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출처 : 플라시보 > 영어 완전정복

가 허접한 글을 보내고 있는 잡지사에서는 원고료가 짠것이 미안한지 늘 영화표 같은걸 보내준다. 그리고 나는 그 영화표로 온갖 생색을 내면서 친구들과 영화를 보러 간다. 이번에 보내준 영화표는 '영어 완전정복'이었다. (그러고 보니 킬빌도 그렇고 영어..도 그렇고 모두 공짜다. 머리가 빠질망정 기쁨을 감추기가 어렵다.)

어. 나는 영어를 잘 못한다. 예전에 이태원에서 멕시코 음식을 파는 레스토랑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나는 버드와이저를 알아듣지 못해서 한참을 버벅거렸었다. 나중에 그 코쟁이가 말한게 버드와이저인줄 알았을때 그 이상한 발음에 약간 충격을 받았었더랬다. 나도 늘 마시는 버드와이저를 알아듣지 못하다니 10년 영어공부가 허상이로고 했었다.

어 완전정복은 세련된 영화가 아니다. 아예 처음부터 고급스러운 웃음같은걸 주리라 맘먹지 않고 찍은 영화인 것이다. 그 증거로 주인공 이나영의 촌스러운 외모를 보라. 요즘은 정신이 이상하지 않고서는 자기 얼굴 반만한 안경을 끼고 머리는 두갈래로 갈라서 묶는 짓을 하지 않는다. 그건 일부러 나 촌뜨기여요 하고 광고하는 거나 마찬가지기 때문에 정말 촌뜨기라 하더라도 그렇게 하고 다니지는 않는다. 그리고 영화 포스터에는 땡큐와 쏘리만 알아들으면 재미있게 볼 수 있는 영화라고 한다. 러브나 헝그리같은 단어도 알고있는 나에게는 무척 수준미달의 영화가 되겠군 하는 자만감을 가지게 해 주어서 참 고마웠다.

화의 내용은 간단하다. 대한민국 9급 공무원인 나영주(이하 캔디)가 일하는 동사무소에 외국인이 나타난다. 자신의 불만을 말하는 외국인. 하지만 아무도 알아듣는 자가 없다. 그날 저녁 회식때 이래서야 되겠냐는 윗사람의 성토. 그리고는 소주병 돌리기를 해서 한 사람이 외국어 학원을 다니기로 한다. 캔디는 삼겹살을 있는대로 쑤셔박다가 말고 덜컥 학원 수강자로 당첨이 된다. 다음 엘비스(이름 기억안남 장혁 분). 그는 어머니가 어렸을때 외국으로 입양시킨 여동생 빅토리아가 고국을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자신과 어머니가 빅토리아에게 말이라도 한마디 붙여봐야 하지 않겠는가 싶어 영어 학원을 등록한다. 캔디는 자신이 영어를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엘비스는 자신의 실력을 무척 과대평가 하고 있다. 그 다음부터는 이들의 연애질이다. 중간에 여러가지 에피소드들이 양념처럼 끼여들면서, 캔디를 촌스러워하던 엘비스는 어느덧 캔디를 좋아하게 되는 것이다. 

어 완전정복은 이나영에 의한 이나영을 위한 이나영의 영화이다. 우리나라에서 여성 코믹연기는 김선아를 따를자가 없다고 생각 했었는데 이나영도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조금만 더 열심히 하면 김선아보다 훨씬 더 웃길수 있겠다 싶다. 사실 김선아보다야 이나영이 조건이 더 좋지않은가? 그 큰 덩치에 정말 이상할 만큼 작은 머리통과 각종 얼빵한 표정을 가능케 해 주는 큰 눈은 김선아에 비해 50점은 먹고 들어가는 셈이다.

화에서 재미있었던 장면은 레벨테스트를 할때 마치 컴퓨터 오락의 대련게임처럼 화면이 변하는 장면 이었다. 버추어 파이터나 스트리트 파이터처럼 말이다. 그리고 나영주가 명성왕후처럼 꾸미고 앉아서는 나는 조선의 국모다 대신 외친 나는 조선의 9급 공무원이다는 정말이지 영화의 압권이었다.

