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 박물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100 손 안의 미술관 1
김영숙 지음 / 휴머니스트 / 2022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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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브르 박물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100》은 모르고 가면 십중팔구 아쉬움으로 남을 미술관 여행에서 조금이라도 그림을 제대로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혹은 거의 망망대해 수준의 미술관에서 시각적 충격으로 '얼음 기둥'이 될 이들에게 일종의 '백신' 역할을 하기 위해 준비되었다고 저자 김영숙은 밝히고 있다.

저자 김영숙의 이력을 살펴보자.
고려대학교에서 서어서문학을 공부했고, 졸업 후 주한 칠레대사관과 볼리비아 대사관에서 일했다. 대학 시절에는 아마추어 오케스트라 활동을 할 만큼 클래식과 재즈 음악에 푹 빠졌고, 마흔 살 즈음 그림에 대한 열정으로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에 들어가 미술사를 공부했다. 글을 읽을 줄 안다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미술 이야기를 쓰려고 노력하고 있다.

<루브르 박물관에 가기 전 알아두어야 할 것들>

무려 38만 점이 넘는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명실공히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루브르 박물관은 1793년 프랑스 혁명 중에 '중앙 예술 박물관'이라는 이름으로 문을 열었다.

박물관으로 사용하고 있는 건물은 12세기 말, 존엄 왕 필리프가 건립한 요새 격의 성채에서 시작되었고, 프랑수아 1세, 앙리 4세, 곧이어 루이 13,14세를 거치면서 꾸준히 증축되었으며 1989년 미테랑 대통령 시절에 중국계 미국인 건축가 이오밍 페이가 유리 피라미드를 세우면서 현재의 외관을 갖추게 되었다.

프랑스의 작품 수집 열기가 식을 줄 모르고 진행되면서 소장품을 감당하기 쉽지 않자 1848년 이후의 작품들은 1986년에 개관한 오르세 미술관으로 옮기기로 결정하기에 이른다. 2013년 랭스에 새로 건립한 루브르 박물관 분관으로도 많은 작품이 대거 이동하고 있다.

《루브르 박물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100》에는 루브르 박물관의 회화 갤러리가 참고로 나와있다.
스케치만으로도 그 엄청난 규모가 짐작이 된다.

하루 만에 다 둘러볼 수 없다는 소문만 들었지 이렇게 어마어마한 규모일 줄은 몰랐다.

드농관에 미술 작품이 제일 많고 그다음 리슐리외관, 그리고 쉴리관에 작품이 제일 적은 것 같다.
작품이 제일 적다고 해도 여느 미술관을 수십 개는 더해놓은 듯하다.​

책의 목차를 참고해도 실제 작품의 수는 드농관, 리슐리외관, 쉴리관 순서인 것 같다.
언젠가 꼭 직접 가서 루브르 박물관의 규모를 확인하고 '스탕달 신드롬'을 꼭 경험해 보고 싶다.

수많은 작품들 중에서 100개의 그림만을 선택했지만 김영숙 저자는 정말 많은 고민을 했을 거 같아 그 고뇌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많은 작품을 소개해 주고 싶지만 지면이 허락하는 범위 내에서 작품을 선택하기가 얼마나 어려웠을까.

그래서 《루브르 박물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100》은 더욱 가치 있어 보인다. 욕심나는 작품, 보고 싶은 작품, 꼭 알았으면 하는 작품을 100개만 선택하기가 참 힘들었을 것 같다. 저자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프랑스의 대문호 스탕달은 피렌체를 여행하던 중 산타크로체 성당에 들어갔다가 그곳의 위대한 예술 작품에 감동한 나머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의 현기증을 느꼈다고 한다.

이러한 증상을 '스탕달 신드롬'이라 하는데, 익히 들어봤을 용어이다. 로마에서 미켈란젤로의 천장화를 보면서 나도 모르게 가슴이 찡하고 위로 쳐든 목을 내릴 수가 없었다. 눈물이 흘렀다.

루브르 박물관에서도 다시 한 번 더 그 감동을 느껴보고 싶다.

