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원의 밤 1
백묘 지음 / 단글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소설은 즐겨 읽지 않는다. 집중해서 글을 봐야 하는 부담감이 있기도 하고, 자주 내용이 끊어지면 자꾸 앞을 오가면서 스토리를 이어 붙여야 하고, 1권으로 끝나지 않는 이야기도 꽤 많은데다, 취향도 어느정도 타는 사람이라서 말이다. 책 읽는 게 까다롭지는 않은데 그래도 잘 술술 읽히지 않으면 어렵다 느껴지고 그 책은 영 진도가 안 나가서 말이다. 더군다나 로맨스 소설이라니. 도서실에 로맨스 소설이 많았는데 내가 뽑아봤던 건 드라마화 됐던 소설들 뿐이었다. (원작과 드라마가 어떻게 다른지 궁금해서 찾아본 게 전부다.) 그래서 로맨스 소설은 나와는 상관없는 거라고 여겼었는데- 네이버 웹소설을 보면서 깨달았다. 재미있는 작가의 글은 진짜 재미있구나!! 그 재미있는 글을 쓰는 사람 중 한 명이 바로 백묘 작가다.


백묘 작가의 이름은 잘 모르지만 (그 명성도 나는 잘 모른다) 적어도 글은 무척이나 내 타입이었다. 처음 읽은 소설이 <영원의 밤>이었다니 내가 축복받은 것 마냥- 그 글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했고, 꾸민 듯 아닌 듯한 묘사와 술술 읽히는 글, 재미있는 캐릭터들까지 내 마음에 들지 않는 구석이 없었다. 그렇게 재미있게 읽던 중 갑작스레 완결로 처리된 채 (실제로는 완결이 나지 않은 채) 사라져버려서 아쉽기 그지 없었는데 단행본으로 출간됐다는 소식에 얼마나 기뻤는지 모른다. 보지 못했던 완결 부분을 볼 수 있구나!!하고 말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소설 <영원의 밤>은 단행본으로도 아직 완결을 내지 않았다. 현재 1,2권이 출간되었는데 이 두 권은 모두 웹소설에서 만나봤었던 이야기들이다. 이 점이 참 아쉽긴 하지만, 이미 단행본화가 결정되어 모든 에피소드가 유료화 전환되어 있는 이 때 작년부터 읽기 시작했던 <영원의 밤>을 다시 읽는 건 재미있는 시간이었다.


뱀파이어에 대한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 인기가 있는지는 기존에 나와 있는 많은 이야기들을 통해 알 수 있다. 실제로 존재하는지 아닌지는 분명치 않으나 매력적인 소재임에는 분명한 이야기가 아니던가. 저자 백묘는 뱀파이어와 궤를 같이하는 듯 보이지만 조금은 다른 느낌의 몬스터를 만들어 냈다. 혈귀와 정혈귀가 그것이다.


사람이 피를 빨리면 아혈귀가 되는데 (피를 모조리 빨리면 바싹 마른 것처럼 온 몸의 수분이 사라진 시체가 되고, 중간에 피를 빨리다 말면 아혈귀가 된다), 이 괴물들은 밤에는 햇빛 때문에 나다닐 수 없고 사람의 피를 빨아먹는 것을 주식으로 하며, 빠른 다리와 굉장한 신체능력을 가졌으나 이성이 없다.(한마디로 멍청하다) 이성이 없다 해도 운동능력이 굉장하기 때문에 인간의 힘으로는 잘 죽일 수 없다. 이런 아혈귀를 만드는 혈귀를 '정혈귀'라고 하는데, 겉모습만 봐서는 인간과 구분할 수 없고 매력적인 겉모습을 갖고 있으며 아혈귀처럼 인간의 피를 먹으며 살아간다. 정혈귀인 자신의 피를 인간에게 먹이면 그 인간 또한 정혈귀가 되어 영원을 살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고, 팔이나 다리가 잘려도 가져다 붙이면 재생이 되는 거의 천하무적급 괴물이다. 소설 <영원의 밤>은 정혈귀와 혈귀에 맞서 싸우는 집단의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있다.


그 중 <영원의 밤> 1권은 여주인공인 클레어(샬롯)과 레드(레오나드) 일행이 만나고 서로에 대해 알게 되면서 신뢰를 쌓는 과정을 그렸다. 프롤로그에서는 원치 않지만 '정혈귀'과 된 클레어의 이야기가 그려지고, 그 이후의 이야기에서는 클레어가 레드, 라울, 아란, 유키 네 사람과 만나면서 잃어버렸던 그리운 감정들을 떠올리게 되고, 계속 레드 일행과 엮이게 되면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일들을 그렸다. 이 과정에서 클레어는 자신에게 그리운 감정을 되찾게 해 준 레드 일행이 아모른의 권능을 사용하는 이들이란 것을 알게 되고, 레드 일행 또한 클레어가 정혈귀라는 것을 알게 된다. 혈귀만을 알고 있던 레드 일행에서 정혈귀라는 존재를 알려주고 그들을 도우면서 클레어는 본격적으로 그들의 여행에 동참하게 되고, '신뢰'를 쌓아가게 되는 과정이 그려진다. 