스러운 유머를 도저히 보아주지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권하고 싶지 않은 영화이다. 하지만 소림축구 같은것에 환장을 하고 고급스럽지 않은 것들에게 왠지 모를 끌림같은걸 느낀다면 한번 봐보기 바란다. 굳이 극장가서 볼 필요까지는 없고 비디오나 디비디로 봐도 충분하다. 다만 혼자보지 말고 최소 둘 이상 함께 봐야 할 영화이다. 그래야 웃길때 옆사람 어깨라도 때리면서 웃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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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라시보 > Kill Bill 1

엔틴 타란티노라는 감독을 다들 어떻게 생각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뭐 마니아라곤 할수 없겠지만 그래도 좋아하는 편이라고 얘기해야할 것 같다. 대학시절 본 저수지의 개들은 피가 튀다못해 화면 속에서 내내 철철 흘러 내렸었고 그것은 꽤나 인상적이었다.

제는 그가 간만에 내어놓은 킬빌이라는 작품을 봤다. 카우보이걸에서의 징그럽게 길던 엄지손가락이 자꾸 생각나서 나는 우마서먼을 별로 좋아하지 않지만 그래도 펄프픽션때 부터 쿠엔틴 타란티노는 그녀를 무척이나 좋아했는듯 이번 영화에는 아예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액션영화에 투톱도 아니고 원톱으로 여자 주인공을 쓰다니...그것도 인지도면에 다소 떨어지는 감이 있는 우마 서먼이라니... 호사가들의 말처럼 둘 사이가 심상치 않은걸까? 그럼 리치가이처럼 전혀 어울리지 않아도 무조건 마누라(저 유명한 마돈나)를 써서 찍으려면 어쩌지?

빌을 보면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작품을 위해 영화를 찍었다기 보다는 자기 만족에 의해 영화를 찍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마치 워쇼스키형제(메트릭스를 찍은 형제 감독입니다.)들 처럼 자신의 오마주 표현에 있어 너무나도 적극적이다. 내가 많이 알지 못해서 별로 발견하지 못한건지도 모르겠지만 우선 이소룡표 노란 체육복. 무슨 영화였는지 모르겠는데 이소룡이 병아리같은 노란 트레이닝복을 입고 쌍절곤을 돌리며 아뵤~ 하는 특유의 에드립을 하는 장면은 내가 그런류의 영화를 그닥 좋아할만한 세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뇌리속에 깊이깊이 박히게 했다. 킬빌에서 우마 서먼은 결정적인 장면에서 노란색 체육복을 입고 나와서 열심히 악당을 무찌른다. 그런나 쌍절곤이 아닌 일본도를 가지고 싸운다. 일본도는 할복자살을 하기 좋게 길고 약간 휘어있는데 다행스럽게도 영화에서 할복하는 이는 아무도 없다. 나머지 하나는 사무라이 픽션. 영화 포스터에 나오는 빨간 바탕에 전통 일본 문풍지살과 사람들이 까만 그림자로 비치는 그 장면을 킬빌에서는 파란색으로 바꾸었다. 처음에는 사무라이 픽션 포스터와 달리 떼거지로 칼들고 싸웠으나 일순간 우마서먼과 단 한명만이 남아서 사무라이 픽션의 포스터를 그대로 재현해 준다. 바탕이 파란색이긴 하지만 말이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발견한것은 배틀로얄이다. 물론 배틀로얄에 나오는 여자아이가 고고 라는 이름으로 루시루의 보디가드로 나오기도 하지만 그보다 여고생이 무시무시한 무기를 들고 사람들을 잘도 척척 죽인다는 것이 비슷하다. 거기다 루시루의 보디가드들은 거의 다 교복을 입고 있다. 이것도 배틀로얄과 상당히 비슷하다. 더구나 고고의 무기인 쇠공은 베틀로얄에서도 등장했었던 것이다. 자. 내가 찾아낸 것은 여기까지이다.

