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잉크냄새 > 눈뜬 장님들의 도시
눈먼 자들의 도시
주제 사라마구 지음, 정영목 옮김 / 해냄 / 2002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눈이 먼다는 가정, 얼마나 사치스러운 가정인가. 하지만 마침표와 쉼표만으로 이루어진 문장부호속의 글에 몰입하다 보면 구태여 내가 눈이 멀었다는 가정을 하지 않더라도 오직 목소리와 눈이 멀기 이전의 잔상과 기억에 의해 유추되어지는 불특정 다수의 대화를 쫓아가고 있는 눈먼 내 자신을 볼수 있다. 그만큼 몰입도가 높은 소설이다.

어느날 신호등을 기다리던 한 남자의 눈이 먼다. 그와 접촉했던 사람들이 하나둘 눈이 멀기 시작하고 급기야 전염병처럼 온 도시를 눈 멀게 한다. 눈이 멀지 않은 오직 한 사람은 처음 눈이 먼 남자를 진료한 의사의 아내로서 수용소에 최초로 격리된 사람들을 최소한의 인간적인 모습으로 이끄는 나약하나 결코 좌절하지 않는 존재이다. 인간이 동물과 구별되어지는 이성과 가치관, 윤리가 바닥으로 추락하는 지옥을 결코 눈을 돌리지 않고 응시한다. 태초의 인간 본성으로의 회귀를 위해 남겨둔 마지막 희망이다.

얼마간의 시간이 흘러 하나둘씩 다시 눈뜨기 시작하는 계기는 성당의 눈을 가린 석상의 모습들이다. 신마저 눈길을 돌려버린 순간, 노아의 대홍수처럼 도시를 휩쓴 전염병은 하나둘 사라지기 시작한다. 그리고 악몽처럼 스쳐지나간 현실의 모습은 결국 다시 눈을 뜬 현실의 인간에게 고스란히 남겨둔다. 의사의 아내는 십자가를 짊어진 구원자처럼 눈이 멀어버린다.

눈이 멀기 시작한 인간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모습들, 집단 이기주의, 폭력, 강간, 살인, 광기, 나약함, 비굴함... 이런 세기말적인 분위기가 현실속에서 버젓이 자행되고 있다는 사실을 외면할수는 없다. 그러나 인간이 이룩한 외향적인 문명의 눈꺼풀이 대다수 인간들의 눈을 가리고 있다.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현실에서 눈먼자들의 인식은 눈이 멀지 않은 자들의 인식을 따라갈뿐인 것이다. 대다수의 눈뜬 장님들이 만들어낸 인간문명의 광기속에서 소수의 목소리는 더 이상 그 목울대를 울리지 못한다.

