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잃어버린 프로이트
브루노 베텔하임 지음, 정채연 옮김 / 북하이브(타임북스)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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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배경, 역사, 번역 과정, 철학ㆍ심리학적 용어의 변용 또는 오용.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났고 너무 고착화된 오해라 과연 바로잡을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그래서 안타깝다. 어떻게 할 수 있을까. 베르터와 로테도 아직 제 이름을 찾지 못한 마당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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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H.에 따른 수난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지음, 배수아 옮김 / 봄날의책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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숫자 1과 숫자 2 사이에 존재하는 세계. 작가가 하는 말을 그저 주워삼킬 뿐 이해하지 못하고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작가가 본 것을 볼 수 없고 각자의 세계는 고유하며 개별적이니까. 그래도 손을 잡아주오, 그녀의 손을 잡아다오. 왜냐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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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있는 삶
마리 루티 지음, 이현경 옮김 / 을유문화사 / 202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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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매한 자기계발서 수십권보다 이 책 한 권이 낫다. 철학과 친밀하지 않은 독자에게는 쉽게 읽히면서 사고의 확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통찰력이란 무엇인지 깨닫고 의식의 지평을 열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외 독자에겐 다소 뻔한 내용의 동어반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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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번째로 진정한 자기 수련이란 인간의 본질적인 핵심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모하는 우리의 정체성에 계속해서 새로운 면모를 더해 가면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다시 말해, 이 주장은 자아란 우리의 소유물(또는 성취)이 아니라, 타인을 포함하여 주변 환경과 관계를 맺으며 서서히 형성해 나가는 것이라는 전제에서 출발한다. - P10

두 번째로, 마음의 평정을 갖고자 하는 우리의 소망은 대체로 비현실적일 뿐 아니라, 어쩌면 다소 바람직하지 않다고 주장한다. 균형 잡히고 차분하며 평온한 삶에 대한 우리 문화의 이상은 상당히 공허해 보인다. 때로는 가장 고통스러운 삶이 가장 보람 있는 삶이기도 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나는 안정을 추구하기보다는 다소 전전긍긍하더라도 우리가 가진 모든 열과 성을 다 바치려는 삶 역시 어떤 장점이 있을 수 있다고 제안한다. - P10

우리가 가진 모든 열과 성을 다 바치려는 삶 역시 어떤 장점이 있을 수 있다고 제안한다. 세 번째로, 나는 인간의 욕망에는 놀랄 만한 특수성이 있으며 바로 이 특수성이 우리가가진 기질을 현실에서 발휘하기 위한 우리의 노력을 뒷받침해 준다고 생각한다. 프랑스의 정신분석학자 자크 라캉은이 특수성을 욕망의 "진실"이라고 불렀는데, 나는 우리가이 특수성과 멀어지면 멀어질수록 우리의 기질과도 더 멀어진다고 생각한다. 반대로, 우리가 이 특수성을 충실히 따른다면 우리의 기질을 억압하려는 지배적인 사회적 규범에 더제대로 저항할 수 있다. - P11

‘삶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라는 지극히 사적인 듯한 질문은 본질적으로 윤리적인 질문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질문을 떠올릴 때마다 무의식적으로 우리가 살아가는 복잡한 환경과 맺고 있는 관계에 관해 고민하게 된다. 즉, 우리는 기본적으로 우리의 자아뿐만 아니라 자아를 둘러싸고 지탱하고 있는 이 세상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할 것인지에도 많은 관심을 쏟게 된다. 더불어 나는 근본적으로, 일반적인 생각과는 달리 삶의 궁극적인 의미를 찾지 못하는 우리의 무능력함이 실존적인 비극이 아니라, 사실은 엄청나게 귀중한 자산이라는 점을 이 책에서 설명하고 싶다. - P26

더욱이 과거에 대한 의식 없이는 자아의식을 가질 수 없다는 점에서 우리는 역사적인 존재지만, 우리는 과거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의무가 없으며 현재의 시각으로 다시 쓸 수 있는 능력이 있다. 무엇보다도 과거에 자신을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이 나중에는 우리라는 실존적 존재를 설계하는 데 있어서 필수 불가결한 것으로 재해석될 수 있다. - P64

