독자의 처지에서는 인문지리학 개론, 도시지리학, 도시 사회 지리학에서 다루는 개념들을 만날 수 있다는 기쁨을 느낀다.

도시의 권리는 ‘도시에 사는 사람이 계층, 성별, 직업, 재산 수준에 상관없이 인간답게 거주하고, 도시의 사회문화적 가치를 향유하며, 나아가 도시행정에 참여할 권리’를 말한다. 서유럽, 미국, 중남미 국가에서 급격한 도시화로 사회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한 1970년대부터 ‘도시권’에 대한 개념이 확산하고 활발하게 논의 되어 왔다. 그 배경에 1968년에 출간된 앙리 르페브르의 『도시에 대한 권리』가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 한다. 또한 생업으로 택시 운전을 하면서 대학에서 사회학을 공부하고 마르크스주의 철학자로서 프랑스 공산당에서 활동하다가 주요 정책을 비판했다가 퇴출당하는 등 비주류의 시각은 1968년 프랑스 68혁명에 영향을 미쳤다.

앙리 르페브르는 변증법적 유물론의 관점에서 자본주의 산업화 이후 도시를 비판하고, 상품 혹은 기능으로 전락한 도시에 ‘사회적 상호 작용의 공간’으로서의 가치를 복원할 것과 그것을 요구할 권리가 도시거주민에게 있음을 강조한다. 도시화에서 부정적인 면이 있다는 현실에도 도시를 창의성과 진보의 공간으로 바라보는 이상주의자의 면모를 본다.

앙리 르페브르가 마르크스주의 철학자라고 평가받는 이유는 헤겔, 니체, 마르크스, 엥겔스에 관한 글을 씀으로써 자신만의 고유한 생각을 만들어 낼 수 있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북미에서는 앙리 르페브르를 ‘포스트모더니즘의 아버지’라고 부르고 있었다. 르페브르의 도시에 대한 연구가 1970년대에 대서양을 건너 미국에서 크게 환영(『공간의 생산』 영어판이 3만 부가 팔렸으니) 받는다.

15개 장으로 구성된 『도시에 대한 권리』에서 1장 산업화와 도시화를 읽을 때는 산업화와 함께 도시화가 진행되는 과정을 폭넓게 그리고 가장 큰 부피로 기술한다. 고대도시, 중세도시, 산업도시, 메갈로폴리스까지 ‘도시의 발달’을 언급한다. 도시의 의사결정과정도 다루며 도시의 교외화, 토지와 건물에 대한 투기, 도시의 순환 구조, 슬럼, 도시 조직, 사회적 문화적 삶, 도심, 소비 장소와 장소의 소비, 도시 내부 구조의 분화, 신도시, 도시행정, 부동산개발업자의 도시계획도 다룬다. 현대 도시지리학이 다루는 영역 대부분에 관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다. 따라서 도시지리학을 공부하는 학생에게는 입문서, 혹은 도시철학책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도시에서의 가치는 사용 가치와 교환가치를 구분해 교환가치에 의미를 부여하고 비중을 둔다. 그리스의 아고라라는 오늘날 도시 철학에서 일반적인 도시 사회의 상징이 됐지만 앙리 르페브르는 이를 전형적인 이념 과장으로 평가한다. 그리스 도시가 누리던 자유는 개인이나 집단이 아니라 도시 자체에만 자유가 부여됐다고 본다. 도시를 정보와 의사결정의 중심이자, 교통과 의사소통의 네트워크로 정의한다고 선언한 것은 절대적 이념의 선언으로 본다. 사회적 측면에서 시간이나 미래 개념은 무시한 채 오직 공간 개념만 중시한다. 도시의 역사와 의식, 사회 문제를 공간의 문제로만 다루는 것은 너무 단순화한 이분법적 사고로 보고 있다.

앙리 르페브르는 오늘날 근대 도시는 의사결정의 중심이 되거나 의사결정의 중심을 결속함으로써 사회 전반(노동 계층뿐만 아니라 다른 비지배 사회계층) 의 착취를 조직하고 강화한다고 본다. 번역자가 도시[ville]과 도회지[urban]로 구분하는데 도회지는 완성된 책과 같이 체계를 강요하기보다 많건 적건 도시거주민의 작품이어야 한다.

『도시에 대한 권리』가 주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도시계획과 관련한 생각과 활동을 비판적으로 살펴볼 뿐만 아니라 이런 도시의 문제를 인식하고 정책에 반영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잡다한 지식을 덧붙인다. ‘신은 죽었다. 인간도 마찬가지다’라는 니체의 성찰은 거의 한 세기 전, 유럽과 그 문화, 그리고 문명에 대한 나쁜 조짐이었던 보불전쟁(1870~1871) 중에 시작 되었다.(p. 195)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미국은 왜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가 - 트럼프와 1조 달러 전쟁 기계의 야망
윌리엄 D. 하텅.벤 프리먼 지음, 백우진 옮김 / 부키 / 2026년 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미국은 왜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가

- 트럼프와 1조 달러 전쟁 기계의 야먕 -

2026. 3. 29(일)

20세기 중반 이후 미국은 어떤 나라보다 한국의 역사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한국전쟁에서 치른 희생과 경제 지원은 긍정적인 부문이지만 부정적인 면도 있고, 현실적으로 긍정적인 면을 강조할 수밖에 없다. 특히, 외교·안보 미국과 연계된 것들은 수천 년 동안 중국과 한반도가 관계를 맺었던 것보다 크게 영향을 미친다. 비록 경제 분야의 영향력과 연관성의 비중은 줄었을지라도.

바나나 전쟁, 베트남 전쟁, 이라크 전쟁, 아프가니스탄 전쟁, 가자지구 전쟁에 이어 2026년 2월 말 미국의 이란 침공은 여러 대의명분에도 불구하고 제국주의 관점에서 관찰할 수 있다. 『미국, 제국의 연대기』를 통해 아메리카 대륙에서 벗어나 해군을 바탕으로 세계 각지에서 영향력을 투사하는 과정을 살펴보았고, 펜타곤 출입 기자의 눈으로 쓴 『우리는 미국을 모른다』가 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의 패권을 이해하려는 시도에 도움을 준다. 최근 『미국은 왜 전쟁을 멈추지 못하는가』는 ‘누가, 어떻게, 왜 미국을 끝없는 전쟁으로 이끄는가?’에 대한 문제를 찾으려는 시도다. 김동현(<우리는 미국을 모른다>의 저자)의 추천사는 돈로주의(Donroe Doctrine : 2차 세계 대전 종전 이후 미국이 유지해 왔던 세계 경찰 역할을 축소하고 미국 중심의 자국 우선주의와 미주 대륙 내 외부 세력 개입 시 무력 사용 등 강력 대응도 불사한다는 지역 패권주의를 동시에 표방한다) 같은 말이 유행어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한국은 직시해야 한다고 말한다.