사마라구는 눈이 멀었다는 것은 볼수는 있어도 보지 않으려는 것이다고 말한다. 잠자는 자는 깨울수 있어도 잠든 척하는 자는 결코 깨울수 없는 법이다. 이미 정신적 눈이 멀어버린 인간의 본성을 육체적 눈이 멀어버린 설정으로 섬찟하도록 묘사한 그의 글은 한동안 백색 공포로 다가올 것이다. 눈을 씻고 바라볼 일이다. 세상은 아직 그 곳에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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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을 서재에 마구 우겨 넣다보니 리뷰 퍼다나르기에서 자꾸 오류가 난다..이래서 지나치면 모든지 화를 낳는 법인가 보다..넘치기 전에 물이란 평온하고 잔잔해서 보기 좋지만 넘쳐 흘러 나에게 적셔지거나 물이 튀기거나 하면 짜증이 나게 마련이다..오늘은 무턱대고 집을 나섰다..코에 바람을 넣고 싶은 간절함이 작용하기에 내 무의식적인 발현 상태가 시작된것이다...집에서 책만 읽다 보니 맘이 갑갑해지거나 공기가 부족해서 내 뇌가 힘들어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서 가끔 산책이나 나들이 비슷한 외출을 나서게 된다..무엇보다 괴로운건 나가면 내 주머니속에 돈이 조금씩 나간다는 것이다..음료수를 사먹느라 가게를 들어가고,,분식집을 지나치지 못하고 오뎅을 먹게 되고..가뜩이나 추워져서 외출하기 싫은데도 과히 집에만 있기엔 내 길들여져버린 습성은 결국 오늘도 시작되고 만것이다..오늘은 아멜리 노통의 소설을 두권이나 읽었다..난 작가 위주로 보는 독서 타입은 아니지만 종종 그 작가에 빠져들어 그 작가작품 전체를 보게 되는 경우가 많다..무라카미 하루키가 그랬고 요시모토 바나나가 그랬고 김진명씨의 소설이 그랬고 김영하의 소설들 등이 그러했는데 이런 독서법도 꽤나 매력이 있어서 내가 종종 이용하게 된다..아멜리 노통의 소설은 적의 화장법에서 집약되어 있듯 그 충격이라고 느껴지는 문체와 읽히는 맛이 좋다는 점이다..적의 화장법을 읽고 난후 살인자의 건강법을 읽었고..오늘 오후네시와 두려움과 떨림을 읽었다..무엇보다 아멜리의 소설을 접한데엔 알라딘에서 활약하시는 플라시보님의 영향이 크다..그님의 서재에 있는 모든 서평들을 읽었을 정도로 난 그님이 쓰시는 서평을 좋아하는데 그님땜에 내가 몇권의 소설을 읽어내렸는지 모르겠다..그리고 플라시보님의 글을 읽으며 줄곧 남잔가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여자분이었다..ㅡㅡ;;..그님의 소설 읽기 방법은 나와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재미..난 무엇보다 소설을 읽는데 있서 재미를 최우선으로 친다..머 소설을 읽는데 별거 다 따지는 그런 면이 있는 거엔 뭐라 할수 없지만 소설을 읽는건 다른 사람이 아닌 바로 나이기에 성립되는 공식인 것이다..나에게 충격을 주었던 고등학교의 독서광은 나와는 비교를 못할 정도로 도서실을 들락날락 거린 놈이다..그놈의 행동거지와 놀아도 고갈되지 않는 특출함은 독서에서 비롯된 거라는게 내가 깨달은 바인데 난 그런것까진 바라지 않더라도 소설을 읽으면서 생각이나 사고력이 분명 늘었다는거..퀴즈 같은거 풀데도 책에서 나왔던 용어들이 나올때도 있어서 기분이 여간 새록한게 아니다..내가 분명히 좋아하는건 남들이 열심히 하려는 공부도 아니고 그렇다고 뻔질나게 친구들과 몰려다니며 세상 곳곳을 파악하는 그런 무분별한 일탈등은 없는 소박함의 극치다..그저 남들이 눈여겨 보지 않았던 소설을 읽고 나혼자 감탄사를 남발해보는거..노래방에서 씌어진 노래방책들의 곡들을 내가 아는대로 찾아 부를수 있는 엄청난 파워 스테이지..남들이 영화 한편이나 두편을 보고 많이 보는 편이라 할때 난 일주일에 영화 30편쯤 본후 영화 조금밖에 안본다고 말하는 거짓말 등을 두루 할수 있는게 지금의 내모습이다..내가 무엇보다 사이코적으로 매달리는 건 녹화이다..예전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를 녹음하거나 라디오에서 흐르는 노래를 녹음해갖고선 가끔 챙겨 들으며 자아도취했었는데 VTR을 구입하고서에 내 모습은 녹화에 빠진 하나의 인간군상이라는것이다..녹음과 녹화의 차이는 작은거 같지만 상당히 크다..녹음은 소리의 울림이지만 녹화는 소리와 영상의 결합이어서 무엇보다도 만족감이 크다.