그나마 잠잠해지는 코로나가 더 이상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지 않을 때쯤, 김영숙 저자의 《루브르 박물관에서 꼭 봐야 할 그림 100》을 손에 들고 루브르 박물관을 가게 되는 그날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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똘레랑스 독서토론 - 몽선생, 프랑스식 ‘관용 수업’에 도전하다, (사)국민독서문화진흥회 우수 추천 도서
배진시 지음 / 일리 / 202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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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배진시는 프랑스에서 철학박사과정을 이수했으며 몽테뉴 인문학 아지트를 만들어 글 쓰고 토론하는 일을 한다. 독서 동아리를 이끌어 서울시의회 표창을 받았다. 성남시 어린이 독서동아리 <몽테뉴>를 창단해 '해답을 주었으나 질문을 찾아내는 아이들'이 행복하게 사는 도시를 만들고자 한다.

똘레랑스란 다름을 인정하고 너그러이 받아들이는 가치를 나타내는 프랑스어이다.

'다름'을 받아들이는 프랑스 특유의 정서이다.

신간 도서 《똘레랑스 독서토론》은 토론에 대한 이론서가 아니라 생생한 독서토론의 현장을 기록해놓은 책이다. 그래서 전혀 지루함을 느끼지 못하고 잘 읽힌다. 가독성이 아주 좋다. 그 현장을 고스란히 전달하기 위해 아이들과 나눈 대화들도 그대로 기록해 두었다.

게다가 똘레랑스 독서토론을 이어가다가 '프랑스인들은 이럴 때, 아이들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을까?'
궁금하거나 고민이 될 때는 저자가 프랑스 지인들에게 즉, 프랑스인 엄마들에게 직접 물어보고 조언을 구하는 모습이 너무나 진지하고 감명 깊었다.​

그들의 기본 정서는 아이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기다려주는 것이다. 아이는 독립된 인격체로 '내'가 아니다.

토론을 하면서 아이들이 많이 성장해가는 모습을 책에서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는데, 느리더라도 아이들을 기다려주는 저자의 노력이 결실을 맺어나간다. 한국의 부모들도 프랑스의 부모들처럼 아이들이 느려도 하고 싶을 때까지 기다려주는 연습이 필요한데 한국인의 기질과 문화적 차이의 극복만큼 힘들어 보인다.

똘레랑스 독서토론을 통해서 아이들은 많은 변화를 보여준다. 성장하고 행복해지는 과정으로의 변화다.

똘레랑스 독서토론은 지정 독서 없이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이나 의견을 말한다. 주제는 무한하기 때문이다.
지정 독서가 정해진 날에는 아이들이 책을 읽어야 하니, 자연스럽게 독서가 된다. 그동안 토론을 해오던 아이들은 책이 정해지면 그 책의 내용을 알아야만 토론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토론 중에는 상대방의 말을 주의 깊게 들어야 그에 대해 나의 생각을 이렇다 저렇다 말을 할 수 있으니, 경청하는 자세도 배우고 인내심도 기를 수 있겠다. 살아가는데 경청과 인내심과 키워도 똘레랑스 독서토론이 충분히 제 역할을 다 한거 같은데 나의 의견을 조리 있게 말할 수 있는 실력도 키우게 된다.

나도 나의 생각을 일관성 있게 설득력 있게 얘기해야 친구들이 귀 기울여들어 줄 거 아닌가.

나의 생각을 조리 있게 표현할 수 있는 것 또한 사회에 적응해 살아가는데 꼭 필요한 의사 도구이다.

똘레랑스 독서토론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이 독서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삶 전체를 아우른다는 확신이 든다.

신간 도서를 잘 읽지 않는데 이 책은 정말 대한민국 엄마들이 꼭 읽고 실천해서 우리나라를 변화시키는 데 기여했으면 좋겠다. 우리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

아이들이 생각을 전개하며 자기주도적으로 토론에 참여하는 게 진정한 공부다. 토론 수업을 앞두고 지식을 조사해오라고 하면 아이들은 생각을 놓친다. 지식을 외우는 건 공부가 아니다. 스스로 생각을 좇아가며 훈련하고 습관을 들이면 학부모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자기 주도성이 생긴다. 거기까지 가는 데 시간이 걸린다. 조급해서는 자기 주도성을 확보할 수 없다. 부모가 포기하지 않고 견뎌내야 자기 주도형 아이로 키울 수 있다. 자기 주도성은 부모가 얼마나 인내하느냐에서 성패가 갈린다. 참고 견디면 자기 주도성을 확립할 수 있다.
똘레랑스 독서토론. p.118