책은 ‘군비합중국 The United state of Aamament’의 탄생이란 프롤로그에서 평화를 말하면서도 전쟁을 벌이는 미국 대통령들의 행태를 살피며, 미국 대외정책을 둘러싼 싸움에서는 전쟁으로 이익을 누리는 집단이 거의 언제나 승리해 왔던 이유를 묻는다. 군산복합체(책은 이를 ‘전쟁 기계’로 명명한다) 가 초대형 기업들을 떠받치고, 싱크 탱크와 대학, 스포츠, 할리우드, 게임산업, 주류 언론을 통해 광범위한 정치적 문화적 영향력을 행사한다고 한다. 국방부 예산의 절반 이상은 군대 인건비가 아니라 민간기업으로 흘러간다. ‘빅5’ 방산업체는 록히드 마틴, 레이시온, 보임, 제너럴 다이내믹스, 노스럽 그러먼이다. 국방부 계약업체가 매년 수천억 달러의 세금을 가져가고 그중 일부를 로비와 영향력 행사에 써서 다음 해에 세금을 더 많이 따낸다. 최근 군산복합체는 실리콘밸리의 신흥 군사 기술기업들과 결합해 급격히 변신하고 있다. 팔머 러키의 안두릴 인더스트리스, 피터 틸의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 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 X를 포함한 기술기업들이 대표적이다. 군산복합체는 오늘날 미국 사회 구조 자체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다. 이외에도 미국이 왜 국가 안보를 추구한다는 명목으로 큰돈을 써도 점점 덜 안전해지고 있는가?, 고장난 전쟁 기계가 초래하는 대가는 무엇인가?, 끔찍한 대가를 어떻게 숨겨왔는가? 기존 대형 계약 방산업체들과 신흥 경쟁자인 기술 분야 기업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도 다룬다.

고장난 전쟁 기계

미국은 어떻게 세계 최고의 무기 딜러가 되었나? 미국은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전 세게 무기 사장의 43%를 장악하고 있고 107개국에 무기를 공급한다. “배경에는 이스라엘의 네타냐후 정부가 트럼프 행정부를 끌어들여 이란을 대대적으로 공격할지 모른다는 가능성이 잠복해 있다.”(P.45)라는 문장은 2026년 2월 말에 현실이 되었다. 세계 곳곳에서 테러 조직이 형성된 바탕에는 미국의 무기 원조와 군사 개입 덕분에 가능해졌다. 알카에다, ISIS, 가자지구에서 팔란티어의 AI 프로그램 사용 등이 사례의 일부다. 필리핀, 나이지리아, 이집트에 미국이 무기를 공급한 결과가 분쟁을 격화시켰다.

2차 세계 대전 장군 출신인 아이젠하워는 군수분야 영구 기득권층이 미국의 예산을 낭비하고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아이젠하워는 이 같은 체제를 ‘군산복합체 military industrial complex’라고 명명했다. 베트남 전쟁, 닉슨 독트린(아시아 병사들이 아시아 병사들과 싸우게 하는 것), 카터 독트린(미국이 필요하다면 군사력을 사용해 페르시아만에서 미국의 이익을 방어할 준비가 되어 있다.), 걸프 전쟁은 미국 군수산업에 호황을 이어왔다. 빌 클린턴은 주요 방산업체의 합병을 장려하여 51개를 5개로 줄였다. 대륙간탄도미사일이 존재하는 이유로 일자리, 이익, 정치적 생존이란 키워드로 설명한다. 군산복합체는 군사 시설이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견인한다는 논리를 갖고 있다. 서태평양의 마셜 제도는 2차대전 후 67차례 미국이 핵실험을 했던 곳이고, 미국 경찰의 군사화는 여러 번의 전쟁에서 비롯된 대규모 중고 무기 비축 덕분에 가능했다. 록히드 마틴의 F-35는 펜타곤 역사상 가장 비싸고 결함 많은 무기체계다. 소련 붕괴 후 미국은 새로운 적을 찾는 전략과 방어 개념을 벗어난 세계 전략을 수립하고 5대 군수 기업을 탄생시켰다. 빅5 방산업체의 화려한 행보에는‘회전문 인사’와의 동맹이 있다. 국방부, 의회 등에서 활약하던 관료와 의원이 방산업체의 주요 임원으로 가고, 그중 일부는 다시 의원이 되거나 행정부에서 일하고 있다. 마치 2026년 한국에서 검찰 개혁을 요구하는 바탕에 검찰과 판사가 재판을 왜곡하는 법조 카르텔을 허물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바와 같은 맥락이다. 법조 카르텔은 전관들의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끈끈하게 연결되었다고 의심받는다. 이런 까닭에 보잉의 KC–46 공중급유기와 같은 부실무기가 만들어진다.

