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시간이 어찌어찌 하다보니..이렇게 빨리도 흘렀다..바로 거의 모든 학생들이 개학하고..입학하는 날이 바로 3월 2일인것이다..난 대학교를 입학하는 날이었는데..체육관에서 11시에 입학식을 치렀다..따분하게 의자에 앉아서..입학식을 지켜보다 보니..금새 피곤이 몰려왔다..그리고 배도 고프고..그렇게 시간이 흐르고..이제는 집에 돌아와 있다..학교를 1년만에 나가는 이 기분은..그리 좋지만은 않고..적응도 잘 안된다..그래서 집에 와서 점심을 먹고..음악을 들으며 고스톱을 쳤다..(난 원래 스트레스 받으면 이런다)..오늘은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려와야 한다..살인자들의 섬을 예약했는데 대출이 가능한 날이 오늘과 내일뿐이기에..그동안 내영혼이 따뜻했던 날들과 고래를 읽으며..소설의 매력은 끝이 없다는걸 다시금 느꼈고,,소설에 더욱 욕심이 나게 됐다..살인자들의 섬이 두꺼운 만큼..완급조절을 잘 해서 읽어야겠다..지금 기분이 참 어수선하고도 어리둥절하다..아침에 눈이 내리고 햇빛이 떴는데...이런 날씨의 변화만큼..내 기분도 학교에선 우울했다..집에 와서야 편안함을 느낀다..이래가지고..무슨 학교를 가겠냐마는...아직은 집에서의 생활이 익숙해서..적응기가 필요할것이다...음악을 들으면 마음이 편해지는데..오늘은 그래서..좀 밝은 곡을 찾아 들었다..sg워너비의 the story,모던쥬스의 사랑을 시작해도 되겠습니까,이소은의 키친등이 내 우울한 마음을 그나마 풀어준다..특히 모던쥬스의 여자 보컬 음색이 상당히 좋았는데..요즘 여자 보컬중 난 데이라이트와 프리스타일에서 여자보컬,그리고 모던쥬스의 음색이 마음에 든다..어저께는 학교 가기전 날이라..괜히 준비할게 많은 분주한 하루였고,,대체로 기분이 좋은 날이었다..엄마가 핸드폰을 주셨고,,(몇개월밖에 안쓴 좋은 핸드폰..)..용돈도 만원이나 주셨다..이건 정말 기분좋은 일이다..용돈을 받기는 어제가 처음이라서 감회가 새로웠다..내 학과는 호텔조리전공이다..그런데 문제는..내가 요리를 한번도 안해본 초짜라는 점이다..대장금,요리왕 비룡,미스터 초밥왕 같은 드라마나 만화는 좋아해도..실제로의 요리는 나에게 힘겨울 것이다..그래서 이젠 고생길이 훤하다..내일부터 강의나 실습을 할텐데..내가 과연 따라갈수 있을지 걱정이다...오늘 대학교에 가보니..커플들이 내 앞자리에 앉아서 소근대고 있었다..그래서 내내 자리를 바꿀까 생각했지만..그냥 참고..앉아있었다...이렇게 대학교엔 고등학교,중학교와는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입학식에서 관악부가 트럼펫같은걸 불지않나..피아니스트가 나와서 입학축하 공연까지 해주는덴..기도 안찼다...아직 학교 내부에 익숙하지 않아서..화장실이나 나에게는 눈에 들어올뿐..학교엔 사람들이 바글거리고,,여러 학과의 학생들이 저마다의 다른 수업을 받게 될 학교의 모습이 나에겐 아직 낯설다..내일부턴 또 다른 하루가 시작될 것이다..어제 읽었던 살아있는 동안 꼭 해야 할 49가지 중에서..나에겐 자신감이 필요하단걸 느낄수 있었다..내가 정한 일을 하나 해냈을때 나에게 선물 한가지  해주기..뭐 이런 내용이 와닿았는데..난 내 자신에게 뭘 줄지 정했다..뻔하지 않은가..영화를 한편 보여주든가..아님 책을 한편 빌려주기..아님 음악을 30분동안 들려주기..그런데 이 선물들은 내가 평소에 자주 하던거라서..양에 찰지는 모르겠다..그래도 뭔가 내 얽매힌 사고방식을 풀기 위해선 모든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일단 내게 시간을 주고,,,안될것 같아도 포기하지 말고,,해나갈수 있도록..나 자신이 도와야겠다..벌써부터 내일의 압박감이 들어와서..나를 괴롭히니..일단 맘부터 진정해야 할것 같다..각자 맡은바 최선을 다하는 학생의 신분으로 돌아가서 열심히 자신의 꿈을 키우자..(왠지 다른 사람들은 다 그러고 있는데 나만 혼자 이러는 건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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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귀 맞은 영혼 - 마음의 상처에서 벗어나는 방법
배르벨 바르데츠키 지음, 장현숙 옮김 / 궁리 / 2002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옛날에 비해 이런 말을 많이 하게 되는거 같다. 맘상한다, 맘상하지? 어느덧 습관처럼 입에 붙어버린 ‘마음 상함’, 이 책은 그 마음상함에 대한 책이다. 살면서 맘 한번 상하지 않은 사람이 있을까. 이 주제자체도 솔깃한데, 세상에 제목을 보라. 따귀맞은 영혼이라니! 게다가 표지그림도 제목과 더불어 얼마나 와 닿는가!! 이 책 제목이 상처받은 영혼이라거나, 마음상함 치유하기- 등의 평범한 제목이었다면, 얼마나 평범하게 다가왔을까. 일단 그 절묘한 제목, 마음 상함을 치유한다는 주제에 호기심을 느껴 읽게 된 작품이다.

