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딸들은 엄마아빠가 보이는 행동 하는 말(씨)를 정말 화선지에 먹물이 번지는 것처럼 받아들이는 것을 무심결에 확인하고 노랄 때가 있다. 가령, TV를 보며 소파에 푹 기대앉은 내 아이들을 보며 자세가 흐트러질까봐 걱정하는데, 내가 모르는 내 모습이기도 하다.   

모처럼 서점에 갔다. 대형백화점 안에 자리잡은 그것도 2층이라서 넉넉한 정원풍경을 감상할 수 있는, 서점 안 카페에서 머그잔에 담겨오는 커피 한 잔을 들고 주섬주섬 골라온 책을 살펴보고 있다. 한두 번 찾은 공간이 아님에도, 그렇게 머무는 사람들의 속내는 모르지만 여유로움이 좋다.  

비지니스상 만나는 만남도 이런 곳이라면, 훨씬 원하는 바를 얻고 또 상대가 진심으로 원하는 것을 만족시켜주는 생산적인 대화가 아닐까? 매번 그 자리에 앉을 때마다 뭔가를 마셔야 하는 부담이 있긴 하지만, 이런 분위기에서 내 아이와 함께 하는 시간, 저도 저 필요한 것을 읽고 나도 내 필요한 것을 탐색하는 시간, 그리고 분위기에 젖어서 나누는 대화는 서로 깊이 이해하는 자리가 되지 않을까.   

사실, 영상매체에 너무 의존하고 인터넷 정보탐색에다 인터넷 장보기까지 오프라인을 너무 무시하고 사는 동안, 책읽는 재미, 아니 그 감을 잃어버렸다고 판정할 수밖에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나는 이러면서 아이에게는 너무 타박하는 것은 아닌가. 책읽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야말로 아이의 책읽기에 좋은 영향을 줄 것이다. 아니, 보여야 하기 때문에 보이는 일은 사실 더 나쁜 것.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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