이 과정에서 로맨스 소설에서는 빠질 수 없는 사랑이야기가 등장하는데 바로 클레어와 레드의 이야기다. 레드는 이상한 말투를 쓰는 (클레어는 1천년이나 혼자서 살아와서인지 말투가 할머니도 아닌 것이 되게 묘하다) 클레어를 미친X 취급을 했었는데, 점점 그녀에게 빠져드는 자신을 발견하고 '이런 게 사랑인가'하며 혼란스러워 한다. 클레어 또한 잃어버렸던 그리운 느낌을 느끼게 하는 레드에게 마음을 주고 싶어하지만 '인간'에게 마음을 주는 것이 영원을 사는 정혈귀에게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를 잘 알기 때문에 레드를 차갑게 대하곤 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영원히 함께할 수 없다. 죽은 후에 만날 일도 없다. 그와 함께할 영혼은 저주를 받으며 사라졌을 것이다.

이 저주받은 몸은 영혼도 없이 영원의 밤을 걸어갈 고깃덩이일 뿐이다.

사랑도, 슬픔도, 그리움도 클레어에게는 사치였다. (p 59)


"그리고 그 아이 타령. 나도 아이, 테드도 아이, 라울이랑 유키도 아이. 전부 아이라고 하면 누가 누군지 어떻게 구분을 해? 이름을 부를 수도 있는 거잖아. 이름도 못 외울 만큼 머리가 나쁜 거냐?"

"이름을 부르면 정이 든단다. 정이 들면 슬퍼지지." (p 126)


"소중함이라는 것은 단지 도움이 되느냐, 안 되느냐에서 비롯되는 것이 아니란다."

"그, 그럼? 그럼 언제 생기는데?"

"함께 시간을 보내며 신뢰를 쌓아가다 보면 저절로 생기는 것이지. 너와 함께 하는 이들을 믿거라, 금빛의 아이야. 의심하고 두려워하기에는 너무도 짧은 삶이 아니더냐." (p 200)


하지만 레드 일행과 같이 있을수록 그들에게 향하는 자신의 마음을 다잡느라 애를 쓰는 클레어의 모습은 정혈귀 이전에 사람의 마음을 갖고 있던 클레어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 같아 안쓰러웠다. 2편으로 넘어가면 본격적으로 정혈귀들의 모습이 전면에 나타나고, 새로운 인물들이 등장한다. 여기 리뷰에서는 이야기 하지 못했지만 레드 일행을 도와주던 테드라던가, 배에서 만난 타니하르라던가, 에녹 왕자라던가. 인물들이 많아질 수록 클레어는 사람다운 모습을 하게 되는데 그 이야기는 2편의 리뷰에서 하는 걸로.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일본의 창의력만 훔쳐라
김광희 지음 / 넥서스BIZ / 2015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창의력이라는 말만큼 광범위한 단어도 없는 것 같다. (광범위하다는 것은 단어가 가진 뜻이 아니라, 그 단어로 인해서 창출되는 수많은 무언가들이 광범위하다는 뜻이다.) 국어사전 속에서의 창의력이란 '새로운 것을 생각해 내는 능력'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사실 물질적으로 많이 풍족한 21세기에서, 창의력이란 건 어쩌면 이미 레드 오션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미 주위에는 많은 물건들이 존재하고 있고 그렇기 때문에 창의적인 것을 생각해 내기엔 찾아내는 데엔 예전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생각을 비틀고 새로운 것들을 찾는다 해도 그것들이 어딘가에는 존재하고 있을것만 같은 느낌-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대에 창의력은 찾아내기 힘든만큼 귀한 것이 되고 있다. 그래서 요즘엔 아이들에게 창의력에 대한 교육도 시킨다. 어떻게 하면 내 아이가 창의성을 키울 수 있을까 고민하는 엄마들이 많아졌다는 뜻이기도 하고, 삶의 환경이나 교육의 질이 비슷비슷하니 조금이라도 '다른' 생각을 하는 이가 곧 승리할 수 있는 길을 쥐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중요해진 만큼 요즘 서점에서 창의력 관련 책을 찾아보는 것은 어렵지 않은데, 창의력과 관련해 여러가지 책을 써 낸 저자 '김광희'가 이번에는 이웃나라 일본에게서 창의력만 훔쳐오자는 발칙한 제목을 단 책을 출간했다. 저자는 공고를 졸업해 일선에서 일을 하다 일본으로 넘어가 경영학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이 책은 저자가 일본에서 머물면서 그들에게 배울만한 창의적인 이야기들을 엮은 책이다. 일본이 무조건 창의적이니 그들을 보고 배워라!라는 논조의 책은 아니다. 그저 저자는 일본에게서 배울만한 점은 배우고 그들의 현재를 보면서 우리의 미래를 예측해볼 수 있지 않을까 질문하는 것이다. 그래서 궁금했다. 저자가 일본에서 느꼈던 창의적인 생각들엔 과연 어떤 것이 있을까? 하고 말이다.