제 다른 얘길 좀 해 보자. 쿠엔틴 타란티노의 어설픔에 대해서... 원래 그 감독이 어설펐는지 어쨎는지는 모르겠지만 킬빌은 상당히 엉성하고도 어설프다. 아마 내가 동양인이 아니었다면 그의 어설픔따위는 모르고 지나갔을지도 모르겠다. 사실 말이다. 유럽이나 중미권 영화에서 동양을 지 멋대로 그리는대는 정말 신물이 난다. 간판은 일어인데 주인장은 한국말(것도 왜 맨날 사투린지 모르겠다.)을 한다거나 하는 실수는 애교로 보일 지경이다. 쿠엔틴 타란티노 역시 일본에 대해 전혀 모르면서 일본 영화 몇편으로 일본을 표현하려 한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내가 알기로는 말이다. 일본은 그렇게 호들갑스런 민족성을 가지고 있지 않다. 오히려 너무 정적이라서 무서울 정도이다. 루시루와 우마서먼이 대결하는 장면에서는 일본의 작은 정원을 잘도 옮겨서 마치 크리스마스날 받는 유리공(흔들면 눈이 내리는 듯한..이름을 모른다.)처럼 표현을 했으면서 일본의 민족성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다. 일본을 그냥 젠스타일이나 작은 정원등의 트렌드로서만 이해하고 있었다. 우마서먼이 처음 일본으로 건너가서 일본도를 만드는 사람을 만나는 장면에서는 정말 일어만 하고 있을 뿐이지 홍콩이나 중국 영화에서 보았던 장면과 하나도 다르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인으로 나오는 두명의 남자는 정말로 일본인답지 않은 행동을 보여준다. 중국영화의 호들갑이나 홍콩영화의 떠들석함과 전혀 다르지 않다. 쿠엔틴 타란티노가 그린 일본은 코스모폴리탄적이지도 않고 그렇다고 일본같지도 않은 어딘가 외계에서 뚝 떨어진 세계마냥 생뚱스럽니다.

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상당히 재미있다. 저수지의 개들에서 피를 철철 흘렸다면 킬빌은 화면가득 피를 뿌려주신다. 팔도 다리도 목도 모두 늘씬하게 잘 빠진 일본도 앞에서 댕강댕강 잘도 잘린다. 물론 잘린 단면에서는 분수처럼 피가 솟아난다. 너무 힘차게 솟아서 고장난 분수대처럼 보일 지경이다. 너무 잔인해서 그랬는지 본격적으로 피튀기는 장면에서는 흑백처리가 되어서 배우들은 붉디붉은 피 대신 먹물같은 꺼먼 피만 튀긴다. 확실히 그러고 나닌 덜 잔인한 느낌이들지만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으로서는 여간 속상한 일이 아니었겠다 싶다. 그 누구보다 길디 긴 팔다리를 가진 우마서먼의 액션은 전혀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기계체조마냥 아름답기 그지없다. 루시루는 늘 헐리우드에서 조연만 하더니만 미녀삼총사에서 스리톱 킬빌에서는 드디어 투톱으로 올라섰다. 다만 일본인으로 나온만큼 일본어를 좀 더 확실하게 구사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재미있는 것은 루시루가 조직들의 회의석상에서 자신에게 반대하는자의 머리를 일본도로 댕강 베어버린 다음 사람들에게 연설을 하는 장면에서 동양인인 루시루는 영어로 말하고 그 조직의 서열2인 프랑스여자는 일어로 다시 번역을 해 주었다. 이상하게도 그 장면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소 아쉬움이 남기는 하지만 나는 킬빌을 재밌는 영화라고 말하고 싶다. 남자들만 나오는 액션에 지쳤다면,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미녀삼총사처럼 어설프디 어설픈 액션이나 라라크로포드처럼 말도  안돼는 액션에 질렸다면 킬빌은 충분한 보상이 되리라고 본다. 아. 그리고 내가 눈아프게 배경화면을 노란색으로 한 이유는 이것도 역시 쿠엔틴 타란티노에 대한 어설픈 나의 오마주라고 봐주기 바란다. (눈아파 죽겠다는 몇몇이들의 의견을 받아들여 노란 배경색을 지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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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플레져 > 흔들리지 않을거야
나의 피투성이 연인
정미경 지음 / 민음사 / 2004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소설을 얼추 읽었다는 축에 내가 들어갈 수 있다면, 나는 이제 소설을 읽을 때 마다 어떤 향기를 맡는 능력을 갖게 된 것 같다. 취향이라는 것. 내가 어떤 유형의 삶을 추구하고, 지양하는지를 문학을 통해서 깨닫고 있다. 냉철한 이성으로 감성을 요리하는 소설을 나는 즐겨 읽는다. 이성과 감성이 극단의 대립을 하지 않고도 식빵위에 버터를 바르듯 제 맛을 잃지 않고 맛을 내는 소설 말이다. 이성도 감성도 폄하되지 않고 둘 중에 하나가 하나를 감싸고 있는 소설. 나는 그런 소설이 좋고, 그런 소설인 정미경의 소설이 좋다.

