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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학생
셰르민 야샤르 지음, 메르트 튀겐 그림, 김지율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25년 9월
평점 :

피크리는 자신을 ‘위대한’이라고 불러주면 큰 기쁨을 느꼈습니다. 실제로 그는 CEO이자 총괄이사이자 이사회의장으로 성공한 기업인이었습니다. 그는 회사 모든 직원들에게 자신을 위대한 피크리라 부르길 강요했고 실제로 직원들은 피크리 앞에서 위대한 피크리를 반복해야 했습니다. 위대한 피크리는 그의 눈길이 닿는 모든 곳에 적혀있습니다. 명함은 물론, 가방, 공책, 책상, 만년필, 심지어 그의 팔에도 위대한 피크리 문신이 새겨져 있습니다. 위대한 피크리는 그의 삶의 목적이자 정체성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위대한 피크리 앞으로 편지 한통이 도착합니다.
중학교 졸업과정에 오류가 발생하여 졸업장이 무효 처리되니 학교에 복귀하라는 내용입니다. 피크리는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뭔가 착오가 있을 것이라며, 만약 착오가 아니면 돈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 자만합니다. 하지만 행정담당과 교장선생님은 피크리의 선택을 존중하며 학교규칙만을 강조합니다. 위대한 피크리는 졸업장을 포기할 수 없었기에 결국 학교에 다니기 시작합니다.
집에서조차 아빠가 아닌 위대한 피크리 아빠로 불리길 바라는 피크리에게 학교는 그야말로 얼토당토 없는 무례한 곳이었습니다. 그는 누구에게나 위대한 피크리라 불리길 원했습니다. 하지만 곧 119번 피크리 학생으로 불리기 시작합니다. 피크리는 모든 상황이 낯설고 힘들기만 합니다. 몇 가지 꼼수를 생각해 탈출을 계획해보기도 하지만 번번이 교장실에 끌려가거나 친구들에게 놀림을 당합니다. 위기에 처한 피크리는 자신이 처한 상황을 곰곰이 되짚어봅니다.
언제나 자신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외적인 모습이 자신을 대변해 줄 것이라 믿었지만 학교에서는 아무런 소용이 없었습니다. 자신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이라 생각했던 믿음에 금이 가버린 것입니다.‘모든 아이는 평등해요,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학생이란 없어요, 왜냐하면 모든 아이가 중요하니까요’교장선생님은 피크리에게 모든 학생의 삶이 중요하고 소중하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아이들은 위대한 피크리 이름이 새겨진 스위스제 만년필이나 부드러운 외국산 실크넥타이에 아무런 관심이 없었습니다. 그들은 피크리의 생각과 행동, 그리고 자신들과의 교우와 소통이 중요했습니다.
피크리는 졸업시험을 통과해 무사히 졸업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뭔가 아쉽고 붙잡고 싶은 것이 생겼습니다. 다시 위대한 피크리로 돌아갈 무렵, 그는 자신의 변화에 무척 놀라지만 새로운 모습에 미소를 잃지 않습니다. 가족과의 관계가 훨씬 좋아졌고 이젠 자신이 무엇을 좋아하는지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15일간의 수업은 그를 회사에서 쫓겨나게 만들었습니다. 하지만 피크리는 어떤 후회나 망설임 없이 회사의 선택을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그가 가장 하고 싶었던 일을 시작합니다. 위대한 피크리(GF)는 좋은 친구가 되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학생은 위트와 유머가 넘치는 작품입니다. 잘나가는 CEO이지만 교만이 가득하고 욕망만 채우는 피크리를 등장시켜 어린 시절로 돌아가 자신의 모습을 깨닫게 하는 교훈이 담겨있습니다. 누구에게나 꿈과 희망, 사랑과 신뢰가 넘치는 어린 시절이 있습니다. 세상은 그런 시절을 마치 비웃기라도 하듯 경쟁과 비교,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투쟁하라고 부추깁니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학생은 자신이 아닌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시작됩니다. 누구나 같은 조건을 가진 존재임을 인식하고 서로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방법을 가르쳐주며 현대의 순간에 최선을 다하는 것입니다. 다시 중학교로 돌아간다면 어떤 학생으로 성장하고 싶습니까? 위대한 피크리가 되고 싶은 사람도 있겠지만 어린 시절에 간작했던 꿈과 희망에 재도전해보고 싶은 이들도 있을 것입니다. 우린 세상을 알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흔적을 지워가는 것이 아닐까요? 가장 소중한 시간을 말입니다. 읽는 내내 훈훈한 미소와 위트, 잔잔한 철학이 숨 쉬는 셰르만 야샤르의 글과 메르트 튀겐의 그림,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학생을 소개합니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