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리아의 즐거운 인생
줄리아 차일드.알렉스 프루돔 지음, 허지은 옮김 / 자음과모음(이룸)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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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핑크빛 바탕에 아름다운 여성이 프라이팬을 잡고 있는 표지가 예쁜 이 책의 주인공은 줄리아 차일드라는 여성이다.
책을 펼치기 전에는 단순히 프랑스요리에 반한 여성이 요리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책의 내용은 그것 이상으로 한 여성의 삶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주인공 줄리아 차일드는 미국인 남편을 따라 프랑스로 가서 평범한 주부에서 프랑스 최고의 요리사가 되었다.
그녀의 소녀시절은 지금 프랑스 최고의 요리사라고는 생각도 할 수 없을 시절을 보냈다.
요리기구 따위에는 눈곱만큼도 관심을 두지 않고 오로지 먹는 것만 즐기는 그저 평범한 소녀였을 뿐이었다.
그러나 줄리아와 결혼한 그녀의 남편은 달랐다.
시각과 미각을 즐겁게 하는 맛있는 음식을 좋아했고 포도주를 사랑했으며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말할 줄 아는 멋진 남자였던 것이다.
그리고 그 남편은 줄리아를 변화시켰다.

 

  1948년,
남편인 폴이 프랑스로 발령을 받게 되어서 함께 프랑스로 가서 생활하면서 그녀는 르 코르동 블루 요리학교를 다니게 되면서 '요리'에 흥미를 가지게 되었다.
다양한 프랑스의 문화와 요리를 경험하면서 그녀는 프랑스라는 나라에 서서히 빠져들게 되었고 결국 그녀는 파리를 가장 좋아하는 여성이 되었다.
요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그녀는 그 어느 누구보다 열정적인 여성으로 변하였다.
르 코르동 블루 요리 학교에서 요리를 배우며 알게 된 친구들 루이제트 베르톨과 시몬느 벡과 함께 8년간의 노력으로 책을 집필하는 것을 시작하여 다양한 요리 책을 쓰고 TV에 출연하여 요리강습을 하기도 했다.

 


  줄리아가 살던 시절은 세계2차 대전이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라서 프랑스와 미국을 오가는데 있어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는 프랑스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요리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그 누구보다 열정적이고 순수하게 좋아하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라서 결국 미국 요리의 대모라는 호칭까지 얻게 되는 멋진 삶을 보여주었다.
나도 그녀와 마찬가지로 누구하나 내게 요리하라는 소리를 하지 않고, 요리를 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어린나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할 줄 아는 요리가 제대로 없다.
여담이지만, 그나마 계란 프라이도 얼마 전부터 토스트를 아침마다 해먹기 시작하면서 간신히 할 줄 알게 되었으나 그것도 오늘 아침도 찢어지고 너무 익혔던 것으로 기억한다.


 

  어느 곳에서 문득 맛 본 음식이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듯이 나에게도 우연히 어떠한 기회가 찾아와 나의 인생 송두리 째를 바꾸어 버리는 일이 찾아올지도 모른다.
그러나 줄리아가 보여준 것처럼 끝없는 열정과 순수한 마음으로 하는 노력이 성공으로 향하고 '대가'를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 생각에 나는 요리가 내 인생을 송두리째 바꾸진 않을 거라 생각된다.
다른 그 무언가가 나에게 문득 찾아오는 우연의 찬스가 있어서 내가 반하게 된다면 그 때 줄리아의 삶을 기억하면서 순수한 열정으로 내 인생의 즐거움을 맛보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 책을 덮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에피소드를 담았다고 하는 <Julie & Julia>라는 영화가 10월에 곧 한국에서도 개봉될 예정이라고 하니 기대해볼만 하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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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오 - 테러리스트의 탄생
윌러드 게일린 지음, 신동근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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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 장 부터 폴란드의 예드바브네 지역 주민의 이야기를 하면서 책에 대한 관심을 끌었다.
그리고 저자 윌러드 게일린의 이러한 글을 탁월했다.
덕분에 처음부터 책을 읽는 끝까지 나는 책에 몰두하여 하루만에 단숨에 읽었으니 말이다.