녹음은 게다가 오래되면 그 특유의 끼이익 같은 분절체음이 들리는데 녹화한 것은 그런게 더 오래간다고 본다..녹화를 하면 의례적으로 몇개의 공테이프를 사두고 녹화를 하는 경우도 있지만 나같이 대량의 60~70개의 녹화테이프를 소유하며 녹화하는 사람은 드물것이다..이 녹화테이프를 돈으로 환산해보니 20만원이 넘어가서 놀랐던 때가 있다..그만큼 난 소유하는 데엔 광적인 면이 있다..내가 좋아하는 가수,내가 좋아하는 영화,내가 좋아하는 쇼프로,내가 좋아하는 기타 등등을 녹화하면서도 난 지치지 않고 테이프를 사고 있다..물론 이제는 저 많은 테이프들 중에서 지워가며 녹화하는 상태이지만..매너리즘에 빠지거나 기분이 왕창 깨졌을때 내가 예전에 녹화해 두었던 영상을 찾아보는 재미는 그 어떤 재미에 비견할수 없으리만큼 좋다..물론 부모님은 한번만 테이프 더 사면 뿌셔버린다는 독고한 위협을 날리셨지만..내 소유욕은 그치지 않는다..남들이 mp3 cd를 구워서 들을때 부럽고..남들이 영화 cd를 구워서 몇백편의 영화를 소유하고 있을땐 말없이 속으로 눈물을 삼킬 정도다.물론 요즘 세대들에겐 너무나 간단한 일이지만..컴퓨터를 잘 모르고 돈이 모자라는 나에겐 그런 사치는 불허한 일이다.뭐 하나에 진창 빠져든다는 것은 한편으론 매력적이지만 한편으론 불쌍해 보이기까지 한다..내가 그런 모습이고,,미래의 내 모습은 또 어떤것에 빠져들지 지금으로선 알수 없다..오늘 신문을 보니 개콘과 웃찾사의 대결을 많이들 기사로 써냈다..일단 개콘이 시청률으로는 앞섰지만 웃찾사의 팬층이 두터워졌다는 그런 류의 기사였다..웃음을 잃어버린 우리들에겐 웃음을 전해주는 이런 프로들이 단연코 필요하다..그런데 개그맨들의 그 눈물나는 아이디어로 웃음을 주는건 좋지만 가끔 보면 억지 웃음이나 허탈한 웃음을 짓게 하는 경우도 종종 있다..그런 모습은 차차 개선해나가야 할 부분이고,,어쨋건 웃찾사에선 그때그때 달라요와 리마리오의 개그가 대표적이다...웃찾사를 보는데 있어서 아쉬운점은 비둘기 합창단이 예전에 비해 상당히 구성력이 떨어진다는 점이다..그저 고만고만한 민숭맨숭한 개그를 보여준후 마지막에 어떻게든 리마리오로 떼우려는 간당간당함이 보이고 있다..그리고 리마리오는 인기가 많은 반면에 싫어하는 안티들도 꽤 있기에 너무 심한 오바는 자제좀 해야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개그 콘서트는 일요일의 고정팬층을 확보해둔 간판 프로다..춤추는 대수사선,비틀지,집으로,신동작 그만,꽃보다 아름다워,깜빡 홈쇼핑,복학생의 개그로 대략 파악되는데 사실 개콘은 웃음의 진한면은 웃찾사의 신선한 웃음과는 상반된다..범죄속에서 찾는 개그와 노래속에서 찾는 개그 영화에서 차용한 개그와 군생활 개그 홈쇼핑 형식으로 진행되는 개그와 옛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개그는 분명 웃찾사에서 느꼈던 것과 다르다..다 각각 장점이 있어도 개콘에서도 억지 웃음과 진부한 설정은 똑같다..그게 개그의 한계점이고 이 이상 어떻게 하겠냐마는 분명 보는 사람은 그저 남들이 웃으니까 웃는 그런 경우까지 생겨버린다.그러나 사람들을 웃기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는 그들은 무엇보다 멋진 사람들임에 틀림없다..내가 많이 바라는 것인가 하고도 지금 문득 생각이 들게 된다..내가 도와주지도 못할 망정 뭐해라 뭐해라 하는건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도 들고..그래도 느낀점을 표현하는건 인간의 속성상 어쩔수 없고 결국 더 나은 도착점을 보여주는 거니까 괜찮다는 생각도 들고 ,,그렇다..이번 요일 끝자락에는 그리도 기다려 마지않던 이브와 성탄절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화이트 크리스마스를 바라는 많은 사람들의 바램을 지나칠지 아님 한번의 기적이 펼쳐질 것인지는 하늘의 뜻일것이다..(날씨의 뜻이라고 한다면 할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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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영화는 무지 많지만  우리나라에서 돌풍을 일으켰던 영화들을  중심으로 뽑아봤어요..^^

