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엔 누룽지나 오차즈케로 - 삶의 중요한 순간마다 함께했던 혀끝의 기억
후카자와 우시오 지음, 김현숙 옮김 / 공명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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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마지막엔 누룽지나 오차즈케로>는 재일교포 2세 작가 후카자와 우시오의 첫 에세이로, 한일 양국에서 주목받는 그녀가 “음식”을 통해 삶의 크고 작은 순간들을 섬세하게 펼쳐 보인다. 김치, 스시, 컵라면, 프라이드치킨, 베이글, 녹차(오차즈케), 누룽지 등 다양한 음식들이 등장하며, 각 음식에 얽힌 개인의 기억, 가족사, 정체성, 문화적 담론이 교차한다. 특히 어린 시절 언니의 죽음과 스시의 연결, 아버지의 권위에 저항했던 다이어트와 사랑, 일본과 한국 사이에 서 있는 정체성의 어두운 면과 빛나는 일상들이 진한 감정으로 그려진다.

저자인 후카자와 우시오 (Fukazawa Ushio, ふかざわうしお)는 1966년 도쿄 출생의 재일교포 2세 작가로 2012년 <가나에 아줌마>로 ‘여성에 의한, 여성을 위한 R‑18 문학상’ 대상 수상하며 등단했다.

대표작으로 단편집 <애매한 생활>, <바다를 안고 달에 잠들다> 등이 있고, 재일동포와 여성의 삶을 주로 다룬다.

재일 교포의 글이지만 엄연히 일본어로 쓰인 (주로) 일본음식에 대한, 음식 에세이다. 저자가 일본인이다보니 당연히 일본 가정식과 일본인들이 즐겨 사 먹는 디저트 등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음식 이야기에서 시작하여 삶의 가장 사소하면서도 결정적인 순간들을 섬세하게 잘 담았다. 읽으면서 입에 침이 고이기도 하고, 울컥 하기도 하고, 피식 웃음 짓게 되는 순간을 꽤 많이 만났다. 우리 나라도 좋은 음식 에세이가 많을 것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공선옥 작가의 <행복한 만찬>이 떠오르는 음식 수필집이었다. 꽁냥꽁냥한 사는 재미가 있는 음식 이야기.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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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의 뇌과학 - 요요 없이 평생 유지하는 뇌과학 기반 다이어트 혁명 쓸모 많은 뇌과학 12
카트리나 우벨 지음, 장혜인 옮김 / 현대지성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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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전문의이자 공인 체중 감량 코치로, 과거 직접 20kg 이상을 감량한 경험이 있는 저자의 건강하고 요요없는 다이어트 안내서이다. 저자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1000명 이상의 의사들에게 요요 없이 체중 감량을 지도하고 있다. 본래 의대에서는 영양이나 체중 관리 교육이 부족했기 때문에 “의사는 질병 치료 전문가일지라도 자기 식습관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하고, 자신이 직접 효과를 경험한 뇌과학 기반 접근법을 체계화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뇌과학, 심리적 접근이 완전히 새로운 이야기는 아니다. 독하게 마음먹고 운동과 식이요법을 강조하는 다이어트 지침서의 시대는 애저녁에 끝났다. 우리의 본성을 살피고, 그에 기반한, '지속할 수 있는 건강한 방법'을 찾자는 목소리는 그 전부터 있어왔다. 이 책은 과학적 근거에 근본을 두고 “감정적 식욕”과 “뇌 회로”라는 주제로 기존 다이어트 접근을 과학적으로 재정의한다. "먹고 후회하는 나"라는 고리를 스스로 끊도록 도와주는 심리·뇌과학 기반 실천 지침서에 가까운 책이다. 특히, 마음이 흔들릴 때 물 한 잔, 산책 5분 같은 '작은 대체 행동'을 통해 감정 대응 회로를 재설계하라는 메시지는, 단기적 의지가 아닌 뇌 구조 자체를 바꾸려는 시도라 인상 깊었다.

저자의 실제 변화를 바탕으로 프로그램이 설계되고, 전문직(의사) 대상 현장 검증까지 이뤄졌다는 점에서도 신뢰가 느껴진다. 내가 직접 해봤거든? 이걸 이길 곳이 있겠냐 말이다. 뇌 과학에 익숙하고 관심이 많았던 사람이라면 실천 방법들에서 좀 더 깊은 감명을 느낄 것이고, 반대로, 뇌 과학 분야에 낯 설은 다이어터들, 감정적 과식에 시달리거나, 다이어트가 늘 실패했던 사람이라면, 이 책은 단순한 팁이 아니라 ‘인생 마지막 다이어트’가 될 수 있는 통찰을 제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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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mmh!: 레전드, 비하인드, 레코드
뮤직메카 지음 / 북엔드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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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서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음악에 문외한인 나

여기서 문외한이라는 거 흔히 사람들이 말하는 '감'이란 부분에서 단연 최고의 무식함을 말한다. 일단, 음감이나 그 '서정적임'에 대한 가치판단이 안 된다. 흔히 말하는 음유시인가수들의 멜로디도 발음도 정확하지 않은, 흥얼거리듯 읇조리는 노래들에 대해서 정말 짜증에 가까운 비호감을 가지고 있다. 나한테는 소음일 뿐이니. 그나마 신나거나 가창력이 빛나는 노래에 대해서만 겨우 가치를 알아보는 '똥귀'를 가지고 있는. 이러니, 내가 이 책을 처음 잡을 때의 걱정과 후회가 얼마나 컸겠는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 같은 사람도, 진짜 재밌게 읽은 책이다.

