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게 길을 묻다>를 리뷰해주세요.
숲에게 길을 묻다 - 희망 더 아름다운 삶을 찾는 당신을 위한 생태적 자기경영법
김용규 지음 / 비아북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내가 인터넷에서 주로 사용하는 별명은 ‘풀한포기’입니다. 다른 분이 이미 사용하지 않고 있다면 거의 대부분 풀한포기라는 별명을 사용합니다.
‘풀한포기’라는 별명을 사용는 이유는, 어느날 길을 가다 콘크리트를 비집고 나온 한 줌의 흙에도 피어나는 풀 한포기를 보고 깊은 감명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그 척박한 환경 속에서도 피어나는 생명에 숭고함을 느낍니다. 지금도 길을 가다 담벼락 밑이나 보도불록 사이를 뚫고 나온 풀들을 보면 그 곳이 시선이 머물곤합니다.

낼 모르면 40이라 이제 적응할만도 한데, 살아가기 위해 숨 쉴틈없이 경쟁해야 하는 이 세상에 아직도 이질감을 느낍니다. 양희은씨가 한 티브 프로그램에서 ‘인맥관리’를 어떻게 하느냐는 말에 ‘사람’을 ‘관리’한다는 말에 빈정이 상한다고 대답한 적이 있습니다. 무척이나 공감했습니다. 사람이 사람을 사람으로 대우하는 것이 아니라 나의 앞길과 미래를 위한 도구요 발판으로 삼는 것을 것을 당연히 여기는 세태가 내게는 너무 힘겨움입니다. 마치 발에 맞지 않는 신발을 신은 것처럼 그렇게 불편할 수가 업습니다.

자연이 순리대로 살아가듯, 물이 아래로 흘러가며 막히면 둘러가고 둘러갈 곳없이 막히면 그 자리에 머물 듯 그렇게 살아갈 수 없을까요? 사람들과의 관계에서도 재고 계산하고 조작하고 정치적으로 처신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이 서글픔입니다. 길가에 핀 풀한포기처럼 자연의 순리대로 살아가는 그런 삶이 부러움입니다.

‘숲에게 길을 묻다’는 자연에서 삶의 모습과 인생의 의미를 조명하는 책입니다. ‘인생경영’이라는 부제목이 참으로 잘 어울리는 책입니다. 사람이 모든 것을 다 얻고도 자기의 생명을 잃어버리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치열하게 악착같이 살아서 많은 것을 얻고 이루어도, 자기의 삶에 의미를 찾지 못한다면, 과연 그 업적들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표면적인 쾌락과 잠깐동안 맛볼 행복을 얻기 위해 삶을 소진하고 있는 것처럼 느낍니다. 안타깝지만, 겉으로 보면 나도 그런 사람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고 밖에 말할 수 없습니다. 불편하고 힘겹게 느껴지지만, 삶에 매여서 하고 싶지 않는 일들과 의미없는 일상들을 살아갑니다. 그것을 떨쳐버리지 못하는 것은 용기가 없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자가 부럽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걸어가는 ‘안전해 보이는’ 그 길을 벗어나 딴 길로 들어갔습니다. 그것은 커다란 위험이요. 엄청난 모험입니다. 그리고 저자는 그 모험이 가치있었다는 것을 증명해보이고 있습니다. 숲을 통해 인생의 의미를 조망하고 삶의 가치를 발견합니다. 저자는 도시의 일상에 중독되어 살아가는 우리에게 신선한 공기를 불어넣어주며, 그 독한 일상에서 벗어나보라고 조용히 타이르는듯합니다.

나의 꿈 중에 하나는 아름드리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진 숲에서 조용히 명상하며 사는 것입니다. 사진과 영화 속에 종종 등장하는 캐나다나 북유럽에 하늘 높이 솟아오른 나무들로 빽빽한 숲.... 자연의 섭리와 조화를 통해 삶의 의미를 깨닫고 여유롭고 넉넉한 그런 마음을 배우고 싶습니다. 이 책을 통해 잊어버리고 있었던 내 꿈을 떠올리고 체념하고 살아가던 내 삶의 모습을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현대의 늪에 빠져서 삶에 쫓기며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읽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에는 식물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데 ‘식물의 사생활’이라는 책을 함께 읽으면 자연의 신비에 한발자국 더 다가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인상깊은 구절
생명 모두는 언제나 길을 잃음으로써 자신의 진정한 길을 찾기 때문입니다. .... ‘길을 잃는다’는 말은 어쩌면 애초에 성립하지 않는 말일지도 모릅니다.

생명 모두의 씨앗 속에는 자기 완결의 힘이 이미 담겨 있습니다.

숙명을 다스리며 자기 삶을 살아내는 것은 결코 낭만이 아닙니다. 모든 생명체들에게 그것은 차라리 지독한 선택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