영웅본색 (英雄本色: A Better Tomorrow, 1986)
홍콩 / 액션,범죄,느와르,드라마 / 95분
감독 : 오우삼
출연 : 적룡, 장국영, 주윤발, 주보의, 이자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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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급 :  미정
별점 : ★★★★★ 9.88/10 (75명 참여)

~~1980년대  내노라하는 헐리우드 스타들을  전부 제치고  최고 인기 홍콩스타가 있었죠^^[영웅본색] 한작품으로인기 넘버원이 되어버린  주윤발!!!  당시 여성팬들은  주윤발의  미소에 환호하고....남자들은 버버리코트와 입에 이쑤시개를 물고  검은 썬그라스를  낀 주윤발의 흉내를 내는 걸  좋아했죠..^^  광고에 나와서 '싸랑해요~ 밀키스'라고   말하며  캔에 키스를 하던 주윤발이  기억나네요..^^

천녀유혼 ('人+靑'女幽魂: A Chinese Ghost Story, 1987)
홍콩 / 1987.12.25 / 멜로,판타지,액션 / 98분
감독 : 정소동
출연 : 장국영, 왕조현, 우마, 유조명, 임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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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급 :  미정
별점 : ★★★★★ 9.78/10 (67명 참여)

~~[천녀유혼]은  큰 개봉관에서 히트친것이 아니라....2류극장에서(당시엔 소극장이 많았어요..^^) 조용히 개봉해서입소문을 통해서   인기몰이를 해서  히트를 쳤던  특이한 케이스죠..^^  왕조현이 당시  한국 남자관객의 마음을단숨에 훔쳐버린 영화죠..^^ 긴머리를  휘날리며 슬픈 표정을  짓던 왕조현..정말 청초했죠..^^ 여성관객들은  장국영의귀여움에 반해버리기도 했던..작품이죠..^^ 그러나...왕조현신드롬을 일으켰지만  내한한 왕조현의  도도함때문에왕조현신드롬은  빨리 사그라지기도 했답니다..^^;; 역시  스타는  매너가 좋아야  오랜시간  사랑받는다는걸 증명했죠.^^

동방불패 (笑傲江湖 之 東方不敗: Swordsman, 1991)
홍콩 / 1992.03.25 / 액션,드라마 / 113분
감독 : 정소동
출연 : 이연걸, 임청하, 관지림, 이가흔, 이자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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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급 :  미정
별점 : ★★★★☆ 9.48/10 (52명 참여)

~~[동방불패] 80년대에 주윤발,왕조현,장국영의 시대라면  90년대 초반엔  중년의 홍콩 여성스타가 큰 인기를 끌었죠.^^임청하!!!  여성이지만  카리스마넘치는 표정과 신비스러움이  한때  큰 돌풍을 일으켰죠^^한국에 내한해서  팬들의 환호에  감격의 눈물을 흘리던  마음이 아름다운  모습을 잊을수가 없어요..^^

중경삼림 (重慶森林: Chungking Express, 1994)
홍콩 / 1995.09.02 / 판타지,드라마,멜로 / 97분
감독 : 왕가위
출연 : 임청하, 양조위, 금성무, 왕정문, 주가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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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등급 :  PG-13
별점 : ★★★★☆ 9.30/10 (44명 참여)

~~말이 필요없죠..^^ 왕가위를 전세계로 알린 영화! 이후...많은  감독들이  왕가위의 영향을 받기도 했구요.  우리나라에선  흥행은 크게 못했지만  왕가위영화의 매니아를낳은 영화죠..^^ 양조위, 왕정문,금성무가 큰 인기를 끌었고 영화속에 나왔던 음악들이 크게 유행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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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의 재구성' 박신양 '인어공주' 전도연

스크린에 배우들의 '1인2역'이 붐을 이루고 있다.
 
한국영화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1인2역이 최근 여러편의 영화에서 시도되고 있다. 지난달 개봉된 영화 <범죄의 재구성>(감독 최동훈·제작 싸이더스)의 박신양, 다음달 개봉되는 영화 <인어공주>(감독 박흥식·제작 나우필름)의 전도연, 그리고 촬영을 앞둔 영화 <역전의 명수>(감독 박흥식·제작 태원엔터테인먼트)의 정준호, <아빠의 청춘>(감독 박규태·제작 동아엔터테인먼트)의 공형진 등 '한 영화 속 두 얼굴'들이 스크린에 봇물을 이루고 있다.
 
사실 1인2역은 뛰어난 연기력으로 정평이 난 배우들조차 출연을 부담스러워할 정도로 만만치 않은 도전이다. 전혀 다른 두가지 캐릭터를 표현해야 하기에 두배로 힘이 든다. 대본의 양도 많아지고, 분장에도 엄청난 시간이 소요된다.
 
더구나 두 역할을 완벽히 이해하고 소화해내는 것이 가장 어렵고도 중요한 과제다. 연기경력 30년이 넘는 '월드스타' 강수연도 최근 영화 <써클>에서 검사와 기생으로 1인2역에 첫 도전했을 정도다.
 
그럼에도 1인2역이 시도되는 것은 배우들과 제작사 입장에서 그만큼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배우로서는 한 작품 속에서 두가지의 캐릭터를 소화한다는 것은 가장 어려운 숙제인 동시에 가장 흥미진진하고 매력있는 도전이기도 하다. 폭넓은 연기를 펼쳐보일 수 있기 때문에 연기력으로 인정받는 배우들에게는 더더욱 그렇다.
 