정책 결정권자들은 일반 시민의 의견을 수렴해 최종 판단하지만, 어떤 정책도 그들끼리만 결정하지는 않는다. 반드시 공개 토론을 거친다.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정책에 반영한다. 시민들이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다양한 채널이 마련되어 있다. 의견 표명 과정이 투명해서 어떻게 최종 결정되든 시민들은 불만스러워하지 않는다. 정책 시행 후 문제점이 생기면 또 토론해서 수정하면 된다고 생각한다.
똘레랑스 독서토론 p.142

시민들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정책에 반영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리고 느리겠지만 그만큼 단단한 국가가 되지 않을까. 우리나라 정책 결정과정을 생각하면 국회의원들의 고성과 다툼이 먼저 떠오르다니 다른 나라가 볼까 봐 부끄럽다. 채널을 돌리게 된다.

토론이 정착될 때까지는 많은 시간이 걸리겠지만 올바른 방법으로 아이들의 행복도 지켜주고 나라도 단단하게 지켜준다는 걸 확신할 수 있다.

그러면 세대 간에 소통이 안 되는 일도 없을 것이고 고성이 오가는 일도 없을 것이다. 어쩌면 모든 문제의 물꼬가 똘레랑스 토론으로 해결이 될지 모른다.

저자는 자신의 체험을 혼자만의 체험으로 끝내지 않고 아이들의 독서토론 내용과 대화들을 엮어 책으로 출판해 주었다. 감사한 일이다. 몸소 똘레랑스를 실천해 주시다니. 똘레랑스가 영어의 tolerance와 비슷하니 우리 독자에게 관용을 베풀어 주신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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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이언 트레이시 성공의 지도 - 세계적인 성공학 거장이 말하는 일의 태도, 삶의 지혜
브라이언 트레이시 지음, 정미나 옮김 / 갤리온 / 2022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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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계발서를 즐겨읽는 독자라면 저자 브라이언 트레이시를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을 듯하다.

현존하는 최고의 자기계발 전문가로 40년간 500만 명 이상의 청중과 IBM, 포드, GE, BMW 등 1000여 개 기업에 리더십, 개인과 기업의 성공 등을 주제로 강연해왔다.

브라이언 트레이시가 성공의 지도에서 성공의 기본으로 강조하고 있는 삶의 태도를 보면 다음과 같다. 성공으로 가는 나침반의 역할을 해주는 것들이다.

성공한 사람들은 성공하는 방법으로 자기 단련을 한다.

ㅡㅡ성공하는 방법ㅡㅡ

1. 성공한 사람들은 아침 5시나 6시에 일어난다.

2. 성공한 사람들은 매일 60분~ 90분 정도씩 공부를 한다. 세상의 수많은 책을 누가 사서 읽을까?
가난한 이들은 아니다.

3. 전자 기기 꺼놓기.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이지 않은가?

다만, 실천하려고 애쓰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고 고개만 끄덕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고 꾸준히 실천 중인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꾸준히 실천 중인 사람들이 자기 단련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고 성공의 지도에서 나침반을 쥐고 첫 발을 디딘 사람들이다.


이 3가지만 실천해도 우리 삶에서 보물지도와 같은 성공의 지도를 손에 거머쥐고 있는 것이다.
어떻게 보면 이 3가지가 전부가 아닐까 하는 생각까지 든다.

부자의 집에 가보면 곳곳에 책이 있다. 부촌의 고가 주택을 취급하며 성공한 한 부동산 중개인과 얘길 나눈 적이 있다. 그가 말하길 부유한 사람들은 책이 아주 많아서 주택을 구입할 때 책을 비치할 공간을 원했다고 한다. 즉, 서재를 원했다. 그 부동산 중개인으로서는 부유한 사람들을 위해 공간이 넉넉한 서재를 준비하는 것이 최선의 유인책 중 하나였다.
브라이언 트레이시 성공의 지도 p.33

책이 성공하는 방법에서 빠지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 실제 돈 한 푼 없이 하루 종일 겨우 물건 하나를 팔아 하루 숙박비를 지불하는 신세였던 브라이언 트레이시도 영업과 판매 관련 책을 읽으면서 인생이 바뀌었다.

