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나게 시니컬한 캄피 씨
페데리코 두케스네 지음 / 이덴슬리벨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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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눈물나게 시니컬한 캄피씨!의 이탈리아 책>

 

 

 

  이탈리아작가가 쓴 책은 처음 읽어보았다.
정확히 '눈물나게 시니컬한 캄피씨'의 저자인 페데리코 두케스네는 전문작가가 아닌 국제법률 사무소에서 일하는 삼십대의 젊은 변호사이다.
그는  '변호사' 라는 남들 보기에는 멋지고 화려한 삶을 살 것같이 느껴지는 직업이 자신의 삶에는 아무런 멋도 열정도 없다는 것을 책을 통해서 이야기한다.
그러면서도 자신의 일에 애정을 갖고 꼼꼼히 하려드는 안드레아 캄피의 모습이 귀엽게 느껴지기도 한다.
 


  주인공 '안드레아 캄피' 는 본인은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주위에서 그와 함께 하는 동료들은 그를 시니컬하고 냉소적인 사람이라고 평가한다.
한 때 캄피씨에게도 막 이력서를 제출하면서 가지고 있던 열정과 직업 외에 관심사에 대한 호기심을 가지고 있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기업로펌에 적응을 하게 되고 또 그에 따라 변호사에게는 의뢰인은 무조건 '왕'이라는 것을 깨닫게 된다.
그 의뢰인 왕이 변호사에게 그 어떤 것을 시켜도 자신은 의뢰인을 위해서 뭐든 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이 되어간다.
따라서 캄피씨의 일상은 더 이상 남들이 상상하는 것만큼 화려하지도 낭만적이지도 않다.
애인과의 데이트 속에서도 블랙베리에 신경 쓰여 집중할 수 없게 되고 몇 번이나 계약서를 확인하게 됨으로써 애인을 지치게 만들어 헤어지기 까지 한다.
캄피씨에게 남은 것이라고는 의뢰인이 요청하는 계약서들과 자신을 묶어둘 블랙베리.

그리고 자신을 키워주겠다는 기업로펌 사장 주세페씨와 동료들과 마지막으로 그의 유일한 말동무 식물뿐이다.
 


  비단 안드레아 캄피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가 '안드레아 캄피'같은 인생을 살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생각이 든다.
직업만 다를 뿐이지 처음에 시작하는 일에 누구나 설레는 마음으로 다부진 각오를 세운다.
그 각오는 무엇이든 간에 내가 꼭 이루고 말겠다는 결심이 있다.
직업뿐만이 아니다.
심지어 학교를 입학할 때에만 해도 우리는 늘 이러한 열정을 가지고 각오를 세우면서 그 외의 관심사들에 대한 계획을 세우지 않는가?
 
그러나 이 멋진 각오와 열정은 현실 앞에서 시들해지기 마련이다.
내가 생각한 것과는 다르게 늘 반복되는 업무와 일정, 그리고 때때로 불시에 찾아오는 시간 외 업무들.
정신없이 업무를 해치우다가 번쩍 정신이 들어 지난날들을 돌아보면

업무에 치여 친구들과의 연락도 그냥저냥 멀어지게 되고 서로의 안부만 전할뿐 쉬는 날에도 바로 집으로 지친 몸을 끌고 들어가는 나를 발견할 수 있다.
 