전쟁 기계의 비용

해외에서는 끝없는 전쟁으로 국내에서는 끝없는 비용을 치르니 참전 용사들은 굶주림과 상처에 시달린다. 미국 전체 외교 예산과 맞먹는 록히드 마틴의 연간 계약 규모로 전쟁경제의 실상을 알 수 있다. 주류 경제학자들은 전쟁 기계가 미국 내에 끼치는 비용을 의식적으로 무시해 왔다. “미국인의 40%는 가난하거나, 작은 위기 하나만으로도 빈곤에 빠질 수 있는 상태입니다.”(p.143) “800만 명이 넘는 미국인들이 식량이나 주거 같은 기본 필요를 충당하기 위해 두 개 이상의 직업을 가지고 일하고 있다.”(p.145) 2023년 미국의 노숙자 수는 77만 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군대와 군수산업이 놀라운 경제적 이익을 가져다준다는 주장의 실상을 살펴보면, 미국이 전 세계 군사비 지출의 40%를 차지함에도 산업화한 국가 중 최저 기대수명을 기록하고 백인 남성의 기대수명이 감소하고 있다. 분석가들은 이 현상을 경제적 기회의 축소와 관련된 요인들, 즉 약물 과다 복용, 알코올 중독, 간 질환, 자살 등 요인 때문이라고 본다. 자신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국가라고 자랑하나 국가에 깨끗한 식수가 부족하다. 폭증하는 국방예산과는 달리 군수산업의 일자리는 줄어들고 있다. 해외 군사기지와 군사 과잉 확장 비용의 문제도 심각하다. 미국의 전 세계 포괄 군사 전략은 80개국, 750개 군사기지에 17만 명의 군대를 유지하기 위해 연간 550억 달러를 지출한다. 첫째, 괌은 인도 태평양 지역 필수 작전기지다. 괌은 해외 군수품 저장의 주요 거점이며 미국 공격형 잠수함의 모항이자 대규모 공군기지가 있다. 사드 포대도 배치되어 있다. 괌섬 북쪽의 티니안 비행장은 미국이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핵 공격을 수행한 항공기가 출력한 곳이다. 둘째, 디에고가르시아섬은. 디에고가르시아는 미국이 전력을 중동과 남아시아에 투입할 수 있는 핵심 거점이다. 셋째, 독일에 있는 람슈타인은 아프리카와 중동으로 가는 관문 기지다. 람슈타인에서는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전투기를 보유하고 연합공군사령부는 나토 내 모든 공군과 우주 관련 사안을 관할 한다. 람슈타인에는 5만 7000명의 미군 병력과 가족들이 주둔하고 있다. 바레인에는 7함대 사령부, 2023년 기준 중동에는 4만 5000명 이상의 군인이 주둔한다. 미국은 전투 병력 파견에 주저하게 되었음에도 군사기지에는 집착하는데 드론을 운용하려면 여러 주요 기지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록히드 마틴은 마셜 제도에 로널드레이건탄도미사일방어시험장을 운영하고 최고 수준의 레이더기지를 배치하고 있다. 광범위한 부패, 숙련 인력 부족, 해군과 군수업체들의 무능 등은 미국의 해외 기지 운영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책은 이제는 비용만 많고 역효과를 내는 지구 전역 포괄 군사 전략을 재고하고 수정할 때가 한참 지났다고 말한다.

전쟁 기계의 판매

‘쓰레기 같은 작은 배’라는 오명을 얻은 연안전투함LCS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군사적 낭비 사업 중 하나로 건조 비용이 예상보다 2배 들었고, 균열과 부식에 시달렸으며, 바다에서 동력을 잃어 예인되는 일도 있었다. 항속거리도 매우 제한적이어서 별명이 연료 먹는 돼지였다. 그래도 사업이 살아남은 이유는 로비스트들의 역할이 있었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로비스트가 활약하는 이유를 법적 허용 외에 미국 수도의 생활비 구조로 분석한다. 관료나 국회의원의 급료로는 워싱턴에서 생활 할 수 없으니, 로비스트가 된다고 본다. 로비 산업은 군산복합체의 심장부이자 국방부 계약업체들이 과거 정부 인력을 활용해 미래 정부 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장 직접적인 수단이다. 로비스트라는 공식 직함을 갖지 않고 정부를 상대로 로비를 벌이는 국방부 계약업체 직원들이 더 많다. 우리나라 정치 평론가들이 우리나라에도 로비스트를 양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깊게 살펴봐야 할 문제다. 5개 주요 군수 기업 로비스트들이 미국의 국방 정책을 좌우한다. 군산복합체에 내재한 합법적인 부패 시스템은 회전문 인사다. 로비스트들은 대부분 국방부나 의회 고위직을 거쳤거나 심지어 의원으로 활동한 경력이 있다. 워싱턴 D.C 안팎에 1만 2000명이 넘는 등록 로비스트들이 있다. 로비스트들은 미국 내 군수업체만이 아니라 외국 정부를 위해서도 일한다. 대다수 싱크탱크들도 국방부 계약업체들로부터 후원금을 받는다. 헤리티지 재단은 보수 성향, 브루킹스연구소는 진보 성향을 갖고 있다. 싱크탱크들은 미국 국방 전략의 공개 논쟁을 장악하고 있다. 미국의 유수 대학들도 미국 전쟁 기계의 한 축이 되었다. 코네티컷대학교, MIT, 컬럼비아대학교, 카네기멜런대학교, 텍사스대학교 오스틴캠퍼스 등이 대표작인데 학문 연구와 군사 사업 사이의 경계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존스홉킨스대학교 응용물리학연구소는 국방부의 후원을 가장 많이 받고 미사일 시스템을 개발, 개선한다. MIT 링컨연구소는 미사일 시험에서 AI의 군사 응용을 연구한다. 텍사스A&M 대학교는 극초음속미사일에서 핵무기까지, 앨마배마대학교는 NASA와 국방부의 우주 및 미사일 시스템 개발, 인디애나대학교는 해군수상전센터와 오랜 협력, 카네기 멜런대학교는 미국 육군 AI 테스크포스와 협업, 하워드대학교는 국방부 지원 대학 부설센터 운용하고 있다. 국방부의 사회과학 분야 자금 지우너은 심리전, 인간 지형 시스템(?), 심문과 고문 기법을 연구한다.

언론은 프로파간다를 통해 “미국은 세계를 더 평화롭고 안정적으로 만들기 위해(때로는 전쟁이라는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지도적 역할을 하도록 운명 지어진 예외적 국가라는 오래된 믿음”(p. 279)을 확산시킨다. 언론은 기적의 무기와 손쉬운 승리는 없다는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 매출과 고급 정보 출처를 잃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자금 후원이라는 목줄이 언론을 좌우한다. 한국에서도 조·중·동과 같은 재래식 언론에 정부 광고비를 지출하는 까닭을 생각해 본다. 한국의 곡예비행팀 블랙이글스처럼 미국도 곡예비행팀 선더버즈를 운영하는데 이는 정교하게 다듬어진 홍보 장치다. 선버버즈의 임무는 사람을 공군에 입대하도록 끌어들이는 것이다. 나는 보지 못했으나 영화 <캡틴 마블>은 공군 역사상 가장 효과적인 광고였다는 평가다. 엔터테인먼트산업을 군과 CIA 선전도구로 활용하며, <탑건>은 레이건 시대에 군비 팽창을 가능하게 한 작품이며, 펜타곤의 엔터테인먼트연락실은 영화의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대사를 수정하고, 줄거리를 바꾸기도 한단다. <하드 로커>, <자헤드>등 비판적인 영화는 엔터테인먼트연락실의 지원과 검열을 받지 않아 비판적인 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 펜타곤은 비디오게임과 첨단전쟁을 결합하려고 시도한다. 미국에서 비디오게임 산업의 규모는 영화산업과 음악산업을 합친 것보다 더 크다. 게임산업의 기반이 된 핵심 기술 대부분은 미국 국방부의 자금으로 개발되었다니 놀라울 뿐이다.