<범죄의 재구성>에서의 박신양은 형과 동생을 동시에 연기하며 관객들과 머리싸움을 펼쳤다. 이 영화는 당초 서로 다른 배우가 두 형제를 연기할 예정이었지만, 박신양의 강한 의지로 1인2역이 이루어졌다. 그는 5시간 동안 얼굴에 특수분장을 하는 고역을 겪으며 두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내 호평을 받았다.
 
<인어공주>의 전도연은 현실의 딸과 과거의 어머니로 나서 1인2역을 한다. 그 역시 "1인2역이라 처음에는 많이 고민했지만 감독님을 믿고 따랐다"고 시대를 뛰어넘은 1인2역에 대한 고충을 털어놓은 바 있다. <인어공주>의 한 관계자는 "엄마와 딸을 조금 더 정서적으로 가깝게 강조하기 위한 장치로 1인2역이 시도됐다"면서 "이는 감독님의 전도연이라는 배우에 대한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전했다.
 
한편 제작사 입장에서는 관객들을 끌 수 있는 새로운 코드로 풀이될 수도 있다. 1인2역으로 특별한 상황을 연출하는 동시에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효과도 가져올 수 있다. 또 감독의 정서적인 메시지를 드러낼 수 있는 장치로도 효과를 발휘한다.
 
1인2역이 이처럼 봇물을 이루는 것은 한국영화 기술의 발전과도 무관하지 않다. 1인2역의 설정상 한 화면에 같은 배우 2명이 등장하는 풍경이 연출돼야 하기에 CG를 이용한 처리가 필요했다. 그러나 자칫 어설픈 특수효과가 관객들의 감흥을 깰 수 있기에 쉽사리 시도되지 못했다. 하지만 한국영화 특수효과 기술의 발달로 이제 시도되는 것이다.
 
1인2역 붐은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지난 10일 군산에서 크랭크인된 영화 <역전의 명수>에서 정준호는 '건달' 형과 '모범생' 동생의 일란성쌍둥이를 동시에 연기하게 된다. 또 공형진은 다음달 중순 크랭크인 예정인 영화 <아빠의 청춘>에서 현실에서는 탁구장 주인인 아빠와 과거로 돌아갔을 때의 아빠의 동창생으로 '1인2역'의 시험대에 오른다.
 
그동안 한국영화에서 좀처럼 보기 힘들었던 1인2역에 대한 시도들이 봇물을 이루고 있는 가운데 과연 관객들이 어떤 평을 내릴지 그 결과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1인 2역을 연기한 배우들 - "내 안의 또다른 나를 연기한다"
영화마다 카멜레온처럼 변신하는 것도 모자라 한 영화 내에서 두 가지 캐릭터를 선보이는 배우들. 능수 능란하게 캐릭터를 변주하는 배우가 있는가 하면 반대로 연기력의 한계를 드러내는 배우도 있다. 1인 2역을 보는 것은, 그래서 흥미롭다.
TYPE A - 엄마와 딸

<인어공주> 전도연
<인어공주>(6월 25일 개봉 예정)에서 전도연이 맡은 두 역할은 스무 살 시절의 엄마 연순 역과 미래의 딸 나영 역이다. 해맑은 웃음이 예쁜, 씩씩한 섬마을 해녀 연순은 양갈래 머리에 촌스런 꽃무늬 남방을 입고 섬을 헤집고 다니며 조금은 쑥스럽게 자신의 첫사랑을 만들어 나가는 소녀다. 반면 딸 나영은 억척스런 엄마와 무기력한 아버지의 생활이 지겹고 불만스럽기만 한 이십대 숙녀. 영화는 연순의 딸 나영이 신기하게도 스무 살 시절의 엄마가 사는 세계로 빠져들게 되면서 엄마와 아빠의 첫사랑을 지켜보는 일을 그리고 있다. 판타지 같은 설정 때문에 전도연은 한 화면 안에서 엄마 나영 역과 연순 역을 동시에 선보여야만 했다. 후반의 CG 합성 작업까지 고려, 동일 공간에서 두 캐릭터가 주고받는 몸 동작과 눈빛 하나까지 치밀하게 계산해 가며 연기했다. 외양적인 면에서나 성격적인 면에서 전혀 다른 두 캐릭터를 연기한 전도연의 새로운 연기 도전이 기대된다.