나쁜 습관이 당신을 길들이고 인격을 깎아내리도록 내버려 둘 게 아니라 좋은 습관을 들이고 주인으로 삼아야 한다.
p.43

성공의 지도에서 성공하는 방법 중 가장 중요한 습관 2가지가 있다.

1. 일할 시간에는 일만 하는 것.

2. 할 일을 완수하는 것.

-새로운 습관을 들일 때에는 예외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
피곤하고 이번 주에 정말 열심히 일한 데다 할 일도 너무 많다는 둥의 이유를 내세워 변명거리를 만들거나
책임을 피하려 하지 마라. 변명은 금물이다.

​되풀이해서 되뇌어라.
언제나 정말 그렇게 되었으면 하는 대로 말하라.
그렇게 되길 바라지 않는 대로 말해선 안 된다.
당신이 잘 늦는다거나 체계적이지 못하다거나 잘 까먹는다는 식으로 말하지 마라.
언제나 당신이 바라는 미래의 모습대로 말하라.


초의식적 사고를 갖고 부정적인 말은 입 밖에 내지 않으며 긍정적인 생각만 해야 한다.
론다 번의 <시크릿>과 일치하는 내용이다. 긍정적인 사고로 자신의 뇌를 무장시키고 긍정적인 주파수를 우주로 보내라는 내용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긍정의 에너지가 강해야 하는데, 못한다는 부정적 사고가 자꾸 끼어들어서 주파수 전송에 방해가 되거나 부정적 에너지가 전달이 되어서는 안 된다.

'끌어당김의 법칙'이라는 게 있다. 긍정적인 사고로 긍정적인 사람들, 환경, 에너지, 아이디어를 끌어당겨야 한다.
성공하는 방법으로 효과적인 목표 설정 단계가 도움이 된다.

효과적인 목표 설정의 7단계

1단계:원하는 바를 정하라. 목표는 구체적이어야 한다.

2단계:글로 적으라. 손으로 써야 한다.

3단계:최종 시한을 정하라. 명확성이 중요하다.

4단계:목록을 작성하라.

5단계:목록을 정리하라. 우선순위에 따른다.

6단계:행동을 취하라.

7단계:날마다 뭔가를 하라. 일주일에 7일, 매일매일 뭔가 한 가지를 하라.

목표를 정해서 스프링 노트에 그 목표를 적고 최종 기한을 설정한다. 그리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날마다 하는 거다. 나는 2022년 12월까지 네이버 블로그 도서 인플루언서가 되겠다는 목표를 설정하고, 매일 하루도 빠짐없이 1일 1포스팅을 실천한다. 하루쯤 피곤하니 괜찮다는 변명은 집어치우고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실천해야 한다. 2022년 12월 나는 도서 인플루언서다.


적어도 10년간 빌 게이츠를 씹어대던 스티브 잡스가 그에게 전화를 걸어 돈을 빌려 달라고 했다. 애플이 파산하게 생겼다고.
이율이 얼마든지 다 내겠다고 한다.
안 그래도 돼요. 돈을 빌려주겠다는 얘기가 아니에요.
내가 애플의 주식을 살게요. 당신과 한배를 타겠다는 겁니다.
내가 애플 주식을 매입해서 애플이 성공하면 나도 성공하게 되는 거고 애플이 성공하지 못하면 우리 둘 다 손해 보는 거죠.

<꾸물거림을 극복할 7가지 방법>

1. 가장 싫은 일부터 먼저 하기.

'개구리를 먹어라'

성인의 84퍼센트가 언젠가 책을 쓰고 싶다는 꿈을 꾼다. 어마어마한 비율이다. 그러나 정작 1퍼센트 만이 자리 잡고 앉아 글을 쓰기 시작한다.

2. 두려움으로 동기를 자극한다.

3. 얻게 될 이득을 생각한다.

4. 작업 시간을 떼어 놓는다.

5. 완벽주의를 뿌리친다.

