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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기도연대 6 - 탐정의 의혹
교고쿠 나츠히코 지음, 시미즈 아키 그림, 강동욱 옮김 / 삼양출판사(만화) / 2016년 8월
평점 :
교고쿠 나츠히코 작품 중 평소 가장 즐겨읽는 작품인 <백기도연대>가 만화로 재탄생했다.
1. 나리가마 : 장미십자 탐정의 우울
2. 카메오사 : 장미십자 탐정의 울분
3. 가마오로시 : 장미십자 탐정의 분개
4. 바케네코 : 장미십자 탐정의 원통
5. 운가이쿄 : 장미십자 탐정의 의문
6. 멘레이키 : 장미십자 탐정의 의혹
시미즈 아키는 교고쿠 나쓰히코의 대표작인 <망량의 상자>와 <광골의 꿈>도 만화화한 작가이다. 두 작품의 중심은 고서점 주인 교고쿠도로서 어둡고 밀도높은 분위기를 가지고 있다. 고서점 주인 아자씨의 현기증나는 장광설 사이사이 잔혹한 이미지도 면면히 포함되어 있다.
반면 <백기도연대>의 중심은 단연 이 사람, 에노키즈 레이지로다.
카센지키 자리히코인지 톤다바야시인지, 시만토가와인지 반다이산인지뭔지 어디서만난 누구씨인지 얼토당토않은 이름으로 맘껏 불리면서 괴롭힘 당하는 화자가 있으나 어쨌거나 중심은 이 괴짜 탐정이다. 의뢰인의 사건마저 지 맘대로 만지고 지 멋대로 수렴해버리는 그는 항상 중심에 자리잡아 버린다. 그렇기에 예측불가의 엄청난 활극이 뒤따르고 마는 것이다.
특수한 능력이 있는 탐정이기에 언행은 예측할 수 없고, 그런 능력이 없다해도 워낙 이상한 캐릭터라 더더욱 예측할 수 없다. 그래서 재미있다. 어쩔 수 없이 자꾸만 이 인간과 말려드는 주변인들도 워낙 개성가득한 인물들이라 이것 역시 재미있다. 평소 돌부처보다 더 엉덩이가 무거운 교고쿠도가 비교적 가볍고 기운차게 움직이는 것도 볼 수 있어 즐겁다(가만보면 이 책방아자씨도 은근 즐기는 듯, 아카데미상도 아깝지않은 메소드연기가 매우 출중하였다). 게다가 에노키즈가 미남에 재력가 아드님이라는 설정도 이러한 재미를 배가시키는 요인 중 하나이다.
그림체도 더할나위없이 취향저격이고(하체를 너무 빈약하게 그리는 건 별로지만ㅋ) 이야기도 군더더기없이 만화라는 형식에 맞춰 잘 다듬어 놓았다. 때론 머릿속에 상상했던 인물과 너무도 흡사하게 그려진 캐릭터를 보게 되서 즐거웠고, 그렇지 않은 캐릭터를 보는 것 역시 의외의 즐거움이었다. 하나의 텍스트를 보고 서로 다른 이미지를 떠올리는 건 이색적이고 재미있는 일이다.
제발 마지막이라고 하지마ㅜㅜㅜㅜ
부디 다음권이 나왔으면~~~ 하고 목이 늘어지는 기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