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데이터베이스에 가둔 남자 - 프라이버시를 빼앗은 ‘초감시사회’의 설계자
매켄지 펑크 지음, 이영래 옮김, 송길영 감수 / 다산초당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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첩보, 스릴러, 추리소설이나 영화를 무척 좋아한다. 예측을 벗어난 사건 진행과 이를 해결하려는 주인공들의 집요한 수사전개는 읽는 내내, 보는 내내 도파민과 노르에피네프린을 분출시킨다. 그런데 범인을 잡는 방식도 사건을 해결하는 방법도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과거엔 수사관의 직감과 몇 장의 사진이나 서류만으로 사건을 해결했다면 최근 범죄드라마의 거의 대부분은 알고리즘이나 프로그램을 이용한 최첨단 분석기법을 사용한다. CCTV분석은 물론, 위성을 통한 실시간 움직임, 얼굴인식을 사용해 범인의 일거수를 추적한다. 그 전에 반드시 거쳐야할 단계가 있다. 데이터베이스에 기록된 수많은 개인정보를 분석하는 과정이다.

 

데이터 마이닝이란 직업이 있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분석하여 사건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일을 수행하는 직업이다. 데이터마이닝은 톰 크루즈 주연의 영화 마이너리 리포트를 연상시킨다. 범죄 가능성이 있는 집단이나 사람을 미리 예측하여 사전에 범죄를 예방하는 것, 놀랍기도 하지만 사건피해를 입은 사람이라면 어렵지 않게 이 기술을 수용할 것이다. 911테러 이후 미국은 국토안보부란 거대한 사정기구를 설치했다. 전 세계 데이터를 한곳에 모아 국내외 적을 분석하고 미국과 미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최고의 연방수사기관이다. 정부는 투자를 아끼지 않았으며 미국인들은 자신들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법안을 별다른 거리낌 없이 수용했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을 지켜보며 회심의 미소를 띠고 있는 인물이 있었다.

 

행크아셔는 데이터가 세상을 지배할 것이란 직감을 가지고 있었다. 젊은 시절 밀수와 마역거래를 통해 근근이 삶을 이어갔지만 스스로의 인생을 여기서 멈추게 할 것이라곤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세상을 바라보는 남다른 관점을 지니고 있었다. 특히 거래를 통한 자료 분석이 보다 쉽게 일을 처리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차량넘버를 시작으로 자신이 손댈 수 있는 모든 데이터를 수집하게 된다. 데이터의 활용은 정제과정에 있다. 데이터는 어떤 아웃풋이냐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가져온다. 행크는 자신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하며 정제된 데이터의 효용성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무기임을 직감한다. 1980년대 이제 막 컴퓨터가 세상에 알려질 무렵, 행크는 당대 최고의 컴퓨터를 구입한다. 그가 수집한 데이터는 분석과 정리과정을 통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 속도와 시간 내에 경찰국의 문제를 해결하게 된다. 행크는 인근 수사기관을 중심으로 데이터의 효용성을 입증하고 데이터의 가용성에 엄청난 기회가 숨겨있음을 깨닫게 된다.

 

1992DBT를 설립한 행크는 데이터베이스시스템의 시작을 알렸고 오토트랙은 주소와 차량등록번호 접근을 넘어서 찾고자하는 대상범위를 무한정 확장시켰다. 이 과정엔 현재 인공지능에 사용되고 있는 병렬 데이터 처리시스템이 결정적이었다. 90년대 처리속도에 관한 문제를 예측한 행크의 선견이 놀랍기만 하다. DBT는 중범죄자를 거르는 선거 전략으로도 이용되었는데 결국 부시의 당선과 함께 억울한 유권자들을 희생시킨 결과를 가져왔다. 부시의 당선은 데이터의 활용성에 따라 얼마든지 선거조작이 가능하며 결국 선거불신이라는 민주주의 최대의 적이 탄생한 순간이었다. 어떤 데이터가 어떤 용도로 사용되고 있는지, 알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미국정부와 협업을 맺은 행크는 그야말로 벼락부자가 되었고 사업은 지칠 줄 모르고 성장해 나갔다. 그리고 운명의 시간이 다가왔다. 911 테러 후 행크는 자신의 프로그램을 미 정부에서 무상으로 기증했고 이는 테러리스트 사냥이라는 새로운 시장을 구축하게 된다. 2만개에 가까운 미 빕행기관들은 행크의 고객이 되었고 2001년 창업한 사이신트는 미 정부를 등에 업고 거의 모든 민간자료에 접근하게 된다. 소비사냥이 테러리스트 사냥으로 바뀌는 순간 민간인들은 개인의 모든 것을 희생해야만 했다. 개인 자유침해는 곧장 법적 문제로 확산되었고 페이스북, 페이팔등 sns를 중심으로 새로운 시장을 확장중이던 다수의 포탈기업들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선정해야했다.