나는 작가의 말부터 역자 후기까지도 꼼꼼하게 읽어보는 편인데, 이 작품 같은 경우에는 본문도 들어가기 전에 감동깊게 작가 서문을 읽으면서, 내용에 대한 기대치가 아~주 높아졌었다. 그러나 1/4정도 읽었을 때, 덮어버리고 싶은 충동을 어찌할 줄 몰랐다. 집중도 안되고, 다 나름대로 맞는 말인 거 같은데 공감도 안되고. 여러 가지 사례를 말해주어도, 그 사람들은 평범한 우리보다 상태가 약간 심각한 사람들이니까, 내 상황에 맞지 않는 것 같은데-, 내용은 좋은데 혹시 작가가 너무 못 쓴건 아닐까- 라는 생각까지 했으니까.

하지만, 관건은 이 1/4을 잘 넘기는 것에 있다. 혹시나 1/4만으로 실망해버리고 덮어버렸다면, 나는 정말 무지 후회했을 것이다. 이 부분을 넘기고 나면 흐름을 타기 시작해, 중간에 쉬기 보다는, 어서 끝까지 가보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드니까. 이즈음이 마음상함의 개인별 주제라는, 좀더 구체적인 챕터이기 때문일까??

여기엔 총 네 개의 장이 있는데, 보고 싶은 것부터 골라읽지 말고, 순서대로 읽는게 좋을 것 같다. 앞의 설명이, 뒤의 내용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고, 앞의 사례가 뒤에서 다시 인용되는 것처럼, 흐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아주 많은 사례를 인용하지는 않는다. 많은 사례가 그 이론의 정확성을 뒷받침 해주는 경우도 많지만, 이 경우에는 상황마다 사례를 한두개 정도 제시하고, 앞에 소개되었던 사례로 뒤에서 다시 얘기해보는 구조를 갖추고 있어서, 오히려 그 사례를 진지하게 들여다보며, 내가 상담에 참여라도 하는 듯, 몰입이 더 쉬워지는 것 같다. 사례의 홍수속에서 헷갈리는 일도 없고. ^^

서술방식도 딱딱한 말투가 아니라 존댓말이라,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달 받는다는 느낌보다는, 카운슬링을 받는, 상담을 나누는 듯한 느낌이다. 불편한 점은, 한 페이지에 몇 개씩 등장하는, 도합 150개 남짓 되는 주석을 책의 맨 뒤에 몰아놨다는 것. 얇은 책도 아니고, 그런 식으로 해놓으면 계속 뒤적여가면서 보게 되지는 않는다. 페이지 마다 아래쪽에 주석을 넣었으면 좋겠지만, 하다못해 각 챕터의 뒤쪽에라도 주석을 정리해두었으면 좋았을 것 같다.

맨 마지막 장이 마음 상함에 대처하는 방법이다. 이런 내용은 자칫하면 원론적인 내용에 그치기 쉬운 법이라, 그러면 안되는데-라며 약간은 떨리는 기분으로 읽었다. 다행히도, 원론적인 수준에 그치지 않고, 공감할 수 있고, 행동에 옮겨볼 수 도 있는 내용이라 좋았다. 특히 거리두기와, 다섯마당 이야기가 인상적이다.

