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의 독서 (리커버 에디션) - 세상을 바꾼 위험하고 위대한 생각들
유시민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7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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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제 민주주의를 읽고는 유시민에게 반했었더랬다. 작년 여름쯤 이 책을 사놓고는 이제야 읽게 되었다. 그의 청춘의 이정표가 되었던 독서에 대해 이야기하는 책이다. 그중 내가 읽은 책은 단 한 권이었다.

대부분은 매우 어렵거나 나와는 거리가 멀다고 느껴졌던 책이었으나 몇 권은 나도 읽어보려고 메모해 두었다.  멜서스의 인구론은 매우 충격적이었다. 소스타인 베블런의 이야기와 헨리조지의 토지에 대한 생각들을 접하면서 ..내게는 어려워서 못 읽고 말지도 모르는.. 진보와 보수에 대해 그리고 정치에 대해 새로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직히 정치인 유시민은 왠지 독불장군 같았고, 가끔 내뱉는 말들이 독설 같았더랬다. 그 시절 내 생각에는.. 그러나 후불제 민주주의와 또 청춘의 독서를 읽으면서 글 쓰는 지식인 유시민이 너무 매력적이다. 그의 생각도 그의 정신세계도 많이 성장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의 책들을 수집하려 한다. 그분의 생각들과 성장을 응원하고 싶다. 또 정치하면 안 될 텐데 하면서도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계시다면 정치해도 되겠지 싶기도 하다가 음... 그래도 정치를 하면 사람들이 변질되더라 하면서,,,,, 그래도 올바른 사람들이 정치계에 많이 입문하기를 고대도 한다.

한편 독후감은 이렇게 써야 하는데 한다. ㅎㅎ】

- 이 책을 주면서 사랑하는 딸에게 말하고 싶다. 세상은 죽을 때까지도 전체를 다 볼 수 없을 만큼 크고 넓으며, 삶은 말할 수 없이 아름다운 축복이라는 것을, 인간은 이 세상을 위해 태어난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살러 온 존재이며, 인생에는 가치의 우열을 가릴 수 없는 여러 길이 있다는 것을, 그리고 어느 길에서라도 스스로 인간다움을 잘 가꾸기만 하면 기쁨과 보람과 행복을 발견할 수 있다는 것을.

- 인류 역사에서 사상의 자유를 가장 철저하게 말살한 인물이 둘 있다. 법가의 책만 빼고 제자 백가의 모든 책을 불태웠던 진시황, 그리고 나치가 허가한 것만 빼고 공공 도서관의 모든 책을 불태웠던 히틀러가 그들이다. 


- 지금 두려움 없이 '공산당 선언'을 읽는 나는 행복하다. 거기에서 진리를 찾을 수 있어서가 아니라, 오류를 담은 책을 마음대로 읽을 자유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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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정원 - 제4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박혜영 지음 / 다산책방 / 201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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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정원, '잃어버린 엄마의 첫사랑을 찾아서' 가 부제인 제4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이다.

소설가 황석영은 빈티지의 매력을 지닌 소설 이라고 축하글을 남겼다. 빈티지 소설,,, 노관 때문인가? 이곳의 공간적 배경은 강릉의 '노관' 이다.

삼백 년 넘게 명맥을 이어온 지방 부자 가문의 저택인 것이다. 그리고 이 '노관'이 소설 등장 인물들의 '비밀 정원'인 것이다.

서울에서 현대식 고등학교 교육을 마친 여학생이 정치에 입문하려다 실패하여 병이 난 아버지와 어머니의 욕심으로 빚을 갚고 가문을 일으켜야 하는 의무감 때문에 이 부잣집 병든 큰 아들과 정략결혼을 하게 되는데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서 그와 밤을 보냈으나 그 후 함께 도주하려던 약속이 어긋나면서 노관의 마님으로 들어오게 되는 것이다.