<클래식> 손예진
전도연처럼 같은 시공간 안에서 만나는 연기를 한 것은 아니지만 손예진도 엄마와 딸로 영화 속 다른 시공간에서 1인 2역을 연기했다. 1960년대와 70년대, 젊은 시절의 엄마 주희와 2000년대의 여대생 딸 지혜. 곽재용 감독 특유의 운명론적 사랑 때문에 영화 속 주희와 지혜는 편지로 첫사랑의 남자와 만나 사랑을 나누게 된다. 엄마 주희가 첫사랑의 남자가 대필해준 편지로 사랑을 시작하게 되었다면, 딸 지혜는 친구 대신 써 준 ‘러브레터’의 주인공 남자와 연애를 하게된다. <인어공주>처럼 상반되는 외모와 성격의 모녀와 달리 <클래식> 속의 모녀는 시공간만 다를 뿐 외모는 물론 소심한 성격마저 비슷하다. 손예진 특유의 여성스러운 면모에 개봉 당시 여러 남자들이 쓰러졌다는….
TYPE B1 - 쌍둥이(국내편)

<범죄의 재구성> 박신양
박신양은 극중 껄렁껄렁한 사기꾼 동생 창혁을 연기할 때는 본인의 얼굴로 등장하지만, 형 창호를 연기할 때는 얼굴 전체에 라텍스를 붙이고 나와 실제 얼굴과 다른 얼굴로 출연한다. 박신양의 분장에 사용된 라텍스는 국내에서 최초로 도입된 피부 보호용인데, 제작사에서는 이를 위해 총 2,000만원 상당의 라텍스 덩어리를 수입해 사용했다고 한다. 흥미로운 뒷이야기 중 하나는 박신양이 이 라텍스 분장을 하면서 ‘시계’라는 별명을 얻었다는 점이다. 신기하게도 그는 이 분장을 한 지, 정확히 10시간이 지나면 현기증과 호흡 곤란 증세를 호소하며 “마스크를 벗겨달라”고 부탁했다고 한다.

<거울 속으로> 김혜나
<꽃섬>의 김혜나는 <거울 속으로>에서 쌍둥이 자매 지현, 정현 역을 동시에 연기했다. 영화 속 지현은 1년 전 의문의 화재 사건으로 언니 정현을 잃은 후, 언니의 의문사를 파헤치려고 사건에 뛰어드는 캐릭터. 원인 모를 정신병을 앓게 된 언니 정현은 지현과 나란히 사진 속에서만 등장하다가 영화 마지막에 괴력의 귀신으로 분해 백화점 벽 거울 속에서 튀어나온다. 언니의 복수를 대신하려는 집요한 지현의 캐릭터는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였음에도 묘미를 충분히 살려내지 못했다.

<킬리만자로> 박신양
<범죄의 재구성> 전에 배우 박신양이 처음으로 1인 2역 캐릭터에 도전한 작품은 오승욱 감독의 <킬리만자로>다. 극중에서 박신양은 형사와 깡패로 서로 전혀 다른 삶을 사는 형 해식과 동생 해철을 연기했다. 죄의식과 강박 관념에 힘겨워하는 쌍둥이 형제 캐릭터를 연기하는 박신양의 모습은 화면에 자연스럽게 묻어나기보다 고함을 질러대는 악다구니의 듀엣 연기의 불안한 연속이었다. 대사는 절제되었지만 캐릭터가 느끼는 비애감과 분노는 과잉 표현한 듯 했다. 그의 연기보다는 엔딩 타이틀에 흘렀던 박신양이 직접 부르는 주제곡이 더 인상적이었던 작품. 그의 거친 목소리와 고르지 못한 발성의 목소리가 무척이나 매력적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TYPE B2 - 쌍둥이(해외편)

<페어런트 트랩> 린제이 로한
<프리키 프라이데이>를 통해 최근 할리우드의 새로운 하이틴 스타로 떠오른 린제이 로한. 그녀의 데뷔작이 바로 <페어런트 트랩>(1998)이다. 경력 있는 배우들도 쉽지 않다는 1인 2역 연기를 그녀는 데뷔작부터 선보인 셈. 쌍둥이인 줄도 모르고 어린 시절 헤어지게 된 두 자매 할리와 애니. 엄마와 함께 영국에서 자란 애니는 환경의 영향으로 영국식의 우아함이 몸에 밴 조신한 소녀. 반면 아빠와 함께 캘리포니아에서 자란 할리는 미국식의 자유로움과 활발함이 몸에 스민 아이다. 엄마 아빠의 재결합을 위해 두 자매는 서로를 바꾼 채 각기 엄마와 아빠의 집으로 돌아간다. 예민하고 조신한 아이와 활발한 개구쟁이 소녀의 면모를 동시에 보여준 어린 시절 로한의 두 가지 매력이 제대로 발현되는 작품이다.