 

행크는 2013년 폐색전증으로 사망한다. 그가 지금 시기를 바라본다면 어떤 기분을 느낄까? 방황과 일탈로 가득했던 젊은 시절, 특별한 교육도 받지 않았지만 그는 아포페니아를 가지고 있었다. 의미 없는 데이터들을 통해 패턴을 분석하고 의미를 찾는 지적현상이다. 그는 뛰어난 감각과 지략을 갖추고 있었지만 사생활은 그리 좋지 못했다. 하지만 세상에 무엇이 필요할지에 대한 예견은 누구보다 뛰어났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인물을 찾는데 시간과 돈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사이신트를 매각하면서 천문학적인 부자가 되었지만 자신의 프로그램을 놓지 않았다. 행크의 영향력은 현재진행형이다. 인공지능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데이터를 자체분석하고 실시간으로 결과를 제출한다. 세상은 더 이상 한 개인의 삶에 우호적이지 않다. 데이터베이스에 갇힌 개인이 무엇을 할 수 있을까? 행크는 그의 행적에 비해 널리 알려진 인물은 아니다. 하지만 그의 생각과 선택은 세상의 관점을 바꾸어놓았다. 무엇을 질문하고 무엇을 희망할 것인가? 이제 그 선택은 우리에게 남겨진 과제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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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학생
셰르민 야샤르 지음, 메르트 튀겐 그림, 김지율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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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크리는 자신을 위대한이라고 불러주면 큰 기쁨을 느꼈습니다. 실제로 그는 CEO이자 총괄이사이자 이사회의장으로 성공한 기업인이었습니다. 그는 회사 모든 직원들에게 자신을 위대한 피크리라 부르길 강요했고 실제로 직원들은 피크리 앞에서 위대한 피크리를 반복해야 했습니다. 위대한 피크리는 그의 눈길이 닿는 모든 곳에 적혀있습니다. 명함은 물론, 가방, 공책, 책상, 만년필, 심지어 그의 팔에도 위대한 피크리 문신이 새겨져 있습니다. 위대한 피크리는 그의 삶의 목적이자 정체성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위대한 피크리 앞으로 편지 한통이 도착합니다.

 

중학교 졸업과정에 오류가 발생하여 졸업장이 무효 처리되니 학교에 복귀하라는 내용입니다. 피크리는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뭔가 착오가 있을 것이라며, 만약 착오가 아니면 돈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자만합니다. 하지만 행정담당과 교장선생님은 피크리의 선택을 존중하며 학교규칙만을 강조합니다. 위대한 피크리는 졸업장을 포기할 수 없었기에 결국 학교에 다니기 시작합니다.

 

집에서조차 아빠가 아닌 위대한 피크리 아빠로 불리길 바라는 피크리에게 학교는 그야말로 얼토당토 없는 무례한 곳이었습니다. 그는 누구에게나 위대한 피크리라 불리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곧 119번 피크리 학생으로 불리기 시작합니다. 피크리는 모든 상황이 낯설고 힘들기만 합니다. 몇 가지 꼼수를 생각해 탈출을 계획해보기도 하지만 번번이 교장실에 끌려가거나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합니다. 위기에 처한 피크리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곰곰이 되짚어봅니다.

 

언제나 자신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외적인 모습이 자신을 대변해 줄 것이라 믿었지만 학교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 생각했던 믿음에 금이 가버린 것입니다.‘모든 아이는 평등해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학생이란 없어요, 왜냐하면 모든 아이가 중요하니까요교장선생님은 피크리에게 모든 학생의 삶이 중요하고 소중하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아이들은 위대한 피크리 이름이 새겨진 스위스제 만년필이나 부드러운 외국산 실크넥타이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피크리의 생각과 행동, 그리고 자신들과의 교우와 소통이 중요했습니다.