한번 쭉~읽은 후에, 책을 덮고 정리할 시간이 필요했다. 방금 본 것들을, 내 것으로 만들 시간. 곰곰이 어린시절을 뒤돌아 보며, 내가 상처라고 생각했던 것들을 하나하나 떠올려 보았다. 생각할수록 상처보다 즐거웠던 일들이 많아서, 사실은 그렇게 아플 필요는 없었던 거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동안 아파하며 내 버려뒀던, 내 안의 작은 어린아이를, 앞으론 조금씩 더 사랑할 수 있을 것 같아졌다.

오래전에 극장에서 왕가위 감독의 ‘동사서독’이란 영화를 봤다. 그 중, 주인공인 장국영이 “거절당하는게 두려워서 먼저 거절해버린다”라고 하는 대사가 있는데, 그 대사가 어찌나 인상적이고 슬프던지. 그는 알았을까. 그의 그 슬픈 태도가, 사실은 마음 상함에서 시작되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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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화도리 > 아름다운 그녀
아주 특별한 사랑 - 이영애에세이
이영애 지음 / 문학사상사 / 2001년 4월
평점 :
절판


솔직히 얼굴예쁜 이영애가 썼다는 이유로, 개인적인 호감이 가는 배우라는 이유로 이책을 보게 되었다. 그래서 인지 읽으면서도 별 기대없이 읽었다. 하지만 그녀의 글솜씨에 너무나 반해버렸다. 10년동안 연예계에 몸담으면서 시끄러운 스캔들이나, 사람들의 입소문에 오르내리는 나쁜 행동 하나 없이 깨끗하게 지내온 그녀의 깔끔함이 돋보였다. 배우라는 직업을 위해 끊임없이 공부하고 배우려는 자세가 무척이나 좋았다.

그리고 이책의 수익금을 좋은일을 하는데 이용한다는것 역시 무척이나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화면에 보이는 이미지와 실생활에서 보여지는 모습이 너무나도 틀린 배우들이 많아서 연예인이란 직업에 믿음이 잘 안갔지만 이영애 만큼은 투명하고 맑은 그 이미지 그대로 마음씨 역시 이쁜 여자 인것 같다. 그녀의 인간적인 모습이 돋보여서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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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램프의 요정~ > 동감
빈센트 반 고흐, 내 영혼의 자서전
민길호 지음 / 학고재 / 2000년 10월
평점 :
구판절판


타오르는 열정에 시들어버린 해바라기,우울함 속에서 피어나는 아이리스,. 미술사에 고흐가 없었다면 얼마나 심심했을까,. 한국인이 가장 좋아하는 화가로 뽑힌 고흐인 만큼 시중에 고흐의 기구한 인생과 그의 작품을 담은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 많은 책 중에서도 이 책을 추천하는 이유는,,정말 동감한다는 것,,자서전의 형식이므로 읽는 순간 순간 난 고흐가 되어버린다.같이 웃고 같이 울고,, 그를 느끼면서 그의 인생을 같이 걸어가면서 하나하나 작품을 음미해 가는것이다. 애써 의식하며 읽을 필요가 없다.같이 느끼기만 하면 된다.