<아이언 마스크>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도 1인 2역에 도전한 바 있다. 알렉산더 뒤마의 원작 소설 <철가면>을 영화화한 <아이언 마스크>에서 그는 프랑스의 황제 루이 14세와 쌍둥이로 태어난 탓에 지하 감옥에 철가면을 쓴 채 갇혀 성장하게 된 동생 필립을 동시에 연기했다. 루이 14세를 연기할 때는 못된 표정으로, 필립을 연기할 때는 착한 표정으로, 계속 ‘척’하는 연기만 했던 그를 두고 많은 이들이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던 작품.

<어댑테이션> 니콜러스 케이지
<어댑테이션>에서 니콜러스 케이지가 보여준 1인 2역의 쌍둥이 형제 찰리와 도널드의 연기는 아마도 <라스베가스를 떠나며> 이후 그가 선보인 연기 중 최고가 아닐까 싶다. 그는 천재적인 시나리오 작가이나 극심한 자기혐오와 소심한 성격의 소유자인 형 찰리와 한 순간에 떠버린 스타작가이자 유쾌한 매력남인 동생 도널드 사이를 멋지게 오간다. 얼굴만 같을 뿐 성격은 극과 극인 카우프만 형제를 니콜러스 케이지는 완벽하게 소화했다.
TYPE C - 도플갱어

<도플갱어> 야쿠쇼 코지
일본의 국민 배우 야쿠쇼 코지가 도전한 1인 2역의 캐릭터는 구로사와 기요시 감독의 <도플갱어>다. 코지는 영화 속 제목 그대로 같은 공간, 같은 시간에 자신이 자신을 보고 있는 것을 느끼는 현상인 ‘도플갱어’로 또 다른 자신을 연기한다. 계속되는 연구의 실패로 슬럼프에 빠져있는 과학자 하야사키. 어느 날 그에게 연구를 성공시켜 주겠다는 제안을 하며 또 한 명의 하야사키인 도플갱어가 나타난다. 계속되는 연구 실패로 극심한 우울증에 빠진 소심한 하야사키와 달리 도플갱어인 하야사키는 대담하고 교활하며, 성공을 위해서는 뻔뻔함까지 갖춘 캐릭터로 등장한다.

<베로니카의 이중생활> 이렌느 야곱
키에슬로프스키 감독의 <베로니카의 이중생활>에서 이렌느 야곱이 1인 2역으로 연기하는 도플갱어 캐릭터들은 기요시 감독의 도플갱어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폴란드에서 태어난 베로니카와 프랑스에서 태어난 베로니크는 생긴 것도, 피곤할 때 반지로 눈썹을 끌어올리는 습관도, 별 모양의 유리 구슬을 가지고 있는 것도, 엔지니어의 직업을 가진 홀아버지와 함께 사는 것도 비슷하다. 삶의 양상도 감성도 비슷한 두 여인. 그러던 어느 날 베로니크는 우연히 폴란드의 크라우코 광장에서 베로니카를 발견하게 되고, 또 다른 자아인 자신의 도플갱어를 직접 확인하게 된다. 베로니카와 베로니크를, 다르지만 같은 그녀들을 야곱만큼 처연하고 투명하게 표현할 여배우는 지구상에 없을 듯 하다. 이렌느 야곱은 이 영화로 1991년 칸국제영화제에서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TYPE D - 전혀 다른 두 사람

<피터팬> 제이슨 아이작
P.J. 호건 감독의 <피터팬>에서 후크 선장과 웬디의 아버지 미스터 달링은 제이슨 아이작이 1인2역을 맡아 연기했다. 소심한 은행원 미스터 달링과 포악한 후크 선장은 극중 가장 대비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질투는 나의 힘> 배종옥
<질투는 나의 힘>에 출연한 배종옥도 1인 2역으로 이 영화에 출연했다는 사실을 아시는지. 그녀가 맡은 캐릭터는 극중 박해일의 마음을 송두리째 흔든 연상의 사진작가이자 수의사인 박성연과, 그의 옛 애인 노내경이다. 배종옥이 1인 2역을 했다고? <질투는 나의 힘>을 본 이들 중에는 아마도 이 사실에 의아해할 만한 이들도 많을 것이다. 왜냐하면 극중 배종옥이 자신의 얼굴을 드러낸 캐릭터는 박성연 하나 뿐이었으니까. 옛 애인 노내경은 영화 속에서 전화 목소리 혹은 뒷모습이나 잘 보이지 않는 옆모습으로 등장했기 때문이다. 여하간 이 역할도 배종옥이 가발을 쓰고 유연하게 연기한 캐릭터란다.

