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노화 다이어트의 정석
유혜미 지음 / 모티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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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화, 벗어날 수 없지만 속도를 늦출 수는 있다. 그런데 일반적인 노화에 대한 생각을 잠시 내려놓아야 한다. 시중엔 수많은 저속노화, 안티에이징에 대한 책이 봇물을 이룬다. 이들에겐 식습관과 운동, 수면, 인간관계의 재해석을 통해 삶의 변화를 높이면서 노화를 예방하는 공통점이 있다. 또한 후생유전학과 뇌 과학을 통한 기억, 집중, 인지능력의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그 어느 때보다 노화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현실이다. 그런데 노화는 신체의 기능상실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감정이나 감각, 일상적인 생각에서도 뚜렷한 변화를 체험한다. 노화는 어떻게 시작될까? 노화의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현명하고 슬기롭게 건강을 유지하며 저속노화를 실천할 방법은 무엇일까?

 

본 책저속노화 다이어트 정석은 나이 들수록 늘어나는 뱃살과 내장지방, 줄어드는 근육, 처진 얼굴에 담긴 노화의 원인을 분석하고 건강한 몸과 저속노화를 위한 새로운 프로그램을 제시한다. 프레스티지 라이프는 외모개선을 넘어 건강과 자존감까지 회복시키는 전문프로그램이다.‘노화의 시작은 얼굴이 아닌 내장지방과 대사의 저하다얼굴은 노화를 알리는 가장 빠른 신호다. 그런데 노화는 이미 내장지방으로부터 시작된다.‘내장지방은 엡틴, 아디포넥틴, 염증유발물질을 분비하는 호르몬 장기다. 내장지방이 염증을 유발하면 대사가 빠르게 감소한다.’나이가 들면 지방세포가 커지고 뻣뻣해지며 염증유전자가 활성화된다. 지방이 늙으며 대사도 늙고 얼굴도 같이 무너진다.

 

문제는 잘못된 다이어트 관념이다. 복부 내장지방이 고도화된 상태에서 살을 빼면 피부근육과 콜라겐이 급속히 감소된다. 지방감소가 얼굴노화를 앞당기는 것이다. 살을 빼면 건강이 즉시 회복된다는 착각은 잘못된 다이어트 관념이다. 몸은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 교감, 부교감 신경을 작동시키고 문제가 생기면 즉각적으로 반응한다. 내장지방의 증가로 늘어나는 뱃살은 장기의 노화, 생체리듬의 무너짐, 감정변화와 같은 신체의 위험신호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대사회복이 가장 중요하다. 대사회복은 저속노화와 가속감량을 위해 반드시 선제되어야할 조건이다. 저자는 대사회복을 위한 수면, 식사순서, 단백질 루틴, 수분섭취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다양한 감량법을 소개한다.

 

안 먹는대도 살이 찐다. 많이 듣는 이야기다. 체온을 유지하고 심장을 박동시키며 세포를 회복시키는 모든 것은 대사를 통해 이루어진다. 몸은 대사가 멈춘 상태에서 생존모드로 돌입한다. 그런데 스트레스, 수면부족, 단백질 부족, 소식등이 반복되면 기초대사량이 줄어든다. 대사량이 줄어들면 몸은 생존을 위해 지방을 더욱 저장하게 된다. 먹지 않아도 복부에 지방이 축적되는 것이다. 결국 대사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순위다. 저자는 대사복구를 위한 4가지 단계중 단백질 루틴을 첫 번째로 꼽는다. 단백질은 근육, 피부, 호르몬, 효소, 면역세포를 생성하는 가장 중요한 물질이다. 단백질이 부족하면 회복이 더디다. 근육손실이 커지고 피부도 급격히 노화된다. 무엇보다 아침식사의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다. 몸의 근육유지와 에너지 사용에 필수적이며 지속적인 포만감을 유지시켜 효과적인 체중관리가 가능하다.