전쟁 기계의 미래

전쟁 기계는 2차 대전 이후 가장 큰 변화를 앞두고 있다. 조종사 없는 무기체계, 극초음속 무기, AI가 통합된 통신, 통제 시스템 등 많은 기술 변화를 이끌 차세대 첨단 무기를 공급하려 한다. 기술 산업은 “비용을 더 적게 들이고, 전선에 투입하는 인원은 줄이며, 도입 소요 시간을 훨씬 단축해 더 자주 바꾸고 업데이트하고 개선”(p.342)할 수 있다고 믿는다. 신흥 기술기업들과 대형 방산업체 간 대결의 승자는 누가 될 것인가? 팔머 러키와 안두릴, 피터 틸과 팔란티어 그리고 일론 머스크, 에릭 슈밋과 AI와 같은 국방부와 실리콘밸리의 동맹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머스크는 드론을 중시한다. 팔란티어의 데이터 기반 전쟁 수행 능력은 미국의 베네수엘라 침공, 이란 침공에서 적극 사용되었고 사용하고 있다. 미국에서 방위사업은 불황을 타지 않는 분야임이 틀림없다.

책은 초군사화되고 반민주적인 병영 국가의 등장 가능성을 염려한다. 미국의 새로운 대외 전략의 지향점으로 우크라이나와 가자지구를 비교한다. 미국의 무기는 방어 목적이 필요한 동맹국에만 제공되어야 한다. 이 규정에 부합하는 나라는 우크라이나다. 반면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의 대규모 학살 작전은 그렇지 않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중용 인간의 맛
도올 김용옥 지음 / 통나무 / 201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중용 인간의 맛

2026. 3. 2(월)

‘어떻게 살 것인가’, ‘살아가는 법’에 대한 답을 찾으려 『중용(中庸)』을 읽는다. 깊게 한 공부나 연구가 아니다. 선조들은 십대에 읽어 통달했고, 도올은 21세에 중용을 읽으며 울었고, 인생의 방향을 정했다고 한다. 동년배들이 퇴직하는 시기라 너무 늦게 읽는다. 공자께서 ‘나는 중용을 택하여 지키려고 노력해도 불과 만 1 개월을 지켜내지 못하는구나!’라고 자탄한 일에 비추어 나를 다독였다.

『중용』은 “군자의 도는 부부간의 평범한 삶에서 발단되어 이루어지는 것이니, 그 지극함에 이르게 되면 하늘과 땅에 꽉 들어차 빛나는 것이다.” 보통 부부의 어리석음으로도 가히 더불어 군자의 도道를 알 수 있지만, 도의 지극함에 이르러서는 비록 성인이라 할지라도 알지 못하는 바가 있다고 한다. 오직 자기 자신을 바르게 할 뿐, 타인에게 나의 삶의 상황의 원인을 구하지 아니 하니 원망이 있을 수 없다. 위로는 하늘을 원망치 아니 하며, 아래로는 사람을 허물치 아니 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평이한 현실에 거하면서 천명을 기다리고, 소인은 위험한 짓을 감행하면서 요행을 바란다. 남이 능히 하거든 나는 백 번을 하며, 남이 열 번에 능하거든 나는 천 번을 하라. 호학역행(好學力行)의 도에 능하게만 되면, 비록 어리석은 자라도 반드시 현명해지며, 비록 유약한 자라도 반드시 강건하게 될 것이다. 밤새 소리없이 소록소록 쌓이는 백설처럼 인간의 내면에 쌓이는 신독의 덕성이야말로 『중용』의 궁극적 주제다. 도올은 공자의 가르침이 단순한 윤리적 교훈에 그치지 않고 우주적 진리를 구현한 체계로서 유교화 될 수 있었던 것은 공자의 손자인 자사의 노력으로 평가한다. 이것이 독자가 소화한 중용의 가르침이다.

깊숙하게 『중용』의 내부로 들어가 소화하려 애쓴 걸 모아 본다. 도올 선생의 주장에 모두 공감할 수 있는 것은 아니나, 신선하고 내가 알지 못했던 관점을 찾아주니 호기심을 채울 수 있고도 재미있는 거다.

서(序)에서 도올은 역사를 진보의 관점에서 바라보지 않고, 중용의 관점에서 바라보고 인간존재도 해방의 대상으로 파악하지 않는다고 밝힌다. 여기서 서구의 사상으로서 이성과 베이컨의 경험주의가 낳은 폐해가 인류에게 위협(핵과 산업화, 기후 변화 등)으로 다가오는 상황에서 공감할 수 있다. 기탄(忌憚)은 ‘거리낌’이고 ‘기탄이 없다’는 것은 ‘공적 마인드’가 없다는 것이란 문장에서 공론의 장에서 벌어지는 언어사용의 미숙함을 깨우친다.

베네수엘라를 침략하고 엊그제 이란을 공격하는 미국 트럼프는 칸트가 말한 정언 명령 (나 자신에게 있어서나 타인에게 있어서나 인간성을 결코 단순한 수단으로서만 취급하지 않고 항상 목적으로서 취급하도록 행위하라)을 어기고 있다. 도올은 중국 문명에게 서구 문명이 지향하지 못했던 새로운 문명의 패러다임을 창출하여 인류에게 새로운 희망을 주어야 한다고 요구한다. 또한 “우리가 깨달아야 할 사실은 결국 미국은 한국을 버린다는 사실이다.”(p.34)라고 말한다.