막연히 '이 그림은 고갱과 고흐의 사이가 요원해 졌을때 그려진 그림이다.' 라는 진부한 설명보다는 그의 인생과 역정을 알고서 작품 탄생의 백 스토리를 자서전 형식으로 풀어가는것이 이 책의 미묘한 매력이다.아쉬운 점이 있다면 기독교적 색채가 굉장히 강하다는것,,(물론 이 점은 고흐의 인생관과 많은 연관이 있지만,,)그리고 유명한 작품만을 다루고 있다는것 정도가 아닐까,, 하는데,, 책을 다 읽고도 한동안은 고흐라는 이름만으로도 가슴을 아련하게 할 찐한 감동을 전해줄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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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출처 : 코코죠 > 뻥튀기 블루스
모내기 블루스
김종광 지음 / 창비 / 2002년 9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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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너마을에 마실 갔다가 돌아오는 차편은 전철이었다. 전철을 따라 몸을 흔들거리고 있는데, 저만치서 왠 할머니가 커다란 비닐봉다리를 끌고 다가왔다. 무엇인가 팔려는 모양새였다.
어머나, 그건 뻥튀기였다. 옥수수 튀밥이랑 내 얼굴만한 뻥튀기랑 주렁주렁 이고 와 전철 안에서 그것들을 팔았다.
전철 안에서 뻥튀기를 파는 꼴을 처음보았거니와,(이건 기차가 아니란 말이다) 한 사람 한 사람 앞에 서서 당당하게 "꼬순 깡냉이 사잡숴, 으잉?"하고 강요하는 할머니에게서도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때 나는 김종광의 소설을 읽고 있었다. 나는 그의 소설책을 들고 흔들어 보았다. 소설에서 왠 할머니 하나가 튀어나온 줄 알았던 것이다. 너무 열심히 책을 읽다보니 내가 미친 게 아닐까 걱정하고 있을 때, 할머니는 다음 칸으로 강냉이 팔러 떠나고 없었다.
김종광의 소설에서는 '1호선에서 뻥튀기 파는 할머니'같은 난데없음이 있다. 그 뜬금없음이 되려 눈길을 사로잡는 구실을 하기도 한다. 차마 내치거나 함부로 비웃을 수 없는 정다움 같은 것도 갖고 있다. 한광주리 가득 채워 온종일 오물거리고 싶은 깡냉이, 그의 소설은 그런 맛이다.

1. 발가락이 닮았네
그가 이문구와 성석제를 닮았다고? 그 이야기는 그를 인터뷰 해 간 신문이나 작가 평론만 뒤적거려봐도 언제나 나오는 이야기다. 지 입으로도 스스로 "김소진의 사회에 대한 성찰과 성석제의 홀린 듯 풀어나가는 이야기를 닮고 싶다"고 말했다.
그래, 나 닮았다. 아니, 닮고 싶어. 당당하게 이야기 한다.
그와 성석제는 어떻게 다른가. 성석제는 머리통을 갈겨주고 싶을 정도로 뻔뻔스런 괴물이다.
그와 이문구는 어떻게 다른가. 이문구는 산과 물과 자연 그 자체다.
그에 비하면, 굳이 비하자면, 김종광은 덜 곰삭은 맛이 난다. 덜 익은 것은 당연히 맛이 덜할 수 밖에 없다. 그보다 덜 뻔뻔스럽고 덜 자연스럽다.
언급된 그 두 작가 미스터 빈이라면, 김종광은 아직 짐 캐리다.
짐캐리는 진짜 바보가 아니라 바보같은 삶을 즐기는 현대인이다. 반면 로완 애킨슨의 빈은 진짜 바보다. 타인을 조롱거리로 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속한 세계가 타인의 웃음 거리로 비칠 뿐이다.
그러나 아직 그는 젊다. 파릇파릇한 삼십대 초반이다. 그에 비하면 마흔 셋의 성석제는 늙었다(슬프지만 이 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이문구는 벌써 고인이 되었다. 그에게 비장의 카드가 있다면, 그것을 '젊음'과 '가능성'이라 불러야 할 것이다.
덜 익은 것은 언젠가 저절로 익기 마련이다. 썩지만 않는다면, 제대로 맛이 나게 된다.