필요한 지식과 기술의 80퍼센트를 갖추고 있다면 일단 시작하자. 나머지 20퍼센트는 도중에 배우면서 채우면 된다.

6. 압박감을 활용한다.
명심하라. 어쨌든 시간은 지나간다.
며칠이 지나고 몇 주가 지나고 몇 달이 지나간다.
어쨌든 시간은 지나간다.

7. 빠른 템포를 유지한다.

브라이언 트레이시가 안내하는 성공의 지도에서 마지막은 '함께 할 때 더 크게 성장한다'라는 것이다.
동기 부여가와 자기계발 전문가들이 공통으로 강조하는 점이기도 하다. 같은 관심사의 사람들이 함께 용기를 주면서, 자극을 주면서 함께 성장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은 비대면으로 모임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독서 모임도 처음에는 어색하기만 하던 zoom 수업이 이제는 제법 익숙하고, 모임이 끝나면 단톡으로 서로를 응원하는 글들도 함께 성장하는데 많은 시너지 효과가 있다.

어쨌든 시간은 흘러간다. 내가 목표를 설정해서 자기 단련을 해 가면서 앞으로 나아가던, 제자리에 멈추어 서 있던 어쨌든 시간은 흘러가기 마련이다.
이 책에서 가장 중요한 한 가지만 한 문장으로 표현을 하라고 한다면?
나의 목표 중에서 가장 중요한 하나를 선택해서 그 일에만 전념하도록 단련해서 마무리 지을 때까지 계속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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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남자네 집
박완서 지음 / 현대문학 / 202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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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 살던 후배가 땅 집으로 이사 간다고 하길래 덮어놓고 잘했다고 말해주긴 했지만 정작 어디다 집을 샀는지 동네 이름은 별로 귀담아듣지 않았다. 무심한 것도 일종의 버릇인가 보다. 내 노쇠 현상의 특징이 이름이나 숫자에 대한 현저한 기억력 감퇴라는 걸 알게 되면서부터 그런 것들은 아예 건성으로 듣게 된 게 버릇이 된 듯싶다.
p.11

이렇게 이야기는 시작된다.

후배가 이사 간 동네는 작가가 50년 전에 살던 동네였다. (1인칭 시점으로 작가를 '나'로 대신한다.)
그 순간 나는 '그 남자네 집'을 떠올리게 된다.

나의 첫사랑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바뀐다는데 무려 50년이다. 모든 게 다 바뀐 모습이고 나의 아련한 기억에 일치하는 모습이라고는 그놈의 목욕탕뿐이다.
모든 것이 바뀌어도 '그 남자네 집'만은 남아있을 것 같다.

나의 어머니는 당신이 납득할 수 없는 이유로 세간살이를 줄여 이사를 왔고, 한 달도 안 되어 그 남자네 집이 이사를 왔다. 이삿짐의 규모만 봐도 그 집의 살림이 어떤지는 알 수 있기에 충분하다.
화려한 장롱, 고풍스러운 문갑, 몇천 권의 책.

그보다도 나는 훤칠한 그의 외모에 반하게 되었다. 학교를 졸업한 후, 미군 부대에서 일을 하고 그 남자는 상이군인이 되어 다시 만나게 되었다. 연애하는 남녀는 다들 이쁘고 멋지게만 보인다. 세상 사람들이 부러운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것 같고, 온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것 같다. 하루라도 그 사람 없이는 안될 것 같은 날들이 이어지다가 어느 순간, 한 사람에게만 몰두하는 데 지쳐 자연스레 각자의 집안일을 우선으로 멀어지게 된다.


혼기가 차서 시집갈 나이가 되자 같은 부대에서 일하는 민호 아저씨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민호 씨'가 되고 결혼 상대자가 된다.
전민호는 이미 전부터 나를 좋아하고 있었던 것이다. 은행원이었던 그는 엄마가 원하는 신랑감 1위였다.
민호의 친척은 아니지만 아주 가까운 사이의 춘희 일자리를 소개해 주었고, 민호 집에서 저녁을 대접받게 된다.