도올은 『중용』을 읽으면서 ‘일상적 삶의 혁명’을 바라며 정자程子가 말한 논어 독서법을 서술한다. “이 책을 읽기 전에도 그 사람, 이 책을 읽은 후에도 그 사람이면, 그 사람은 이 책을 읽지 않은 것이다.”

중용(中庸)

『중용』에서 1장인 천명장(天命章)이 가장 어렵다. 『중용』을 읽고 “중용”만을 말하며 “성誠”을 말하지 않은 자는 『중용』을 읽지 않은 것이라니 더 그렇다. 誠은 자연 nature에 가까운 데 nature는 서구식 개념이라서 誠을 다 표현하지 못한다. 서양 철학이 중용을 받아들이기 어렵다.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은 목적론적이며, 행복조차도 성공적 삶이라 말한다. 중용을 ‘無過不及’으로 말하는 주희는, 근대 정신의 한 표현이기는 하나 틀렸다고 본다. 중용은 일차적으로 품성의 탁월함과 관련된 것이지만, 중용의 지향성은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고귀한 특징인 이성 혹은 사유의 힘의 발현을 목표로 하는 것이다. 나아가 중용적 인간은 이성적 인간이 아니라 성誠적인 인간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배우지 않고도 잘한다는 것은 원초적으로 잘한다는 것으로 희喜 노怒 애哀 구懼 애愛 오惡 욕慾이 그렇다, 인간을 교육시킨다고 하는 문제는 이성적 인간을 만드는 데만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다. 이성은 상식이다. 우리가 배양해야 할 것은 정감情感의 윤리성과 심미성이다. 교육학자 아이즈너가 예술 수업에서 강조하는 예술적 감식안보다 큰 범주다. 이성의 교육을 통섭하는 새로운 인성의 교육이 중용으로부터 시작할 수 있다.

군자의 중용은 “시중時中”이고 소인의 중용은 ‘무기탄’이다. 중中이란 오직 적절한 시時를 만날 때만이 중으로써 완성되는 것이다. 비트켄슈타인이 “말할 수 없는 것에 대해서는 침묵하라”고 말한 것은 결코 언어적 개념 조작에 의한 어떤 논리적 결구도 근원적으로 인간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는 말이다. 도는 개인으로서 완성되는 것이 아니고 반드시 사회적 가치와 더불어 완성되는 것이다. 이는 이론이라기보다는 인문주의적 상식이라고 본다. 21세기 민주제도의 성패는 리더십의 도덕적 질 확보에 달려있다. 지知라는 것은 인식론적 탐구라기보다는 살아가는 데 필요한 실천적 앎이다. 앎의 방식에서 가장 중요한 덕성은 “호문好問”이다.지나가는 어린이에게라도 배울 것이 있다면 서슴치 말고 물어라!는 연암 박지원의 말이다. 어떤 질문 즉 테제가 제시되면 그것에 관련된 모든 양극적, 대척적 상황을 충분히 고려해 보아야 한다. 하나의 작은 선이라도 진심으로 고뇌하면서 가슴에 품어 잃지 않는다면 공자-자사가 말하는 중용이다. 그 체험을 바탕으로 시중時中을 발현하고 능구能久하라.

용기도 반드시 화和를 전제로 해야만 진정한 용기가 된다. 중용이 계속 밀고가는 “성聖”의 테마는 모두 신독愼獨과 관련이 있다, 남이 알아주는 것과 무관하게 나의 내면적 도덕성을 홀로 지키는 것, 그것이 성인의 길에서 가장 난제로 본다. 남이 알아주지 않아도, 세상을 은둔하여도, 부끄럼없이 내 갈 길을 가는 것이 중용의 길이라고 공자-자사는 선포하고 있다. 인간이 존재하기 위하여 갖는 모든 인간관계를 유가사상가들은 다섯 관계로 통칭했으니 오륜이다. 군신관계, 부자관계, 부부관계, 형제관계, 붕우관계다. 부부관계는 부자관계, 형제 관계에 선행하는 가장 본질적인 관계다. 부부는 오륜의 하나일 뿐 아니라 우주적 생명력의 핵심이다.

우주의 법칙은 우주 자체에 내재하는 것이다, 우주 밖에 있는 어떤 존재가 그 법칙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 모든 창조론이란 것은 ‘법칙부여’의 외재주의이다. 베르그송은 외재주의를 거부한다. 충서忠恕에서 忠은 가슴 깊은 곳에서 충실하여 우러나오는 느낌, 서恕는 나의 마음을 타인의 마음에 이입하여 같이 느끼는 공감상태를 의미한다. 논어에는 恕가 ‘기소불욕 물시어인’으로 되어 있다. 중용에는 “시저기이불원 역물시어인(施諸己而不願亦勿施於人)”이라 고 명료하게 나타냈다. 공자-자사는 ‘언행일치’라는 말은 하지 않았고, 단지 언은 행을 돌보고, 행은 언을 돌보아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오직 자기 자신을 바르게 할 뿐, 타인에게 나의 삶의 상황의 원인을 구하지 아니 하니 원망이 있을 수 없다.

행원필자이 등고필자비(行遠必自邇 登高必自卑)란 먼 길을 가려면 반드시 가까운 곳에서 시작하고, 높은 곳에 오르려면 반드시 낮은 곳에서 시작해야 한다. 서구 언어에는 효孝라는 말이 없다. 효는 특정한 나의 부모에 대한 복종이나 추모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보편적 인간의 선업을 계승하는 문화적 마인드야말로 진정한 효라고 천명하고 있다.

‘모든 종교의 뿌리는 제사이다’는 허버트 스펜서(1820~1903)의 명제다. 종교의 존속은 사회적 연속성을 구현하려는 것이다. 장례는 죽은자의 위位로써 하고 제사는 제사를 받드는 자손의 위位로써 한다는 주공周公이 확립한 예이다.

아랫자리에 있으면서 윗사람에게 신임을 얻지 못하면 백성을 다스릴 기회를 얻지 못한다. 윗사람에게 신임을 받으려면, 먼저 친구들에게 신임을 받아라. 친구들에게 신임을 받으려면, 먼저 부모님께 효순해야 한다. 자기 몸을 돌이켜보아 성실하지 못하면 부모님께도 당연히 효순할 수 없다. 자기 몸을 성실하게 하려면 선善을 명료하게 인식해야 한다.