국내외 음악계를 주름잡은 음악과 정말 유명한 뮤지션의 이야기(레전드) 그들, 또는 그들간의 뒷 이야기(비하인드), 가수는 없지만 아직도 남아있는 아니 영원히 남을 그들의 명반(레코드)에 대한 기록들을 특유의 문체로 잘 풀어냈다.

내용이 진짜 알차다. 그리고 나처럼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도 재밌게 따라갈 수 있도록 조근 조근 잘 설명 해 준다. 그리고 본문에서 설명한 내용을 표로 진짜 잘 정리 해 두었다. 좋은 부분이 정말 많은 책. 팝 음악의 세계에 입문하고 싶다면, 좋은 노래들을 추천 받고 싶다면, 꼭 읽어보시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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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담다 - 멈추지 않은 도전, 세상을 바꾸는 이야기
김원경.김수진.이담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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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증정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책 소개의 첫 줄이 이 책을 말해주는 듯 하다.

"좋은 재료가 좋은 음식을 만든다. 좋은 인터뷰는 좋은 사람이 만든다."

유명하고, 자신의 직업 즉, 자신이 돈을 받는 일을 잘 해냈거나 잘 해내고 있는 사람.

  좋은 사람이라는 말에 대한 정의는 여러가지가 될 수 있겠지만 이 책에는 위 문장에 딱 맞는 사람들이 나와 자신의 이야기 혹은 자신의 인생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사람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좋은 사람이라는 정의가 깔려 있으니 비판적 시선 따위는 다른 데서 찾으라는 태도로 일관한다. 좋은 사람들의 좋은 이야기를 할 테니 마음을 열고 배울 점, 또는 감동 받을 점을 찾으라는 것.

  인터뷰집의 좋은 점을 잘 발휘한 책이 아닌가 싶다. 다양한 영역에 있는 사람들의 더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으니까 내 인생 너무 힘들고 뭔가 동기부여가 필요하다 싶은 사람. 이 책을 권한다.  이 책을 읽을 때, 내 인생에 이렇게 힘든 적이 있었나 싶게, 지옥같은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었는데 은근 이렇게 물흐르듯 나랑 연관은 없지만 나름 무언가를 해낸 남들의 조금은 표면적인 이야기들을 하나하나 읽어가다보니 책을 덮을 때쯤, 책을 열 때 보다 마음이 진정되고, 내가 이 상황을 이겨내기 위해 뭘 할 수 있는지를 찾고 있는 나를 발견했었다. 잘 된 사람들도 힘들고 어려운 시기는 있었고, 너의 지금 그 죽을 것 같은 힘든 시기도 잘 이겨내고 나면 지나갈 것이라는, 토닥토닥과 으쌰으쌰를 함께 해 주는 책이다. 물론, 읽으려는 독자의 마음이 열려 있어야 한다는 전제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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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란의 여름 캐드펠 수사 시리즈 18
엘리스 피터스 지음, 김훈 옮김 / 북하우스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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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서평입니다.

12세기 웨일스를 배경으로 한 엘리스 피터스의 『반란의 여름(The Summer of the Danes)』은 브라더 캐드펠 시리즈의 열여덟 번째 이야기다. 이번에도 수도사이자 약초사, 그리고 뛰어난 관찰자인 캐드펠 수사는 단순한 외교 사절의 통역자로 웨일스를 향했다가, 뜻밖의 사건에 휘말린다. 덴마크인 용병, 종교적 권력 다툼, 정치적 음모, 젊은 연인의 도주… 12세기의 여름은 그야말로 ‘반란의 여름’이 된다.

이 책은 중세 수도원의 일상과 풍경을 사실적으로 그리는 동시에, 한 편의 미스터리 소설로서의 긴장감과 추리의 재미를 놓치지 않는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건 캐드펠이라는 인물이다. 시대의 통념을 따르기보다, 자신이 직접 보고 듣고 겪은 것에서 판단을 내리는 그의 태도는 현대 독자들에게도 깊은 울림을 준다.

작가 엘리스 피터스의 본명은 에디스 퍼지어트(Edith Pargeter). 1913년 영국에서 태어난 그녀는 역사소설, 미스터리, 전쟁문학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 다작 작가이다. ‘엘리스 피터스’라는 필명으로 집필한 브라더 캐드펠 시리즈는 역사와 추리를 절묘하게 결합해 큰 인기를 끌었고, 이 시리즈는 중세의 고즈넉한 수도원 생활 속에 감춰진 인간 군상과 시대의 갈등을 섬세하게 조명한다. 《반란의 여름》은 그 중에서도 웨일스의 민족적 자존심과 종교 갈등이 강하게 녹아 있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재미있게 읽은 추리소설이다. 배경이 12세기다 보니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 떠오르기도 했지만, 이 작품은 훨씬 더 편하게 읽힌다. 이 작품은 결말까지 빠르게 다다를 수 있고, 무엇보다 수도원이라는 공간과 '오래전'이라는 시대 배경 외에는 두 작품이 주는 느낌은 꽤 다르다. 12세기와 14세기는 분명히 다른 세계이니까.

그럼에도 나는 이 작품을 읽으며 자꾸 『장미의 이름』을 떠올리게 되었다. 아마도 그 시대, 인간보다 제도를 우선시하던 흐름 속에서, 스스로 생각하고 사람을 이해하려 한 주인공들 때문일 것이다. 캐드펠이 오랜 세월 독자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단지 추리력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그 시대의 사상과 질서를 무비판적으로 따르지 않고 자신의 눈으로 세상을 보려는 태도에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은 그런 의미에서 여름밤 가볍고도 깊이 있게 읽을 수 있는, 추천하고 싶은 추리소설이다. 무겁지 않게 읽으면서도 중세의 역사, 인간 본성, 정의와 신념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다. 무엇보다 '사람'을 중심에 두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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