간단히 말해, 삶에 무언가가 부족한 것같다는 느낌은 우리가 창의적인 활동에 박차를 가하게 하며, 우리가 무라는 상태를 다양하게 활용하며 가지고 놀도록 부추긴다. 이러한 설명에 따르면 우리가 주어진 환경에 결코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다는 사실, 즉 세상과의 상호 작용은 우리를 항상 약간은 불만스러운 상태로 만든다는 사실이 삶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들을 낳는다. 앞서 밝혔듯, 우리가 완전한 성취감을 느낀다면 새로운 것을 창조하고 발견하려는 동기를 금세 잃게 될 것이다. 완전한 자기만족은 세상에 대한 우리의 호기심을 앗아 간다. 따라서 우리는 완전히 행복해질 수 있고 세상과 완벽하게 조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환상을 가질 수는 있겠지만, 결코 실현할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실현할 수 없는 환상이 우리 인간이 지닌 원대함의 근원이다. - P91

우리는 잃어버린 환상, 실낙원a lost paradise을 결코 되찾을 수 없지만 되찾길 추구하며 여생을 보내게 된다. 애초에 우리가 이 낙원을 소유한 적이 없다는 사실, 우리는 결코 완전한 존재였던 적이 없으며 단순하고 마음이 태평하기했던 적이 없다는 사실은 낙원을 되찾으려는 우리의 결심을 조금도 굽히지 못한다. 라캉은 이 실낙원을 "큰사물theThing"로 명명하는데, 이 대문자 T는 그것이 그저 평범한 환상의 대상이 아니라 그 어떤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매우 특별한 것임을 나타낸다. 우리 마음 속 기ㅣ장 깊은 욕망이 바로 이 큰사물이다. - P94

독신이란, 말 그대로 적절한 상대가 등장하면 당장 벗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임시적인 상태다. 사실 "적절한" 상대가 있다 해도, 독신이기를 선택하는 시나리오를 상상할 수 있는 사회는 존재하지 않다시피 한다. 우리가 독신이라면 그 이유는 아직 "운명의짝"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가정한다. 아니면 이전에 겪은 낭만적인 관계의 실망감으로 인해 성공적인 관계를 맺을수 없기 때문이라고 가정하기도 한다. 이런 관점에서는 오래도록 독신 생활을 유지하는 것은 비정상적인 것, 때로는 실존적 실패를 의미하기도 한다. 독신 생활은 공허하고 황량하고 우울하고 절망적이라는 낙인이 찍혀 있어, 우리에게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일이 되어 버렸다. - P160

우리 모두에게는 사랑이 필요하다고 하던데요! 물론 우리 모두에게는 약간의 로맨스와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하다. 하지만 과연 정말 그럴까? 가치 있는 삶을 살 수있는 다른 여러 방법이 있지 않을까? 우리에게 "필요한" 것처럼 보이지만 종종 끝내 얻지 못하는 다른 것들은 어떠한가? 분명히 우리가 일상적으로 놓쳐 버릴 수밖에 없는 목표와 야망이 있다. 사랑이 없다면 삶이 무의미해진다고 믿으며 사랑을 특별한 상품으로 여기는 것은 우리가 사랑에 지나친 의미를 부여하도록 하며, 사랑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는 다른 어떤 (실현된 또는 아직 실현되지 않은) 열망이 있을수 있다는 점을 보지 못하게 한다. - P165

사실 우리가 로맨스라는 마법에서 깨어나게 되는 이유는 반드시 무언가 잘못되어서가 아니라, 사랑에 대한 우리의 관점이 너무나 관습적이기 때문일 수 있다. 우리가 사랑으로부터 다른 것을 얻고자 한다면, 예를 들어 사랑에 영속성을 기대하는 것이 아니라 생기와 모험이 가득하기를 기대한다면, 우리는 사랑 때문에 그리 좌절하지는 않을 것이다. - P172

우리도 우리 자신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것처럼 타인들도 똑같이 그러하다는 것을 이해하여, 말하자면 일종의 취약성의 연대로 이어져야 한다. - P193

우리의 가장 큰 윤리적 문제는 우리와 현저히 다른 개인적·문화적 가치를 지닌 사람들과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인간" 공동체를 어떻게 구축할 수 있느냐가 아니라, (지젝이 즐겨 쓰는 표현을 빌리자면) 타인이 지닌 가장 "비인간적이고" 가장 "극악무도한" 모습을 어떻게 받아들일 수 있느냐다. - P196