책은 총 3개의 파트로 나뉘어져 있다. 일본의 창의력을 설명하고 소개하는 part.1 일본의 현재를 바라보며 우리나라의 문제가 될지도 모르는 상황들을 설명하는 part.2 마지막으로 앞으로 우리나라 기업들이 풀어야 할 문제들을 일본을 통해 살펴보는 part.3으로 이루어져 있다. 각각의 파트들이 유기적으로 이루어진 글들은 아니지만, 나름 굉장히 친절한 설명과 함께 비전을 제시하고자 노력한 것이 눈에 선했다. 정말 제목대로 '창의력을 훔쳐오기 바라는' 저자의 마음이 전해지는 글이라고나 할까. 책에는 굉장히 친숙한 내용들이 등장하기도 하고, 조금은 낯선 이야기들이 등장하기도 한다. 읽는데 어려움이 있을 정도로 전문적인 책은 아니라 쉽게쉽게 읽히지만, 중간중간 생각해볼 여지를 남겨주는 책이기도 하다.

 

 

 

 

part.1은 일본의 기발한 소재들을 설명하고 소개했다. 저자는 소화되고 흡수되었으면 하는 바람도 같이 적어놓았다. 이 부분에서 내 관심을 끌었던 건 2가지. 아이돌 AKB48에 대한 이야기와 택시회사 이야기.

 

 

 

 

 

아이돌을 상품화해서 그녀들을 자신이 키우고 있다는 느낌을 주게끔 팬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것, 직접 유닛을 만든다거나 활동할 멤버를 고르는 등의 특혜를 주는 것, 앨범 속에 들어 있는 카드나 악수회 참여권을 통해 직접 만날 기회를 주는 것. 이를 통해 잠들어 있는 내수 음반 시장을 키울 수 있지 않을까 저자는 이야기한다. 내가 이 이야기에 관심이 갔던 건 아이돌쪽으로는 꽤 일가견이 있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부터 아이돌을 보고 자라온 내 세대는 아이돌이 익숙한 세대 중 하나니 말이다. 일본의 아이돌 문화는 확실히 국내와는 다른쪽으로 선진화 되어 있었다. 그래서 우리나라 아이돌들이 일본으로 건너갔을때, 아니 그 전에 15살의 보아가 일본으로 건너갔을 때 그렇게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미 소속사의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통해 완전하게 자라서 나오는 대한민국형 아이돌은 그들에겐 신세계였을테니 말이다. 지금의 대한민국의 아이돌은 일본의 아이돌 시스템을 받아들이되 조금은 다른 식으로 성장한 거라고 볼 수 있다. 춤과 노래면에서 완벽성을 띠고 등장하는 아이돌은 우상시 되고 있어, 다듬어지지 않았어도 친근하게 어필하는 아이돌과는 지향하는 바가 완전히 다르다.


이미 저자가 짚었던 여러 개의 앨범 발매 방식이라든지 악수회 같은 경우는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다. 하나의 앨범을 멤버별로 자켓을 다르게 만들어 발매한다거나, 앨범 속에 포토카드를 넣어 컬렉션을 모으도록 유도한다거나, 리팩키지 앨범을 내서 자켓을 또 바꾼다거나, 사인회에 당첨되기 위해서는 앨범을 사야만 응모권을 얻을 수 있다거나 하는 식으로 말이다. 또한 SM엔터테인먼트에서는 SM 루키즈라고 해서 AKB48처럼 아직 노출되지 않은 연습생들을 '키우는 맛'을 느낄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하기도 했다. 그러니 이 부분에 대해 보고 배워야 하지 않을까,하고 생각하는 저자의 생각은 이미 실현되고 있는 걸로..!

 

 

 

 

 

눈앞의 이익을 쫓는게 아니라 지역사회에서의 자신들의 포지션을 확실히 이해하고 그들을 위해 최선의 서비스를 다하는, 택시는 운송업이 아니라 서비스업이라고 이야기하는 일본의 한 택시회사 이야기는 꽤 신선했다. 개인적으로 택시기사들의 친절도가 다른나라보다 상대적으로 현저하게 떨어진다고 느끼고 있는 나로서는 더더욱- 자신이 해야하는 분야에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진득하게 일을 해 나갈 때 사람들이 알아준다는 아주 기본적인 철칙을 지킴으로써 1등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이 택시회사의 모습에서는 보고 배울 게 분명히 있어 보였다.

