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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척학전집 : 훔친 부 편 - 있어 보이는 척하기 좋은 돈의 문법 ㅣ 세계척학전집 3
이클립스 지음 / 모티브 / 2026년 3월
평점 :

돈은 무엇일까? 돈에 대한 정의는 시대에 따라 달라져왔지만 속성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 오히려 시대가 발전할수록 인간의 삶이 돈의 수단으로 전락한 느낌이다. 사실적으로 돈은 생각을 규정하고 행동범위를 한정짓는 가장 강력한 통제수단이다. 많은 이들이 돈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돈의 흐름과 최종 목적지를 예측하지만 돈은 누구의 예측도 허용하지 않는다. 돈은 정치, 경제 시스템을 규정한다. 정치인들은 자신에 우호적인 선거결과를 위해 예산책정에 온 힘을 기울이며 지자체 역시 예산배정을 위해 끊임없는 전략을 구사한다. 기업은 물론이고 개인도 자신의 부를 늘리기 위해 아낌없는 투자를 실행한다. 덕분에 부는 사회적 현상이 되었다. 새로운 계층이 만들어졌고 극심한 빈부의 격차가 벌어졌으며 대부분의 사람들은 부와 관련된 정서적, 신체적 고민과 고통을 경험한다.
존재와 사회적 의미를 이해하려했던 사상가와 철학자들의 태동과 함께 돈에 대해 고민했던 철학가들도 등장했다. 돈의 허구성을 크게 부각시킨 책이 유발하라리의 사피엔스다. 그는 인간은 집단적 믿음을 통해 허구를 진실이라 믿게 되었다고 기술한다. 국가, 종교, 정치등 인간은 실체가 없는 허구를 사실로 받아들이며 공동체를 구성하고 통제해왔다. 돈 역시 다르지 않았다. 돈은 인간의 상상이 만들어 놓은 믿음의 수단에 불과하다. 만일 누구도 돈의 가치를 인정하지 않는다면 돈은 휴지조각에 불과할 뿐이다. 반면에 너나 할 것 없이 돈을 추종한다면 가치는 천정부지로 치솟을 것이다. 사용가치가 거의 없는 금과 다이아몬드도 마찬가지다. 유전자 구조가 비슷한 유인원에게 수백만 달러를 준다고 그들의 기분이 좋아지거나 이를 통해 음식을 살 가능성은 제로다. 결국 돈은 믿음과 신뢰를 기반으로 인간만의 필요성에 의해 만들어진 가공의 산물에 불과하다.
그런데 허구인 돈이 왜 이토록 정교하게 움직이는 것일까? 이는 마치 애덤 스미스의 보이지 않는 손을 연상시킨다. 애덤 스미스는 국부론을 통해 개인이 각자의 이익을 추구하면 사회전체가 조화롭게 움직인다는 시장 근본주의를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의도는 우리의 생각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시장이 조화를 유지하기 위해선 자비심이나 이기심이 아닌 상호이익이 작동해야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이익을 얻기 위해선 타인에게도 이익이 된다는 것을 보여줘야 한다. 그런데 스미스는 국부론에 앞서 도덕 감정론을 먼저 편찬했다. 도덕 감정론은 자신의 이기심보단 타인의 운명에 관심을 가지며 그들의 행복이 자신에게 필요하게 만든다는 공감능력을 주장한다. 공동체가 높은 신뢰를 기반에 두지 않으면 거래가 무너지고 사회전체가 급격히 혼란에 빠질 것임을 경고한다. 또한 답함과 경쟁구조의 몰락, 낙수효과의 허세를 지적하며 돈은 아래로 흐르지 않고 돈이 있는 곳으로 흐른다는 돈의 법칙을 설명한다.
워린버핏의 유일한 친구이자 멘토 찰리 멍거는 거래의 보상심리를 꿰뚫어 보는 것으로 큰 부를 이루었다. 버핏은 자신이 숫자의 천재라면 멍거는 생각의 천재라 불릴 만큼 다양한 학문을 뛰어넘는 사고체계를 지녔다고 말한다. 멍거는 자기에게 유리한 것을 옳은 것이라 진심으로 믿게 만드는 것, 즉 믿음을 바꾸는 것을 인센티브라 말한다. 인센티브는 보상심리와 매우 밀접하다. 누군가를 믿어야 할 때, 말이 아닌 구조를 보라. 그 사람이 손해를 보면 당신도 손해를 보는 구조면 믿어도 된다. 하지만 그 사람이 당신과 상관없이 이득을 챙기는 구조라면, 아무리 말을 잘해도 조심해야한다. 누군가의 행동을 바꾸고 싶다면, 설득하지 말고 구조를 바꾸라는 멍거의 철학은 시스템에 갇혀있는 사고의 편견을 벗어나는데 가장 좋은 처방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는 영원할까? 자본주의를 유지하기 위해선 엄청난 자원이 필요하다. 덕분에 과거에 존재했던 거의 모든 것들이 순식간에 사라지고 새로운 개념들이 빠르게 자리를 차지했다. 과거 음반시장은 테이프, 레코드 판, CD, MP3를 거쳐 이제 스트리밍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기존의 시장은 빠르게 잠식되었고 소비자는 새로운 제품에 열광했다. 주위엔 이러한 제품들이 무수히 많다. 슘페터는 자본주의는 끊임없이 자신을 파괴하고 다시 만드는 체제라 강조한다. 살아남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지금 이 게임 판이 얼마나 남았는가를 물어야 한다는 것이다. 창조적 파괴로 알려진 슘페터의 게임 판 이론은 안정적이고 예측 가능할 것이란 기존의 사고를 뒤집으며 자본주의의 파괴적 속성을 폭로한다. AI 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는 인류는 슘페터의 예측이 불안하기만 하다. 이제 무엇이 파괴될 것인가? 인류에 대한 본원적인 질문이 시작된다면 창조적 파괴는 게임 판의 실체적 주인공이 될 것이다.
본 책은 이클립스로 알려진 저자의 부에 관한 놀라운 규칙들이 소개되어있다. 돈에 관한 이론으로부터 시스템의 불평등, 이미 정해진 게임 판의 규칙, 그리고 돈의 심리와 인간과의 관계를 통한 게임 너머의 세계를 탐구한다. 돈은 아는 만큼 벌 수 있을까? 누구나 원하는 돈이지만 돈에 대한 생각은 너무도 다르다. 돈은 평등하지 않다. 또한 하나의 원칙에 따라 이동하지도 않는다. 그런데 필요가치 이상으로 수많은 사람들에 고통을 안겨준다. 부족해서 고민이고 많아서 두려운 것 이 돈이다. 세상은 거대한 게임 판이다. 게임 판의 승자는 시스템을 규정하는 기업이나 국가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장기적으론 그 무엇도 확실하지 않다. 결국 자신에 필요한 돈에 대한 철학이 필요하다. 부자이면서 철학자로 살 수 있는가? 죽음을 앞둔 자에게 돈은 어떤 효용가치를 가질 수 있을까? 오히려 부족한 것이 훨씬 자유롭지 않을까? 선택이 무엇이든 돈은 우리의 일상을 열심히 통제하고 지배하고 있다. 이제 그 상상의 세계를 깨부술 선택은 누구에게 있는가? 돈에 대한 놀라운 철학적 사유를 파고들 수 있는 훔친 부의 편을 통해 부에 대한 편견을 과감히 파헤쳐본다.
- 이 리뷰는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받아 직접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