 

피크리는 졸업시험을 통과해 무사히 졸업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뭔가 아쉽고 붙잡고 싶은 것이 생겼습니다. 다시 위대한 피크리로 돌아갈 무렵, 그는 자신의 변화에 무척 놀라지만 새로운 모습에 미소를 잃지 않습니다. 가족과의 관계가 훨씬 좋아졌고 이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15일간의 수업은 그를 회사에서 쫓겨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피크리는 어떤 후회나 망설임 없이 회사의 선택을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그가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을 시작합니다. 위대한 피크리(GF)는 좋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학생은 위트와 유머가 넘치는 작품입니다. 잘나가는 CEO이지만 교만이 가득하고 욕망만 채우는 피크리를 등장시켜 어린 시절로 돌아가 자신의 모습을 깨닫게 하는 교훈이 담겨있습니다. 누구에게나 꿈과 희망, 사랑과 신뢰가 넘치는 어린 시절이 있습니다. 세상은 그런 시절을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경쟁과 비교,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투쟁하라고 부추깁니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학생은 자신이 아닌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시작됩니다. 누구나 같은 조건을 가진 존재임을 인식하고 서로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을 가르쳐주며 현대의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다시 중학교로 돌아간다면 어떤 학생으로 성장하고 싶습니까? 위대한 피크리가 되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어린 시절에 간작했던 꿈과 희망에 재도전해보고 싶은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우린 세상을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흔적을 지워가는 것이 아닐까요? 가장 소중한 시간을 말입니다. 읽는 내내 훈훈한 미소와 위트, 잔잔한 철학이 숨 쉬는 셰르만 야샤르의 글과 메르트 튀겐의 그림,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학생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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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수 물리 용어 사전 - 세상에서 가장 쉬운 물리학 입문서 파파재 까까유 2
스즈키 유타 지음, 이선주 옮김, 이기진 감수 / 동아엠앤비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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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공간, 위치, 에너지, 속도, , 중력, 주변을 살펴보면 물리적 현상이 아닌 것이 없습니다. 인류는 물리적 현상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해석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해 왔습니다. 자연을 마주한 인간의 심리, 무척 복잡하고 이해하기 힘든 과정이었을 것입니다. 물리라는 단어는 자연의 이치를 의미합니다. 자연엔 규칙적인 법칙이 있을 것이란 예측을 논리에 맞게 수식으로 기술하는 학문이 물리학입니다. 물리학은 일반적이고 보편적이어야 합니다. 또한 다양한 규칙과 기준이 요구됩니다.

 

물리학의 기본인 역학을 정리한 사람이 아이작 뉴턴입니다. 뉴턴은 물체의 운동을 방정식으로 설명한 최초의 인물입니다. 모든 물체는 위치가 존재합니다. 속도(단위 시간당 변위)는 위치가 변화한 양이며 1초 동안 위치가 얼마나 변화했는지를 나타내는 수치입니다. 가속도는 속의 빨라짐과 느려짐과 같은 변화를 뜻하는 개념입니다. 역학을 중심으로 한 뉴턴의 방정식은 기체의 힘을 이해할 수 있는 열역학과 빛, 전기, 자기력과 같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입자의 운동을 역학적으로 파악하는 전자기학에 큰 영향을 주게 됩니다.

 

1877년 오스트리아의 볼츠만은 기체의 운동에너지가 온도에 따라 변하는 값을 구합니다. 볼츠만 상수는 무질서의 정도를 나타내는 엔트로피란 개념의 근간이 됩니다. 열에너지의 불가역성은 복잡한 사회현상을 통해 자주 등장합니다. 기체의 확산과정이 인간의 엔트로피 증가와 흡사하다는 사실이 다소 놀랍습니다. 최근 가장 핫한 분야가 양자역학입니다. 양자역학은 미시세계를 다루고 있습니다. 그 중심이 되는 물질이 소립자인데 소립자는 입자와 파동의 두 가지 성질을 가지고 있습니다. 양자는 비선형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기존 물리학의 상식을 무너뜨립니다. 반면에 연구를 거듭할수록 우주의 신비의 근원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습니다.

 

물리학의 최종 목표는 우주를 이해하는 일입니다. 우주엔 알 수 없는 힘과 현상들이 나타납니다. 워낙 광범위하고 광대한 일이라 시작부터 난해하지만 소립자의 발견과 중력에 대한 이해가 확장되면서 우주의 수수께끼에 한걸음씩 다가가고 있습니다. 양자론의 연구 중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는 분야가 초끈 이론입니다. 초끈 이론은 소립자를 점이 아니라 하나의 끈으로 생각합니다. 끈은 한 종류지만 진동차이에 따라 다른 종류의 소립자로 보일 뿐이라는 것입니다. 초끈 이론은 9차원공간과 1차원의 시간을 가정하고 있습니다. 나머지 공간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작다는 이론입니다. 과학자들은 초끈 이론을 바탕으로 우주의 빅뱅이론을 설명합니다.