 

 

 

 

이야기들 중간에는 잠깐 머리를 쉬게 할 수 있는 이야기들도 등장한다. 본문의 이야기들도 무겁지 않지만, 커피 브레이크 페이지의 이야기들도 무겁지 않아 읽고 있자면 '그렇군'하고 넘어갈 수 있는 정도의 이야기들이다.


이 책으로 일본의 창의력을 단숨에 훔쳐올 수 있으리란 생각은 하지 않는다. 하지만, 지피지지면 백전백승 아니던가. 우리가 일본과 싸울 일은 아니지만, 적어도 우리와 비슷한 길을 먼저 걷고 있는 그들에게서 조금의 힌트는 얻어올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일본에게서 그들의 소소한 창의력들 뿐만 아니라 그들이 이미 지난 삶의 지혜까지 찾아올 수 있다면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 해당 게시물은 넥서스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결론부터 써라 - 당신의 메시지 전달력을 극대화하는 논리적 글쓰기의 힘
유세환 지음 / 미래의창 / 2015년 4월
평점 :
품절


일단 책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이 책 <결론부터 써라>는 '효율적인 글쓰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읽으면 좋은 책이란 걸 미리 알려둔다. '어떻게 글을 써야 글을 잘 쓸 수 있는지'(문장, 형태, 언어)에 대한 글이라기 보다는, '어떻게 글을 써야 읽는 이가 효율적으로 내용을 알아볼 수 있는지'를 중점으로 두고 이야기를 풀어나가기 때문이다. 혹시라도 현실에서 어떤 글쓰기가 도움이 될까.. 생각하면서 책을 집어 든 이라면 조금은 실망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이 책 <결론부터 써라>는 회사에서 누군가를 설득해야 하는 글을 써야 할 때, 자신을 부각시켜야만 살아남는 자기소개서를 쓸 때, 상사에게 보여줘야 할 보고서를 쓸 때 무조건 도움이 되고도 남을테니 일에 바로 적용시킬 수 있는 글쓰기를 찾는 이들에게는 안성맞춤이란 생각이 든다. 책에서 강조하는 내용들을 살펴보면 확실히 글이 깔끔하게 변하고 중요한 내용이 눈에 더 잘 들어오는 것을 알아볼 수 있기 때문이다.


글쓰기에 어떤 법칙이 있다거나 어떤 것이 무조건 옳다거나 할 수는 없지만, 잘 읽히는 글과 눈에 잘 들어오는 글은 따로 있다. 적어도 누군가에게 글을 보여줬을 때 어떤 글을 쓴 것인지는 읽는 이가 정확히 눈치 챌 수 있어야 글을 쓴 의미가 있는 것인데, 주제를 찾지 못할 정도로 글이 방황하고 있다면 읽는 이는 얼마나 당황스러울 것인가. 대체로 글을 잘 쓰지 못하는 사람들은 선후관계가 분명치 않은 문장을 쓴다거나, 자신의 주장을 한 문단 내에 끝까지 이어가지 못하는 비루한 설득력을 갖고 글을 쓰기도 하고, 정확한 개념을 쓰지 않아 여러가지로 해석되는 오류를 낳기도 하고, 어렵지 않은 글도 어렵게 만드는 재주를 갖고 있으며, 심지어 어떤 사람은 글쓰기가 무서워 무턱대고 글을 써야 하는 공간만 하염없이 바라보기만 하기도 한다.  글쓰기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려면 일단 문장이 틀리던 문법이 틀리던 자주 써 버릇해야 하는데, 틀리는 게 무서워 쓰지 못하고 그러니 글솜씨가 늘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되는 것이다. 글은 좋으니 싫으니 해도 글쓴이의 성격이나 감정이 드러나기 마련인데 두려움을 가진 채로 쓴 글이 얼만큼이나 남을 설득해 낼 수 있을까.