그리고 그녀의 첫사랑은 남편의 동생이었다. 그 사람 '이율'은 가혹한 사랑의 운명에 도피하고, 평생 지배당하다가 쓸쓸한 죽음을 맞는데, 그것이 그에게는 그 불행한 사랑의 완성이 된다. 

이야깃 거리가 많다. 10.26사태, 학생운동, 5.18등등 1960년대 말부터 1970년대 이야기 1980년대, 그리고 이 글을 이끌어가는 주인공 '이요'가  불혹의 나이가 되어 근 이십 년간 외국 생활을 하다가 돌아오게 되면서 테레사와 해후를 하고 그녀의 출생의  비밀이 드러나게 되고 또 다른 출생의 비밀까지 ...

토지도 살짝 생각나고.. 실은 이 소재들은 대하소설로도 손색이 없을 분량을 뽑을 수도 있었겠다는 아쉬움이 남았다. 그리고 작가의 직유가 매우 인상적인 소설이었다.

이후로 나는 그저 황량한 들판을 떠도는 바람이었고, 저물녘 창문을 두드리는 기척들이었고 견고한 창틀에 부서져 내리는 달빛 부스러기였어, 형체가 사라진 흔적, 부서지고 망가진 여운, 혹은 애초에 미완인 개곡선이 바로 내 모습이었네, 나는 깃털이나 먼지로 흩날려 다닐 뿐 내 의지로 내 발로 땅을 굳건하게 디딘 적이 없었어, 결코 끝나지 않은 운명의 독수리에 지금도 매 순간 내 간을 쪼이고 피 흘리고 있지, 가혹한 운명이네

세상의 말들이란 차창의 풍경처럼 빠르게 지나가네. 재빨리 지나가고 또 가버리면 그걸로 그만이지. 남의 눈에 인생의 기준을 두지는 말게. 마음에 해를 품었거든 해를 따르고 마음에 달을 품었거든 달을 따르게. 시간은 기다려주질 않아. 사랑도 해처럼 진다네. 달처럼 이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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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생애
이승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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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동안 이사를 했다. 그래서 방황하듯 읽었던 책이다. 식물들의 사생활에 이어 두 번째 이승우 작가를 대한다. 역시나 독특한 전개가 그리고 언어의 유희가 압권이다. 분명 소설인데 한편의 에세이 같다.

사랑에 대한 작가의 심오한 정리들을 염탐하는 기분이랄까.. 글의 힘과, 사색과, 말장난 같은 언어유희가 소설 같지 않은 이 소설을 이끌어가는 전부이다. 스토리는 간결하지만 깊이가 있고 에로틱이란, 애무란, 의심이란 질투란 사랑 관련한 단어 하나하나에 대한 해석이 참신하다.

구나 한 번쯤은 해봤고, 헤매봤고, 실연해 봤던 사랑에 대한 작가의 고찰이 대단하게 느껴지며 '사랑의 교과서를 쓰고 싶으셨나?' 했더랬다. 

삼 년 전 '나는 사랑할 자격이 없어'하고 선희의 고백을 외면했던 형배가 어느 무료한 결혼식장 하객석에서 무심히 눈에 들어온 하트 모양의 귀바퀴를 관찰하다가 그 귀바퀴의 주인공이 삼 년 전 그녀이어서  재회를 하며 사랑에 대한 여러 생각들 끝에 그녀에게 고백을 하지만, 이미 그녀에게는 영석이라는 나이 많고, 여리고, 상처가 있는 사람과의 사랑이 자라나고 있었고, 그 삼각관계 가 느닷없이 부딪치고 튀어 올라 어느 커플의 사랑이 더 견고해지고, 형배의 고교 친구들 중 준호의 사랑관이 양념 역할을 하게 된다.