 

본 책은 역학을 중심으로 물리학의 기초를 설명하고 열역학과 파동, 전자기학, 원저물리학, 우주물리학에 대한 기초지식과 연관관계를 재미있게 소개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이해하기 어려운 물리적 용어를 그래프와 다양한 그림을 통해 쉽게 설명합니다. 물리학에 대한 이해가 훨씬 빠르게 다가오고 쉽게 받아들여집니다. 일상을 지배하지만 어떤 물리적 현상이 발현되는지는 쉽게 알 수 없습니다. 하지만 물리에 조금이라도 관심이 있다면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수많은 현상에 물리법칙이 적용되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 학교에서 배운 물리학의 초기입문과 정리과정에 무척 유용한 정보를 제공합니다. 물리학은 첨단기술을 통해 우리의 삶에 더욱 직접적인 도움을 줄 것입니다. 열역학으로부터 인공지능까지 물리학 입문서로 손색없는 필수물리 용어사전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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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결의 법칙 - 장벽을 허물고 관계를 변화시키는 마인드셋
데이비드 롭슨 지음, 김수진 옮김 / 까치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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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 수많은 연결을 통해 이루어져 간다. 또한 상대와의 연결을 통해 자아를 인식하고 정체성을 확립한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다양한 사회적 연결을 접하게 된다. 연결을 통해 삶을 배우고 생존전략을 모색한다. 부모와의 연결은 강한 유대감과 함께 정서적 교감의 바탕이 된다. 연결은 생존을 위한 본능적 욕구다. 그런데 최근 디지털 문화로의 급격한 이동으로 대면접속이 줄어들면서 사회적 연결에 대한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물질적으론 풍요로워졌지만 정서적 외로움이 급격히 늘어가는 중이다. 연결은 개인의 성장뿐만이 아니라 사회행복에도 큰 영향을 미친다. 인류는 어떻게 연결을 생존전략으로 선택하게 되었을까? 또한 연결이 부재하면 개인에겐 어떤 일이 일어날까?

 

베트남 전쟁 당시 전쟁포로로 생사를 넘나들었던 존 매케인 미상원의원은 독방에 감금하는 것이 그 어떤 학대보다 정신을 황폐화시키고 저항심을 사그라뜨렸다고 고백했다. 외로움은 삶의 희망을 무너뜨린다. 원시인류는 공동체로부터의 소외를 생존의 위협으로 간주했다. 연결이 끊어진다는 것은 곧 죽음을 의미했다. 이는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함께 신체에도 다양한 문제를 일으켰는데 대표적인 것이 면역력저하다. 긴장은 교감신경을 활성화시키고 스트레스호르몬인 코르티솔을 다량 분비한다. 신체는 감염에 취약해지고 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기관이 비정상적으로 작동한다. 외로움이 지속된다면 뇌경색, 심혈관, 알츠하이머등과 같은 치명적인 질병이 발병 할 수 있다. 그런데 단순히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기만 해도 통증이 완화되고 염증이 감소된다고 한다. 사회적 연결은 정서적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질병에 대한 탄탄한 방어막을 형성한다.

 

저자는 모든 연결이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직접적이고 효과적인 연결엔 특별한 작용이 요구된다. 누구든 자신과 같은 의견을 가지고 있다면 심리적 안정감을 느낄 것이다. 상대에 대한 호기심마저 일어날 것이다. 또한 상대가 자신과 같은 방식으로 생각하고 느끼며 해석한다면 훨씬 강한 유대감을 느낄 것이다. 저자는 이를 공유현실이라 표현하는데 상대가 자신과 같은 방식으로 세상을 경험하는 것을 의미한다. 공유현실은 한마음 한뜻, 유유상종과도 비슷하다. 공유현실을 공유하는 집단들에겐 공통된 뇌 부위가 활성화된다. 두 사람의 신경활동이 공명하면서 사건에 대한 똑같은 반응을 보이는 것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뒤르켐이 증명한 집단적 열광이다. 특히 스포츠와 정치 같은 집단적 행동엔 공유현실에 대한 즉각적인 과정이 실행된다. 생각과 감정이 일치하는 공유현실은 연결을 위한 가장 우선적인 조건이다.