2. 아홉 개의 단편으로 남은 당신
참 재미난 소설집이다. 간만에 소설을 읽으면서 끼들끼들 웃었다. 사족이지만 나는 소설을 읽으면서 얼굴로 연기를 한다. 어떤 내용을 읽고 있는지가 고대로 보이는 것이다. 그래서 내 표정만 보면 <목화밭 엽기전>을 읽고 있는지, <아빠 아빠 오 불쌍한 우리 아빠>를 읽고 있는지 단박에 알 수 있다. 그런데 이번엔 참 많이 웃었다. 웃다가 굳어지기도 여러 번, 솔직히 하품도 일곱 번 정도 했다.
<모내기 블루스>는 재미있는 소설이다. 그가 이야기'꾼'이자 '선수'라는 것을 알 수 있게 해주는 단편이 아닌가 싶다. '대충' 웃기는 놈이 아니라 '제대로' 웃기는 놈일세, 짐작하게 만든다.
<노래를 못하면 아, 미운 사람>은 81년 부터 98년도까지, 80년대부터 90년대 말까지의 세대를 이삼년 단위로 잘라먹고 있다. 그 동안 대통령이 바뀌고, 데모가 일어나고, 어디선가 청춘이 떠나고, 우후죽순 거리에는 노래방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나도 기억한다. 노래연습실이 한 집 건너 하나씩 생기기 시작하는 데 겁이 덜컥 날 정도였다. 온통 노래방의 숲이었다. 이러다가 대한민국에서 슈퍼나 비디오 가게는 전부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었다. (이 바람은 그 후에 피씨방으로 이름을 바꿔 한번 더 불어온다)
노래 부르기를 강요하는 사회. 사실상 흥겹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불러야만 하는 사회. 그것은 자유가 사라진, 주체적인 의지대로 살아갈 수 없는 사회다.
<윷을 던져라>는 보이는 소설이다. 늙은이 편 젊은이 편으로 나누어 윷을 던지는 장면이 훤히 보인다. 마을 회의도 보이고 숲길도 보이고 노인네들 주름살도 보인다.
<언론낙서백일장>에 대해서는 나 할말 많다, 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다시 생각해보니 할말이 없다. 단지 소설 속의 문구를 빌어 '낙서, 아무나 쓰는 게 아닌디' 라고 하겠다. 나는 이 소설에서 김종광이 좀 더 과감해지지 못한 이유를 생각했다(같은 책<서점, 네시>에서 선배들의 소설 제목을 주루룩 달며 '씨발'을 고명처럼 얹어놓던 그가 아닌가!)
발상 자체가 '유치하다'는 혐의 역시 벗어날 수 없다.
<서점, 네시>는 혐오스럽다. 인간이 없다, 이 소설에는. 강간이 없는데 강간이 있다.
그 서점에서는 모든 것이 완전히 무시되었다. 인간성 자체가 말살되어버린 공간이 하필이면 '서점'이다. 수많은 이야기꾼들이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고뇌한 흔적들 속에서,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자근자근 짓밟는다. 삶은 처연한 문학이나 한권의 소설책이 아니라, 폭력이다. 무차별하게 가해지는 폭력에 불과하다.
<당구장 십이시>는 산만하다. 산만함의 극치다. 그의 소설은 자칫 산만해지는 경향이 있는데, 그의 첫번재 소설집 <경찰서여, 안녕>에 수록된 <많이 많이 축하드려유>의 경우에는 등장인물만 30명이 넘는다. 입이 딱 벌어진다. 도대체 누가 누군지 모르겠고 뭐가 뭔지 모르겠다.
나머지 세 소설은 같이 묶어도 되겠다. 의심받을 가능성이 농후하지만 귀찮아서가 아니다. 나머지 세 녀석은 같은 테마를 다르게 다룬 소설, 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의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실직과, 월급미납과, 찌찔한 사회 구조와 노동협동조합이 그 테마다. 사회는 이토록 냉정하다. 사회는 '열쇠가 없는' 문이고, '눈이 거의 내리지 않'는 삭막한 '서울'의 겨울인데다가 곧잘 '배신'까지 때리곤 한다.
그의 소설 속 인물의 삶은 어찌나 궁상맞고 초라한지 꼭 나를 들킨 것만 같다. 나도 한달에 이십만원짜리 월급 받으면서 일 할때 여섯 달 밀렸었다. 그것도 모으니까 백만원이 넘긴 하더라마는.

3. 71년생 종광이
개인적으로는 참 흡족했다. 간만에 등장한 물건이다, 싶다. 재미있었고, 발랄했고, 깜찍했고, 가끔은 무섭거나 숨이 막히거나 긴 한숨을 토해내게도 했다. '기본적으로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솜씨가 있는 사람'이라는 확신을 내게 주었다.
농촌, 80년대, 사회 속의 개인.
그가 말하고자 하는 세가지 테마. 아마도 그는 이것들을 평생 애물단지처럼 글 속에 이고지고 갈 생각인가 보다. 그러다보면 그 속에서 사금처럼 가라앉는 다른 이야기들이 반짝일 것이다. 기대가 크다.
간만에 괜찮은 뻥쟁이 하나 발견했다. 속을 때 속더라도 지금은 그의 뻥에 귀를 기울이고 싶다. 촌구석에서 일어나는 노인들의 일상이어도 좋고, 데모하던 시절이거나 월급 못 받은 서러운 토로여도 좋아. 내게 이야기를 들려줘 봐.
어디 내게 한번 뻥을 쳐 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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