  캄피씨 같은 경우에는 3 for 2 프로젝트를 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갖게 된다.
캄피씨가 일하는 기업로펌에는 동료 '아킬레'가 있는데, 아킬레는 어느 날 자신의 아내가 이상하다면서 아내와 관계회복을 위하여 지사를 옮기기로 결심하게 된다.
단지 서운하게만 여길 일이 라고 생각했던 아킬레의 이별은 캄피씨의 일상의 커다란 변수를 주게 된다.
아킬레가 맡은 3 for 2프로젝트가 캄피씨에게 떨어지게 되고 그의 일상은 모두 그 프로젝트로 쏟아지게 된다.
프로젝트로 인해서 모두 잃은 것은 아니다.
그 곳에서 캄피씨는 에밀레를 만나게 되고 그녀에게 빠지게 된다.
에밀레도 캄피씨에게 약간의 관심을 가지게 되면서 함께 출장을 가게 된 두바이의 밤에 '직업'에 대한 이야기를 하게 된다.
에밀레의 별 것 아닌 질문에 대하여 캄피씨는 자신의 인생 전환점에 대하여 커다란 영향을 받는다.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만드는 것은 캄피씨의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그렇게 간단한 문제가 아닐뿐더러 어디서 시작해야할지도 모르겠고, 막상 이 모든 것을 포기하자니 이것들이 주는 안전함이 있다.
이에 대한 에밀리의 대답은 이렇다.
'관두고 뭘 할지는 나중의 문제다. 동물원의 지미는 어쩔 수 없지만 나는 만족하지 못하면 바꿀 수 있다' 라고



Never trouble trouble, till trouble troubles you.
You'll only double trouble and trouble others, too
(문제가 실제로 생기기 전까지는 걱정할 것 없다. p 278)
 



  이탈리아 전역이 낄낄 댔다고 했지만, 나는 낄낄댈 만큼 웃기지는 않았다.
이탈리아 개그코드와 맞지 않는가보다^^;
또 이 책은 내가 좋아하는 큰 임팩트와 같이 사건사고는 일어나지 않는다.
조용하고 평범하면서도 일상적인 사건이 시간에 따라 흐르듯이 일어난다.
그러나 이 책에서 내 인생의 일부를 보게 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커다란 수확이 아니었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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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소년 - YB의 워프트 투어 이야기
윤도현 사진, 윤도현.이현주 글 / 시드페이퍼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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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수 '윤도현' 이라고 하면 한국에서 지내는 이상 TV를 보지 않는다고 할지라도 적어도 하나의 곡쯤은 알고 흥얼흥얼 거릴 만큼 인지도가 높다.
그런 가수 윤도현이 속해 있는 밴드가 YB인데, 한국 최초로 미국 '워프트 투어'를 한 뒤에 쓴 책이 <꿈꾸는 소년>이다.


 
  한 번에 듣기에도 생소하기 짝이 없는 '워프트 투어'라는 것은 정식명칭으로는

반스 워프트 투어 (Vans Warped Tour)로 1995년 시작된 록음악과 익스트림 스포츠가 결합된 형태의 페스티벌이라고 한다.
그렇게 정의를 들어도 약간은 생소한 이 페스티벌은 국내에서는 이루어지지 않고 북아메리카, 즉 미국과 캐나다 곳곳을 방문하며 록 팬들과 함께 어우러져 즐기는 공연이라고 한다.
세계적인 뮤지션들이 다양하게 참여되는 큰 페스티벌인 만큼 초대받기가 마냥 쉬운 것은 아닌데,

이렇게 멋진 공연에 한국 최초로 YB가 다녀왔고 그곳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이 <꿈꾸는 소년>이라는 책으로 출간 되었다.
책 안에는 다양한 사진이 실려 있는데, 이 모든 사진들이 포토그래퍼로 나선 윤도현의 사진이라고 한다.


 
  처음에 책 제목을 듣고 많이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밴드 멤버 전원 유부남에 평균 나이 40세인 그들이 <꿈꾸는 소년>이라고 제목을 사용했기 때문이다.
책을 펼치기 전에는 마냥 웃기고 재미있는 제목이었는데, 책을 다 읽고 난 후에는 제목에 많은 의미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꿈꾸는 소년>은 그들이 가진 음악에 대한 열정이 젊은 세대 못지않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
또 나이가 들면서 가수의 꿈을 접기도 하는 한국에서 그들은 나이와 관계없이

아직도 더 큰 무대로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서 음악을 연주해보고파 하는 소년 같은 열정을 지녔다는 것을 표현하는 게 아닐까 한다.