p.104
만일 춘희가 잘못된다면 내 책임일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착한 사람들이라는 건 의심의 여지가 없었지만 착한 사람들은 끝까지 자기만 착해야 된다고 믿기 때문에 도덕적인 책임은 으레 남한테 덮어씌우려 드는 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만일 민호하고 결혼을 한다면 춘희네 와 추녀를 나란히 하고 살게 될 게 아닌가. 두 집 사이는 보통 친한 이웃 이상으로 보였고, 그것도 부담스러웠다.

p.108
버스 정류장까지 바래다주러 나오면서 외등도 없는 어두운 모퉁이에서 그가 처음으로 내 손을 잡았다. 어찌나 가만히 조심스럽게 잡는지 그가 얼마나 소심한 사람이라는 게 느껴졌다.
나는 뿌리치지도 맞잡지도 않았지만 속으로는 너는 이제부터 내 손안에 있게 될 것이다 라고 생각했다.

청첩장을 찍고 나자 그 남자에게도 알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결혼 준비 진행 중에도 그 남자가 만나자고 하면 죄의식 없이 만났다.
결혼을 하고 나서도 가끔 그 남자를 만났다. 약속을 어기고 나오지 않은 그날까지.

나중에서야 친정에 갔다가 친정엄마한테 듣게 되었다.
그 남자가 뇌 수술로 실명이 되었다고 했다. 그 남자의 누나에게 연락해 병원을 알게 되어 찾아간 그곳에 그 남자는 붕대를 감은 채 누워있었다.

그 후로 나는 줄줄이 애도 낳고 세간 살림을 늘려 이사도 하게 되었다. 시어머니는 5명 중에서 겨우 목숨을 건진 신랑이 박수무당 덕분이라고 정기적으로 치성을 드리러 다니셨다.
빳빳한 새 돈을 갖다 바치는 시어머니가 좀체 이해가 가지도 않고 시집의 이상한 풍습으로 여겨졌다.

아침 신문 부고란에 그 남자의 부음이 나 있었다.
유족으로는 대안학교 교감 선생님인 부인과 1남 2녀를 두고 있다고 했다.


그 남자에게 나는 첫사랑이었다. 결혼을 앞둔 나를 잊기 위해 불편한 다리로 운동도 해 보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나를 잊기 위해서 얼마나 몸을 혹사시켰을까.
머리에 벌레가 들어가 눈이 돌아갈 정도로 고통스러움에 자신의 머리를 쥐어뜯었다. 그 고통으로도 나를 못 잊었나 보다.
볼 수 없는 것 밖에는 날 잊을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는 듯이, 그는 뇌 수술 후 시력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최선을 다한 당시 의사의 실수였을까, 그 남자의 의도치 않은 의도였을까.
그렇게 그를 버리고 간 나에 대한 그의 복수였을까.

평생을 무거운 추억 속에 나를 매몰시킬 그의 의도였을까.
그것도 부족하였던지 그는 나보다 먼저 떠나버렸다. 이 세상에 남게 된 나는 10년을 더 살아야 할지,
얼마나 더 살아내야 할지, 봐도 볼 수 없는 세상에 홀로 남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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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오늘도 책 쓰기를 꿈꾼다 - 세상 모든 엄마는 작가다
이건우 지음 / 일리 / 2022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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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책 쓰기를 꿈꾸며 책쓰기에 관한 책을 고르던 중 지인의 추천으로 <엄마는 오늘도 책 쓰기를 꿈꾼다>를 구매하게 되었다.

낯선 작가에 낯선 출판사라서 망설이다가 구매하게 되었다.
반전이다. 단연코 내가 지금까지 읽은 책쓰기 관련 책들 중에서 최고다.
책 앞날개의 저자 프로필을 보고 베테랑 임을 직감하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역시나.

<이건우>
책을 만든다. 책 쓰기 코칭을 한다.
책 쓰는 법을 연구하고 강연한다.
일리 출판사 대표다.
명품 책 쓰기 학교인 서초서가를 운영한다.
조선일보 편집국 스포츠레저부, 수도권부 등에서
기자로 일했다. 스포츠투데이 창간에 참여했으며,
편집국장으로서 신문을 만들었다.
서울 보성고, 고려대 신문방송 학과를 졸업했다.