 

수면만큼 어려운 것이 없다. 과거엔 해가지면 곧바로 수면을 취했다. 하지만 우리 주변엔 수면을 방해하는 수많은 요소들이 널려있다. 24시간이라는 소비문화가 끈질기게 수면을 방해하고 있는 것이다. 수면은 생각보다 훨씬 중요하다. 수면하는 동안 뇌는 청소를 시작하고 성장호르몬을 분비해 회복과 재생, 지방을 분해한다. 피부는 촉촉해지고 세포는 복구되며 근육이 강화된다. 또한 지방을 태운다. 수면은 저속노화를 위한 유일한 시간이다. 노화는 질 좋은 수면을 방해한다. 수면을 위해선 일상적인 삶의 조절이 중요하다. 수면에 방해적인 요소를 우선적으로 없애고 질 좋은 수면을 위한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그리고 찌꺼기 배출을 위한 수분섭취가 중요하다. 물은 몸에 시동을 거는 행위다. 물을 마시면 림프순환이 시작되고 미토콘드리아가 깨어난다. 저자는 물을 마시지 않고 다이어트를 한다는 것은 벽돌 없이 집을 짓는 것과 같다고 이야기한다.

 

본 책은 단백질, 수면, 수분, 운동을 중심으로 효과적인 대사 작용을 위한 다양한 프레스티지 감량법을 소개하고 있다. 기존의 다이어트 방식에 대한 오류를 바로잡고 몸의 실체적인 반응을 통해 직접적인 해결책을 제안한다. 체중은 빠졌는데 얼굴도 꺼졌다. 늦게 자는 날은 유독 붓는다. 물을 안마시면 살찐다와 같은 문제는 질 좋은 대사를 선택함으로 해결이 가능하다. 또한 식사순서만 바꾸어도 혈당 스파이크를 피할 수 있으며 간헐적 단식이 주는 메시지를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 저자는 실시간 혈당측정기인 CGM과 다이어트 단백질인 위고비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가속감량을 위해선 외부적 조건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한 후생유전학의 중요성도 강조한다. 의지적인 노력이 전제된다면 얼마든지 삶의 질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를 수련이라 표현한다. 저속노화는 자신의 신체를 이해하고 좋은 리듬을 타는 것이다. 누구에게나 도전적인 노화, 생각을 바꾸면 보다 나은 노후를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본 책이 인생의 방향을 바꾸는 첫걸음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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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나무, 손수건, 그리고 작은 모자가 있는 숲 열다
로베르트 발저 지음, 자비네 아이켄로트 외 엮음, 박종대 옮김 / 열림원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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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가 형성되기 전 숲은 삶의 터전이었다. 인간은 숲에서 나고 자랐으며 숲이 주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사랑했다. 소년들은 더 이상 숲에서 경이로움이나 신비감을 찾지 않는다. 그들 손에서 흙과 숲의 축축함이 사라져갔다. 오감은 세상의 소리에 적응한다. 숲의 고요함, 새와 짐승의 소리, 비릿한 향기, 풀이 자라나는 기적과 함께 세상을 이해해왔다. 마음은 항상 풍요로웠다. 숲이 함께하리라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숲은 우리 기억에서 사라져갔다. 숲은 조용하고 흔적 없이 자란다, 인간은 숲이 변하는 것을 느끼지 못한다. 숲은 자연이 허락하는 순간을 받아들인다. 숲을 떠난 인간은 생각을 가지게 된다.

 

인생을 숲에 비유할 수 있을까? 발저의 산문과 시엔 그가 경험하고 현현했건 숲에 대한 지독한 애착과 사랑, 그리움 슬픔이 묻어난다. 20세기가 시작될 무렵 도시는 빠르게 과거의 흔적을 지워버렸다. 인간은 과거를 그리워하지만 현재를 더욱 사랑한다. 숲은 파괴되고 빠르게 사라져갔다. 꿈꾸었던 삶의 정경이 무너져간 것이다. 1은 저자의 숲에 대한 강한 집념과 애착을 보여준다.‘나는 이 숲에 들어왔고 지금은 이곳을 벗어날 수 없다.’저자는 평온은 끝났고 세상은 죽었다고 외친다. 그는 숨 쉴 곳을 찾아 숲에 왔다. 숲속에 걸친 노릇노릇한 햇살은 어둠에 감춰진 삶의 희망을 예견하고 잃었던 감각과 감정을 꿈틀거린다. ‘내 심장은 수천조각으로 산산이 부서져 이리저리 헤매다 모든 것에 황홀하게 매달린다.’그는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칠 만큼 숲을 사랑한다. 이제 그가 살아갈 곳은 숲이다.