정미경 소설의 장점이라면 어떤 것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는 작가의 모습을 상상할 수 있다. 소설을 읽다보면 등장인물이 글을 쓰고 있는 작가로 전락해버려  등장인물 대신 작가가 응징하고, 작가가 분노하고, 작가가 통쾌해하는 듯하여 개인적 체험이 아닐까 의심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정미경은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다. 아주 강한 연필심이 그녀를 어느 쪽에도 서지 않게 만드는 것 같은.

냉정한 소설이 좋은 이유는 소설을 읽으면서 내 인생을 혹은 자잘한 내 경험을 대입시키지 않아서다. 이상하게도 나의 멜로드라마적인 혹은 소녀적인 울화가 있기 때문인지 나는 곧잘 소설에서 사소한 나의 경험과 일치하는 구절을 만나면 흥분이 된다. 같은 경험을 해서 좋을 것이 뭐 있나 싶은 마음이 나중에 발생해서 나의 흥분이 내게 단점이라는 걸 인식하게 되는 것도 문제다. 인생은 멜로드라마가 아닌데, 멜로드라마의 속성을 내포 하고 있는 소설을 보면 더럭 겁이 나기도 한다. 나는 내 인생을 멜로드라마로 몰고 가지 않으려 애쓴다. 그런 지점에서 만난 정미경의 소설은 내게 아주 인상적인 단편집이다.  

중편 나의 피투성이 연인은 죽은 남편의 내면 속에 숨겨 있던 진실을 발견하고 부터 '나'의 갈등이 시작된다. 남편은 소설가였다. 출판업자가 남편의 유고집을 내자고 하여 그의 파일을 뒤적이게 된다. 그에게는 나 아닌 다른 여자가 있었던 듯 싶다.  나는 갈등하지만, 결국 남편의 파일을 세상에 내놓지 않는다. 가장 사랑한다고 믿었던 사람에게서 그 사람이 죽은 후 배신을 당한 '나'는 결국 그와의 사랑을 사랑하는 관계에서 인생에 어떤 일도 일어날 수 있는 생의 관점으로 돌려버린다. 배신 당한 자신의 모습을 드러낼 필요는 없다. 두 사람의 관계를 벗어나 나 라는 우주로 확대시켜 놓으면 견딜 수 없는 것이 없다. 나는 이 우주에 아주 작은 행성일 뿐이다. 그것이 누군가에게는 차갑고 멀어지고 싶은 낡은 행성일지라도.

비소여인에서 윤에게 보살핌을 받던 사람들이 차례로 죽음을 맞게 된다. 마치 윤이 제공한 음식속에 조금씩 죽어가게 만드는 비소의 성분이 담겨 있던 것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나는 윤을 질책하거나 의심하는 대신 보듬는다. 그녀의 부당함을 "누군가의 소멸을 지켜보는 것에 중독돼 버린 것 같다"고 덮어주는 나를 어떻게 이해할 수 있겠는가. 그러나 정미경이라는 작가의 글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편협된 독자의 모습을 보여줄 수 밖에 없다. 내가 지지하는 사람의 일거수일투족을 온기로 감싸는 것처럼 나는 소설속의 윤이 견뎌가는 생의 방법론을 소설속의 내가 그러했던 것처럼 감싸주고 싶었다. 나의 개인적 이해가 아니라 소설이 그렇게 그려내고 있기도 하다. 나 조차도 모르게 습득된 더듬이가 무덤덤하게 살아 움직이고 있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것 아니겠는가. 그것이 사람을 헤치는 갈퀴라는 걸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내 일부가 되있는 더듬이. 비록 잠결이긴 하지만 윤은 용서받고 싶어한다. 일말의 진실앞에서 그런 더듬이를 가진 윤이 불안한 존재로 성장하게 만든 현실 - 떠돌이 처럼 자란 환경속에서 그녀에게 그 더듬이는 그녀의 생을 지탱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게 없으면 그녀도 소멸되고 말것이라는 걸 소설속의 나도, 또 나도 익히 알고 있으므로...