 

다양한 연결의 중요성을 이해하지만 낮선 이와는 쉽게 연결하기 어렵다. 그런데 우리의 생각과는 달리 상대는 자신을 드러낼 때 그리 부정적이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를 호감도의 차이라 부르는데 오히려 연결을 위해선 보다 적극적인 태도가 필요함을 강조한다. 호감도의 차이는 자신의 편견과 상대에 대한 불안으로부터 기인된다. 하지만 이는 전혀 근거가 없으며 모르는 사람과의 상호작용은 우리의 예상보다 훨씬 다양한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행동하고 싶은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즉각적인 표현을 실행한다면 호감도의 차이를 넘어 다양한 연결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또 하나의 연결을 방해하는 사고가 자기중심적 해석이다. 압박감을 받거나 집중력이 분산되면 대부분 자기중심적 사고에 사로잡힌다. 타인이 나와 같을 것이라는 생각은 심각한 오류와 착각을 일으킨다. 다른 사람들도 자신과 같을 것이라는 생각은 투명성의 착각이다. 착각을 없애기 위해선 관점의 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누구든지 경험에 대한 예측이 틀릴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해야한다.

 

연결의 법칙들 중 가장 호감이 가는 부분이 대화의 기술이다. 독백은 투명성 착각을 일으키는 대표적 대화법이다. 경청은 대화기법의 최고의 기술이다. 또한 적절한 후속질문은 상대가 자신의 대화에 집중하고 경청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가장 중요한 요소는 정보의 격차에 대한 다양한 의견보단 친숙한 주제를 통한 대화가 훨씬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이는 같은 경험에 대해 보다 친숙함을 느끼는 공유현실과 같다. 상대와 대화하기 전 상대에 대한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자기노출을 인식하고 최대한의 예의를 갖추어 상대의 말을 경청해야한다. 사회적 연결을 위해선 감사와 칭찬 표현을 빼놓을 수 없다. 감사는 서로의 지지를 확인해주는 과정이며 양쪽 모두의 안녕감이 증진된다. 뜻밖의 감사편지를 받는 기분은 어떨까? 누구라도 당신에 호의적인 의사표현과 만남을 기대하진 않을까?

 

본 책은 연결이 개인에 미치는 영향력을 시작으로 연결의 효과, 연결을 방해하는 심리적 장벽, 연결을 만들기 위한 다양한 법칙들을 소개하고 있다. 2부에서는 연결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들을 만나볼 수 있다. 연결을 유지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조건은 무엇일까? 아마도 정직이 아닌가 싶다. 인간은 불확실한 상황과 자신의 믿음에 대한 배신을 극도로 혐오한다. 오히려 솔직하게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 연결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인간이 연결을 벗어나 삶을 유지할 수 있을까? 외로움이 몰려올 때 인간지능은 더욱 연결에 집착할 것이다. 오히려 인공지능이 연결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진 않을까? 연결에 대한 신경학적 의미와 정서적 이해관계, 또한 다양한 연결법칙을 통한 연결의 기술, 외롭다면, 연결이 필요하다면 본 책 연결의 법칙을 펼쳐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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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그 책이 아니었더라면 - 내 인생을 다시 세운 12권의 책
북크북크(박수용) 지음 / 청년정신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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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다양한 삶의 조건 속에서 저마다 의미를 지니며 살아간다. 그런데 간혹 자신이 가고 있는 길에 대한 의문이 들 때가 있다. 지금 가는 길이 맞는 것일까? 자신이 원하는 길에 대한 의문은 삶의 본질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지고 결국 내면적 성찰을 가지게 된다. 인생을 바꾸고 싶다. 하지만 막연하다. 무엇보다 현실적 고민이 자신의 의지를 가로막는다. 누군가에게 섣불리 고민을 털어놓기도 쉽지 않다. 결국 자신을 가로막은 수많은 변수를 앞에 두고 생각을 미루거나 현실과 타협을 하게 된다. 변화엔 사고의 전환과 인내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동안 자신을 지켜왔던 모든 것들과의 이별을 준비해야 한다.