<거미숲> 서정
어머니와 딸, 혹은 형제, 쌍둥이로 분하는 1인 2역 캐릭터 도전과 달리 서정은 송일곤 감독의 <거미숲>(6월 개봉 예정)에서 전혀 다른 두 명의 캐릭터 연기에 도전한다. 첫 번째 캐릭터는 영화 속 감우성이 분한 강민이 잊지 못하는 사랑스러운 아내 은아. 두 번째 캐릭터는 유령이 나온다는 ‘거미숲의 전설’을 제보한 미스터리의 여인 수인이다. 서정은 두 가지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해내기 위해 철저한 캐릭터 분석은 물론이거니와 강민의 아내 은아가 무용가임을 감안, 촬영 전 모 대학에서 특별 무용지도를 받는 정성을 들이기도 했다(영화 장면에서는 특별히 무용하는 장면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또한 극중 은아가 강민에게 마임을 보여주는 한 장면을 위해 그녀는 몇 주간을 국내 최고의 마임이스트인 남긍호에게 마임지도를 받으며 마임 훈련에만 매달리기도 했다고 한다. 촬영이 없는 날에도 미리 촬영이 있을 선암사의 숲에서 혼자 조용히 두 시간을 넘는 명상을 하며 숲의 정기를 느끼며 자신이 펼쳐낼 또 다른 인물인 수인 캐릭터를 미리 형상화해 보는 공을 들이기도 했다고 한다.
TYPE E - 우연한 닮은 꼴

<러브레터> 나카야마 미호
일본 여배우 나카야마 미호가 국내에 알려지게 된 대표적인 인기작. 나카야마는 이 작품에서 죽은 옛 약혼자를 잊지 못하는 여인 히로코와 그 약혼자와 동명이인인 첫사랑의 여인 이츠키로 분했다. 희미한 기억 속의 친구가 첫사랑이었음을 알게된 이츠키의 기쁨에 찬 눈물과 눈물을 흘리며 외치는 히로코의 “오겡키데스카?”가 두고두고 기억에 남는 작품.

<위대한 독재자> 찰리 채플린
히틀러를 풍자한 독재자와 그와 너무나도 닮은 유태인 이발사가 서로 역할 바꾸기를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찰리 채플린 최초의 토키 영화로 그는 독재자와 유태인 이발사로 1인 2역 연기를 펼쳤다. 독재자 힌켈을 대신하여 연단에 오른 이발사가 목청껏 민주주의의 중요성을 호소하는 마지막 장면은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명장면이다.

<현상수배> 박중훈
박중훈이 코미디 영화에 줄기차게 출연하던 시절에 찍었던 호주 올 로케이션 코미디물. 그는 영화 속에서 할리우드 스타를 꿈꾸는 연기지망생 제이로, 시드니 차이나타운 삼합회의 뜨는 갱스터 써니로 1인 2역을 연기했다. 정흥순 감독의 1997년 데뷔작. 당시 최고의 주가를 자랑했던 박중훈의 1인 2역 연기는 하지 않느니만 못할 만큼 안타까운 과장 연기의 일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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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페라의 유령> : 전세계 최초 개봉, 뮤지컬의 신화를 영화로 만난다.

2. <역도산> : 올 하반기 한국영화 최고 기대작. 전설로만 듣던 그를 스크린으로 만난다.

3. <하울의 움직이는 성> : 12월 국내 개봉 확정. 미야자키 하야오 대망의 신작.

4. <폴라 익스프레스> : 로버트 저멕키스와 톰 행크스, 황금콤비 또 만났다.

5. <인크레더블> : 우리를 실망시킨 적이 없는 픽사. 이번엔 슈퍼히어로다.

6. <샤크> : 역대 최강의 목소리 배우 캐스팅. 현재 전미 박스오피스 3주 연속 1위중.

7. <오션스 트웰브> : 이름만 들어도 화려한 일당들, 이제는 12명이다.

8. <알렉산더> : 또 한편의 서사 대작. 올리버 스톤 감독, 콜린 파렐, 안젤리나 졸리 주연

9. <블레이드> : 뱀파이어 액션 영웅 블레이드, 이제 최후의 적과 만난다.

10. <에비에이터> : 마틴 스콜세지와 레오나르드 디카프리오의 두번째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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