 
  예드바브네 지역 주민 예시와 함께 저자는 증오라는 것은 인간 본성중의 하나라고 한다.
이러한 증오를 사람들은 일상적이고 쉽게 생각한다고 한다.
직장 상사의 괴롭힘을 받는 사람은 직장 상사를 증오한다고 말하는 것과 같이 증오를 일상적이고 가볍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책에서 다루는 병적인 증오는 일반적인 증오와 달리 누구나 갖는 감정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그 이유는 진정한 증오는 많은 단계를 거쳐야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박탈감과 불공평, 불평등, 불공정한 느낌, 배신감, 두려움, 좌절감, 화, 착취와 조종을 당하는 느낌과 같은
자신을 위협하는 느낌이 격노의 반응으로 나타난다고 한다.

  

  하지만 보통사람은 이러한 것들은 느끼지만 진정한 증오의 감정을 잘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이러한 병적인 증오는 상식 밖의 행동과 생각을 가지게 된다고 한다.
대표적으로 우리가 쉽게 아는 것이 독일의 나치를 생각하라수 있다.
구성원 모두가 그 생각에 지배당하고 있고 종교적인 신념과 같은 이데올로기적 사고로 똘똘 뭉친 증오자들의 집단을 이야기 할 수 있다.
혹은 범죄영화에 많이 등장하는 범죄자의 범죄유발동기와 같이 열등감에 쌓여서
그것을 표출하기위해서 범죄를 저지르는 것으로 희생자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리고 많은 놀라운 예시와 함께 "증오"의 놀라운 힘을 보여주었다. 
 

  테러리스트의 놀라운 힘 '증오'에 대해서 새로운 생각을 갖게 되었다.
그전에는 '나도 당연시 증오라는 감정을 가지고 있는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나.' 라고 생각을 했지만,
이 책을 읽고 난 후에는 증오라는 것이 그 어떤 감정보다 무서운 감정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동시에 그들의 행동을 단순히 증오라는 감정을 통해서 나타난다는 것이 놀랍고 정상적인 범주 안에 들기는 힘들다는 생각이 들었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고 또 다양한 예시로 차근차근 풀이해 놓아서 조금만 심리에 관심이 있다면 어느 누구든지 쉽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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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벌써 친구가 됐어요 - 한지민의 필리핀 도네이션 북
한지민 지음 / 북로그컴퍼니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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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된 건 우연한 기회에 스치듯이 tvN에서 하는 월드스페셜 LOVE방송을 보았기 때문이었다.
그 방송을 보게 된 것은 정말 스치듯이 본 것이기 때문에 내 기억 속의 한지민씨는 정말 환하게 아이들을 보면서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이 인상깊었기 때문에 나는 책을 펼쳐들게 되었다.



  필리핀의 오지 '알라원'이라는 곳은 책을 읽으면서 처음 알게 되었다.
오지인 만큼 소개가 안 된 탓도 있겠지만 그에 못지않게 나의 관심이 부족하였던 탓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지에서의 봉사활동은 다른 봉사활동과 비하면 쉽게 체험해 볼 수 도 없고 선뜻 나서서 하기도 힘들다.
그렇기 때문에 오지의 봉사를 하는 사람들이 대단해 보이리라고 생각된다.
특히 배우 한지민씨의 고생모르고 새침한 외모는 더더욱 오지의 봉사와 멀어보였는데, 책을 읽고 나서 그녀에게 많이 놀랐었다. 

 

  그녀의 4박5일 일정은 그리 호락호락한 일정이 아니었다.
필리핀의 알라원까지는 바로 들어갈 수 가 없어서 몇 번이나 이동수단을 이용해야 하며 그것도 모자라서 해발 2,005미터를 다섯 시간 동안 걷고 거머리에게 물릴까봐 중무장을 해야만 했다. 



오직 그 곳의 아이들을 만나보겠다는 생각하나만으로.
힘겹게 알라원에 도착해서 만난 아이들은 그에 보답하기라도 하겠다는 듯이 밝고 순수함을 뽐내었다. 
미소가 아름다운 아이들이었다. 또, 하나하나 마음씨가 너무 아름다운 아이들이었다.
배우 한지민이 선생님이 되어 리코더를 가르쳐줄때 처음하는 것이라 힘들어서 금새 포기할 수 도 있는데 처음 보는 것들을 재미있게 받아들일 줄 알고 열심히 해보려는 노력도 있다.
리코더 하나에도 그렇게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고 책을 읽는 내내 알라원아이들의 순수함이 너무 아름다웠다.
배우 한지민이 선생님이 되어 운동과 미술을 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은 하나하나 세심하게 살펴보게 된다.  