<결론부터 써라>의 저자 유세환은 서론에서 본인도 '글을 잘 쓰지 못하는 사람'이었다는 회고를 한다. 글쓰기를 제대로 배운 적도 없었을 뿐더러 글을 써 본 적도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대학교 2학년때 <영문 리포트 작성법>이라는 교필 과목을 수강하게 되면서 '글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지침'을 처음 듣게 되고 (저자가 이때 배운 글쓰기 지침은 '전형적인 영미식 5문단 에세이 쓰기 지침'이었다) 글쓰기의 신세계를 만나게 된다. 영미식 5문단 에세이의 핵심은 결론부터 쓰는 글쓰기였는데, 저자는 이를 실생활에도 잘 적용- 국회 입법조사관으로 일하는 동안 큰 도움을 받았다 이야기했다. 직장생활은 '그 자체가 글쓰기의 연속'이었다고 회고하기도 하면서, <결론부터 써라>를 통해 기존의 글쓰기 책들이 알려주지 않는 글쓰기 방식을 일러주고 싶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이 책은 기본적으로 영미식 5문단 에세이 쓰기의 글쓰기 방식을 소개하고 있다는 점이다. 하지만 이 책이 기존의 책들과 다른 것이 있는데 바로 저자가 직접 경험하면서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가설을 세운 글쓰기 방법이 그것. 저자는 자신이 직접 경험하면서 얻은 '잠정적인 결론'과 '이유'를 쓰고 시작하는 것이 기존의 영미식 5문단 에세이 쓰기보다 얼마나 더 나은 결과를 보여주는 지에 대한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책을 썼다. 쉽게 말하자면 더 좋은 글쓰기를 위해 기존의 지침에 자신의 노하우를 더한 것이다.


저자는 자신이 경험한 새로운 글쓰기에 "다이아몬드 글쓰기" 라는 이름을 붙였다.

구상이나 자료 조사에 앞서 잠정적 결론과 그 이유를 간략하게 먼저 쓴다. 이를 임시 서론으로 삼고 본론에서는 이유들을 하나하나 자세하게 서술한다. 결론에서는 그 이유들을 간략하게 요약하고 이에 근거해 결론을 다시 한 번 쓴다. 글을 써나가면서 계속 앞으로 돌아가 임시 서론의 잠정적인 결론과 이유를 고치고, 그에 따라 본론과 결론 부분도 고쳐쓴다. 이렇게 쓰면 결론이 맨 처음과 맨 뒤에 나오는 다이아몬드 형태가 된다. (p 25)

앞뒤에 간략한 결론이 나오고 중간에 풍부한 설명이 들어있어서 길쭉한 육각형 모양이 되어 이를 다이아몬드라고 부르는 것인데, 기존의 관행적 글쓰기보다 영미식 5문단 에세이 쓰기보다 훨씬 직관적이고 직접적이다. 자신이 하고자 하는 말을 먼저 뱉고 그에 관한 이유와 증거를 충분히 제시해서 자신의 주장을 다시 한 번 펼치는 글쓰기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간이 없을 때는 서론 부분의 결론만 읽어도 글쓴이가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은지를 알아챌 수 있어 효율적이기까지 하다.


동양의 기본 사고가 결론부터 이야기하고 이유를 제시하는 논증적 사고와는 거리가 멀어 우리에게는 낯선 이야기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책 속에 비교되어 있는 예문을 보면 알 수 있듯이, 결론부터 적어 자신이 앞으로 무슨 이야기를 할지에 대해 알려주고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은 그렇지 않은 글보다 훨씬 논리정연하게 느껴진다. 확실히 보고서나 레포트, 논술적 사고를 요하는 글쓰기를 할 때는 많이 도움이 될 듯 싶다. 하지만 가끔은 이 이야기를 하다가 잠시 정신 나간 것처럼 다른 이야기를 하기도 하는 그런 정신없는 글도 매력적으로 느껴질 때도 많다. 의상이나 매너는 장소와 시간과 상황에 따라 달라져야 하지 않은가. 글쓰기도 마찬가지다. <결론부터 써라>가 설명하는 다이아몬드 글쓰기 또한 장소와 시간과 상황에 따라 쓸 수 있도록 잘 다듬어 놓는다면 분명히 커리어에 도움을 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돈 들여 논술을 배우는 것보다 직접 써보고 논증적인 생각을 해 보면서 자신의 생각을 다룰 수 있는 글쓰기를 하는 것, 어렵지만 계속하다보면 결코 어렵다 느껴지지 않는다는 이 글쓰기가 저자의 바람만큼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글쓰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같이 들을래
민지형 지음, 조예강 그림 / 이답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같이 들을래>라는 감상적인 제목을 갖고 있는 이 책은, 책의 서두에서 책의 성격을 일러두고 시작한다. "이 책은 한 곡의 노래를 들으며 떠오르는 감상을 글과 그림으로 그려내고 있습니다. 노래와 글이 같은 느낌일 수도, 다른 느낌일 수도 있지요. 각각의 매력을 음미해보시길 바랄게요." 라고 말이다. 노래를 들으면 떠오르는 생각은 사람마다 천차만별일 것이다. 서울에 1천 만명의 사람이 있다면 1천 만개의 생각이 존재한다는 뜻이니까, 같은 노래를 듣는다고 해도 같은 생각을 하리란 보장은 없다. 그래서 같은 노래를 듣고 작업을 했음에도 노래를 글로 풀어내는 이와 노래를 일러스트로 풀어내는 이와의 의견차이는 어쩌면 당연한 것일지도.