유교는 ‘사람’에게 모든 것을 건다. 이 사람 중심의 생각이 유교의 한계일 수도 있으나 유교의 영원한 생명력이다. 천리마는 하루에 천리를 간다고 뽐낸다. 그러나 조랑말이라도 열심히 가기만 하면 열흘이면 같은 목적지에 너끈히 도달할 수 있다. 문제는 가는 목적지가 명확히 있느냐의 문제일 뿐이다.

강대국은 약소국에 대하여 “후왕이박래厚往而薄來”해야 해서 중국은 조선으로부터 받은 것보다 후하게 준다는 원칙을 가졌다고 도올은 말한다. 이는 공자-자사의 위대한 영향이라 아니 할 수 없다. 미국의 트럼프가 베네수엘라와 이란 침공한 것은 후왕이박래와 거리가 멀다.

인仁은 끊임없이 박학博學, 심문審問, 신사愼思, 명변明辯, 독행篤行하면 천天의 경지로 나아갈 수 있다. 박학과 심문이 합쳐서 학문이, 신사와 명변이 합쳐져서 사변이란 단어가 생겨났다. 학문과 사변은 知의 세계이고 독행은 行의 세계이다. 지행합일의 노력하는 과정 그 자체가 결국 인간을 하느님으로 만든다.

성誠에 기반하여 명明으로 나아가는 것을 성性이라 하고, 明명을 기반으로 성誠으로 나아가는 것을 교敎라고 한다. 성性이란 자연에서 문명으로 가는 과정과 관련되고, 교敎라는 것은 문명에서 자연으로 가는 과정과 관련된 것이라 한다, 문명에 속해 있는 인간은 끊임없이 교육을 통하여 자연으로 회귀해야 한다는 것이다. 장 자크 루소의 ‘자연으로 돌아가라’라는 사상이 닮아있다. 자사는 ‘자연의 법칙’이라는 것을 성실하다라는 말로 표현한다. 자사에게 자연의 법칙은 그 자체가 종교적 경건성의 대상이며 인륜도덕의 법칙이며 심미적 찬탄의 대상이며 인간문명의 모든 가치의 궁극적 기준이 된다. 이런 사상은 서양인들에게는 있어본 적이 없다고 도올 선생은 말한다.

중국인들은 주나라 이후부터 이미 인간의 도덕을 하나님이나 초월적 픽션으로 보장받을 생각을 하지 않았다. 인간의 도덕은 오직 인간의 주체적 행위의 문제이다. 사르트르가 말하는 실존이 본질에 앞선다는 생각은 실존주의의 기발한 명제가 아니라 인간의 너무도 당연한 상식에 속하는 것이었다.

현대사에 대한 인식을 결여한 인간은 고전을 공부할 자격이 없다. 현대사는 나의 기점이다. 한국사람에게 있어서 현대사는 일제침략사에 대한 반성이다. 이 반성이 없는 자들은 한국인이라 말할 수 없다는 것이 도올 선생의 생각으로 공감한다.

변화란 개념을 다이어트로 설명한다. 80킬로에서 10킬로를 빼는 일은 쉬운 일이라 이 정도의 수치는 오르락내리락 하는 변變의 단계이다. 1년이나 2년의 시간에 만약 건강하게 50킬로로 내려왔다면 단순히 몸무게를 뺀 사람이 아니라, 근원적으로 생활습관과 성격, 인격구조의 화化를 체험한 사람일 것이다.

‘성자자성誠者自成’이라는 말은 우주의 모든 성실한 법칙이 외재적인 존재에 의해 조작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이루어지는 과정에 있다는 것이다.

노자사상은 도덕부정의 사상이나 그의 책 제목은 『도덕경』이다. 도와 덕은 현대 서양어의 도덕과는 관계가 없다. 도는 인식의 문제이지만, 덕은 ‘몸의 축적’에 관한 것이다. 모든 덕은 나의 몸에 습관으로 쌓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도를 통하여 세계를 인식하고, 덕을 통하여 나의 내면적 도덕적 주체를 건설하는 것이다.

-‘순간’은 눈을 한번 깜박거리는 시간이고, ‘찰나’란 손가락을 한번 튀기는 시간을 65분 한 것이다.

-犬不七年, 鷄不三年. 도올 선생의 글에 나오는 닭의 이름이 봉혜다. ㅎㅎ

-공자는 술이부작述而不作하였다고 하였으나, 도올은 술述을 통하여 작作한다는 말에 공감한다. 늦게나마 四書를 읽는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초역 부처의 말 - 2500년 동안 사랑받은
코이케 류노스케 지음, 박재현 옮김 / 포레스트북스 / 2024년 5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당신을 괴롭히는 감정 즉, 이룰 수 없는 걸 갈구하는 욕망과 영원히 반복되는 화는 타인이 만든 게 아니라 당신의 심신에서 생겨납니다.”(p.166)라는 문장에서 오래전에 탁닛한이 『화』란 제목으로 책을 낸 까닭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불자가 아니니 불교 경전을 탐구할 까닭이 없지만, 『초역 부처의 말』은 초판을 50쇄가 넘게 인쇄해 출판했느니 베스트셀러다. 시류에 따라 사 읽은 셈이다. 짧은 글로 구성하고 심리학으로서의 불교라는 차원에서 현대어로 옮겨두었기에 선택받는 것으로 생각한다.

12부로 나누어 190여 개의 소재로 열거한 글은 부처님의 말씀을 코이케 류노스케라는 전직 승려가 짓고 한국어로 옮겨두었다. 부처님의 말씀에서 뽑아 분류한 주제는 감정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비교하지 않는다, 바라지 않는다, 선한 업을 쌓아야 한다, 자신을 알고 친구를 선택한다, 행복을 안다, 자신의 몸을 바라보고 자유로워지며 자비를 배운다, 깨닫고 죽음을 마주한다 등이다.

나에게 더 필요하다고 여기는 글들을 옮겨둔다.

“적을 고민하게 만드는 최고의 방법은 화내지 않고 온화하게 있는 것, 단지 그뿐입니다.”(p.20)

온화하게 있지 못하더라도 침묵하는 길도 있느니.

“자신이 얼마만큼 애쓰고 있는지

자신이 얼마만큼 이루어냈는지

자신이 유명인과 얼마나 잘 아는 사이인지

자신의 직업이 얼마나 대단한지

묻지도 않았는데 말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당신이 그러한 드러내고 싶어 하는 마음을

멀리하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점점 당신을 멀리할 것입니다.”(p.50)

→ 나에게 하는 말이다. 여기저기 온라인공간에 쓰레기와 같은 글을 올려 두고 있느니.