 

숲에 가면 잃었던 감각이 되살아난다. 푹신한 흙, 부드러운 공기, 귓가를 맴도는 새소리, 자유로운 나무의 속삭임, 저자는 매일 숲의 소리를 통해 살아있음을 감사한다. 숲은 기적을 만나고 기적을 일으키는 곳이다. 숲은 고통 받는 이들과 함께 고통스러워한다. 가만히 않아 숲의 정기를 느껴보라, 지금껏 품었던 가장 아름다운 감정이 찾아올 것이다.‘나뭇가지는 숲의 물결이고 푸른빛은 사랑스러운 촉촉한 물이다. 나는 죽어 그 물과 함께, 그 물결과 함께 달아난다. 나는 이제 물결이고, 물이고, 강이고, 숲이다. 숲 그 자체다.’고통 앞에서 바라본 인생의 부조리, 숲은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신에 맡기라고 조언한다. 숲을 받아들이는 것은 삶을 이해하는 것이다. 통제할 수 없는 세상의 지혜를 숲은 직접 가르쳐주고 있다. 왜 고통 받는 많은 이들이 생의 마지막을 숲과 함께 지내길 원하는가? 그리고 그들은 치유 못지않게 삶의 지혜를 깨닫게 된다.

 

본 책은 짧은 시와 산문, 그리고 카를 발저의 다채로운 그림이 정겹게 펼쳐져있다. 숲에 대한 형제의 애틋한 정감이 엿보인다. 무더운 날 발저는 숲으로 뒤덮인 가파른 산을 올랐다. 초록빛 숲에 오르자 멋진 풍경을 마주한다. 높은 하늘을 감싸 안은 푸른빛, 작디작은 세상, 시간과 공간이 교차하는 순간, 수많은 인파들, 하지만 숲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그저 미소만 지을 뿐이다. 그리고 조그만 벤치 앞에 놓인 전나무가지와 작은 손수건, 작은 인형을 마주한다.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따뜻해진다. 작은 아이가 마법의 물건을 놓고 간 것이다. 길거리에 있었다면 버려질 물건이었지만 숲은 인간과의 공유를 선택했다.‘오 신이여저자의 외침은 삶에 대한 아름다움이다. 아이의 천진무구함은 얼마나 선하던가! 작은 나뭇가지 하나에서 세상의 선함과 아름다움, 위대함, 행복, 사랑에 대한 믿음을 만날 수 있다.

 