 
  책을 읽게 되다 보면 글이 어딘가 미흡한 것 같기도 하다라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그러나 글의 흡입력은 조금 부족할지라도 록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담겨 있는 이 책을 읽게 되면 내가 하고 싶은 것들에 이만큼 열정을 바칠 수 있는 가하는 생각이 든다.
뭐든 미쳐봐야 제대로 안다고 한다.
미칠 만큼 해봐야 정말 내가 하고 싶은 무언가에 대해서 진정으로 해봤다고 할 수 있다.
돌이켜 보면 내가 정말 열정을 가지고 해보고 싶다고 느낀 것은 없었다.
어렸을 때는 꿈이 없었기 때문에 열정을 가지고 해보고 싶은 게 없었고, 지금은 해보고 싶은 것은 있지만 현실에 부딪치고 나니 해볼 엄두도 나지 않는다.
나는 어느새 세상과 타협해서 내 꿈보다는 현실을 쫓아가는 사람이 되어버렸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의미에서 YB에 대한 음악열정은 놀라웠다.
평균 연령이 40대라는 점도 그렇지만, 손이 아파 드럼치기가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치료를 받아가며 나보다 더 고통스러운 사람도 있다는 것을 늘 염두하며

연주하는 모습과 뜸을 놓아가면서 의사의 쉬라는 권유에도 불구하고 연주를 하다보면 아픈 것도 모른다는 그 열정.
그 열정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부러웠다.

만약 하고 싶은 게 진짜 있다면 현실과 타협하기 보다는 진짜 하고 싶은 것을 해보아라고 말하고 싶다.
진짜 하고 싶은 것을 해야 저렇게 열정을 아낌없이 쏟아 부을 수 있는 거라고 깨닫게 되었으니까.


 
  책을 펼쳐보면 이렇게 예쁘고 화려하게 디자인되어있을 수 가 하고 놀랐다.
읽는 동안 끊임없이 이건 책이야 YB특집 기사야 라고 할 만큼 본문디자인과 사진 그리고 글자 어느 것 하나 신경 쓰지 않은 부분이 없는 것 같다고 느껴진다.
'워프트 투어'에 대한 열정을 담으면서 쓴 책이라서 그런 건지 그것도 아니면 그들은 원래 열정이 넘치는 사람인지 헷갈린다.
것도 아니면 둘 다에 해당할 수 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YB멤버들과 이 투어를 영화로 만들기로 하여 함께 가기로 한 스텝들이 미국 시애틀로 향해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처음부터 순탄치 않게 미국 땅을 밟는 것으로 그들의 앞날이 마냥 순탄하지 않을 거라고 예상하게 된다.
첫 공연에서는 눈길 주는 이가 몇몇 빼고는 거의 없었다고 하니 조금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하였다.
한국에서는 그래도 알아주는 최고의 밴드인데 미국의 첫 공연에서 그렇게 상처를 받았다고 하니 같은 한국인으로써 조금 속상하기도 하였다.
두 번째 공연부터는 더욱 열정적으로 더욱 열심히 다른 밴드에 뒤지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그들을 보고

'진정으로 내가 하고파 했던 것을 하게 된다면 어렵고 힘든 상황이 닥쳐도 다음기회에는 오뚝이처럼 일어서게 되는 가보구나' 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공연이 거듭될 수 록 더욱 열심히 그리고 진정으로 페스티벌을 즐기는 모습에 록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나도 페스티벌에 참여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 뜨거운 여름을 커다란 록사운드와 뜨거운 열정을 느끼고 싶다면 <꿈꾸는 소년>과 함께 해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덮을 때 즈음에는 나도 '꿈꾸는' 사람이 되어있음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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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 (양장)
이경자 지음 / 사계절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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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권님의 작품>

 

 

 

  강원도 양양의 작은 마을이야기.
내게 강원도라 하면 어린 시절 한번인가 두 번인가 가보았던 태백과 영월정도 밖에 모른다.