책을 쓰는 과정에 대해서 글을 쓰고자 하는 엄마가 궁금하게 여길 만한 모든 내용을 자세하게 정리해 두었다.
궁금하게 여겨 질문할 게 없을 정도로 자세히 설명하면서도 전혀 지루하지 않은 게 이 책의 장점이다. 책을 쓰는 게 당연히 어렵지만
그래도 책을 써야 한다는 강한 동기 부여도 해 준다.

다른 책 쓰기 관련 책과 겹치는 부분이 당연히 있지만 전혀 지루하지 않고 그 책들을 20~30권 정도 다 정리해서 더 구체적으로 추가한 느낌이다. 그러니 책쓰기 관련 책을 한 권만 읽어야 한다면 이 책을 추천한다.

<엄마는 오늘도 책 쓰기를 꿈꾼다>에서는 인세를 계산해 본 책 몇 권을 제외하고는 모든 책을 엄마가 쓴 책을 인용했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은 격이다.
책 쓰기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 전달뿐만 아니라 왜 엄마가 책을 써야 하는지 동기 부여까지 확실히 되고 있으니 말이다.
<엄마는 오늘도 책 쓰기를 꿈꾼다>에 더욱더 신뢰가 가고 무한한 공감이 간다.
전업주부부터 워킹맘의 직업들이 어찌나 다양한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들 책을 쓰고 출판하는데 성공해서 작가가 되었다는 것이다.

p.297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가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원제목은 < Whale Done!: The Power of Positive Relationships>이다. 2002년 11월 국내에 처음 소개될 때 제목은 <You, Excellent!: 칭찬의 힘> 이었다. 초기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자 출판사는 4달 만인 2003년 1월 제목을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로 바꿨고 베스트셀러가 됐다. 2018년 11월에는 '120만 부 판매 돌파 기념 한정판 스페셜 에디션'을 내놓기도 했다.

출판 방식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일단, 기획 출판을 목표로 한다. 원고 작성 이후, 교정, 교열과 디자인, 인쇄, 제본, 마케팅 비용을
출판사가 부담하는 출판 방식이다. 그러니 무엇보다 원고가 좋아야 할 것이고, 출판사가 모든 비용을 부담하니 적정선에서 협조를 해 줘야 하며 그전에 출간 기획서도 잘 써야 한다.
일종의 투자 제안서이기 때문이다.
"내가 이런 원고를 쓸 수 있는데 (썼는데) 출판사가 비용을 들여 책을 만들어 팔아 줄 수 있느냐?"

<인세와 원고료>
인세와 원고료 중 어느 쪽이 유리한지 계산해 보았는가?
오랫동안 꾸준히 팔릴 수 있는 성격의 콘텐츠라면 인세로 받는 게 유리하다.
원고료 지급 방식으로 계약하며 저작권 사용료를 한꺼번에 받는다.
작가에게는 목돈이 생겨서 좋고, 출판사 입장에서는 많이 팔 수 있는 책이면 목돈을 주더라도 원고료를 주고 출판권을 확보하는 게 이득이다.

글은 꾸준히 써야 잘 쓸 수 있다. 많이 읽고 많이 쓰고 솔직하게 써야 한다.
새벽 시간을 활용해서 글 쓰는 습관을 만들어야 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도 아침에 4시간 동안 글쓰기를 한다.
16살 때부터 들인 습관이라고 한다. 대작가도 수없이 반복된 글쓰기 연습으로 이루어진 결과물이다.
어떤 방법으로 쓰든 초고는 빨리 써야 한다. 열정이 식기 전에 마무리하라는 뜻이다. 초고는 열정, 뜨거운 가슴의 결과다.
초고보다는 퇴고를 더 많이 해야 하며 퇴고를 할수록 글은 더 좋아진다.

p.294
책은 견실한 삶을 살지 않고서는 쓸 수 없다. 절제해야 글 쓸 시간을 만들 수 있다. 적어도 몇 달 동안은 책 쓰기라는 목표에 맞춰 살아야 한다. 그런 도전을 하는 사람들의 삶은 남다르다. 긍정적이고 진취적이다. 열정적이고 활기가 넘친다.

​책쓰기 관련 책을 20권 가까이 읽어 본 것 같다. 그중에 단연코 최고라고 할 만하다.
책쓰기에 관심이 있거나 책 쓰기를 준비하고 있는 예비 작가들에게 적극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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