숲은 왜 초록으로 덮여있을까? 초록은 오묘한 색이다. 태양에 반사된 호수는 숲으로 인해 초록색으로 덮여진다. 저자는 숲이 초록색이 된 이유를 불가사의하고 흥분되고 오싹한 것이 담겨있기 때문이라 말한다. 초록은 단순하지 않다. 봄이 오면 숲은 초록으로 퍼져나간다. 초록은 광란의 색이다. 미친 듯이 춤을 추고, 분노하고, 솟아나고, 활활 타오른다. 초록은 희망의 색이다. 공포와 좌절의 한 가운데 희망을 품으며 삶을 이야기한다.‘파랑이 우리의 생각과 시 같고, 빨강은 우리의 더 나은 욕망 같고, 형언할 수 없이 짙은 초록은 우리의 삶과 같다.’ 마치 지독한 열정을 앓았던 청년이 숲을 만나고 삶을 이해하는 생의 과정을 설명하는 것 같다. 초록은 삶이자 사랑이다. 숲이 초록인 이유는 세상과의 조화다. 어쩌면 숲은 과거 현재 미래를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전체로서의 일부인 인간, 숲을 이해하는 것은 삶을 이해하고 만나는 과정이다. 발저의 깊은 철학적 사유에 스스로의 발자취를 돌아볼 시간이다. 숲의 애찬과 찬미, 그리고 사랑, 폭풍처럼 거칠지만 너무도 고요한 숲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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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자들의 진짜 직업
나심 엘 카블리 지음, 이나래 옮김 / 현암사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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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의사, 중국은 공학자, 세대를 막론하고 국민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은 국가의 방향과 개인의 성취만족도를 추종한다. 이념이 달라서 선택이 다른 것은 아닐 것이다. 한국사회 의사는 독특한 시스템 하에서 특별한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의사라는 직업은 경제적 궁핍과는 거리가 멀다. 엄청난 투자와 노력이 필요하지만 그에 따른 보상도 확실하다. 고령화가 확장되고 건강에 대한 염려가 커질수록 의사는 더욱 보장된 삶을 가져갈 것이다. 그런데 과거에도 이런 직업이 있었다. 신학자와 철학자다. 지금과 같은 직업적 의미는 아니었지만 당시 일반인들과는 분명 다른 삶을 살았을 것이다. 존재와 인식에 관한 내적성찰을 사유했던 철학자들은 어떻게 직업을 이해하고 받아들였을까?

 

철학교수이자 박사인 나심 엘카블리는 2023년 프랑스에서 철학자들의 진짜직업 시리즈를 진행했다. 타인의 생각을 유영하며 자신의 길을 찾고자했던 철학자들은 어떤 직업을 가지고 있었을까? 본 책은 스피노자로부터 시본 베유까지 시대를 아우르며 깨달음을 전해준 당대의 철학가 40인의 진짜직업을 소개하고 있다. 에티카를 집필한 스피노자의 직업은 렌즈 세공사였다. 17세기 계몽의 물결이 유럽에 확산될 때 다양한 광학기기들이 발명되었고 섬세한 손재주를 가진 스피노자는 연마 디스크를 사용해 렌즈를 가공했다. 언뜻 기하학이라는 추상적 관념은 실체적인 렌즈세공과는 거리가 있어 보인다. 하지만 스피노자는 광학기기를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것을 인식할 수 있는 방법을 알게 된다. 보이는 것보단 그 이면에 감춰진 실상을 인식하는 것이 진실을 밝히는 일이다. 스피노자의 철학은 현실을 왜곡하는 직관적 시선을 제대로 바라보는 것이다.

 

정보가 범람하는 시대다. 진짜와 가짜를 구별하기도 어렵다. 이럴 때 믿을만한 철학자가 세상의 진위여부를 가려준다면 훨씬 안정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전쟁과 망명을 겪은 아렌트는 공적 토론의 장이라는 공개성을 구체적으로 구현한 기자다. 소수 전문가들이 독점하던 사유, 추상적인 언어가 남발하던 시대, 자본화 되어가는 시대적 상황에 맞서 세상의 관심을 공론의 장으로 이끌어온 철학가다. 모든 정보는 논증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정보가 일방적일 때 세상은 혼란을 동반한다. 다행스럽게도 한국사회는 진보든 보수든 언론에 자유롭다. 하지만 언론권력이 득세한다면 철학은 사라지고 삶은 피폐해질 것이다. 아렌트는 기존방식을 거부하고 다르게 사유하는 방식을 제시한 인물이다.

 

뤽상부르 정원에서 루아얄광장까지, 산술기계와 기계식 계산기를 발명한 파스칼은 파리에서 최초로 대중교통시스템을 개발한 사업가였다. 철저한 얀센주의자이자 금욕주의자였던 파스칼은 신은 믿어서 손해 볼 것이 없다는 변증론을 주장하며 철학적 입지를 구축했고 사업에서도 대단히 성공해 큰 부를 이루었다. 그는 스스로 개발한 프로젝트를 광고하기 위해 카피라이터로서도 상당한 수단을 발휘했다. 최근 자주 회자되는 세네카, 그의 다양한 직업을 가지고 있었다. 정치인이자 교사이자 황제의 친구로 주로 권력주변에서 인생을 보냈다. 하지만 네로의 신임을 잃고 스스로 목숨을 끊는다. 세네카는 어렸을 적 심한질병으로 인한 고통을 벗어나기 위해 내적성찰에 집중했고 고요한 마음의 평온이라는 아타락시아를 주장하는 스토아학파에 심취한다. 통제할 수 없는 것을 마음에 두지 말고 통제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라.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세네카는 한치 앞을 알지 못하는 인생을 통해 삶에서 가장 중요한 교훈을 가르쳐준다.

