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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편하게 말해요 - 마음을 다해 듣고 할 말은 놓치지 않는 이금희의 말하기 수업
이금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22년 10월
평점 :
<우리, 편하게 말해요>라는 제목에서 벌써부터 이금희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나지막한 목소리, 차분하면서도 사람을 편안하게 해주는 이금희 아나운서만의 고유한 그 목소리. 과연 이 책을 통해서 우리에게 어떤 말 하기 비법을 전수하고 싶었을까?
기대를 품고 살며시 책장을 넘겨본다. 말하기 책에서 이금희 아나운서는 첫 페이지부터 듣기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듣기의 힘, 제대로 들어야 제대로 말을 할 수 있다. 직전에 읽은 <강원국의 어른답게 말합니다>가 번득 떠오른다. 나는 말하기의 본질을 공감으로 이해했다. 제대로 듣는다는 것 또한 공감이다. 마스크를 쓰고 지내는 요즘, 그 사람이 제대로 내 말을 듣고 있는지 없는지는 입이 아닌 내뿜는 눈빛과 숨결에서 느낄 수 있다. 말하기의 기술을 배우기 전에 공감할 수 있는 마음을 먼저 다스릴 수 있기를.
위로의 말은 한 박자 늦어져도 좋습니다. 아니, 늦어지는 게 낫습니다. 저도 그분들에게 배워서 안 좋은 일을 겪은 사람에게는 하루 이틀쯤 기다렸다가, 수많은 문자 세례로부터 해방되었을 무렵 문자를 보냅니다.
"이금희입니다. 안녕하지 못하 실 것 같아 의례적인 인사도 못 쓰겠네요. 마음 많이 아프셨지요."
우리, 편하게 말해요 p.110
이런 말 하기 방법, 혹은 말하기 비법 또한 공감이 선행되어야 할 것 같다. 슬픈 일을 당한 상대방이, 혹은 곤란한 일로 괴로워하는 상대방이 과연 위로를 받고 싶어 할까? 진심으로 상대방에게 공감을 하고 그 마음을 느낄 수 있다면 바로 연락을 취하지는 못할 것 같다. 그게 진짜 진심인 것이다. 말로 하는 "괜찮으신가요?"는 말과 마음이 따로 놀고 있다는 것을 듣는 상대방이 더 잘 알 것이다. 상대방이 말하는 사람의 공감을 절대 느낄 수 없을 터이니 말이다.
말하기에도 연습이 필요하다. 이금희 아나운서는 혼자서 말하기를 권유한다. 길을 가면서도 웅얼웅얼 거리지 말고 실제 말하기를 연습해 보는 거다. 그게 낯설면 반려견, 반려 식물에게 말을 걸어본다. 그것도 힘들면 인형을 사두고 인형에게 말을 해보는 것이다. <나 혼자 산다>의 윌슨에게 이야기를 하듯이. 어떻게든 연습이 필요하다.
나는 종종 산책을 하면서 혼자서 강의를 한다고 생각하고 말을 해본다. 정말 힘들다. 머릿속으로는 정말 유창하고 유머도 간간이 던질 줄 아는 멋진 강사의 모습니다. 그러나 실제 산책을 하면서 내 목소리를 내가 들을 수 있도록 말을 해보면 앞뒤 맥락이 하나도 맞지 않고 1분도 채 말을 이어나가지 못한다. 실제로 꼭 한번 해 보길 바란다. 나의 머릿속 생각과 실제 나의 입을 통해서 나오는 말은 다르다. 정말 초보도 그런 초보가 없다.
뮤지컬 배우의 긴장하는 모습이 전혀 없는 당당함은 어디에서 나오는가?
우리, 편하게 말해요 p.226
답은 한 가지, 연습이었습니다. 노래 한 곡을 만 번씩 불러본다는 겁니다. 100번, 천 번, 만 번을 부르고 나면 이런 마음이 된답니다. '빨리 무대에 올라서 이 노래를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어.' 작품마다 다르지만 보통 뮤지컬에는 스무 곡 안팎의 노래가 나옵니다. 여럿이 함께 부르는 합창을 제외하면 주연의 경우 10곡 정도는 완벽하게 불러야 하죠. 그럼 무려 연습을 10만 번이나 한다는 겁니다. 어때요. 자신감이 저절로 뿜뿜! 솟겠죠?
말하기는 연습이다. 완벽한 연습의 결과다. 우리가 일상에서 아무런 생각과 고민 없이 말하는 이 목소리가 연습의 차이라는 것이다. 이금희 아나운서는 복식 호흡도 추천해 준다. 목소리만 커서는 목소리가 쉴 것이다. 그러나 복식 호흡, 단전 호흡은 목소리에 무리나 자극 없이 몇 시간이고 우렁찬 목소리로 노래나 판소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복식호흡의 중요성은 열 시간 동안 얘기해도 모자랄 정도입니다. 갓 태어난 아기는 모두 복식 호흡을 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온종일 울어도 괜찮다는 겁니다. 만약 어른이 그렇게 계속 울면 금세 목이 쉬어버릴 겁니다.
복식호흡을 하던 아기는 자라면서 흉식 호흡을 하게 되고, 깊은 곳에서 길어 올리는 맑고 깨끗한 소리를 잃어버린다고 합니다.
우리, 편하게 말해요 p.233
이제 더 이상 아기가 아닌 우리는 말하기에도 연습이 필요하고 진심과 공감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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