자신들에게 주어진 것을 열정적으로 하는 모습이 아름답기 때문일까.
알라원 아이들의 욕심 없는 모습은 더욱 놀랍게 한다.
미소하나에도 자신의 진심을 담아 보내고 포옹하나에도 자신들의 마음을 가득 담아 보낸다.
다만 아쉬운 점은 너무 아름답고 순수한 알라원에 선생님이 없다는 것이다.
오지의 아이들에게도 선생님이 필요하다.
그러나 대부분의 선생님들은 들어오기가 너무 힘든 오지이기 때문에 잘 오려고 하지도 않고 한 분의 선생님이 오셨으나 마을사람들과의 마음이 맞지 않아 떠나게 되었다.
알라원에는 아이들의 순수함을 끌어내줄 선생님, 자연에서 함께 뛰어 놀아 줄 수 있는 선생님, 마을 사람들과도 훈훈한 정을 나누는 선생님이 필요하다.

 


  배우 한지민은 우리에게 이 책을 통해서 '친구'란 마음을 문을 열고 함께 미소 지어 보일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비록 말이 통하지 않더라도 마음이 통한다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 말이다.
오지의 아이들은 보면서 배우 한지민씨가 더 많이 배우고 내가 더 많이 배우는 시간이 아니었나 돌이켜 본다.
알라원.
들어가기조차 힘들지만 끝끝내 노력하여 들어간다면 그 무엇보다 아름다운 보석이 있는 곳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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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빛 매드 픽션 클럽
미우라 시온 지음, 이영미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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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미우라 시온의 책은 검은 빛을 통해서 처음 읽어보았다.
책을 읽기 전에 미우라 시온이 인간의 검은 내면을 파헤친다는 것을 미리 알고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검은 빛은 말 그래도 검은 빛깔로 나를 압도 하였다.
또 그만큼 무섭게 빨려 들어가서 읽었던 책이기도 하다.


  검은 빛은 아름다운 미하마 섬에서 시작한다.
조용하고 작은 섬인 만큼 인구도 많지 않다.
그 섬에 살고 잇는 노부유키라는 중학생과 노부유키의 여자 친구 미카.
둘은 늦은 밤에 신사에서 만날 것을 약속한다.
노부유키가 신사로 올라가려고 집밖을 나올 때 다스쿠라는 자신을 따르는 동네 꼬마를 만나게 된다.
산에 있는 신사에 올라간 세 사람은 어쩐지 바다가 이상하다는 느낌을 받게 되고 갑자기 쓰나미가 몰려와서 세 사람을 제외한 마을의 모든 집이 물에 잠기게 된다.
마을에서 살아남게 된 것은 노부유키와 미카 그리고 다스쿠와 몇몇 어른들이 고작이다.
세 사람은 자신들의 쓰나미 앞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는 생각에 무기력해지는 것을 느꼈다.


  다스쿠는 이 쓰나미로 인해서 자신을 늘 학대하던 아버지가 죽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기뻐한다.
그러나 곧 다스쿠의 아버지가 살았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었을 때 다스쿠는 실망하게 된다.
다스쿠의 얼굴은 이제 얼굴이 풀려있었다. 절망과 마주하게 된 것이다.
절망을 마주하였을 때의 인간의 얼굴을 본적이 없어서 어떠한 것인지 잘 몰랐다.
하지만 책에서 나와있는대로 라면 참 한심스럽다는 것이다.
이완된 채 근육을 좀처럼 움직이지 않는 것.
이러한 표정이 인간에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 그저 놀랍기만 하였다.
구조작업이 진행될 때 노부유키는 미카와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둘은 각자의 친척집으로 가게 되어서 떨어지게 된다.


  한참의 시간을 흘리고 20년이 흘러 세 사람이 우연히 대면하게 된다.
그리고 각자의 표정과 행동을 통해서 세 사람이 그 날을 통해서 얼마나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게 되었는지 알 수 있게 된다.
안락한 가정의 근심 없는 가장 인척 하는 노부유키, 성공한 연예인인척 하는 미카, 열심히 공장에서 일하는 청년인 척하는 다스쿠.


  감정을 쉽게 드러내지 않고 웃음을 짓지만, 진실 된 웃음은 아닌 것처럼 보이는 섬뜩하기 그지없는 웃음을 지어 보이는 노부유키가 있는가하면
속을 알 수 없는 사람으로 변해버린 미카가 있고 자신을 따뜻하게 감싸주었던 아버지란 존재보다 더 그리운 노부유키를 그리워하는 다스쿠가 있었다.