 

철학은 하나의 활동, 취미, 지적 욕구의 실현이자 열정을 드러내는 것이다. 현실적인 직업과는 상반되는 일이다. 저자는 철학자의 진짜직업을 통해 실체와 사상의 접목을 시도한다. 몸과 마음은 따로 움직이지 않는다. 세세한 일상은 세심한 철학적 사유가 뒷받침되고 존재를 깨닫기 위해선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 우린 그 어느 때보다 직업적 계보에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삶의 철학이 먼저일까? 사회적 직업의 순위가 우선일까? 철학이 없는 직업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생각 없는 사회가 진행 중이라는 뉴스가 자주 등장한다. 철학은 인공지능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철학 자체가 인간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이기 때문이다. 위대한 철학가들은 철학을 위해 직업적 의미를 부여했다. 우리의 선택은 무엇인가? 위대한 사상가의 본업과 그 속에 감춰진 흥미진진한 삶의 역설을 통해 진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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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에 사랑이 없다면, 그 무엇이 의미 있으랴 - 에리히 프롬편 세계철학전집 4
에리히 프롬 지음, 이근오 엮음 / 모티브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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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에게나 사랑이 찾아온다. 하지만 모두 같은 사랑을 경험하진 않는다. 프롬은 사랑을 다섯 가지로 구분한다. 첫 번째가 사람을 사람으로 대하는 형제애적 사랑이다. 세상에 즐길 것이 많고 충분히 잘 살고 있더라도 삶에 사랑이 없다는 무엇이 의미가 있을까? 사랑은 상대의 아름다움을 발견하고 더 깊은 사랑을 위해 배우고 성장하는 과정이다. 두 번째가 아이에게 주는 무조건적인 사랑이다. 하지만 아이가 성숙하면 스스로 길을 떠날 수 있도록 준비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큐피드의 화살을 맞은 에로스의 사랑이 세 번째다. 그런데 프롬은 에로스적 사랑을 자신의 본질을 먼저 사랑한 뒤 타인의 본질을 사랑하는 것이라 말한다. 욕망이나 감정보단 서로의 내면을 깊이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이다. 자기애는 자신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태도다. 그리고 신에 대한 사랑이 있다. 프롬이 전하는 사랑은 삶에 대한 존중과 배려다. 우린 프롬이 말한 사랑을 통해 세상과 연결되어있다고 믿는다.

 

프롬은 어떤 사랑을 해야 하는가를 통해 사랑에 대한 본원적인 질문을 이어나간다. 사랑은 소유가 아니다. 상대의 감정을 이해하고 존중하며 자유를 주는 것이다. 또한 사랑은 태도다. 타인의 시선이나 말에 상처를 받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그래서 사랑은 나를 바라보는 것과 같다. 프롬은 자신을 사랑할 수 없다면 누구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없다고 말한다. 누구나 사랑 안에서 평안을 찾는다. 하지만 사랑은 불안을 인정하는 용기다. 흔들리는 마음을 이해하고 자신과 마찬가지로 상대의 마음도 바뀔 수 있음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우린 사랑에 대한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는가? 사랑은 본능에 가깝지만 얼마든지 성숙한 사랑을 만들 수 있다. 프롬은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기술이라 말한다.