그마저도 너무 오래된 기억이라 어릴 적 찍어두었던 사진을 보지 않으면 기억하기 힘들 정도인 강원도의 이야기를 ‘순이’를 통해서 만나보았다.
순이를 펼쳐들고 강원도 사투리로 가득한 이 책을 보면서 처음에는 당황스러움과 더불어 읽기가 어려워서 한참이나 애를 먹었다.
처음 들어보는 "요너러 간나!"와 같은 말은 앞뒤문맥을 통하여 알아가는 수밖에 없었다.
그래도 사투리란 것이 내가 살지 않았던 지방이었다 할지라도

몇 번 듣다보면 빠져들게 되고 어느새 나도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순이에게는 할아버지, 할머니와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남동생 철이가 있다.
순이는 할머니에게서 아낌없는 사랑을 받지만 어머니로 부터는 남동생 철이처럼 '남자애'가 아니란 이유로 혹은 '계집애답게 고운 맛이 없다'고 늘 구박 당하였다.
할머니에게도 순이는 말동무이자 사랑을 나눌 수 있는 존재였는데,

큰아들은 바깥으로 자꾸 돌고 며느리는 군복수선을 해주며 돈을 만졌다고 무시하기 일 수 이었다.
그 외 나머지 아들들은 인민군과 군으로 불려간 뒤 어찌 된지 소식이 전해져오지도 않고 할아버지는 점잖지만 할머니를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할머니에게도 순이에게도 정붙일곳은 둘 뿐이었다.


 
  순이는 영이라는 친구를 무척 좋아해서 하루 종일 힘들게 주워 만든 사금파리그릇과 같은 것을 아낌없이 나누어주고

영이로부터 천주교와 천국, 하느님, 미국이야기를 들으며 잡히지 않는 것들에 대한 상상과 희망했다.
그 즈음 순이 어머니는 자신이 집안을 일으켜 세워야하고 앞으로 다가올 새 시대는 돈이 있으면 뭐든지 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더욱 악착같이 돈을 모았다.
순이 어머니가 돈을 악착같이 모을수록 순이 아버지는 자신을 업신여긴다고 생각하며 폭행을 일삼는 다는 것을 할아버지는 알게 된다.
결국 할아버지는 할머니와 자신이 산 골로 들어가야 아들내외가 집안에 함께 모여 가정다운 '가정'을 꾸릴 수 있음을 깨닫게 되고

할머니와 떠나기로 마음먹게 된다.
할머니와 순이는 서로 떨어지고 싶지 않았으나 아쉬운 마음으로 서로에게 작별을 고하고

순이는 학교라는 곳에서 글자를 배우며 새로운 세상과 만나게 된다. 
 


  순이의 시대적 배경으로 보자면 나의 할머니가 젊은 시절을 보냈을법한 배경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나는 그 시절의 흙내음을 맡듯이 책을 읽어 내려갔다.
'순이'를 읽으면서 처음에는 이렇게 답답하게 느껴질 수 가 없었다.
나도 순이 엄마와 같이 이미 세상물정을 알고 눈뜬 사람이라 이건지 순이 할머니, 순이의 소박하고 오늘 하루의 행복이 답답하게 느껴졌으니 말이다.

그러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 시절에 누릴 수 있는 행복이라는 것은 어느 것 하나 가지지 못했어도

친구하나로 또는 맛난 음식하나로도 행복할 수 있는 건 단 그 나이뿐이라는 것을 말이다.
'순이' 의 마지막 부분에서도 그랬지만,

어린 순이는 지금은 알지 못하지만 미국과 천국이 나중에는 자신의 행복을 가져다 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그렇지만 지금 당장 오늘은 글자를 배우며 가까워 질 수 있다는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세상물정 아무것도 모르고 누리는 행복이 이것저것 젤 거 없이 정말 순수했을 테니까 진정한 행복이 아닐까 한다.
그런 생각이 들자 '순이'는 더 이상 답답하게 느껴지는 책이 아니었다.
어린 순이가 하는 행동들은 모두 아무것도 모르고 할 수 있는 것들이니까.