불안한 세상에서 떠돌이행성처럼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짧은 생. 사소한 것에 쉽게 흔들리는 얄팍한 귀를 가진 나. 나는 내 생을 어떤 것으로 무장하고 살아가고 있을까. 다행히 어느것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고 있는 작가의 글이 있어 조금은 안심이 된다. 소설속의 인물을 흉내내다 보면 나도 언젠가는 강한 모습을 상징처럼 갖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견딜 수 밖에 없는 흉흉한 세상을 원망하지 않으면서 살 수 있다는 건 내가 내게 줄 수 있는 선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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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붉은돼지 > 꿀꿀
붉은 돼지
미야자키 하야오 (Hayao Miyazaki) 감독 / 대원DVD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누군들 만화를 좋아하지 않으랴! 또 누군들 영화를 좋아하지 않으랴! 그래서 그렇고 그러한 사정을 감안하여 또다시 말하자면 누군들 만화영화를 좋아하지 않으랴!!! 이런 이야기 되겠다. 대한의 남아이자 배달의 겨례로서 우리만화에 대한 애정이 어찌 없겠나만은 개인적 감정이나 민족적 정서를 떠나 미야자키 하야오로 말하자면 능히 거장이요 대가라 할 만하다 할 것이고 따라서 그의 작품들은 적어도 본인을 실망시킨 적은 없었다. 아니다. 보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감탄을 불러 일으키지 않은 적이 없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하야오의 작품 중 '천공의 성 라퓨타'와 '루팡3세'(무슨무슨 카스무시기성이라는 소제목이 붙어있음)는 비디오테입을, '바람계곡의 나우시카'와 '원령공주'는 불법 해적판 씨디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미래소년 코난'(7편중 4편)'은 dvd를 소장하고 있다. (이웃집 토토로는 하늘의 심판인지 어찌된 심판인지 본인의 컬렉션 목록에 누락되어 있다.) 이렇게 소장목록을 쭉 적어놓고 보니 흐뭇한 마음을 주체할 길이 없다. 이것 본인이 소장한 에니 전체목록은 아니다. 흐뭇한 마음에 몇 개 더 주워 섬겨보자면, 프레데릭백의 '나무를 심은 사람'과 '위대한 강' 중국의 수묵 에니 '피리부는 목동', '한국단편에니선집1,2', 세계 걸작 단편애니 모음 '우리가 다시 그려요' 등도 컬렉션에 등재되어 있는 것이다. 

코난을 4편까지만 소장하고 있는 까닭을 누가 묻지도 않는데 굳이 오지랖을 넓혀 말하자면 이렇다. 코난 dvd 총 7편이 처음 나왔을 때 한편씩 한편씩 정성들여 열심히 사모으고 있었는데 4편까지 구입한 어느날 갑자기 신판이 새로 나와버렸다. 그래서 5편부터는 신판으로 구입할까 어쩔까 조금 고민하다가 어느듯 무심한 세월이 한2년은 흘러버렸고, 또 그사이 소장하고 싶은 dvd들이 본인의 경제를 전혀 고려치 않고 자꾸만 쏟아져 나와서 어쨌든 먹고 살아야만 하는 경제인으로서 본인은 컬렉션도 좋지만, 목구멍에 풀칠이 어려울 유사시에는 dvd나 비디오를 국 끓여 먹거나 뜯어먹을 수는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해서 일단은 코난시리즈 컬렉션의 완성을 보류하게 되었던 것이다. .

삼사척 동자도 다 아는 이야기지만 컬렉션이라는 것이 경제적 기반없이 지속되기는 정말 지난한 일일 것이다. 이른바 간송 컬렉션이 전형필의 민족문화유산에 대한 애정만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 되겠다. 그렇다고 내가 뭐 간송선생의 업적을 폄하하자는 것이 아니다. 그 오욕과 질곡의 세월, 돈 있는 놈들은 일제에 비행기를 갖다 바친다 어쩐다 하는 그런 와중에 선생의 행위가 단연 돋보인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컬렉션에는 돈도 있어야 되고 애정도 필요하다는 그런 이야기다. 한 손으로는 잘해야 남의 뀌때기나 때릴수 있지 손뼉을 치기는 어렵고, 양손이라야 능히 박수도 치고 만세도 부를 것이 아니냐는 말씀되것다.     