  책을 읽고 난 뒤 표지를 덮고 한참을 들여다 보았을 때 표지의 그림을 서서히 이해하기 시작했다.
처음 책을 받아들고 표지를 보았을 때는 단지 검은 색으로 표현한 몇 가닥의 선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러나 다시 생각해보면 검은 빛으로 가득 찬 마음이 아닐까 한다.
쓰나미라는 재앙을 겪고 난 후 가졌을 충격과 절망이 마음에서 검은 빛으로 차오르고 있는 것이다.
검다는 것이 무조건 사악한 것은 아니다. 어두운 내면을 표현할 수 도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의 검은 빛이라는 것은 이러한 것을 이야기 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내면의 검은 빛.
이것만큼 살아가는데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은 없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해보면 누구나 가볍든 무겁든 검은 빛을 안고 살아가지 않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안의 검은 빛을 안고 사는 것.
그것이 이 책의 작가 미우라 시온이 이야기하는 것은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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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내의 돌
아티크 라히미 지음, 임희근 옮김 / 현대문학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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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게 되면 작가부터 꼼꼼하게 읽는 나로서는 이 책의 작가가 매우 인상적이었다.
왜냐하면 아프가니스탄 출신의 여성작가가 쓰는 책은 처음 접하기 때문이다.
아티크 라히미는 이슬람 여성의 고통을 말해준다.
자신의 주장을 펼치지 못하고 오직 순응하고 복종하는 여성의 삶이 얼마나 힘든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한 여성을 통하여 그 삶을 깨고 나오는 것을 보여준다.


자신의 딸을 늙수그레한 중년의 남자에게 떠넘기듯이 넘겨버리고 그 곳에서 그녀의 삶은 시작한다.
자신과 결혼하게 되는 남자가 전쟁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에 남편 없이 사진으로 결혼식을 올리고 결혼생활을 10년을 한다.
그러나 정작 남편과 함께 보낸 시간은 3년 정도.
그러나 남편과 함께 지내는 3년마저도 그녀는 행복한 삶을 보낼 수 없다.
시어머니에게 구박받는 며느리이고 남편에게 사랑받지 못하는 여인이기 때문이다.


전쟁 중에 총알 하나로 식물인간이 된 남편을 그녀는 돌보는 것으로 남편을 맞이한다.
그나마도 시어머니는 자신의 안위와 멀쩡한 가족들의 안위를 걱정하며 피난을 가버린다.
안약을 항상 챙겨 남편에게 넣어주고 남편의 이름을 계속 불러주며 끊임없이 간호해준다.


하지만, 그녀의 간호는 시간이 지날수록 분노로 바뀐다.
남편을 향한 분노. 시어머니를 향한 분노. 자신의 아버지에 대한 분노. 세상에 대한 분노.
결혼 생활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따뜻하게 맞이해주었던 시아버지가 이야기한 인내의 돌을 떠올린다.
생게 사부르.
인내의 돌이라는 뜻으로 비밀을 인내의 돌 앞에서 이야기하면 모든 비밀을 흡수하였다고 깨지면 비밀을 이야기한 사람은 자유를 얻게 된다는 그 돌.


식물인간이 되어버린 남편이 인내의 돌이라도 된 것 마냥 그녀는 자신의 비밀들을 하나씩 하나씩 이야기한다.
마음 속 깊은 곳에서 꺼내는 비밀들을 이야기하면서 그녀는 조금씩 자유를 느낀다.
자신을 고해성사하듯이 이야기하는 그녀가 내 눈앞에 있다면 어깨를 보듬어 쓰다듬어 주고 싶을 만큼 안쓰럽게 느껴진다.
그만큼 그녀는 고통스러운 나날을 보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어쩐지 책을 읽으면서 조금은 우리 한국의 고전 여인상이 떠올랐다.
돌이켜 보면 먼 이슬람까지 가지 않아도 조선시대의 여인들만 떠올려도 그렇다.
언제나 남편에게 순종적이어야 하고 자신의 욕망은 숨겨야하는…….
그러나 한국의 여인들은 현재 자유를 누리고 있다.
그것은 끊임없이 노력한 결과가 아닐까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단순히 이슬람 여성의 고통과 인내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조용히 그녀들의 삶을 고발하고 한 단계 더 나아가 앞으로 그녀들이 구원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한 여성의 이야기를 듣는 듯하다' 라는 느낌을 주면서 동시에 여성의 존재를 돌이켜보게 하는 책이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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