 
  이 책에서는 할머니와 며느리 그리고 순이를 통한 3대에 걸친 시선이 다양하게 교차한다.
뿐만 아니라 이 시기에 천주교가 들어온 만큼 천주교와 미국에 대한 시각도 다양하게 표현이 된다.
같은 시대를 살고 있으면서 3대의 시각은 모두 다르다는 점에서 아이러니하기까지 하였다.
시대를 모르는 할머니와 시대의 변화를 알게 된 며느리 그리고 아직 아무것도 모르는 순이가 느끼는 행복은 모두 다른데 있다.
이 행복이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모르지만 책을 덮을 때 작가는 '천국과 미국이 배반하게 되는 것을 알게 될 때 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라는

것으로 지금 느끼는 행복이 영원하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었다.
전쟁이 끝나고 급변하는 사회 속에서 그들이 의지할 곳 모두 달랐다는 것 을 살며시 띄우고 있었다는 점을

이 책을 덮을 때 쯤 깨닫게 되었다. 

 


  전쟁을 끝내고 난 뒤 세대 간의 시각차와 아메리칸드림, 그리고 분단의 아픔까지도 어린아이의 모습을 통하여 담아내어서

이마저도 순수하게 표현된 것처럼 느껴졌다.
간만에 어린아이의 시선으로 투영된 세상을 바라본 느낌이 들었다.

 

 

  심윤경 소설가님이 쓰신 추천사 중에서 ‘내가 살지도 않았던 시절을 그리워한다는 것은 참 이상한 경험이다.’ 라는 글이 있다.

(책 뒷면 표지)
할머니의 젊은 시절과 다름없는 이 책의 시대적 배경을 내가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이상한 경험이다.
하지만, 이 경험은 6.25전쟁을 겪고 분단의 아픔을 겪은 우리만이 느낄 수 있는 경험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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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러브 유, 필립 모리스 - 천재사기꾼, 사랑을 위해 탈옥하다
스티브 맥비커 지음, 조동섭 옮김 / 북폴리오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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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을 원작으로 해서 만들어지는 영화작품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영화와 영화의 원작인 책 사이에서 대부분이 그러하듯 나 역시 늘 갈등되었다.
책을 먼저 보고 영화를 보자니, 내가 그리던 주인공의 모습과 배경이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아서 실망을 하게 되었고,

반대로 영화를 먼저보고 책을 보고나면 더 이상 내가 상상하는 맛이 없어져버려서 둘 사이에서 늘 갈등 되었다.
그래서 나 같은 경우에는 보통 영화를 먼저 택하였다. 물론 예외도 있지만^^;
영화를 먼저 택하는 이유는 책을 보면서 내가 상상한 데로 이미지를 만드는 것도 꽤 재미있지만, 영화를 본 후 실망하는 내가 너무 싫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화를 먼저보고 책을 통하여 영화 속 장면들을 생각하면서 책을 읽어나갔다.
내가 상상하는 재미의 책은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지지 않는 책에서 충분히 만들어보면 된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이다.
 


  영화와 책사이의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책 <아이 러브 유, 필립 모리스>도 짐 캐리와 이완 맥그리거의 주연으로 이루어진 영화 '필립 모리스'가

국내에 2010년 07월 01일에 개봉을 하였기 때문이다. (필립 모리스: 코미디, 드라마/프랑스, 미국/청소년관람불가/개봉2010.07.01)
처음에 이 영화의 제목만 듣고 달달한 로맨스 영화일 거라고만 생각하였기 때문에 평소 로맨스 영화를 즐겨보지 않던 나로서는 관심을 두고 있지 않았는데,

우연한 기회로 영화'필립 모리스'의 원작인 책을 알게 되었다.
처음에 파스텔 민트 색을 바탕으로 귀여운 표지를 보고서도 로맨스 소설이 아닐까 생각하면서 의심 반 호기심 반으로 열어본 이 책은

달콤한 애정이야기를 그린 책이 아니라 5년간 4번, 그것도 늘 13일의 금요일에 맞추어 탈옥한 '스티븐 러셀'에 관한 그의 인생이야기였다.
뭐……. 그의 인생이야기이다 보니 물론 그의 사랑이야기도 포함되어있지만^^;
 