 

본 책은 프롬의 사랑의 기술을 바탕으로 소유냐 존재냐, 지유로의 도피의 내용을 첨가해 깊은 철학적 사유를 더하고 있다. 프롬은 사랑을 배우는 방식으로 소유방식과 존재방식으로 구분한다. 무엇이든 내 것으로 만들어야 만족하는 소유방식은 사랑도 소유하려고 한다. 타인에 소유 당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까? 소유는 가진 자에게도 불행과 불안을 안겨준다. 또한 만족을 모르는 욕구 때문에 공허함을 가져온다. 존재방식은 지금 이 순간을 살아가며 느끼고 행동하는 경험에 중심을 둔다. 존재는 타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다. 서로에게 자유롭고 상대의 의견을 존중한다. 프롬의 존재론적 삶은 스스로 선택한 삶의 자유를 인정하는 것이다. 자신에 자유로운 사람은 타인에도 자유롭다. 공감은 일방적일 수 없다. 프롬이 전하는 사랑의 메시지 또한 존재론적 사랑이다.

 

사랑이란 감정은 인간에 어떤 효능감을 주는가? 가슴앓이를 해본 이들은 사랑이 얼마나 뜨겁고 잔인하며 겁이 없는지 알게 된다. 심지어 사랑 때문에 자신을 포기하기도 한다. 또한 다양한 조건을 요구하며 절대적이거나 완벽한 삶을 강요한다. 사랑은 무엇일까? 왜 인간은 사랑에 목을 매고 사랑 때문에 다투고 사랑으로 인해 인생을 허비하는 것일까? 사랑의 가치가 모든 것의 존재이유를 설명할 수 있을까? 감정을 순간적이다. 사랑은 구름과 같다. 다양한 모습을 하고 순식간에 나타나 아무런 형체도 없이 사라져버리는, 하지만 항상 하늘에 떠있는. 프롬은 사랑을 삶을 살아가는 방식을 묻는 과정이라 보았다. 사랑은 인생이다. 매일 호흡하고 마시는 공기와 같은 것이다. 사랑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인간은 어떤 의미를 가질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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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달러 - 달러, 코인, CBDC의 미래와 새로운 통화 질서의 탄생
폴 블루스타인 지음, 서정아 옮김 / 인플루엔셜(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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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폐가 갖는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일까? 가치가 하락하는 것, 저장이 어려운 것, 모두 중요하지만 화폐는 청산이 가능해야한다. 무엇이 되었든 교환이 이루어졌으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지불해야한다는 것을 뜻한다. 만약 청산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손해로만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통화를 가능케 하는 신용이 증발한다. 누구도 이런 종류의 화폐에 자신의 물건을 담보로 교환하지 않을 것이다. 최근 몇 년 사이에 일어난 강달러 현상도 이와 다르지 않다. 각 국가마나 보유하고 있는 상당한 달러보유고를 제하더라도 달러는 이미 전 세계 어느 곳에서든 1달러로서의 가치를 충분히 보장하고 유지하고 있다. 위기의 순간마다 달러 위기론이 팽배하지만 달러는 여전히 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오히려 큰 위기의 순간에 달러가치는 더욱 폭등한다. 하지만 달러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갑지 마는 않다.

 

미국은 고관세 정책을 앞세우며 부채 청산을 지우려한다. 최근 미국경제를 국가자본주의라 부르며 중국의 전체사회주의와 비교하는데 정부주도의 국가주의 정책면에선 별다른 차이를 느낄 수 없다. 중국이 다양한 방법으로 타국을 괴롭힌다면 미국은 거의 일방적이다. 말을 듣지 않으면 돈을 더 내라는 것이다. 이는 미국이 자국의 달러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미국은 천문학적인 부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시나리오를 구상중이다. 세계화는 이미 지나간 이념이다. 이제 미국은 달러를 중심으로 자국 우선주의를 앞세우고 있다. 한때 세계경찰국가를 자부하던 미국인들은 이제 더 이상 필요 없는 간섭을 서두르지 않는다. 달러는 미국의 근현대사를 이해하는데 가장 좋은 수단이다. 또한 패권국의 미래를 예측하는데 탁월한 방법을 제시한다. 달러는 어떻게 세계시장을 장악하게 되었을까?