최고의 파일럿이었던 프로코는 전쟁에 회의를 느껴 속세를 버리고 절해고도의 무인도로 은신하지만 역시 먹고는 살아야겠기에 공적(바다의 나쁜넘들은 해적, 하늘은 나쁜넘들은 공적)들을 소탕하는 현상금 사냥꾼으로 연명하고 있다. 그리고 가끔씩 전쟁때 죽은 친구의 마누라를 기웃거리기도 하고 한다. 얼굴은 돼지꼴이고 언행은 신사인체 한다. 비행기 수리공인 소녀 피오는 돼지를 좋아한다. 돼지도 피오를 좋아하지만 피오의 관심이 부담스럽다. 아마도 죽은 옛 친구의 마누라 때문인지도 모른다. 떫고 시큼한 풋사과보다는 빨갛게 익은 사과가 꿀맛이라는 것을 돼지는 알고 있는 것이다. 전투에서 죽은 파일럿의 비행기들이 온전한 모습으로 구름을 뚫고 하늘 위로 무더기로 떼지어 올라가는 모습이 조금 인상적이었다. 아시다시피 비행은 하야오 작품의 주요 소재다. 부록으로 준 대여섯 컷짜리 오리지널 필름은 무엇에 쓰라는 건지 모르겠다. 사진으로 현상이 가능한지 한 번 물어봐야겠다. 내 생각에 사은품으로는 오리지널 포스터가 최고인 것 같다. 처음엔 화질이 조금 안좋은 것 같다가 나중에는 나아졌다. 걱정할 정도는 아니다. 참고로 나의 서재에 올라와 있는 이미지사진은 바로 돼지 프로코가 옛 친구의 마누라에게 전화걸고 있는 모습이다. 꿀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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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붉은돼지 > 사지절단 과다출혈
킬 빌 Vol.1 - [할인행사]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 우마 서먼 외 출연 / 아인스엠앤엠(구 태원) / 2004년 4월
평점 :
품절


쿠엔틴 타란티노가 오랜만에 내놓은 이 영화는 시종 경쾌한 편집과 놀라운 영상미를 자랑한다. 우마 서먼이 주인공을 맡았으며 루시 리우가 잊을 수 없는 연기를 선보인다. DVD에는 국내 개봉당시 삭제되었던 신들이 모두 수록되어 있다. 물론 이것은 본인의 감상이 아니라 알라딘 게시판에 나오는 dvd소개 내용 되겠다. 아시다시피 보시다시피 소개를 모두 믿을 수는 없다. 인간들의 취향이 각인각색이니만큼 감상과 평가도 천차만별일 것이다.  루시 리우의 잊을 수 없는 연기란 무엇을 말하는지....무엇을 잊을 수 없다는 걸까? 참 궁금하다. ....아마도 뚜껑열리는 장면은 아니겠지....

쿠엔틴 타란티노(무슨 공룡이름같다)의 펄프픽션을 그럭저럭 재미있게 본 본인으로서는 킬빌에도 적지않은 기대를 걸고 있었고, 펄프픽션에서 브이자 손가락춤을 추던 우마셔먼의 변신에도 관심이 기울어져 있었고, 게다가 디비디 구입시 오리지날 포스터 2장을 준다고 해서 얼른 구입했던 것인데(킬빌1,2의 대형 포스터 2장이 원통박스에 들어 보내져왔는데 그런대로 쓸만해서 어디 거실벽에라도 붙여놓을려고 보니 콧구멍만한 집구석이라 적당한 공간이 라고는 침실로 쓰는 방의 침대위  공간밖에는 없는데 그곳에 걸어놓을려고 하니 어째 침실이라는 공간과 과 영화 내용이 서로 어울리지 못하며 불협화음을 일으키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 일단은 그냥 통에다 넣어두기로 마음먹고 있음. 포스터 컬렉터들께옵서는 구입을 한번 숙고해보시길)......

팔, 다리, 목 등등 신체 각 부분이 본체로부터 분리 절단되고, 그 절단으로부터 유혈이 화면가득하고 - 아니 유혈낭자의 수준을 훨씬넘어 유혈이 분수처럼 힘차게 사방으로 팔방으로 흩어지고 뿌려지고 - 하는 그런 장면장면들이 과연 무엇을 말하고 있는지 의문이고 또 불만이고 그리하여 영화보는 자리가 약간 불편하고 그랬다.(본인의 유약한 - 신체는 꽤 튼실해 보이지만 보기와 달리 심적으로 유약하다고 스스로 주장하는 - 마눌님께옵서는 얼굴을 찌푸리시다가 끝내는 자리를 뜨시고 말았으니...본인 생각에도 여성동무들이 보기에는 용기와 인내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되기도 하더라..). 사지절단과 과다출혈로 영화전체가 빈사상태에 빠진 것은 아닌가 염려스럽다. 물론 최종판단은 2편을 보고한 후가 되겠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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