  픽션이 아닌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는 논픽션인 만큼,

지은이인 스티브 맥비커가 인터뷰어가 되어 주인공인 '스티븐 러셀'과 '필립 모리스' 그 외에 주위의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그 바탕으로 스토리가 재탄생되었다.
스티븐 러셀의 주장에 따르면 그는 IQ 163의 대단한 기억력의 소유자라고 하는데, 그

가 기억하고 있는 사건과 날짜는 후에 스티브 맥비커가 확인하였을 때 대부분 정확함은 물론이고 거짓 또한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더욱 놀랍게 느껴지면서도,

모든 이야기가 사실임에도 불구하고 기상천외하고 엉뚱하고 놀라운 스티븐의 행동에 내가 속고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몇 번이나 하게 만들었다.
 


  스티븐 러셀의 탈옥기는 어느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범주에 속하는 것들이었는데 예를 들면 변호사로 둔갑하기, 사칭하여 전화를 걸기와 같이 나 같은 소인배라면

일생을 통틀어 한번 해볼까 말까한 일에 그는 쉽게도 척척 정말 '영화보다 더 영화'같이 성공해냈다.
그가 이렇게 기를 쓰고 탈옥하는 이유는 모두 필립 모리스.
필립 모리스와 스티븐 러셀은 서로 사랑하는 사이의 연인이다.
이 책에서 가장 놀랄만한 점은 스티븐 러셀이 그렇게 사고 친 것에 비하면 미꾸라지처럼 요리조리 잘빠져나간다는 점과 놀라운 탈옥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필립모리스와의 만남이었다.
사실, 필립 모리스와 스티븐 러셀의 만남은 구치소 도서관에서 만난 암울하기 짝이 없는 환경에서

필립이 원하는 책을 스티븐이 조금 더 큰 키로 꺼내주면서 인연이 되었다.
물론 필립과의 만남에서도 스티븐은 번번이 거짓말로 치장했지만, 어쨌든 스티븐은 필립을 사랑하였고 때문에 몇 번이고 탈옥을 하였다.
 


  책을 읽으면서 몇 번이나 덮고 여는 글과 표지를 보면서 이 책이 사실인지 거짓인지 확인을 하였다.
이런 일이 영화 속에서나 일어나지 실제로 일어날까! 하는 생각으로 그의 인생과 탈옥기를 읽고 있으면 어느새 책을 다 읽게 되었다.
다 읽고 나서는 가장 먼저 인터넷을 켜고 검색창에 영화 '필립 모리스'와 '스티븐 러셀'을 절로 검색하고 있는 나를 발견 할 수 있다.
아마 조만간 영화를 보러 가지 않을까한다^^;
 


  참, 영화 주인공의 짐 캐리와 이완 맥그리거 두 남자를 보고 이미 눈치를 챘을 지도 모르지만, 주인공인 스티븐 러셀과 필립 모리스는 둘 다 남성이다.
아무것도 모르고 책을 펼쳤던 나는 몇 번이고 필립 모리스가 여성이어야만 하는데 남성으로 표현되고 있는 줄 아는 바보 같은 생각을 했었다.
어쨌든 두 남자의 사랑을 보는 것도 이 책의 재미중에 하나였다.
여러모로 유쾌한 책이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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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살의 흔적 - 죽음과 의혹에 현직 법의학자들의 현장 리포트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법의관들.강신몽 지음 / 시공사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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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살의 흔적>이라는 책 제목을 들었을 때, 다가온 첫 느낌은 낯섦 그 자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살면서 시체를 볼 일이 있다하더라도 그게 몇 번이 되겠으며 또 그 시체를 통하여 뭘 알 수 있을까.
<타살의 흔적>은 '시체는 결코 스스로 말하지 않는다.'라는 주제로 죽은 자가 무슨 사연으로 죽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어떠한 방법을 이용하여 죽게 되었는지는 알 수 있다는 것을 책 전체를 통해 이야기한다.
그런 책이니만큼, 범죄와 죽음을 가장 가까이에서 확인 하는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이하 국과수)와 강신몽님께서 지은이로 나섰다.