 

한권의 책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면? 독서를 통해 인생을 바꾼 이들이 적지 않다. 중요한 것은 독서에 대한 의미부여다. 책은 거의 공짜나 다름없이 성공한 사람들의 비밀과 노하우를 알려준다. 한마디로 무제한적인 보물창고다. 하지만 내용을 이해하고 해석해 자기화하는 과정은 스스로의 몫이다. 목마른 자가 샘물을 판다는 격언이 있다. 독서를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느냐는 결국 자신의 의지와 사고, 행동에 달려있다. 독서는 생각을 자유롭게 하고 사고를 확장시킨다. 무엇보다 자신의 현실을 투영하게 비춘다. 저자는 독서를 통해 인생을 바꾸었다고 말한다. 자신의 우물을 채운 책들은 무엇이었을까?

 

본 책은 저저의 인생을 다시세운 12권의 책을 소개한다. 선택의 순간마다 자신을 이끌어준 책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보물이다. 어떤 이는 아무런 감동도 전달받지 못하지만 간절한 마음은 인생에 커다란 교훈을 남긴다. 어린왕자는 비오밥 나무를 통해 아무리 작은 문제라도 적절한 때 해결하지 않으면 커다란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교훈을 전달한다. 언제나 통제된 상황에서 자신의 문제를 바라봐야했던 저자는 어린왕자를 통해 직업적 의미에 대한 새로운 통찰에 다가선다. 나에 대한 다른 가능성은 없는 것일까? 정해진 답이 인생의 목적은 아닐 것이다. 수많은 사람이 다녔던 길을 내가 가야할 이유는 더욱 필요하지 않다. 자신에 가장 중요한 길은 무엇일까? 결국 군인의 길을 청산하고 직업작가로 길에 들어선다.

 

고전이 답했다로 베스트셀러 작가 반열에 올라선 고명환님의 직관과 개념의 차이는 선택의 갈림길에서 충분한 해답을 전달한다. 직관은 말 그대로 직접 관찰한다는 의미다, 내가 보고 느끼며 판단하고 결정하는 것이다. 직관은 관념도 아니고 외부지식도 아니다. 완전히 주체적인 사고방식이다. 반면에 개념은 수많은 사람들이 겪었던 직관을 모아 겹치는 부분을 추출하고 일반화한 것이다. , 타인이 정의해 놓은 생각이다. 이는 자신의 직접적인 경험이 아니다. 직관과 개념의 차이는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과 동일하다. 우리 주변엔 개념을 중심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이들이 대부분이다. 이미 정해진 답을 벗어나지 않으려면 이렇게 해야 해. 혹은 성공스토리는 이런 방식을 따라야해. 하지만 어떻게 모든 과정이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을까? 직관은 자신에 대한 믿음이자 신뢰다.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때 자신 앞에 놓인 문제를 인식할 수 있다. 결국 자신이 원하는 삶은 직관에 의존한다.

 

저자는 인생을 바꿔준 책으로 보도새퍼의 이기는 습관을 추천한다. 그리고 이 한 문장먹고 사는데 급급한 사람은 먹고 살만한 삶을 산다. 성공하는 삶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은 성공하는 삶을 산다.’본인은 이 문장 앞에서 전율을 느꼈다고 한다. 자신의 질문에 답한 것이다. 인생은 어떤 순간이 되었든 스스로의 질문에 답하는 과정을 통해 성장하고 성숙하게 된다. 문제는 자기인식과정이지 타인의 이해가 아니다. 저자에게 필요한 것은 스스로에 대한 의미부여와 삶의 목적에 대한 확고한 의지였다. 이는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도 잘 나타난다. 어떤 상황이든 자신이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은 삶의 본질을 바꾸어 놓는다. 결국 선택은 마음의 의지이며 이는 빈약한 인간이 타인의 선택으로부터 배워야할 가장 소중한 덕목이다.

 

독서를 하는 목적은 무엇일까? 단순히 글을 읽는다고 삶이 바뀌지 않는다. 수많은 사상가들의 글 속엔 독자와의 소통이 포함되어있다. 소통은 삶의 변화를 촉구하다. 읽고 배워서 실행할 때만 특별한 의미가 전달된다. 인간은 태생적으로 게으르다. 반면에 게으름을 통제하고 새로운 삶을 개척할 수 있는 용기와 의지를 가지고 있다. 저자는 시종일관 실행의지를 강조한다.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행동하지 않으면 결과가 나올 수 없다.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 나를 규정한다.’ 시도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인생을 바꾸고 싶다면 가장 쉬운 선택은 독서를 하는 것이다. 간절함은 독서의 의미를 확장시킬 것이다. 머뭇거리지 말고 지금 당장 실행하라.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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