이 책은 2명의 작가가 노래를 주제로 엮어냈던 '네이버 포스트' 연재를 묶어서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무슨 이유로 어떻게 포스트를 시작하게 됐는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들리는 것을 보이는 것으로 이미지를 전환하겠다는 생각을 했다는 데 있다. 물론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것은 본래 가사가 갖고 있는 이야기에 살을 붙이는 것이라고 누군가가 이야기 한다면 할 말은 없을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중요한 건 생각에서만 그치지 않고 결과물을 만들어 낸 것이 중요한 게 아닐까 생각하면서.


책에는 총 15개의 음악이 실려 있다. 내가 아는 노래가 몇 개, 좋아하는 노래가 3개 정도, 가수는 알지만 노래는 모르는 게 대다수였다. 아주 메이저의 음악들이 아니라는 공통점이 있으나 케이티 페리나 2NE1이 있으므로 그리 인디음악들이라고 하기에도 뭣한 플레이 리스트다. 사실, 이 책을 받아들었을 때 내가 맨 처음 한 일은 플레이 리스트를 직접 만드는 것이었다. 음악을 들으면서 책을 읽는다면 느낌이 더 살 것 같아서 말이다. 애초에 CD는 동봉되지 않았단 걸 알았기에 책이 도착하기도 전에 플레이리스트를 만드리라!! 다짐했건만 책이 온 다음에 플레이 리스트 만들기에 착수. (게으름의 승리!)

 

 

 

그래서 만들어 본 플레이 리스트- 내가 갖고 있는 노래가 반 정도, 없는 노래가 반 정도. 없는 노래들은 새로 다운로드 받아서 플레이 리스트를 완성 시켰다. 사실, 이 플레이 리스트는 어떤 주제를 설정하고 만든 리스트가 아니기 때문에 일관성은 없다고 볼 수도 있다. 플레이 리스트라 하면 주제에 맞게 분위기에 맞게 관련된 곡으로 선곡하는 것이 진리이긴 하지만, 각각의 노래가 가진 이미지들이나 가사의 의미들이 좋은 곡들이 많아서 이 플레이 리스트도 나쁘지는 않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여기의 곡들은 사람들이 한 번씩은 들어봤음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던 곡들. (모두 숨겨진 좋은 곡들 이니까)



책 속의 15개의 모든 이야기는 내 예상을 빗겨 나가기도 하고, 전혀 새로운 이야기로 재탄생되기도 했다. 1번 트랙 '리코다 치즈 샐러드'는 노래가 가진 통통 튀는 매력을 고스란히 간직한 사랑스러운 이야기였고, 7번 트랙인 바우터 하멜의 귀에 익은 곡 'live little'은 곡의 분위기 만큼이나 두근거리는 런던의 이야기로 재탄생됐다. 8번 트랙 '체리 블라썸'은 제목이 가진 그대로 벚꽃이 피는 것을 예측하는 사람이 예측이 빗나감에 대한 이야기를 인생과 사랑과 관련해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사랑이야기들이자, 노래 가사들과 잘 어울리는 노래들이다. 반대로 전혀 새로운 이야기로 재탄생된 이야기들은 예를 들면 이런 종류다. 투애니원의 컴백홈은 이별이야기라고 막연히 생각했었는데, 이야기가 우주로 뻗어나갔다. 음악에서 느껴지는 신디음이 우주에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던 걸지도 모르겠다만, 얼마 전 읽은 어린왕자가 생각 나기도 하고 신기루와 실제 사이의 혼돈을 가늠하지 못하는 주인공의 모습이 가사와 무슨 상관일까 싶었던 이야기였다. 마지막 트랙 '팔베개'는 내 예상과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되었던 노래였는데, 노래의 소프트함과 무심함은 이야기 속에서 찾아볼 수 없었다. 죽은 연인을 잊지 못하는 주인공의 이야기에 왜인지 작가의 코멘트가 보고 싶었던 노래. 이야기 자체는 가장 마음에 들었는데 노래와는 조금 언발란스 하다는 느낌 약간-


이렇게 멜로디와 함께 가수가 부른 노래를 들을 때의 이미지와는 너무 다른 이야기들이 있어, 그래서 마음에 들었던 이야기도 있었다. 너무 뻔한 이야기도 있었으며, 오글거리도록 달달한 이야기와 쓸쓸한 이야기들이 공존했고, 마음에 와 닿는 구절들이 눈에 밟히기도 했다. 그림이야 내가 아는 게 없으므로 왈가왈부 할 수 있는 것은 없지만 적어도 두 작가가 한 마음이 아니었다는 것 정도만 귀띔 하는 걸로.