자들의 친구들 중 하나쯤은 있는? 캐릭터, 그래서 욕하고, 또 어이없어하기도 하지만 내심 부럽기도 한? 그런 ..  '한 사람만 사랑하는 것은 각기 다른 개별 존재들의 다채로운 매력을 무시한 처사이므로 악덕이다.'라는 준호,  이 대목에서 너무 어이없어 헉~터졌다가 또 수긍을 한 나는 뭐지? ㅋㅋ 영석의 넝쿨 사진 때문에 둘의 인연이 시작되고 넝쿨식물의 언어는 '너는 내 것이다'가 아니라 '나를 구해주세요'이다.' 내 말을 들어라'가 아니라 '나를 받아주세요'이다. 선언이 아니라 부탁이다. .. 그녀가 영석의 의아한 사랑을 넝쿨 식물 같다고 받아들이게 되는 대목이 또한 인상적이다.

사랑을 어찌 정의할 수 있겠는가? 저마다 다른 사람들이 제각기의 사랑을 하는 사례들이 무궁무진할 텐데.. '사랑하는 사람은 사랑의 숙주이다. 사랑은 누군가에게 홀려서 사랑하기로 작정한 사람의 내부에서 생을 시작한다.' 이 구절이  이 소설의 처음이자 키워드이다. '사람이 사랑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사랑이 사람 속으로 들어온다. 사랑이 들어와 사는 것이다. 숙주가 기생체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기생체가 숙주를 선택하는 이치이다. ' 그렇게 보면 사랑에 빠졌다는 표현이 맞다. 사랑이 사람을 선택한다.? 큐피트의 화살신화도 맞네 ~~

 

 

- 전에는 아주 잘 아는 여자였으므로 그녀에 대해 궁금한 것이 없었다. 지금은 아는 것이 없으므로 궁금하지 않은 것이 없었다. 그녀가 달라진 것은 아니었다.



- 잘 아는 사람이 아니라 모르는 사람에게 끌린다. 아는 사람은 편하지만 매혹의 대상은 아니다. 모르는 사람은 편하지 않지만, 때때로 매혹의 대상이 된다.



- 그가 떠올린 것은 어떤 재료로 만들어진 어떤 맛의 파스타가 아니라 그냥 기호로서의 파스타였다. 그리고 그 기호가 가리키는 대상은 그녀였다.



- 거절당한 경험이 없는 것은 시도한 경험이 없어서이기 때문이다.



- 그는 거절에 대한 공포심이 없고 자기의 호감 표현이 맞게 될지도 모를 홀대에 대한 걱정을 하지 않는 사람이었으므로 여느 때와 다름없이 망설임 없이 내부의 감정이 시키는 대로 그녀를 향해 갔다.



질투는 사랑의 크기가 아니라 그가 느끼는 약점의 크기를 나타내 보인다. 사랑해서 질투하는 것이 아니라 약점이 있어서 질투하는 것이다.



- 사랑이 그처럼 불완전하고 모순된 것은 사랑을 하는 인간이 그처럼 불완전하고 모순된 존재이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어렴풋이 인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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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
로맹 가리 지음, 김남주 옮김 / 문학동네 / 200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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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맹가리는 모스크바에서 유태계로 태어나 프랑스인으로 살아간 천재 작가라고 한다. 그가 '에밀 아자르'라는 가명으로 발표한 '자기 앞의 생'이란 소설을 두 번 읽고 또 읽고 싶어 소장하고 있다. 이 책은 총 16개의 단편이 수록되어 있는 단편집이다.

평소 단편소설의 몰입도가 안타까워 장편소설만 애정 하는 사람인데..

단편들은 매우 짧다. 더구나 이야기의 대부분은 대단한 착각과 반전,, 그리고 상징들.. 이분 천재 작가님께서는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의 황당함을 상상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작품은 상징을 다 이해할 수 없기도 했고, 어떤 작품은 착각의 어이없음과 반전에 절로 웃음이 나오기도 한숨이 나오기도 했다.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라는 첫 번째 작품,,, '이 새들이 모두 이렇게 죽어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을 거요' 그곳에서 삶의 끝을 맞으려고 카페를 연 주인공도, 그 앞에 나타난 어이없는 그녀도, 그 바닷가에 죽어있는 새들도 모두 이유가 있을 거라는... 왜?라고 묻고 싶기 보다 이유가 있을 거라는 위로와 안도와 핑계가 또한 내게 위안이 되는 구절이었다.