  시체는 결코 스스로 말하는 법이 없다.
이 시체 속에 담긴 많은 비밀을 풀기위해선 '부검'을 하는 방법이 있다.
말이 부검이지 우리나라에서는 부검을 한다고 하면 거리끼는 경향이 없지않아있다.
한때나마 나도 그렇게 생각하였던 것이 어차피 죽은 사람에게 무슨 이유로 칼을 대느냐는 것이다.
그러나 사인이 확실한 경우 외에는 조금이라도 불분명하다면 부검을 통하여 사인을 명백히 밝히도록 하는 것이 더 좋을 듯싶다.
특히 이것은 언론에 보도되기 쉬운 사람일 수 록 더욱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인데,
이가 바로 국민건강에 보탬이 되는데 까지 이어진다고 한다. 
 


  책에서 연예인 김형곤씨의 사건을 예로 드는데, 그는 비만이었다가 헬스를 통하여 체중감량에 성공하였다고 한다.
운동을 여느 때와 다름없이 열심히 하던 김형곤씨가 헬스를 하다 죽게 되자 과거 비만이었던 것을 들어 심근경색으로 사망하였고 잘못된 운동법이 원인이었다고 들었다.
어느 것도 확실하지 않은데 과거의 흔적 때문에 그렇게 결론내리고 언론에 보도된 이후로 운동을 중단한 국민들이 급격히 늘었다고 한다.
그 결과 국민 건강에 해를 끼치게 되었다는 점이 바로 부검에 대한 거리낌 때문에 분명히 사인을 밝혀두지 못했다는 것이다. (p140~p142)
단지 국민 건강의 이유 외에도 부검에 대하여 꺼려할 이유가 없다는 것을 이 책은 피력한다.



  의외로 죽음의 현장에서 밝히지 못하는 것들이 많은데 그것들을 부검을 통하여 알 수 있다.
단순히 큰 사건현장에서 일어나는 범죄로 인한 사망만이 부검되는 것이 아니다.
의외로 내 옆에서 의문의 죽음이 일어난다면 그것부터가 부검대상이 된다고 한다.
뭐든 확실한 것을 좋아하는 한국인 인만큼 죽음의 사인 또한 분명한 것이 좋지 않겠는가. 



  이밖에도 어떠한 것이 죽음으로 내몰게 하였는지 원인에 대한 철저한 분석도 빼놓지 않는다.
혹, 법의학 관점으로 쓰인 책인 만큼 전문지식이 없으면 읽기 힘들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 도 있다.
그러나 누구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지루함을 느끼지 않도록 풀어쓴 글들은 지루함은커녕 책 속으로 더욱 빠져들게 만드는묘한 매력까지 지니고 있다. 



  <타살의 흔적>을 처음 열었을 때 보다 덮고 난 후 이 책이 더욱 값지게 느껴졌다.
책을 읽으면서 의도하지 않았지만 일명 '기절놀이'와 같은 것을 통하여서도 사망하는 것을 알 수 있게 되었고
또 다양한 사례를 통하여 죽음에 대하여 많은 생각이 들게끔 한다.



  현재 내가 공부하고 있는 것은 법의학은 아니지만, 국과수에서 검시를 통한 병사를 헤치는 쪽과 관련이 있다.
그래서인지 죽음에 대하여 사인과 또 그 기전을 밝혀내는 데에 있어서
상세하게 설명되어있음은 물론이고 다양한 정보를 전달한다는 점에서 무척 도움 되었다.
조금 오래되었지만 국과수를 견학하게 되면서 실제 부검하는 것을 보게 되었다.
그 당시에는 나의 노력으로 사인을 밝힌다는 것이 멋있다는 생각에만 그쳤다면
이 책을 읽고 나서는 내가 국과수에 가고 싶다고 희망하는 이유가 조금 더 분명해졌다.
법의학을 공부하거나 혹은 그 외에도 국과수에 조금이라도 관심 있다면 꼭 읽어보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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