세상은 너무나 복잡해서, 명백한 시작도 끝도 존재하지 않는다.

모든 순간은 결국 과정일 뿐이다. 그러니 어떤 끝에도 시작은 있다. (p 336)

그 많은 이야기들 중에 가장 눈에 와 닿았던 글귀- 이 문장만 놓고 본다면 뜨거운 감자의 '팔배게'와 잘 어울리는 느낌을 받는다.


기다리던 선물 상자를 드디어 손에 넣은 소년의 마음이 이것과 비슷할지도 몰라.

그리고 그 안에 뭐가 들어 있든지, 당장 확인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할 게 분명하다.

그는 운명을 믿지 않았다. 다만 지금을 믿을 뿐이다. (p 148)

마지막 문장인 '그는 운명을 믿지 않았다. 다만 지금을 믿을 뿐이다'가 마음에 들어서 체크해 뒀던 페이지. 다만 지금을 믿을 뿐이다. 이 문장이 나는 왜 이렇게 좋은거니-


한때는 겹쳐져 있던 우리의 길은 그날을 기점으로 갈라졌다. 다시는 만날 일이 없을 거라고 생각했던 그 길이 다시 나타났을 때, 나는 우리가 다시 오래전 그날 꿈꿨던 크고 근사한, 쭉 뻗은 길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미 오랜 시간 동안 서로 다른 방향의 길을 그려왔던 우리가 만나 만들 수 있었던 것은 기껏해야 교차로에 불과했다. (p 95)

사랑이 같은 길을 걸어가는 것이라는 가정, 그리고 헤어진다면 갈림길에서 서로 헤어지는 것으로, 다시 만나게 된 것이 하나로 합쳐진 길이 될지 교차로가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공감이 갔던 부분들이다. '교차로'의 뜻이 안타깝기도 하고 공감도 가서 체크해 뒀었던 부분이다.



조금은 쑥스러운 이야기일지도 모르겠지만, 공감이 가는 이야기들도 많은 <같이 들을래>. 음악을 같이 듣는 것이 책 읽는 것과 도움이 된다!라고 이야기 하기는 힘들지만, 음악으로써의 이미지와 글로써의 매력과 일러스트로써의 느낌들이 모두 다르게 다가오는 것은 조금 새로운 경험이지 않을까 싶다. 책 읽는 팁을 좀 알려주자면- 먼저 ① 이야기의 맨 끝에 적힌 가사를 먼저 읽어본다. ② 가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읽고, ③ 트랙 소개 때 보이는 일러스트를 자세히 살펴본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④ 음악을 들어본다. (음악은 맨 처음이라도 괜찮고 맨 마지막이어도 괜찮다. 음악에서 느껴지는 것과 텍스트가 다른 느낌을 갖는다는 것을 충분히 느끼기엔 마지막이 나을 것 같아 이렇게 적은 것 뿐.)


음악을 즐기는 방법도 여러가지다. 왜인지 나도 오늘부터 음악을 들을 때, 남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노래를 발견하게 됐을 때, 이렇게 약간이나마 글을 끄적이게 된다면 좋겠다. 음악을 즐기는 하나의 방법으로 말이다. 음악과 이야기와 일러스트의 재미있고 묘한 컬래버레이션- 어찌 만족스럽지 아니할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영어가 우리말처럼 쉬워지는 어순트레이닝 - V6 English 어순 트레닝 편 V6 English 시리즈
Roy Hwang(황관석) 지음 / 폭스북스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내가 태어난 나라의 언어가 아닌 다른 나라들의 언어를 배우는 데 있어, 어느 나라의 언어가 쉽고 어느 나라의 언어가 어렵다고 말하는 그 차이가 과연 뭘까? 생각해보면 새로운 언어는 모국어보다 익숙하지 않으니 당연히 어려운 건데 말이다. 일본어와 영어를 예로 들면, 확실히 영어가 일본어보다 어렵게 느껴진다고 한다. 둘 다 낯선 언어인 건 똑같은데! 곰곰이 생각해보면 이렇게 느끼는 이유 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영어의 어순'이 우리말과 다르기 때문일테다. 나조차도 한국어와 어순이 다르다는 것에 발목 잡혀 영어가 어렵게만 느껴진다. 사실 영어는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를 거쳐 지금에 이르기까지 근 20년을 봐온 아주 익숙한 언어다. 언어를 이렇게나 오랫동안 들여다 보면 이제는 익숙해져서 영어귀가 뜨이고 술술 영어를 말할 법도 한데. 아직까지 헤매는 걸 보면 영어라는 언어가 엄청 어렵거나 내가 멍청하거나 둘 중 하나이지 않을까 싶다. 이제는 영어를 어려워 하는 자신이 답답해지기 시작했다. 그래서 '어순'과 관련된 책이라는 것, '영어가 우리말처럼 쉬워진다'는 제목, 이제는 영어 어순에 발목 잡히기 싫다는 내 안의 욕망 이 셋이 맞물려 이 책 <영어가 우리말처럼 쉬워지는 어순트레이닝>을 선택하게 됐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세계의 많은 언어 중 한국어가 배우기 매우 어려운 언어이고, 반면 영어는 배우기 쉬운 언어에 속한다는 말을 먼저 꺼냈다. 그러면서 단어는 들리고 해석이 되는데, 문장으로는 무슨 뜻인지 헷갈려서 영어가 늘지 않는 사람들이 많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 2개의 문장이 책을 쓴 저자의 의도가 모두 드러내는 문장이 아닌가 싶다. 내가 바로 앞의 문장에 해당된다. 영어 단어를 많이 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어쨌든 영어 문장을 듣게 되면 군데군데 단어들이 해석이 돼도 이것들을 연결해서 우리말화 시키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굳이 영어를 번역하지 않아도 된다고도 하는 책들도 있지만 영어 문장을 한국어로 번역을 하게 되는 건 물 흐르듯이 너무나도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직역하는 것마저도 쉽지는 않다. 어순의 늪에 빠졌는데, 그 옆엔 더 큰 번역의 늪이 기다리고 있는 느낌.