서재에 꽂힌 걸작들을 되풀이해 읽으면서 영속하는 일시적인 것에 가하는 그런 반박들에서 자신의 신념을 유지하는 데 필요한 힘을 길어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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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클린의 소녀
기욤 뮈소 지음, 양영란 옮김 / 밝은세상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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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 거기 있어 줄래요?라는 매력 있고 감각적인 소설을 읽은 후 두 번째 '기욤 뮈소'의 소설 브루클린의 소녀를 읽었다.

사 놓은지는 좀 됐더랬는데 이래저래 밀리다가... 여기에는 정치인의 야욕과 권력과 사이코패스의 끔찍한 범죄와 납치와 폭력과 기자의 사명과 가족애, 모성애, 부성애, 편부 가정, 편모 가정, 자유연애, 혼외자, 사춘기 소녀의 반항과 능력 있는 여성이 자식과 남편을 떼어놓은 이야기 등이 얼기설기 엮여서 현시대의 문제점들이 글의 소재가 된다.

 랑스에서 아내에게 배신당한 채 홀로 아들을 키우는 작가가 그와 결혼을 얼마 앞둔 그녀 '안나'에게 비밀을 털어놓으라고 종용하다가 막상 그녀의 엄청난 비밀이 담긴 사진 한 장에 경악해서 도망쳐 놓고는 후회하고 그녀에게 가지만 이미 그녀는 행방불명이 되고 그래서 그녀를 찾기 위해 그녀의 과거 2005년과 지금 2016년을, 그녀가 자란 미국 뉴욕의 할렘가 브루클린과 프랑스를 넘나드는 이야기이다.

'기욤 뮈소'는 너무도 심플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매우 감각적인 글 쟁임을 인정한다. 나중에 조금은 더 길게 이어나갈 이야기를 서둘러 마무리 진 듯한 느낌이 들긴 했지만, 그것이 또 반전이면 반전일 테니까.. 하였다. 단 6일간의 이야기를 11년 전의 시간과 현재, 프랑스와 미국의 시. 공간을 종횡 무진하면서 매우 흥미진진하게 등장인물들의 사랑 이야기 들이 엮여서 완성된 스토리이다.

그중에 '수연'이라는 한국인 수사관도 등장 하고, 한국의 범죄 영화 이야기도 깨알 등장 한다. 책을 못 읽는 시간이 안타까워서 어쩔 줄 몰라 하며 시간을 도모하던 간만에 잼나는 책이었다. '라파엘'이 아들 '테오'를 챙기는 장면에서는 엄마의 미소가 저절로 일어났던 나는, 음,,, 이 책에서 가해자가 아닌 사람은 '테오'뿐이구나~~ 하면서 '기욤 뮈소'의 책들을 또 더 읽어보려고 다짐했다

 

 

카메라는 인간의 눈이 놓쳐버린 찰나의 순간을 포착해 증거로 남기지만 이미 증발해버린 잔상에 불과하지 않은가? 카메라는 셔터를 누르는 순간 반드시 심장을 관통한다. 아무리 시간이 흘러도 사진으로 남아 있는 과거의 순간은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사진 한 장에는 안타깝게 잃어버린 기회와 다시는 찾아오지 못할 사랑의 추억이 담겨있기도 하고 이미 과거가 되어버린 쓰라린 기억들이 오장 육부를 뒤흔들어 놓기도 한다.

- 사람은 누구나 어느 날 느닷없이 찾아온 위기와 조우하게 된다. 수풀 한가운데에 떨어진 담배꽁초가 하루아침에 나무가 울창한 숲의 잿더미로 만들어버리듯 갑자기 찾아온 위기가 우리의 존재 기반 자체를 송두리째 허물어뜨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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