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스웨터>를 리뷰해주세요.
블루 스웨터 - 부유한 이들과 가난한 이들 사이에 다리 놓기
재클린 노보그라츠 지음, 김훈 옮김 / 이른아침 / 2009년 3월
평점 :
품절


사람은 자기 위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내가 배부르고 등 따뜻하면 모든 사람이 다 잘사는 줄 안다. 얼마 전에, 우연찮게 할머니들이 모여서 하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세상 참 살기 좋아졌어. 모두 다 좋은 차 타고 다니고, 요즘 밥 굶은 사람들이 어디 있어’ 서울 도심 한 복판에서도 노숙자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 자기네들이 사는 곳에서, 혹은 자기들의 삶의 반경내에 어려운 사람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이 세상에 어려운 사람이 전혀 없는 것처럼 말하는 것을 보고 속으로 적잖게 놀라고, 화가 나가도 했다.
‘블루 스웨터’를 읽으며 참 여러 가지 생각을 했다.
이 세상에 어렵게 사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멀리가지 않아도 우리나라에도 끼니를 걱정하고 돈 몇푼없어 병원에 가지 못하는 사람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그런 사람들에 비하면 지금 컴퓨터 앞에서 자판을 두들기는 나는 얼마나 부요한 사람인가? 나는 너무 편하게 살고 있는 것 아닌가? 지구 반대편에서 일어나는 참혹한 실상들을 안다면, 지금 이 곳에서 불평 불만하는 수 맣은 젊은 이들의 그 입술이 얼마나 부끄러울까?

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여러 비극들을 보면서, 그것은 서구 열강들이 뿌려놓은 씨앗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네들 마음대로 국경을 나누고 마음대로 나라를 독립시켜 민족간에 갈등과 분쟁을 촉발시켜놓고 이제는 나몰라라 뒷짐만 지고 있다. 참 나쁘다...

나와 전혀 관계없는 지구 반대편의 나라에 관심을 기울이고 빈민들을 돕는 자들의 용기와 사랑과 헌신에 감동과 찬사를 보낸다. 저자는 비록 ‘블루스웨트’라는 것으로 인연을 맺고 새로운 눈을 떳다고는 하지만, 그 또한 얼마든지 신기한 우연정도로 넘겨버릴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나 저자는 그들을 외면하지 않고 그들과 운명의 짊을 나누려고 동문서주한다. 그들과 아픔을 나누고 그들을 도울 수 있는 보다 적극적인 방법을 모색하는 그 열심을 존경한다. 나는 과연 그럴 수 있을까?....

가난이라는게 그저 단순히 게으름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새롭게 알게 되었다. 막연히 가난한 사람은 가난할 수 밖에 없는 원인이 있게 마련이다라고 생각했는데, 우리나라에는 이 말이 맞을 수 있을지 몰라도 아프라카에는 전혀 맞지 않는 말이었다. 비영리밴처캐피탈 어큐먼트라는 회사에 대해 처음 알았다. 구조적 모순을 가진 곳에서는 단순한 구호과 기부는 밑빠진 독 물붓기에 불과한 것이기에 시스템적인 접근이 필요했으리라....
‘가난함’ 그 자체를 악으로 볼 필요는 없을 것이다. ‘부요함’이 행복을 가져다 주지 못하듯 ‘가난함’ 속에서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 그러나 아프리카의 ‘가난’은 ‘생존의 문제’다. 아프라카의 가난 탈출은 물질적 풍요로움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생존 기반을 확보하는 무제이기에 우리 모두가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보았으면 좋겠다. 특히 사치와 향락에 찌든 젊은이들, 지금 삶에 불만족하며 불평을 터트리는 많은 사람들이 보고 각성했으면 좋겠다. 수백 수천억씩 자식에게 물려주면서 세금을 떼어 먹으려는 사람들도 보고 인간성을 회복했으면 좋겠다. ‘생존의 문제’를 벗어나 자기의 삶을 조금이라도 누릴 여유가 있는 모든 사람들이 이 책을 보고 아프리카를 비롯한 제3국을 돕는 일에 동참했으면 좋겠다.

가난의 긴 악순환을 끊기 위해 노력하는 이들의 숭고한 정신이 큰 결실이 맺어지길 간절히 바래본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약간은 비슷한 사회연대은행이라는 것이 있다. 무담보소액대출을 해주는 사회연대은행의 도움을 받아 삶을 꾸려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무지개 가게’라는 책이 있다. 이 책도 함께 읽으면 또 다른 감동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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