 

<어순트레이닝>의 목적이 어렵다는 생각부터 떨치게 하고싶은 것인지 아니면 어순에 관한 아주 기본적인 것부터 설명하려는 것인지 정확하게는 알 수 없지만, 아주 쉬운 문장부터 트레이닝을 시작한다. I like her. She reads a book 처럼 아주 쉬운 문장들로 말이다. 이를 3단어로 이루어진 문장에 1,2,3 숫자를 붙여 높았다. 거기에 조건도 있다. 무조건 주어는 1, 동사는 2라는 조건. 1과 2의 자리는 어떤 일이 있더라도 주어와 동사가 오는 자리라는 것. 저자가 설명하길, 영어의 거의 모든 단어는 1과 2로 그러니까 주어와 동사로 시작하므로 저 자리는 거의 부동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책은 1,2,3 순서만 잘지켜 단어들만 제대로 넣거나 뺄 수 있다면 영어 어순은 끝이라고 설명해뒀다. 숫자라는 익숙함과 쉬운 문장이라는 단순함, 거기에 자신감을 심어 주기 위함, 그리고 기본을 짚고 넘어감으로써 앞으로의 트레이닝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연습이 주를 이루는 1장을 지나면 본격적인 어순 트레이닝에 돌입하게 된다.

 

트레이닝은 꽤 간단하다. 또한 답도 미리 나와 있다.

먼저 우리말의 어순을 영어식으로 바꿔놓고, 그 어순을 따라 영어단어들을 적어 놓은 페이지에서 일단 어순에 익숙해지게끔 해 놓았다. 다음페이지에서는 빈칸에 단어를 채우고, 그 다음엔 한 문장을 만들어 내는 식으로 점차적으로 어순에 익숙해질 수 있는 구조로 책이 이루어졌다. 한글 문장을 영어순으로 바꾸고 그 다음에 영어를 대입하는 방법은 어려운 듯 하면서 은근히 쉽게 느껴진다. 우리말의 어순이 뒤바뀌어 있으므로 영어 단어를 생각할 때 거침이 없고 막힘이 없다. 온전한 한글문장이 아닌 것만으로도 영어가 훨씬 편하게 느껴진다는 것이 좀 의외여서 놀랐다.

 

 

패턴을 외워야 할 필요도 없고, 오히려 책은 외우지 말고 빨리빨리 책장을 넘기라는 조언을 한다. 이 책은 영어 어순에 익숙해지게끔 하기 위한 책이기 때문인데, 그래서 뭔가를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다. 다가오는 부담감이 없으니 책장을 넘기기가 쉬워져 일주일도 안돼서 책 한 권을 모두 볼 수 있었다. (영어 문제를 풀면서 책을 보는 건데도 말이다) 어순에 익숙해졌다..라고 섣부르게 말할 수는 없는 것 같지만, 영어 어순이 조금 익숙해진 것 같다는 느낌은 들었다. 더이상 낯설게만은 느껴지지 않는다고 해야할까. 책에서 원하는대로 따라하다보니 자연스레 어순에 대한 거부감이 조금 사라졌다. 그리고 영어를 대하는 약간의 팁을 얻었다는 느낌도 받았다.


 

영어 어순때문에 나처럼 두려움이 있었던 사람들이 있다면, 이 책으로 그 두려움은 없앨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어순을 완벽히 체득하고 아니고는 본인의 노력의지에 달린 것이고.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