“원하고 원해서 견딜 수 없는 상대를

만들지 마세요.

원하고 원해서 견딜 수 없는 상대가

당심의 생각대로 되지 않을 때,

언젠가 그 상대를 잃지 않으면 안 될 때

당신의 마음은 극심한 고통으로 뒤덮일 것입니다.”(p.76)

→ 미망이 내 곁에 머물 때마다 떠올려아 하느니.

어떤 종교를 갖거나 신에 대한 믿음으로 가지고 살지 않는다. 철학 혹은 심리학이라는 차원에서 종교를 대한다. 특히 불교에 대한 것은 이진경의 『불교를 철학하다』로 눈을 뜨게 되었고, 불광출판사에서 내놓은 『종교문해력 총서(전5권)』도 재미있다. 원영 스님의 『이제서야 이해되는 반야심경』도 읽기 쉽다. 고우 스님이 강설한 『육조단경』의 ‘양변을 여의라’가 가장 와 닿는다.

P.S. 튀르키예로 가는 비행 중에 읽고 오늘에서야 메모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왜 당신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 있는가 - 아침과 저녁, 나를 위한 철학 30day
고윤(페이서스 코리아) 지음 / 딥앤와이드(Deep&WIde) / 202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왜 당신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 있는가

2025. 2. 2()

고윤 작가가 매일 철학하는 삶을 살자며 내놓은 책이다. 위인 54명의 삶과 책을 통해 현재를 살아가는 사람에게 인생의 방향을 제시한다. 제목에서 기저에 개인주의가 깔려 있지 않을까 우려한다. 김태형의 교양 심리학에서 중요하기 다루는 우리주의와 견주며 읽는다. 발타자르 그라시안의 세상에서 가장 이기적인 조언이 더 개인주의에 가깝고, 가운데에 왜 당신은 다른 사람을 위해 살고 있는가를 두고 교양 심리학을 집단주의에 가깝게 상정하고 읽으면 된다. 물론 우리주의집단주의와는 다르다.

 

첫 소재로 등장한 낙관주의이성주의비관주의를 견주어 이성주의에는 낙관과 비관이 함께 있다. 낙관주의자가 되자는 작가의 권유 14가지를 서술한다. 나는 졸저 별일 없어도 읽습니다에서 완벽주의최적주의를 견주어, 성장기에는 완벽주의 태도로 성취적인 삶을 살되 나이가 들면 최적주의적 삶의 태도가 필요하다는 칼럼을 소개하였다.

퇴계 이황의 말씀을 통해 수기치인(修己治人)’에 이르는 과정에 조화를 강조함을 발견하고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이성과 감성에 대해 말한다. 독자는 특히 조화안정을 비교할 때, 평온을 유지하는 입장에서 스토아 학파의 아파테이아를 떠올린다. 퇴계는 아파테이아보다 조화를 강조한다. 올바른 관점으로 인생을 끌어가려면 조화를 중시하란다.

내가 남을 알지 못하는 것이 죄일 뿐, 남아 나를 알아주지 않는 게 무슨 죄란 말인가는 장영실의 말이다. 스스로를 인정하는 것이 타인에게 받는 인정보다 중요하다. 남을 지나치게 의식하면 남의 인생을 사는 것일지도 모른다. 신분사회에서 살았던 장영실조차 이런 생각을 가졌는데 오늘날과 같이 자유로운 사회에 사는 사람에겐 어쩌면 당연한 삶의 자세일 수 있다. 주체적인 삶의 태도를 가져야 한다.

망각하는 자 복이 있나니 자신의 실수조차 잊기 때문이다는 니체의 말이다. 이를 통해 사소한 일을 흘려보내는 것이 지혜일 수 있다. 정석은 과거 행동을 반성하고 올바른 길로 나가야 하지만, 자신의 실수나 잘못에 사로잡혀 하루하루를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사람에게 꼭 필요한 말이다. 빨리 털어낼수록 중요한 것은 놓치지 않을 수 있다.

소크라테스의 디아트리베를 통해 말한다. 우리는 폭증하는 지식을 수령만 할 뿐 해석하고 정리하는 일은 아웃소싱하고 있다. 그마저 유튜브에서 찾는다. 사유의 회복이 필요하다. 체화되지 않은 지식을 뽐내서는 안된다.

공자는 논어를 통해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얕은 사람이라고 한다. “아는 것을 안다 하고 모르는 것을 모른다고 하는 것, 바로 그것이 아는 것이다.”

미셸 푸코는 현대의 파높티콘은 CCTV 가 아니라 습성이라고 한다. 자유의지를 아웃소싱한 채로 쌀아가는 습성. 책을 읽고 사색의 바다에 잠겨 보자. 그래야 주관적인 선택에 따른 홀로서기를 시작할 수 있다.

알프레드 아들러는 인생이 힘든 게 아니라 당신이 인생을 힘들게 만드는 것이라말한다. 자신의 문제와 실패에 대하여 방어기제가 작용하기 때문에 남을 탓한다. 이것이 누적되면 인생은 꼬인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역설적으로 나를 힘들게 만드는 것이 나였다면, 인생을 바꿀 힘도 나에게 있다는 의미다.

이성계의 말, “화살이 과녁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활 쏘는 이가 과녁으로 화살을 보내는 것이다에서 작가는 삶의 방향을 설정하고 궁극적으로 성취하는 삶을 살기 위해 일기 쓰기, 아침 명상을 추천한다.

율곡 이이는 말로만 뜻을 세우고 기다리다 죽지 말고 행동하지 않으면 결국 우리가 생각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과 다름 없을 것이라 한다.

공자는 배우려는 자가 스스로 분발하지 않으면 일깨워지지 않는다. 스스로 표현하며 애쓰지 않으면 밝혀지지 않는다를 통해 떠먹여 주는 인생에 중독되지 말라고 경고한다.