내 생각에 보편적 규범의 역사적 실패는 보편성이 지닌 이상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아직 이상을 실현할 수 있는 진정한 보편적인 보편성을 세우지 못했다는 사실을 드러낼 뿐이다. 우리는 보편성의 개념에서 사회적 권력이라는 현실을 떼어 내지 못했다. 우리는 이 위업을 결코 완전히 성취하지 못할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우리가 조금씩 진전을 이룰 수 있길 바라고 있다. - P208

또한 행복의 근원은 우리 존재 안에 있다고 믿도록 만들어서 정치에 무관심해지게 한다. 그리하여 우리는 어떤 불행은 사회에 원인이 있다는 사실을 더 이상 인식하지 못하게 된다. 결국 행복에 대한 책임을 자기 자신에게 돌리게 되므로, 우리는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한 그 어떤 정치 활동도 하지 않게 된다. 이와 관련하여, 행복한 삶을 살라는 우리 사회의 명령은 애초에 행복의 의미를 개인적이고 한정된 개념으로 축소한다.  - P244

그러나 삶에서 모든 위험을 없애 버릴 수 있다는 생각은 우리가 영원히 살 수 있다는 생각만큼이나 비현실적이다. 삶에서 위험을 최소화하고 행복을 처방하려는 우리 사회의 필사적인 노력 이면에는, 본질적으로 불안정한 인간의 본성 앞에 무릎 꿇을 수밖에 없다는 비참한 무력함이 숨어 있는 게 아닐까 한다. 불안을 삶의 흐름 속으로 받아들이는 방법을 알지 못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사회적으로 불안에 대처하는 능력을 분명히 잃어버렸다. 대신 우리는 그러한 사실을 부정하기 위해 할 수 있는 실용주의적인 조치란 조치는 모두 취한다. 그러나 실용주의적 조치는 우리가 상황을 통제할 수 있다는 환상을 주고, 삶이 위험으로 가득하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그 사실에 지나치게 압도당하지 않으며 살아가는 방법을 고심할 기회를 빼앗는다. - P252

삶에 어떤 "의미"가 있다면 그 의미는 결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특별히 의미 있는 삶의 모습에 도달하기 위한 우리의끊임없는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나에게 의미 있는 것이 당신에게는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럼에도 우리에게 어떤 공통점이 있다면, 우리 모두 각자의 삶을 가치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어떤 것을 위해서 자신만의 고유한 탐구 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 P254

우리는 오늘날 우리라는 사람을 있게 한 많은 것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다. 이런 사실과 함께, 끊임없는 변화 과정 때문에 우리가 가진 그 어떤 자아의 모습도 최종적인 자아가 되지 않는다. 결과적으로 새로운 자아의 모습이 생겨나려고 할 때마다, 오래된 자아의 모습을 포기할 줄 아는 것이 인생의 과제가 된다. - P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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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콜드 블러드 트루먼 커포티 선집 4
트루먼 커포티 지음, 박현주 옮김 / 시공사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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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의 사건 전개. 
이미 무참히 살해된 피해자들을 마치 체스의 말처럼 사용한다. 겉으로는 르포의 모양새지만, 글쎄. 작가가 그들의 생사여탈권을 쥔 듯한 늬앙스가 강해서 읽는내내 마음이 편치 않았다. 때론 피해자들의 목숨을 가지고 노는 것 같기도 했다. 특히 미성년자인 자녀들의 일상을 묘사할 땐... 읽다가 멈추길 여러 번, 몇 번이나 책을 덮어야 했다.

2부 이후로는 가해자들로 시선이 옮겨간다. 그렇지만 뭔가 께림직한 것이 그들의 족적을 따라가며 풍기는 이 감성적인 분위기는 무엇이란 말인가. 작가가 마치 그 둘 중 한 명인 것처럼, 아니 그와(혹은 그들과) 사랑이라도 빠진듯한 오묘함을 풍긴다.

그러다가 점점 이 사람, 저 사람으로 관점이 오락가락하더니 피해자 동정(애정)적 시선이 절정에 다다르며 지지부진한 이야기를 신문 기사같은 건조함으로  끝을 맺었다. 초반의 몰입도가 거짓말처럼 사그라졌다.

모르겠다 난. 
여기 등장한 끔찍한 살인자들도, 사형수들 사이에 있던 연쇄살인마도, 그 누구보다도 작가 자신이 가장 냉혈한(콜드 블러드)이었다는 것. 그리고 어리석다는 느낌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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