 

달러는 19세기 부침을 겪던 은행의 청산과정을 통해 독보적으로 자리매김을 하게 된다. 1853년 월가의 청산소에 52개 은행이 2,260만 달러어치의 수표를 교환한다. 청산은 결제를 원활하게 해주었고 흔하게 일어났던 금융 사고를 대폭 줄여주었다. 화폐 및 금융 시스템을 이해하고 적용하는데 큰 도움이 되기 시작한 것이다. CHIPS(청산은행간결제시스템)는 알고리즘을 이용해 금융 회사간 주문을 자동으로 매칭 해준다. 청산과 결제를 담당하지만 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와 함께 금융거래의 통로로 국제거래의 90%이상을 처리한다. CHIPS는 미국 법의 관할권이다. 달러를 무시할 수 없는 첫 번째 이유는 정치, 경제적 문제 때문이 아니다. 물론 최근엔 정치적 해법이 더욱 부각되고 있지만 이는 표면적인 문제일 뿐이다. 미국이 거래와 청산을 대부분 장악하고 있다는 사실은 달러 무기화 가능성을 더욱 부각시킨다.

 

달러에 대한 이야기는 너무도 다양하고 이해관계가 많아 무엇이 진실인지 쉽게 가늠이 되지 않는다. 하지만 위기의 순간마다 달러 무용론이 고개를 들며 새로운 화폐 가능성이 대두되었다. 하지만 어느 것도 현실화되지 않았다. 오일쇼크, 정치위기, 금융위기, 코로나19, 최근의 부채문제까지 달러를 논하는 논쟁이 끊이지 않고 지속중이다. 한때 일본과 중국의 비상이 달러 위기론을 증폭시켰지만 정책적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스스로 자리에서 내려온다. 시작과 함께 급부상했던 유로화도 마찬가지다, 일방적인 기대는 곧 물거품이 되었고 부채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달러의 힘을 빌릴 수밖에 없게 되었다. 그런데 2000년대가 들어서면서 미국의 입장이 달라지기 시작한다. 이란과 북한의 경제제재를 통해 달러의 위상을 확인한 미국은 달러무기화를 서두르고 있다.

 

금융위기와 코로나로 인해 미국재정은 일반국가로서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망가져있었다. 그럼에도 그들은 거리낌 없이 달러를 풀었다. 미 국채가격의 하락은 인플레이션을 불러왔고 위기가 재발되는 듯한 분위기였으나 재무부와FRB의 합작으로 한번 겪은 위기는 위기가 아니다란 교훈을 남기게 되었다. 미국부채는 끝을 모르고 팽창중이다. 바이든에 이어 호전적인 트럼프의 등장에 미국인은 환호성을 불렀을 것이다. 상상할 수 없었던 관세전쟁이 시작되었기 때문이다, 결과로 알 수 없으나 중국을 비롯한 대부분의 국가는 서둘러 탈달러화를 준비하고 있다. CBDC와 스테이블 코인을 중심으로 화폐에 대한 가용성을 넓혀가고 있는 중이다.

 

킹 달러는 150년간의 달러 역사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달러가 단순히 화폐적 이유만으로 강하지 않다고 말한다. 정치, 경제적으로 미국이 세계에 차지하는 비중이 갈수록 커져가고 이는 달러의 위상을 높여준다. 고관세 정책은 달러 무기화의 실체다. 향후에도 기축통화란 절대적 가치를 이용해 다양한 전략을 펼칠 것이다. 저자는 시기는 알수 없지만 아직까지 달러를 대체할만한 어떤 수단도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비트코인을 비롯한 디지털화폐 시장이 언젠가는 달러를 대체할수 있을지 모르지만 다양한 국가만큼 이해관계도 다양하다. 결국 인간은 절대권력을 인정함으로 안정된 길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달러가 계속 강할 수 있을까? 이 또한 어떤 현상이 일어날지 알 수 없다. 미국은 이미 수번의 과정을 통해 인간의 탐욕적 모순을 경험한 국가다. 새로운 질서는 새로운 화폐를 요구할 것이다. 하지만 킹달러는 현재진행형이다. 달러를 알고 싶다면 본 책킹달러를 강력히 추천한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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