니체는 주어진 만큼 책임지는 법을 익히라 한다. 책임져야 하는 자리를 두고 망설이는 사람과 책임지는 자리를 마다하지 않는 사람 중에서 누가 책임자로 적절할까? 책임을 지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알베르 까뮈는 인생의 부조리함을 넘어서는 해답으로 나의 시선을 부조리함에 두지 말고 부조리의 두꺼운 벽을 뚫어내고 삶의 의미를 찾으려는 전의를 제시하나 독자는 열정의지라고 믿는다.

지식은 이미 알려진 사실에 기반하지만, 상상력은 아직 존재하지 않는 가능성을 탐색한다. 상상력을 통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하고 기본의 생각을 뛰어넘는 혁신을 발견할 수 있다. 관점의 변화를 받아들이는 자만이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다. 이는 아인슈타인의 생각이다. 어떻게 상상력을 키울까. 자신에 대한 탐구가 깊은 사람일수록 소유한 무의식과 창의적인 잠재력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진정으로 일에 몰두하고 있다면 삶이 단순할 것이다. 불필요한 일에 마음 쓸 겨를이 없기 때문이다. 이는 톨스토이의 말이다. 삶을 단순하게 만들어 주는 도구는 몰입이다. ‘오컴의 면도날처럼 사고하며 일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집중하라.

사람은 혼자 있을 때만 진정한 자신이 될 수 있다.”라는 쇼펜하우어의 말은 동양의 신독과 어울린다. 작가는 나를 발견하는 것을 내 인생에 가장 큰 의무라고 생각하자고 말한다.

헤겔은 모순은 모든 운동과 생명의 뿌리다.”라고 했다. 이는 극과 극은 통한다, 나아가 정반합의 출발이 될 수 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복수심 또한 연료가 될 수 있다며, “가장 좋은 복수 방법은 상대방처럼 되지 않는 것이다.” 가장 잘 사는 방법이 최고의 복수다.

칼 융은 가장 위대한 실수는 내면의 어두운 그림자를 남들에게 덧 씌우는 것이다. 이것이 모든 분쟁의 원인이다.”라고 했다. 이는 내 기준으로 남을 대해서는 안된다는 말이며, 공자의 기소불욕 물시어인이란 황금률과 통한다.

낭만파 시인 바이런의 말이 정곡을 찌른다. “사람들은 죽음을 슬퍼한다. 인생의 3분의 1을 잠으로 보내는 주제에현재의 삶과 흘러가는 시간을 소중하게 쓰라는 표현이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생각하고 행동하라는 것이다. 주체적인 삶, 미루지 않기, 우선순위 세우기를 생각한다.

적당히 존재하는 것은 사는 게 아니다.”라는 오스카 와일드의 말은 주체적인 삶으로 자신의 의지와 꿈을 실현시키고 다른 사람의 시선에 인생을 낭비하지 말자는 것이다.

죽음과 동시에 잊히고 싶지 않다면 읽을 가치가 있는 글을 쓰라. 또는 쓸 가치 있는 일을 하라.”는 밴저민 프랭클린 말로 우리는 나의 존재가 무가치하다고 느낄 때, 깊은 우울감에 빠지곤 한다. 선한 영향력을 끼칠 수 있는 일을 하자. 소유보다 공유하자. 그래야 삶이 가치있게 바뀐다.

올바른 길만이 존재할 뿐, 빠르게 갈 수 있는 길은 없다. 스스로에게 물으며 인생을 살아가야 한다. 그간 얻은 성취는 온전히 내가 한 선택에서 비롯됐다.

김구는 겸손한 태도가 당신을 귀인으로 만든다.”고 여기며 살아왔다. 호 백범은 가진 것 없는 평범한 사람이라는 의미다.

마키아벨리의 불만만 가진 사람은 불만을 해결하려 하지 않고, 꾸준히 불평만 한다. 더나은 미래를 꿈꾸는 사람은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책을 찾으려 한다.” 인도 속담 하고자 하는 사람은 방법을 찾고, 하기 싫은 자는 핑계를 찾는다와 통한다.

니체는 하루를 시작하는 최고의 방법으로 눈을 떴을 때 오늘 단 한 사람에게라도 좋으니, 그가 기뻐할 만한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라.” 사소한 온정이 우리 삶에 영향을 끼친다.

공자는 도량이 넓어지면 만사가 평안하다고 한다. 관계란 결국 도량의 문제다.

전장에서 승리하는 요소 중 하나는 준비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준비하고 있을 때만 기회가 오면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정약용은 오르막길은 어려워도 끈기로 올라갈 수 있으나, 내리막길은 쉽다. 그렇기에 항상 조심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마천은 내가 숭배하는 것이 나를 노예로 만든다고 한다. 끌려다니는 인생을 살아서는 안된다.

왕양명은 인간의 가장 큰 병은 바로 교만이라 한다.”

남들도 나처럼 실수할 수 있다. 인간관계는 우리에게 큰 기쁨을 주지만, 동시에 상당한 스트레스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때 앨버트 엘리스의 말을 생각한다. “남들도 나처럼 실수를 저지를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받아들인다면, 타인을 휠씬 객관적인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게 된다.” 이는 개개인의 스트레스를 줄여 삶을 행복하게 만드는 방법이다. 공감하는 능력, 역지사지하는 마음이 소중하다.

외모, 학력, 명예, , 지위, 욕망은 껍데기다. 우리가 인간이 인상 탐욕과 욕망으로부터 온전히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제나 삶의 본질을 들여다보는 노력을 하자고 타고르는 말한다.

뻔한 것에 의문을 던지는 사람이 성공한다. 불안을 이겨낼 수 있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은 선택집중이다.

부끄러워할 줄 알아야 훌륭한 인격을 갖출 수 있다. 부끄러움을 안다는 것은 남과 나를 비교하는 것이 아닌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것.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고 용서를 구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다.

내적 성장이야 말로 진정한 의미의 성장이다. 가끔은 세상의 흐름을 끊어 내고, 나 자신과 대화하는 침전의 시간이 필요하다.

프랜시스 베이컨의 말 부를 경멸하는 척하는 사람을 너무 믿지 마라. 부를 얻는 일에 절망한 사람이 부를 경멸한다.” 돈을 밝히지 않는 사람은 없다.

도덕경의 가르침이 독자가 책에서 가장 공감하는 문장이다. 무엇이든 전부 이룰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꾸준함이다.” 1만 시간의 법칙으로 대체할 수 있다. 10년간 좋은 책을 더 읽는다면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믿음으로 내 길을 가는 중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