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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보다 인간적인
강지영 지음 / STORY.B(스토리비) / 2024년 11월
평점 :
살인자의 쇼핑목록보다 더 아찔하고 따뜻한 이야기가 온다.
현대 서울을 배경으로,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들 간의 복잡한 관계와 갈등을 그린 판타지 스릴러이다. 작품은 매혹적인 '이종'과 '변종' 그들의 소유주, 그리고 이들을 관리하는 '키퍼'들의 이야기를 중심으로 전개된다. 이 소설은 인간의 모습을 한 또 다른 종족인 '이종'과 그들을 둘러싼 인간들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이종은 인간에게 부귀영화를 가져다준다는 전설을 지니고 있으며, 그들의 소유주와 복잡한 관계를 맺는다. 주인공 정수경은 소유주인 정춘의가 세상을 떠난 후 '변종'으로 전락한 이종으로, 자신의 존재 의미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캐릭터들과의 갈등과 연대가 펼쳐지며, 인간다움에 대한 깊은 성찰을 이끌어낸다.
강지영 작가는 한국 현대 문학을 대표하는 젊은 작가 중 한 명으로, 독창적인 세계관과 사회적 메시지를 결합한 작품들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1981년 서울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문학을 전공한 그녀는, 2011년 데뷔작 『표범, 숲』으로 문단에 이름을 알렸습니다.
작가의 전작인 살인자의 쇼핑목록을 재밌게 읽었었다. 이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 주로 인간성과 비인간성의 경계를 탐구하며, 현대 사회의 불평등, 정체성, 그리고 연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제기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표작으로는 『살인자의 쇼핑목록1,2』, 『심여사는 킬러』, 그리고 최근작 『인간보다 인간적인』이 있다. 그는 각 작품마다 다양한 장르적 실험을 시도하며, 판타지, 스릴러, SF와 같은 요소를 통해 새로운 문학적 지평을 열어가고 있다고 평가 받는다. 개인적으로는 이렇게 전문적인 평가까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독자의 마음을 끄는 글쓰기 능력은 확실한 작가라고 믿고 읽는 작가이다. 생태 문제와 여성주의에 대한 이야기가 많으며, 작품 속에서 이를 반영한 메시지를 자주 드러낸다. 아직 많이 틔이지 않는 나로서는 너무 가지 않나 싶은 부분도 있지만 이렇게 큰 목소리를 내는 사람들에게 빚이 있는 사람으로 이 정도의 불편함은 기꺼이 감소하고 읽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작가가 예전 인터뷰에서 "문학은 우리 사회가 가진 문제를 가장 근본적으로 질문할 수 있는 도구"라며, 독자들과의 교감을 중요시한다고 말한 바 있는데 소설을 통해서 약자의 목소리를 내려는 노력이 느껴지는 글쓰기를 응원하게 된다.
<인간보다 인간적인>은 강지영 작가 특유의 박진감 넘치는 문체와 속도감 있는 전개로 독자들을 이끈다. 마지막 장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며, 인간과 인간이 아닌 존재들을 통해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에 대한 철학적 질문을 던진다. 특히, 주요 캐릭터들이 모두 여성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새로운 형태의 연대와 투쟁을 그려내어 현대 사회에서의 다양한 관계와 정체성을 반영하고 있다. 읽으면서, 주제 사마라구와 가와바타 야스나리가 많이 생각나는 이야기였다. 이들의 작품보다 조금 덜 어둡고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로 판타지와 스릴러 장르 팬들에게 강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